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도로 한복판 ‘돈벼락 소동’…누가? 왜?
입력 2015.01.02 (08:11)
수정 2015.01.0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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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길을 가다가 돈벼락을 맞는 상상, 한 번씩은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며칠 전인데요, 대구의 한 도심에서, 한 남성이 5만 원짜리 지폐 뭉치를 허공에 뿌렸고, 이 때문에 주변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남성이 뿌린 돈이 8백만 원 쯤 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돈 알고 보니 사연이 좀 있는 돈이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 도심에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벌어진 건 나흘 전인 지난 월요일 오후 1시쯤이었습니다.
왕복 8차선의 도로를 가로 지르는 횡단보도.
보행 신호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길을 건너려는 순간.
어디선가 수 십장의 종이 뭉치가 날아옵니다.
<녹취> 목격자 가족 (음성변조) : “제일 처음에는 전단지인 줄 알았는데 ‘엄마. 어떤 아저씨가 이렇게 서서 갑자기 뿌리더라고’ 하면서 그래서 뿌리기에 ‘설마 그런 게 뭐 돈이겠나?’ 했는데…….”
손바닥만 한 크기의 노란색 종이.
뜻밖에도 그런, 5만 원짜리 지폐였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돈이 바닥에 떨어지니까 사람들이 우왕좌왕 돈을 주워가는 입장이었고.”
10차선의 도로는 돈을 주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들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녹취> 목격자 가족 (음성변조) : "거기 가서(돈을) 주우려니까 완전히 차가 막히고 사람들이 그 차에서 내려서……. 막 완전히 일체 교통이 막히고 난리가……."
그 시간.
인근 파출소로도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경찰은 즉시 현장에 출동했지만 돈다발 소동은 이미 종료된 뒤였습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현장에) 한 5분 안에 도착했을 겁니다. 사람이 몰려 있거나 교통체증이 있다 해서 갔는데 전혀 이상이 없더라고요. 아마 순식간에 이 상황이 끝난 거죠. 돈 가져가고.”
5분 만에 끝이 난 돈다발 소동!
대체 5만 원짜리 지폐를 도로위에 뿌린 사람은 누굴까?
한참동안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은 현장 주변을 서성이던 한 수상한 남성을 발견합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저 사람인가 싶어서 내려가서 혹시 신고하셨습니까? 하니까 ‘내가 돈 뿌렸습니다.’ 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허리춤에 상인들이 사용하는 돈 주머니를 두둑하게 둘러찬 20대 남성.
그런데, 이 남성.
아직 계획했던 일을 마무리 한 게 아니었습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돈을 지금 여기도 4천만 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마저 뿌린다고 하면서 인도에서 다시 도로로 나가서 돈 뿌리려고 하는 걸 잡아서 경찰서로 데리고 갔어요.”
결국 2차 돈 살포는 경찰의 제지로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이 남성이 허리에 차고 있던 주머니를 살펴봤는데요, 그 안에는 정말로 5만 원 짜리 지폐로 무려 4천만 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대원 경감(대구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 : “본인 말로는 자기가 소지하고 있던 돈을 다 뿌리려고 그랬는데 그중에 일부 8백만 원 뿌리고 신고가 돼서 경찰이 출동해서 뿌리지 못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돈은 모두 얼마였어요?) 그 당시에 돈을 4,700만 원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도로에 뿌려진 돈은 5만 원 권으로 160장. 8백 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남들은 더 가지지 못해 안달인 이 돈을 이 남성은 왜 길거리에 뿌려댄 걸까?
당시 이 남성은 승용차를 사기 위해,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나오는 길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돈을 많이 들고 있으면 누가 자꾸 쫓아오는거 같기도 하고 누가 뺏어갈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뿌렸다, 이렇게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본인은.”
가지고 있던 돈을 뿌리지 않으면 누군가가 자신을 해칠 것 같았다는 이 남성.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돈을 많이 들고 있으니까 누가 자기를 해코지할 것 같다는 피해망상적인 생각이 들어서 길거리에 뿌려 버린 것이죠.”
