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김정은과 이 곳에서 만날 수 있을까?

입력 2014.12.31 (11:55) 수정 2014.12.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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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015년 5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을 동시에 초청, 러시아에서 두 정상의 만남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남북 정상이 초청에 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측에 남북 당국간 대화를 열자고 제의하는 등 자연스러운 ‘대화의 장’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대감이 묻어나는 형국이다.



■ 대화의 장 마련한 러시아 푸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5년 5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초청장을 발송했다.

청와대는 “푸틴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기념일에 맞춰 모스크바를 방문하도록 초청했다"고 확인하면서 다만, "박 대통령의 일정을 검토중이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 나치 독일을 무찌르고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날을 기념하고 있는데 10년 단위의 '꺾어지는 해'처럼 주요 연도 기념식에는 여러 외국 정상들이 초청된다.

지난 2005년 60주년 기념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일본 총리 등 53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참석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는 않았다.



■ 남북 정상 만남 가능성은

현재 두 정상의 만남에 대해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여러 가지 상황 등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밝혀,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했고, 두 달 후 방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요청에 사의를 표하고 구체적 방문 시기를 외교채널을 통해 조율하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에 박 대통령 집권 3년차를 맞는 내년 초부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구체화 하기로 목표를 정한 만큼 참석 여지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는 구상으로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 가운데 하나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세계정책회의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부는 남북러, 남북중 협력사업을 통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현재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달 북한은 ‘김정은 특사’로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러시아에 파견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조율한 바 있다.

북한으로서는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거절할 명분이 없다.
또 김정은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의 첫 다자외교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더욱이 푸틴과 김정은은 각각 우크라이나 사태와 핵개발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양국이 상호 이익을 위해 우호적 협력관계를 강화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점도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박 대통령과 김정은이 자연스럽게 러시아에서 ‘조우’하는 방식이 보수 단체의 반발을 잠재우면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는 적절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내년1월에 남북 당국자회담을 제안해 회담 결과에 따라 양 정상이 만날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역대 북한 지도자들이 다자 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고, 중국에 앞서 러시아를 찾는 것이 관례를 깨는 파격이라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을 망설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중국과 북한이 사이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북한과 중국은 혈명 관계”라며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때부터 중국을 첫 외국 방문국으로 이어온 전통을 깨는 파격적인 시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 전직 외교관은 “내년이 광복 70주년인 만큼 역사적 의미나 집권 3년차의 동력 확보를 위해서 이번이 좋은 기회”라며 “연초 고위급 접촉 등을 통해 남북이 시급한 의제를 먼저 해결하고 후에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우리 정부 입장이 정해진 것은 없다”며 “다만 정부는 아직 5개월 가량 시간이 남아 있어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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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대통령, 김정은과 이 곳에서 만날 수 있을까?
    • 입력 2014-12-31 11:55:25
    • 수정2014-12-31 13:57:13
    정치
러시아가 2015년 5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을 동시에 초청, 러시아에서 두 정상의 만남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남북 정상이 초청에 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측에 남북 당국간 대화를 열자고 제의하는 등 자연스러운 ‘대화의 장’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대감이 묻어나는 형국이다.



■ 대화의 장 마련한 러시아 푸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5년 5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초청장을 발송했다.

청와대는 “푸틴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기념일에 맞춰 모스크바를 방문하도록 초청했다"고 확인하면서 다만, "박 대통령의 일정을 검토중이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 나치 독일을 무찌르고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날을 기념하고 있는데 10년 단위의 '꺾어지는 해'처럼 주요 연도 기념식에는 여러 외국 정상들이 초청된다.

지난 2005년 60주년 기념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일본 총리 등 53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참석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는 않았다.



■ 남북 정상 만남 가능성은

현재 두 정상의 만남에 대해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여러 가지 상황 등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밝혀,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했고, 두 달 후 방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요청에 사의를 표하고 구체적 방문 시기를 외교채널을 통해 조율하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에 박 대통령 집권 3년차를 맞는 내년 초부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구체화 하기로 목표를 정한 만큼 참석 여지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는 구상으로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 가운데 하나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세계정책회의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부는 남북러, 남북중 협력사업을 통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현재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달 북한은 ‘김정은 특사’로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러시아에 파견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조율한 바 있다.

북한으로서는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거절할 명분이 없다.
또 김정은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의 첫 다자외교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더욱이 푸틴과 김정은은 각각 우크라이나 사태와 핵개발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양국이 상호 이익을 위해 우호적 협력관계를 강화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점도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박 대통령과 김정은이 자연스럽게 러시아에서 ‘조우’하는 방식이 보수 단체의 반발을 잠재우면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는 적절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내년1월에 남북 당국자회담을 제안해 회담 결과에 따라 양 정상이 만날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역대 북한 지도자들이 다자 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고, 중국에 앞서 러시아를 찾는 것이 관례를 깨는 파격이라 김정은이 러시아 방문을 망설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중국과 북한이 사이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북한과 중국은 혈명 관계”라며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때부터 중국을 첫 외국 방문국으로 이어온 전통을 깨는 파격적인 시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 전직 외교관은 “내년이 광복 70주년인 만큼 역사적 의미나 집권 3년차의 동력 확보를 위해서 이번이 좋은 기회”라며 “연초 고위급 접촉 등을 통해 남북이 시급한 의제를 먼저 해결하고 후에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우리 정부 입장이 정해진 것은 없다”며 “다만 정부는 아직 5개월 가량 시간이 남아 있어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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