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대형호텔에 발 디딜 틈 없는 까닭은?

입력 2015.01.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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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중심부에 있는 베네시안 호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 세계에서도 가장 큰 호텔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베니스를 상징으로 하는 이 호텔 내부에는 진짜 이탈리아 도시 베니스처럼 인공 운하가 있고 관광객들을 태운 곤돌라가 여기저기 오간다. 호텔 크기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평소에도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5일(현지시간) 저녁 무렵에는 호텔 인근에 차를 대기 힘들 정도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5' 개막을 하루 앞두고 베네시안 호텔 팔라조 볼룸에서 열리는 기조연설에 세계 각국의 정보기술(IT) 업체와 미디어 관계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기조연설의 주인공은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인 윤부근 대표. 윤 대표는 인텔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회장, 포드의 마크 필즈 회장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다임러 AG의 디터 제체 회장 등과 함께 CES 2015의 기조연설자로 선정됐다.

윤 대표의 기조연설이 예정된 오후 6시30분을 한시간 이상 남겨둔 시점부터 몰려든 인파는 무려 3천여명이 넘었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주최측은 결국 기조연설장 입장을 차단했고 결국 기다리던 수백여명이 발길을 돌렸다.

예정된 시각에 모습을 드러낸 윤 대표는 유창하지는 않지만 또박또박한 영어로 '사물인터넷(IoT)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Unlocking Infinite Possibilities of IoT)'를 주제로 자신만의 비전을 소개했다.

연설 시작과 함께 윤 대표 뒤에는 영화 '백투더퓨처2'의 화면이 떠올랐다. 1989년 제작된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먼 미래인 2015년의 미래상을 담아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윤 대표는 "백투더퓨처2에 나온 기술들은 더 이상 픽션이 아니라 사실이 됐다"며 기술의 발전상을 소개했다.

IoT 역시 먼 미래가 아니라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온 상태라고 윤 대표는 강조했다.

IoT는 우리가 일하는 시간을 줄여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이어 윤 대표는 IoT 시대를 맞이한 삼성전자의 전략방향을 발표했다.

윤 대표는 "2017년까지 모든 TV와 모바일 디바이스를 포함한 삼성전자 제품의 90%가 IoT를 지원하게 되고 2020년에는 모든 하드웨어로 그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TV를 스마트홈의 허브로 삼되 다른 업체와의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방하겠다고 밝히자 관람석에서는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다.

삼성전자와 협업을 진행 중인 BMW 역시 스마트카를 통해 IoT 시대의 변화상을 구체화해 제시했다.

윤 대표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BMW의 엘마 프리켄슈타인 부사장은 "BMW는 2008년 차 안에서 완벽한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했고 지난해에는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등을 상시 업데이트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등 스마트카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BMW의 '터치 컴맨드' 기술은 화면을 터치함으로써 차안의 온도조절을 하거나 좌석을 개인의 체형에 맞게 조절해준다.

프리켄슈타인 부사장은 BMW의 혁신적인 무인주차·주행 기술도 무대 위 화면을 통해 선보였다.

프리켄슈타인 부사장이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기어S로 '나를 태워(Pick me up)'라고 말하자 주차장 구석에 있던 BMW 차량이 스스로 시동을 걸고 프리켄슈타인 부사장을 찾아나선다.

BMW는 주차장 기둥이나 방해물을 요리저리 피하며 명령을 내린 프리켄슈타인 부사장 앞에 멈춘다.

영화속에서나 가능할듯 했던 이 장면에는 BMW가 CES에서 처음 공개한 360도 충돌 회피 기술이 적용됐다. 차량에 장착된 네개의 첨단 레이저 스캐너가 주변 환경을 확인해 충돌을 방지한다. 같은 방식으로 원격으로 밸릿 파킹도 가능하다.

윤 대표는 IoT의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는 한편으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윤 대표는 "IoT의 기본 전제는 반드시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일개 회사나 업종의 노력만으로는 안된다. 여러개 회사와 업종이 서로 협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가 마지막으로 "당신을 위한 IoT, 우리를 위한 IoT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나타내며 우리는 이제 이를 준비해야 한다"며 연설을 마쳤다.

