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천의 얼굴’ 가진 우울증, 조기 검진 필요

입력 2015.01.06 (06:02) 수정 2015.01.0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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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걸려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것처럼 우리 몸은 자연치유력을 갖고 있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정신적 충격을 받아 마음에 상처가 생겨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아문다. 하지만 육체적 상처에 비해 마음에 난 생채기는 잘 낫지 않는 경향이 있다. 큰 사고를 당하거나 목격한 뒤 겪게 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대표적이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우 대개 시간이 지나면 상실감이 얕아지지만, 우울증이 생기면 1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다. 중병에 걸리면 저절로 낫기 힘들 듯 마음의 상처도 스스로 이겨내기 어려울 때가 있다.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심리적인 상처를 시간에 기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시간이 약이 아니라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음의 병이 깊어지기 전에 상담 등을 통해 충격을 털어내고, 병이 있다면 조기에 진단해 치료해야 한다.

화를 잘 내지 않았는데 짜증을 많이 부리거나 이유 없이 만사가 귀찮아지는 등 자신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흔히 기분이 처지는 것만 우울증 증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울증은 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식욕이 떨어지고 불면증에 시달리는가 하면 몸에 힘이 없고 몹시 피곤하다.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고 평소 즐기던 일을 해도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으며 기억력도 떨어진다. 그런가하면 소화가 잘 안되고 두통이나 요통 등 갖가지 통증에 시달리면서 몹쓸 병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기분과 생각, 인지기능, 행동과 신체기능까지 마음과 신체의 모든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직장인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 그래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직장인들은 대인관계에서 주로 문제를 보인다. 사소한 일에 상처를 받거나 짜증을 내고, 거절에 대해 매우 민감해지면서 가끔씩 버럭 화를 내기도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다.



동료들은 이런 사람을 그냥 성격이 이상하거나 성질이 더럽다고 생각하고 차츰 관계를 끊는다. 결국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소외감은 점점 깊어져 직장을 그만두거나 여러 곳을 전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성격 탓이 아니라 우울증 때문이라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우울증이라는 병 하나만 갖고도 이처럼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무언가 변화가 있다면 빨리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 보아야 한다.

공황장애 환자가 지난 5년 새 두 배 가량 급증했다. 공황장애는 갑자기 가슴이 뛰고 숨이 막혀오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공포감이 밀려오는 질환이다. 맹수를 만나면 숨이 막히고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근육이 긴장된다.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기 위해 교감신경계가 흥분된 결과다. 공황장애는 위협 상황이 없는데도 뇌가 경보 신호를 울려 교감신경계가 오작동해 생긴다.

공황장애가 왜 생기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는 건 확실하다. 공황장애는 연예인들이 자주 앓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예인병’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병헌, 김장훈, 차태현, 김구라 씨 등이 공황장애를 겪었다고 밝혔다. 물론 공황장애가 연예인병은 아니다. 하지만, 연예인들에게 공황장애가 많은 이유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다.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은 다른 사람의 반응에 민감한데다 인기 부침도 심하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겪는다.

최근 공황장애 환자가 두 배나 증가한 이유도 스트레스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뇌의 경보체계가 이상 반응을 보이는 게 공황장애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벗어나기 힘들다. 이럴 땐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마음의 병이 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평소 몸의 건강을 돌보듯 자신의 마음 건강상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사실 자신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어떤 사건이 스트레스가 되는지를 알기는 어렵다. 우리 마음은 대개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유 없이 우울감이나 불안증이 생기거나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다. 간단한 설문검사를 통해 우울감과 불안감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다양한 스트레스 척도가 나와 있어 스트레스 강도도 계측이 가능하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게 마음건강을 지키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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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천의 얼굴’ 가진 우울증, 조기 검진 필요
    • 입력 2015-01-05 17:10:03
    • 수정2015-01-06 08:56:25
    취재후·사건후
감기에 걸려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것처럼 우리 몸은 자연치유력을 갖고 있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정신적 충격을 받아 마음에 상처가 생겨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아문다. 하지만 육체적 상처에 비해 마음에 난 생채기는 잘 낫지 않는 경향이 있다. 큰 사고를 당하거나 목격한 뒤 겪게 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대표적이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우 대개 시간이 지나면 상실감이 얕아지지만, 우울증이 생기면 1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다. 중병에 걸리면 저절로 낫기 힘들 듯 마음의 상처도 스스로 이겨내기 어려울 때가 있다.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심리적인 상처를 시간에 기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시간이 약이 아니라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음의 병이 깊어지기 전에 상담 등을 통해 충격을 털어내고, 병이 있다면 조기에 진단해 치료해야 한다.

화를 잘 내지 않았는데 짜증을 많이 부리거나 이유 없이 만사가 귀찮아지는 등 자신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흔히 기분이 처지는 것만 우울증 증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울증은 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식욕이 떨어지고 불면증에 시달리는가 하면 몸에 힘이 없고 몹시 피곤하다.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고 평소 즐기던 일을 해도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으며 기억력도 떨어진다. 그런가하면 소화가 잘 안되고 두통이나 요통 등 갖가지 통증에 시달리면서 몹쓸 병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기분과 생각, 인지기능, 행동과 신체기능까지 마음과 신체의 모든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직장인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 그래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직장인들은 대인관계에서 주로 문제를 보인다. 사소한 일에 상처를 받거나 짜증을 내고, 거절에 대해 매우 민감해지면서 가끔씩 버럭 화를 내기도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다.



동료들은 이런 사람을 그냥 성격이 이상하거나 성질이 더럽다고 생각하고 차츰 관계를 끊는다. 결국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소외감은 점점 깊어져 직장을 그만두거나 여러 곳을 전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성격 탓이 아니라 우울증 때문이라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우울증이라는 병 하나만 갖고도 이처럼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무언가 변화가 있다면 빨리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 보아야 한다.

공황장애 환자가 지난 5년 새 두 배 가량 급증했다. 공황장애는 갑자기 가슴이 뛰고 숨이 막혀오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공포감이 밀려오는 질환이다. 맹수를 만나면 숨이 막히고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근육이 긴장된다.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기 위해 교감신경계가 흥분된 결과다. 공황장애는 위협 상황이 없는데도 뇌가 경보 신호를 울려 교감신경계가 오작동해 생긴다.

공황장애가 왜 생기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는 건 확실하다. 공황장애는 연예인들이 자주 앓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예인병’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병헌, 김장훈, 차태현, 김구라 씨 등이 공황장애를 겪었다고 밝혔다. 물론 공황장애가 연예인병은 아니다. 하지만, 연예인들에게 공황장애가 많은 이유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다.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은 다른 사람의 반응에 민감한데다 인기 부침도 심하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겪는다.

최근 공황장애 환자가 두 배나 증가한 이유도 스트레스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뇌의 경보체계가 이상 반응을 보이는 게 공황장애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벗어나기 힘들다. 이럴 땐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마음의 병이 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평소 몸의 건강을 돌보듯 자신의 마음 건강상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사실 자신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어떤 사건이 스트레스가 되는지를 알기는 어렵다. 우리 마음은 대개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유 없이 우울감이나 불안증이 생기거나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다. 간단한 설문검사를 통해 우울감과 불안감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다양한 스트레스 척도가 나와 있어 스트레스 강도도 계측이 가능하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게 마음건강을 지키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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