무언가 다른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뿌려진 돈을 되찾을 수는 없는 걸까?
안타깝게도 당시 현장에는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돈을 주은 사람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
게다가, 이 돈은 남성이 스스로 뿌린 돈이기 때문에, 홍콩에서 일어난 현금 수송차량 돈벼락 사건처럼, 수거자에게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영상이라도 있고 이게 처벌이라도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자진 신고가 들어오겠지만.”
하지만 이 돈은 주인에게 꼭 돌려줘야 할 이유가 있는 돈이었습니다.
길거리에 뿌려진 돈은 이 남성의 할아버지가 평생 고물을 수집해 모은 돈을 몸이 아픈 손자를 위해 남긴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SNS에 안타까운 사연을 올리고, 돈을 가져간 사람들이 자진해서 돌려줄 것을 호소했는데요,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 : “돈을 본인이 일부러 뿌린 것이면 찾아줄 이유는 없지만, 사연이 그렇잖아요. 아까운 돈이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올려드린 거죠.”
과연 사연을 접한 시민들은 돈을 돌려줬을까?
뉴스 따라잡기 취재팀은 어제 각 지구대와 경찰서에 확인을 해봤습니다.
<녹취> 대구 남부경찰서 :“(돈 주었다고 신고전화 들어온 게 없나요?) 아네. 뭐 그런 건 없습니다.”
<녹취> 대구 월배지구대: “저희 관할에는 돈 주웠다고 오는 사람이 없네요.”
<녹취> 대구 상인지구대: “우리 상인지구대는 돈이 습득했다는 (신고가) 없습니다.”
같은 대답이 반복되는 상황.
역시나 무리한 기대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쯤,
<녹취> 대구 송현지구대 : “2건이 들어왔습니다. 30대 후반 남자 한 분이 100만 원을 저희 송현지구대에 방문해서 자기가 100만 원을 그때 주웠다고 저희한테 전달해서 이건 당사자에게 인계를 했고요.”
돈을 주운 시민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어머니가 주운 돈 15만 원을 경찰에 돌려줬다는 한 여성과 어렵게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요,
<녹취> 시민 (15만원 자진신고) : “좀 짠 한 거예요. 저도 부모님이 계시고 이래서……, 어떻게 (유산을) 물려 주셨다고 하는 걸 보니까 좀 짠하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도 아마 기사를 봤으면 그걸(주운 돈을) 갖다 주라고 하셨을 건데...”
지금까지 경찰에 회수된 돈은 모두 115만 원.
돈을 포기하고 있었던 남성의 가족들도 놀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인터뷰> 김대원 대장(대구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 : “돈을 못 돌려받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일부나마 이렇게 돌려받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을 하시고”
허공에 뿌려진 돈다발.
그리고, 이걸 다시 돌려주고 있는 시민들.
씁쓸한 해프닝으로 끝날 뻔했던 돈봉투 사건이 오히려 차가운 겨울을 훈훈하게 녹이고 있습니다.
길을 가다가 돈벼락을 맞는 상상, 한 번씩은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며칠 전인데요, 대구의 한 도심에서, 한 남성이 5만 원짜리 지폐 뭉치를 허공에 뿌렸고, 이 때문에 주변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남성이 뿌린 돈이 8백만 원 쯤 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돈 알고 보니 사연이 좀 있는 돈이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 도심에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벌어진 건 나흘 전인 지난 월요일 오후 1시쯤이었습니다.
왕복 8차선의 도로를 가로 지르는 횡단보도.
보행 신호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길을 건너려는 순간.
어디선가 수 십장의 종이 뭉치가 날아옵니다.
<녹취> 목격자 가족 (음성변조) : “제일 처음에는 전단지인 줄 알았는데 ‘엄마. 어떤 아저씨가 이렇게 서서 갑자기 뿌리더라고’ 하면서 그래서 뿌리기에 ‘설마 그런 게 뭐 돈이겠나?’ 했는데…….”
