[취재후] 소비자는 모르는 그들만의 속도 경쟁

입력 2014.12.31 (11:28) 수정 2014.12.3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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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인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이 순간에도 짐작도 못할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이 둥지찾는 새마냥 스마트폰을 찾아 공중으로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주고받는 스마트폰의 성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최신 스마트폰은 '광대역 LTE-A'라는 기술을 쓰고 있습니다.
'광대역'은 무엇이고 'LTE-A'는 또 무엇일까요?

● ‘3배’라고 ‘잘 생겼다’며 무조건 ‘팔로 미’?



광대역은 말 그대로 넓다는 뜻입니다. 2개의 주파수 대역을 하나로 묶어 넓은 광대역주파수를 만듭니다. LTE는 'Long Term Evolution'의 줄임말이고 'A'는 발전됐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광대역 LTE-A란 '넓은 주파수를 이용하는 발전된 LTE'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라는 동요처럼 LTE보다는 LTE-A나 광대역 LTE가 빠르고 이 둘을 합친 광대역 LTE-A가 가장 빠른 거죠.

이름이야 어찌됐든 다시 한번 말하자면 서비스는 곧 속돕니다. 다운로드 기준으로 LTE는 초당 75메가비트, LTE-A는 150메가비트, 그리고 광대역 LTE-A는 225메가비트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1기가의 동영상도 30~40초면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통신사들은 이 점을 들어 광고와 홍보에 나섰습니다. 자사 통신서비스가 가장 빠른 서비스라며 고가의 최신단말기와 요금제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였습니다.

● 실제 속도는 광고의 절반 수준 “서비스 차별화 안 돼”



그런데 실제 속도는 어떨까요. 정부가 통신사들의 통신품질을 조사했습니다. 광대역 LTE-A의 경우, 다운로드 속도가 평균 114메가비트에 머물렀습니다. 광고했던 속도의 50% 수준이었습니다. 세부적인 평가에서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했지만, '도토리 키재기'요. '도긴개긴'이었습니다.


▲ 무선인터넷 서비스별․평가지표별 세부결과

광대역 LTE는 3사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없이 평균 77메가비트였습니다. 지난해부터 상용화된 광대역 LTE는 그나마 지난해보다 37%나 속도가 개선된 겁니다. 그래서 최고속도의 50%수준을 간신히 턱걸이했습니다. 통신사들간 속도 차이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서비스 수준도 엇비슷합니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이나 각종 사이트 등에 스마트폰으로 접속했을 때 차이도 없었습니다. 모든 페이지가 다 보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광대역 LTE-A와 광대역 LTE 모두 평균 1.3초로 같았습니다.

그래서 해외 통신전문가 중 일부는 한국의 통신환경이 진정한 4세대에 접어들었는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자세한 품질평가결과는 새해 통신요금정보포털인 스마트초이스 (www.smartchoice.or.kr)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 “사용자 한 명일 때 속도”, “소비자 기만 대책 있어야”



여기서 통신사들에게 따져묻고 싶은 건 크게 두 가집니다.

먼저 현실에서 기술적 한계인가, 아니면 투자를 안하고 있는 것인가.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비스 최고 속도라는게 그 주파수 대역에 사용자가 한 명일때 나오는 속도"라고 말입니다. 현재 LTE 이상 스마트폰 가입자는 3천만 명에 육박하는데 사용자 한 명일 때의 속도로 서비스를 홍보한다니 그걸 아는 가입자들이 얼마나 될까요.

가령 고속도로를 만들어놓고 홍보할 때 아무도 없는 심야시간에 달랑 나 혼자 달렸을 때 속도를 근거로 한다면 그게 얼마나 합리적일까요.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들의 속도를 높이려면 도로 폭을 넓게 하거나, 도로면을 다듬는 등 환경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통신서비스도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서비스 개선책을 물으면 통신사들은 다짜고짜 주파수부터 달라고합니다. 당연히 기술개발을 통해 현재 갖고있는 주파수 효율을 최대한 끌어내는 게 먼저 아닐까요. 그러나 이미 전체 가입자는 과포화됐고 통신사간 5대 3대 2로 고착화된 구조에서 기술 기반을 다지기보다 그 비용을 보조금이나 마케팅 비용으로 쓰고 싶은 유혹이 크겠죠.

과자 봉지를 뜯었더니 안에 '질소 반 과자 반'이더라며 일명 '질소과자'라는 풍자가 있습니다. 가장 빠른 서비스라니 선택했는데, 알고보니 실험실에서 이론적으로만 그렇고 사실 그 절반에 불과하다면 불만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과자처럼 안먹을 수도 없고 통신 3사외에는 대안도 없습니다.