윤 대표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3천여명의 관중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30여년간 테크놀로지 분야에 종사한 한 장인의 혜안에 대해 존경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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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스베이거스 대형호텔에 발 디딜 틈 없는 까닭은?
    • 입력 2015-01-06 16:36:06
    연합뉴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중심부에 있는 베네시안 호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 세계에서도 가장 큰 호텔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베니스를 상징으로 하는 이 호텔 내부에는 진짜 이탈리아 도시 베니스처럼 인공 운하가 있고 관광객들을 태운 곤돌라가 여기저기 오간다. 호텔 크기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평소에도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5일(현지시간) 저녁 무렵에는 호텔 인근에 차를 대기 힘들 정도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5' 개막을 하루 앞두고 베네시안 호텔 팔라조 볼룸에서 열리는 기조연설에 세계 각국의 정보기술(IT) 업체와 미디어 관계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기조연설의 주인공은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인 윤부근 대표. 윤 대표는 인텔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회장, 포드의 마크 필즈 회장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다임러 AG의 디터 제체 회장 등과 함께 CES 2015의 기조연설자로 선정됐다. 윤 대표의 기조연설이 예정된 오후 6시30분을 한시간 이상 남겨둔 시점부터 몰려든 인파는 무려 3천여명이 넘었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주최측은 결국 기조연설장 입장을 차단했고 결국 기다리던 수백여명이 발길을 돌렸다. 예정된 시각에 모습을 드러낸 윤 대표는 유창하지는 않지만 또박또박한 영어로 '사물인터넷(IoT)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Unlocking Infinite Possibilities of IoT)'를 주제로 자신만의 비전을 소개했다. 연설 시작과 함께 윤 대표 뒤에는 영화 '백투더퓨처2'의 화면이 떠올랐다. 1989년 제작된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먼 미래인 2015년의 미래상을 담아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윤 대표는 "백투더퓨처2에 나온 기술들은 더 이상 픽션이 아니라 사실이 됐다"며 기술의 발전상을 소개했다. IoT 역시 먼 미래가 아니라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온 상태라고 윤 대표는 강조했다. IoT는 우리가 일하는 시간을 줄여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이어 윤 대표는 IoT 시대를 맞이한 삼성전자의 전략방향을 발표했다. 윤 대표는 "2017년까지 모든 TV와 모바일 디바이스를 포함한 삼성전자 제품의 90%가 IoT를 지원하게 되고 2020년에는 모든 하드웨어로 그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TV를 스마트홈의 허브로 삼되 다른 업체와의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방하겠다고 밝히자 관람석에서는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다. 삼성전자와 협업을 진행 중인 BMW 역시 스마트카를 통해 IoT 시대의 변화상을 구체화해 제시했다. 윤 대표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BMW의 엘마 프리켄슈타인 부사장은 "BMW는 2008년 차 안에서 완벽한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했고 지난해에는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등을 상시 업데이트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등 스마트카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BMW의 '터치 컴맨드' 기술은 화면을 터치함으로써 차안의 온도조절을 하거나 좌석을 개인의 체형에 맞게 조절해준다. 프리켄슈타인 부사장은 BMW의 혁신적인 무인주차·주행 기술도 무대 위 화면을 통해 선보였다. 프리켄슈타인 부사장이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기어S로 '나를 태워(Pick me up)'라고 말하자 주차장 구석에 있던 BMW 차량이 스스로 시동을 걸고 프리켄슈타인 부사장을 찾아나선다. BMW는 주차장 기둥이나 방해물을 요리저리 피하며 명령을 내린 프리켄슈타인 부사장 앞에 멈춘다. 영화속에서나 가능할듯 했던 이 장면에는 BMW가 CES에서 처음 공개한 360도 충돌 회피 기술이 적용됐다. 차량에 장착된 네개의 첨단 레이저 스캐너가 주변 환경을 확인해 충돌을 방지한다. 같은 방식으로 원격으로 밸릿 파킹도 가능하다. 윤 대표는 IoT의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는 한편으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윤 대표는 "IoT의 기본 전제는 반드시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일개 회사나 업종의 노력만으로는 안된다. 여러개 회사와 업종이 서로 협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가 마지막으로 "당신을 위한 IoT, 우리를 위한 IoT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나타내며 우리는 이제 이를 준비해야 한다"며 연설을 마쳤다. 윤 대표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3천여명의 관중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30여년간 테크놀로지 분야에 종사한 한 장인의 혜안에 대해 존경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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