손바닥만 한 크기의 노란색 종이.
뜻밖에도 그런, 5만 원짜리 지폐였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돈이 바닥에 떨어지니까 사람들이 우왕좌왕 돈을 주워가는 입장이었고.”
10차선의 도로는 돈을 주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들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녹취> 목격자 가족 (음성변조) : "거기 가서(돈을) 주우려니까 완전히 차가 막히고 사람들이 그 차에서 내려서……. 막 완전히 일체 교통이 막히고 난리가……."
그 시간.
인근 파출소로도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경찰은 즉시 현장에 출동했지만 돈다발 소동은 이미 종료된 뒤였습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현장에) 한 5분 안에 도착했을 겁니다. 사람이 몰려 있거나 교통체증이 있다 해서 갔는데 전혀 이상이 없더라고요. 아마 순식간에 이 상황이 끝난 거죠. 돈 가져가고.”
5분 만에 끝이 난 돈다발 소동!
대체 5만 원짜리 지폐를 도로위에 뿌린 사람은 누굴까?
한참동안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은 현장 주변을 서성이던 한 수상한 남성을 발견합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저 사람인가 싶어서 내려가서 혹시 신고하셨습니까? 하니까 ‘내가 돈 뿌렸습니다.’ 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허리춤에 상인들이 사용하는 돈 주머니를 두둑하게 둘러찬 20대 남성.
그런데, 이 남성.
아직 계획했던 일을 마무리 한 게 아니었습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돈을 지금 여기도 4천만 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마저 뿌린다고 하면서 인도에서 다시 도로로 나가서 돈 뿌리려고 하는 걸 잡아서 경찰서로 데리고 갔어요.”
결국 2차 돈 살포는 경찰의 제지로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이 남성이 허리에 차고 있던 주머니를 살펴봤는데요, 그 안에는 정말로 5만 원 짜리 지폐로 무려 4천만 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대원 경감(대구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 : “본인 말로는 자기가 소지하고 있던 돈을 다 뿌리려고 그랬는데 그중에 일부 8백만 원 뿌리고 신고가 돼서 경찰이 출동해서 뿌리지 못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돈은 모두 얼마였어요?) 그 당시에 돈을 4,700만 원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도로에 뿌려진 돈은 5만 원 권으로 160장. 8백 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남들은 더 가지지 못해 안달인 이 돈을 이 남성은 왜 길거리에 뿌려댄 걸까?
당시 이 남성은 승용차를 사기 위해,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나오는 길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돈을 많이 들고 있으면 누가 자꾸 쫓아오는거 같기도 하고 누가 뺏어갈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뿌렸다, 이렇게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본인은.”
가지고 있던 돈을 뿌리지 않으면 누군가가 자신을 해칠 것 같았다는 이 남성.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돈을 많이 들고 있으니까 누가 자기를 해코지할 것 같다는 피해망상적인 생각이 들어서 길거리에 뿌려 버린 것이죠.”
무언가 다른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뿌려진 돈을 되찾을 수는 없는 걸까?
안타깝게도 당시 현장에는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돈을 주은 사람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
게다가, 이 돈은 남성이 스스로 뿌린 돈이기 때문에, 홍콩에서 일어난 현금 수송차량 돈벼락 사건처럼, 수거자에게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영상이라도 있고 이게 처벌이라도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자진 신고가 들어오겠지만.”
하지만 이 돈은 주인에게 꼭 돌려줘야 할 이유가 있는 돈이었습니다.
길거리에 뿌려진 돈은 이 남성의 할아버지가 평생 고물을 수집해 모은 돈을 몸이 아픈 손자를 위해 남긴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SNS에 안타까운 사연을 올리고, 돈을 가져간 사람들이 자진해서 돌려줄 것을 호소했는데요,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 : “돈을 본인이 일부러 뿌린 것이면 찾아줄 이유는 없지만, 사연이 그렇잖아요. 아까운 돈이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올려드린 거죠.”