일정한 수준의 서비스 즉, 통신 속도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통신사들이 마치 신기술인냥 포장하는 것에 제재가 있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바로가기 [뉴스광장] 이통사 광고 허울 뿐…‘통신 속도’ 실제 절반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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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소비자는 모르는 그들만의 속도 경쟁
    • 입력 2014-12-31 11:28:36
    • 수정2014-12-31 13:58:00
    취재후·사건후
스마트폰 없인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이 순간에도 짐작도 못할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이 둥지찾는 새마냥 스마트폰을 찾아 공중으로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주고받는 스마트폰의 성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최신 스마트폰은 '광대역 LTE-A'라는 기술을 쓰고 있습니다.
'광대역'은 무엇이고 'LTE-A'는 또 무엇일까요?

● ‘3배’라고 ‘잘 생겼다’며 무조건 ‘팔로 미’?



광대역은 말 그대로 넓다는 뜻입니다. 2개의 주파수 대역을 하나로 묶어 넓은 광대역주파수를 만듭니다. LTE는 'Long Term Evolution'의 줄임말이고 'A'는 발전됐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광대역 LTE-A란 '넓은 주파수를 이용하는 발전된 LTE'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라는 동요처럼 LTE보다는 LTE-A나 광대역 LTE가 빠르고 이 둘을 합친 광대역 LTE-A가 가장 빠른 거죠.

이름이야 어찌됐든 다시 한번 말하자면 서비스는 곧 속돕니다. 다운로드 기준으로 LTE는 초당 75메가비트, LTE-A는 150메가비트, 그리고 광대역 LTE-A는 225메가비트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1기가의 동영상도 30~40초면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통신사들은 이 점을 들어 광고와 홍보에 나섰습니다. 자사 통신서비스가 가장 빠른 서비스라며 고가의 최신단말기와 요금제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였습니다.

● 실제 속도는 광고의 절반 수준 “서비스 차별화 안 돼”



그런데 실제 속도는 어떨까요. 정부가 통신사들의 통신품질을 조사했습니다. 광대역 LTE-A의 경우, 다운로드 속도가 평균 114메가비트에 머물렀습니다. 광고했던 속도의 50% 수준이었습니다. 세부적인 평가에서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했지만, '도토리 키재기'요. '도긴개긴'이었습니다.


▲ 무선인터넷 서비스별․평가지표별 세부결과

광대역 LTE는 3사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없이 평균 77메가비트였습니다. 지난해부터 상용화된 광대역 LTE는 그나마 지난해보다 37%나 속도가 개선된 겁니다. 그래서 최고속도의 50%수준을 간신히 턱걸이했습니다. 통신사들간 속도 차이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서비스 수준도 엇비슷합니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이나 각종 사이트 등에 스마트폰으로 접속했을 때 차이도 없었습니다. 모든 페이지가 다 보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광대역 LTE-A와 광대역 LTE 모두 평균 1.3초로 같았습니다.

그래서 해외 통신전문가 중 일부는 한국의 통신환경이 진정한 4세대에 접어들었는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자세한 품질평가결과는 새해 통신요금정보포털인 스마트초이스 (www.smartchoice.or.kr)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 “사용자 한 명일 때 속도”, “소비자 기만 대책 있어야”



여기서 통신사들에게 따져묻고 싶은 건 크게 두 가집니다.

먼저 현실에서 기술적 한계인가, 아니면 투자를 안하고 있는 것인가.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비스 최고 속도라는게 그 주파수 대역에 사용자가 한 명일때 나오는 속도"라고 말입니다. 현재 LTE 이상 스마트폰 가입자는 3천만 명에 육박하는데 사용자 한 명일 때의 속도로 서비스를 홍보한다니 그걸 아는 가입자들이 얼마나 될까요.

가령 고속도로를 만들어놓고 홍보할 때 아무도 없는 심야시간에 달랑 나 혼자 달렸을 때 속도를 근거로 한다면 그게 얼마나 합리적일까요.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들의 속도를 높이려면 도로 폭을 넓게 하거나, 도로면을 다듬는 등 환경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통신서비스도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서비스 개선책을 물으면 통신사들은 다짜고짜 주파수부터 달라고합니다. 당연히 기술개발을 통해 현재 갖고있는 주파수 효율을 최대한 끌어내는 게 먼저 아닐까요. 그러나 이미 전체 가입자는 과포화됐고 통신사간 5대 3대 2로 고착화된 구조에서 기술 기반을 다지기보다 그 비용을 보조금이나 마케팅 비용으로 쓰고 싶은 유혹이 크겠죠.

과자 봉지를 뜯었더니 안에 '질소 반 과자 반'이더라며 일명 '질소과자'라는 풍자가 있습니다. 가장 빠른 서비스라니 선택했는데, 알고보니 실험실에서 이론적으로만 그렇고 사실 그 절반에 불과하다면 불만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과자처럼 안먹을 수도 없고 통신 3사외에는 대안도 없습니다.

일정한 수준의 서비스 즉, 통신 속도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통신사들이 마치 신기술인냥 포장하는 것에 제재가 있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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