과연 사연을 접한 시민들은 돈을 돌려줬을까?
뉴스 따라잡기 취재팀은 어제 각 지구대와 경찰서에 확인을 해봤습니다.
<녹취> 대구 남부경찰서 :“(돈 주었다고 신고전화 들어온 게 없나요?) 아네. 뭐 그런 건 없습니다.”
<녹취> 대구 월배지구대: “저희 관할에는 돈 주웠다고 오는 사람이 없네요.”
<녹취> 대구 상인지구대: “우리 상인지구대는 돈이 습득했다는 (신고가) 없습니다.”
같은 대답이 반복되는 상황.
역시나 무리한 기대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쯤,
<녹취> 대구 송현지구대 : “2건이 들어왔습니다. 30대 후반 남자 한 분이 100만 원을 저희 송현지구대에 방문해서 자기가 100만 원을 그때 주웠다고 저희한테 전달해서 이건 당사자에게 인계를 했고요.”
돈을 주운 시민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어머니가 주운 돈 15만 원을 경찰에 돌려줬다는 한 여성과 어렵게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요,
<녹취> 시민 (15만원 자진신고) : “좀 짠 한 거예요. 저도 부모님이 계시고 이래서……, 어떻게 (유산을) 물려 주셨다고 하는 걸 보니까 좀 짠하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도 아마 기사를 봤으면 그걸(주운 돈을) 갖다 주라고 하셨을 건데...”
지금까지 경찰에 회수된 돈은 모두 115만 원.
돈을 포기하고 있었던 남성의 가족들도 놀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인터뷰> 김대원 대장(대구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 : “돈을 못 돌려받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일부나마 이렇게 돌려받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을 하시고”
허공에 뿌려진 돈다발.
그리고, 이걸 다시 돌려주고 있는 시민들.
씁쓸한 해프닝으로 끝날 뻔했던 돈봉투 사건이 오히려 차가운 겨울을 훈훈하게 녹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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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도로 한복판 ‘돈벼락 소동’…누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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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1-02 08:15:47
- 수정2015-01-02 19:34:46
![](/data/news/2015/01/02/2994690_50.jpg)
<기자 멘트>
길을 가다가 돈벼락을 맞는 상상, 한 번씩은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며칠 전인데요, 대구의 한 도심에서, 한 남성이 5만 원짜리 지폐 뭉치를 허공에 뿌렸고, 이 때문에 주변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남성이 뿌린 돈이 8백만 원 쯤 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돈 알고 보니 사연이 좀 있는 돈이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 도심에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벌어진 건 나흘 전인 지난 월요일 오후 1시쯤이었습니다.
왕복 8차선의 도로를 가로 지르는 횡단보도.
보행 신호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길을 건너려는 순간.
어디선가 수 십장의 종이 뭉치가 날아옵니다.
<녹취> 목격자 가족 (음성변조) : “제일 처음에는 전단지인 줄 알았는데 ‘엄마. 어떤 아저씨가 이렇게 서서 갑자기 뿌리더라고’ 하면서 그래서 뿌리기에 ‘설마 그런 게 뭐 돈이겠나?’ 했는데…….”
손바닥만 한 크기의 노란색 종이.
뜻밖에도 그런, 5만 원짜리 지폐였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돈이 바닥에 떨어지니까 사람들이 우왕좌왕 돈을 주워가는 입장이었고.”
10차선의 도로는 돈을 주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들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녹취> 목격자 가족 (음성변조) : "거기 가서(돈을) 주우려니까 완전히 차가 막히고 사람들이 그 차에서 내려서……. 막 완전히 일체 교통이 막히고 난리가……."
그 시간.
인근 파출소로도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경찰은 즉시 현장에 출동했지만 돈다발 소동은 이미 종료된 뒤였습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현장에) 한 5분 안에 도착했을 겁니다. 사람이 몰려 있거나 교통체증이 있다 해서 갔는데 전혀 이상이 없더라고요. 아마 순식간에 이 상황이 끝난 거죠. 돈 가져가고.”
5분 만에 끝이 난 돈다발 소동!
대체 5만 원짜리 지폐를 도로위에 뿌린 사람은 누굴까?
한참동안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은 현장 주변을 서성이던 한 수상한 남성을 발견합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저 사람인가 싶어서 내려가서 혹시 신고하셨습니까? 하니까 ‘내가 돈 뿌렸습니다.’ 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허리춤에 상인들이 사용하는 돈 주머니를 두둑하게 둘러찬 20대 남성.
그런데, 이 남성.
아직 계획했던 일을 마무리 한 게 아니었습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돈을 지금 여기도 4천만 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마저 뿌린다고 하면서 인도에서 다시 도로로 나가서 돈 뿌리려고 하는 걸 잡아서 경찰서로 데리고 갔어요.”
결국 2차 돈 살포는 경찰의 제지로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이 남성이 허리에 차고 있던 주머니를 살펴봤는데요, 그 안에는 정말로 5만 원 짜리 지폐로 무려 4천만 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대원 경감(대구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 : “본인 말로는 자기가 소지하고 있던 돈을 다 뿌리려고 그랬는데 그중에 일부 8백만 원 뿌리고 신고가 돼서 경찰이 출동해서 뿌리지 못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돈은 모두 얼마였어요?) 그 당시에 돈을 4,700만 원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도로에 뿌려진 돈은 5만 원 권으로 160장. 8백 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남들은 더 가지지 못해 안달인 이 돈을 이 남성은 왜 길거리에 뿌려댄 걸까?
당시 이 남성은 승용차를 사기 위해,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나오는 길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돈을 많이 들고 있으면 누가 자꾸 쫓아오는거 같기도 하고 누가 뺏어갈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뿌렸다, 이렇게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본인은.”
가지고 있던 돈을 뿌리지 않으면 누군가가 자신을 해칠 것 같았다는 이 남성.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돈을 많이 들고 있으니까 누가 자기를 해코지할 것 같다는 피해망상적인 생각이 들어서 길거리에 뿌려 버린 것이죠.”
무언가 다른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뿌려진 돈을 되찾을 수는 없는 걸까?
안타깝게도 당시 현장에는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돈을 주은 사람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
게다가, 이 돈은 남성이 스스로 뿌린 돈이기 때문에, 홍콩에서 일어난 현금 수송차량 돈벼락 사건처럼, 수거자에게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영상이라도 있고 이게 처벌이라도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자진 신고가 들어오겠지만.”
하지만 이 돈은 주인에게 꼭 돌려줘야 할 이유가 있는 돈이었습니다.
길거리에 뿌려진 돈은 이 남성의 할아버지가 평생 고물을 수집해 모은 돈을 몸이 아픈 손자를 위해 남긴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SNS에 안타까운 사연을 올리고, 돈을 가져간 사람들이 자진해서 돌려줄 것을 호소했는데요,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 : “돈을 본인이 일부러 뿌린 것이면 찾아줄 이유는 없지만, 사연이 그렇잖아요. 아까운 돈이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올려드린 거죠.”
과연 사연을 접한 시민들은 돈을 돌려줬을까?
뉴스 따라잡기 취재팀은 어제 각 지구대와 경찰서에 확인을 해봤습니다.
<녹취> 대구 남부경찰서 :“(돈 주었다고 신고전화 들어온 게 없나요?) 아네. 뭐 그런 건 없습니다.”
<녹취> 대구 월배지구대: “저희 관할에는 돈 주웠다고 오는 사람이 없네요.”
<녹취> 대구 상인지구대: “우리 상인지구대는 돈이 습득했다는 (신고가) 없습니다.”
같은 대답이 반복되는 상황.
역시나 무리한 기대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쯤,
<녹취> 대구 송현지구대 : “2건이 들어왔습니다. 30대 후반 남자 한 분이 100만 원을 저희 송현지구대에 방문해서 자기가 100만 원을 그때 주웠다고 저희한테 전달해서 이건 당사자에게 인계를 했고요.”
돈을 주운 시민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어머니가 주운 돈 15만 원을 경찰에 돌려줬다는 한 여성과 어렵게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요,
<녹취> 시민 (15만원 자진신고) : “좀 짠 한 거예요. 저도 부모님이 계시고 이래서……, 어떻게 (유산을) 물려 주셨다고 하는 걸 보니까 좀 짠하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도 아마 기사를 봤으면 그걸(주운 돈을) 갖다 주라고 하셨을 건데...”
지금까지 경찰에 회수된 돈은 모두 115만 원.
돈을 포기하고 있었던 남성의 가족들도 놀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인터뷰> 김대원 대장(대구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 : “돈을 못 돌려받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일부나마 이렇게 돌려받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을 하시고”
허공에 뿌려진 돈다발.
그리고, 이걸 다시 돌려주고 있는 시민들.
씁쓸한 해프닝으로 끝날 뻔했던 돈봉투 사건이 오히려 차가운 겨울을 훈훈하게 녹이고 있습니다.
길을 가다가 돈벼락을 맞는 상상, 한 번씩은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며칠 전인데요, 대구의 한 도심에서, 한 남성이 5만 원짜리 지폐 뭉치를 허공에 뿌렸고, 이 때문에 주변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남성이 뿌린 돈이 8백만 원 쯤 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돈 알고 보니 사연이 좀 있는 돈이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 도심에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벌어진 건 나흘 전인 지난 월요일 오후 1시쯤이었습니다.
왕복 8차선의 도로를 가로 지르는 횡단보도.
보행 신호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길을 건너려는 순간.
어디선가 수 십장의 종이 뭉치가 날아옵니다.
<녹취> 목격자 가족 (음성변조) : “제일 처음에는 전단지인 줄 알았는데 ‘엄마. 어떤 아저씨가 이렇게 서서 갑자기 뿌리더라고’ 하면서 그래서 뿌리기에 ‘설마 그런 게 뭐 돈이겠나?’ 했는데…….”
손바닥만 한 크기의 노란색 종이.
뜻밖에도 그런, 5만 원짜리 지폐였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돈이 바닥에 떨어지니까 사람들이 우왕좌왕 돈을 주워가는 입장이었고.”
10차선의 도로는 돈을 주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들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녹취> 목격자 가족 (음성변조) : "거기 가서(돈을) 주우려니까 완전히 차가 막히고 사람들이 그 차에서 내려서……. 막 완전히 일체 교통이 막히고 난리가……."
그 시간.
인근 파출소로도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경찰은 즉시 현장에 출동했지만 돈다발 소동은 이미 종료된 뒤였습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현장에) 한 5분 안에 도착했을 겁니다. 사람이 몰려 있거나 교통체증이 있다 해서 갔는데 전혀 이상이 없더라고요. 아마 순식간에 이 상황이 끝난 거죠. 돈 가져가고.”
5분 만에 끝이 난 돈다발 소동!
대체 5만 원짜리 지폐를 도로위에 뿌린 사람은 누굴까?
한참동안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은 현장 주변을 서성이던 한 수상한 남성을 발견합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저 사람인가 싶어서 내려가서 혹시 신고하셨습니까? 하니까 ‘내가 돈 뿌렸습니다.’ 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허리춤에 상인들이 사용하는 돈 주머니를 두둑하게 둘러찬 20대 남성.
그런데, 이 남성.
아직 계획했던 일을 마무리 한 게 아니었습니다.
<녹취> 당시 현장 출동 경찰(음성변조) : “돈을 지금 여기도 4천만 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마저 뿌린다고 하면서 인도에서 다시 도로로 나가서 돈 뿌리려고 하는 걸 잡아서 경찰서로 데리고 갔어요.”
결국 2차 돈 살포는 경찰의 제지로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이 남성이 허리에 차고 있던 주머니를 살펴봤는데요, 그 안에는 정말로 5만 원 짜리 지폐로 무려 4천만 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대원 경감(대구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 : “본인 말로는 자기가 소지하고 있던 돈을 다 뿌리려고 그랬는데 그중에 일부 8백만 원 뿌리고 신고가 돼서 경찰이 출동해서 뿌리지 못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돈은 모두 얼마였어요?) 그 당시에 돈을 4,700만 원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도로에 뿌려진 돈은 5만 원 권으로 160장. 8백 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남들은 더 가지지 못해 안달인 이 돈을 이 남성은 왜 길거리에 뿌려댄 걸까?
당시 이 남성은 승용차를 사기 위해,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나오는 길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돈을 많이 들고 있으면 누가 자꾸 쫓아오는거 같기도 하고 누가 뺏어갈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뿌렸다, 이렇게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본인은.”
가지고 있던 돈을 뿌리지 않으면 누군가가 자신을 해칠 것 같았다는 이 남성.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돈을 많이 들고 있으니까 누가 자기를 해코지할 것 같다는 피해망상적인 생각이 들어서 길거리에 뿌려 버린 것이죠.”
무언가 다른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뿌려진 돈을 되찾을 수는 없는 걸까?
안타깝게도 당시 현장에는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돈을 주은 사람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
게다가, 이 돈은 남성이 스스로 뿌린 돈이기 때문에, 홍콩에서 일어난 현금 수송차량 돈벼락 사건처럼, 수거자에게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영상이라도 있고 이게 처벌이라도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자진 신고가 들어오겠지만.”
하지만 이 돈은 주인에게 꼭 돌려줘야 할 이유가 있는 돈이었습니다.
길거리에 뿌려진 돈은 이 남성의 할아버지가 평생 고물을 수집해 모은 돈을 몸이 아픈 손자를 위해 남긴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SNS에 안타까운 사연을 올리고, 돈을 가져간 사람들이 자진해서 돌려줄 것을 호소했는데요,
<녹취>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 : “돈을 본인이 일부러 뿌린 것이면 찾아줄 이유는 없지만, 사연이 그렇잖아요. 아까운 돈이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올려드린 거죠.”
과연 사연을 접한 시민들은 돈을 돌려줬을까?
뉴스 따라잡기 취재팀은 어제 각 지구대와 경찰서에 확인을 해봤습니다.
<녹취> 대구 남부경찰서 :“(돈 주었다고 신고전화 들어온 게 없나요?) 아네. 뭐 그런 건 없습니다.”
<녹취> 대구 월배지구대: “저희 관할에는 돈 주웠다고 오는 사람이 없네요.”
<녹취> 대구 상인지구대: “우리 상인지구대는 돈이 습득했다는 (신고가) 없습니다.”
같은 대답이 반복되는 상황.
역시나 무리한 기대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쯤,
<녹취> 대구 송현지구대 : “2건이 들어왔습니다. 30대 후반 남자 한 분이 100만 원을 저희 송현지구대에 방문해서 자기가 100만 원을 그때 주웠다고 저희한테 전달해서 이건 당사자에게 인계를 했고요.”
돈을 주운 시민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어머니가 주운 돈 15만 원을 경찰에 돌려줬다는 한 여성과 어렵게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요,
<녹취> 시민 (15만원 자진신고) : “좀 짠 한 거예요. 저도 부모님이 계시고 이래서……, 어떻게 (유산을) 물려 주셨다고 하는 걸 보니까 좀 짠하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도 아마 기사를 봤으면 그걸(주운 돈을) 갖다 주라고 하셨을 건데...”
지금까지 경찰에 회수된 돈은 모두 115만 원.
돈을 포기하고 있었던 남성의 가족들도 놀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인터뷰> 김대원 대장(대구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 : “돈을 못 돌려받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일부나마 이렇게 돌려받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을 하시고”
허공에 뿌려진 돈다발.
그리고, 이걸 다시 돌려주고 있는 시민들.
씁쓸한 해프닝으로 끝날 뻔했던 돈봉투 사건이 오히려 차가운 겨울을 훈훈하게 녹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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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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