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공짜폰’은 소비자의 지갑 안에 있다

입력 2015.01.08 (11:44) 수정 2015.01.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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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었던 시장에 봄은 오는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된 지 100일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성적은 어땠을까요? 한마디로 롤러코스터였습니다. 시행 첫달인 지난해 10월 하루평균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3만6천여 명으로 법 시행 전의 63%에 그쳤습니다. 소비자들의 기대는 높았는데 막상 보조금은 그에 못미치니 그 충격이 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러나 얼어붙었던 통신 시장에도 봄이 찾아왔나 봅니다.
지난해 말에는 103.8%로 법 시행 전 수치를 회복했습니다.


▲표:가입자 추이

요금제의 평균 수준도 낮아져 단통법 직전 3개월 4만5천원이었던 평균 요금이 12월에는 3만9천원으로 14.3% 감소했습니다. 정부는 이제 단통법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취재를 위해 통화한 미래부 관계자의 목소리가 간만에 힘이 들어가 있더군요.


▲표:요금제 추이

■동상이몽

수치 상으로는 나아져 보이는데 해석은 제각각입니다.

먼저 정부가 비교대상으로 삼는 법 시행 3개월 전의 수치 문젭니다. 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경계심으로 이미 시장이 위축됐었다는 거죠. 비교대상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또 연말연시 통신사들의 경쟁적인 마케팅 덕을 봤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베가폰 세일과 아이폰6 그리고 갤럭시 신종 출시 등 분명 시장이 반응할 수 밖에 없는 호재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연초까지 이어지고있는 이른바 '공짜폰' 경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해빙무드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하는 겁니다.

■공짜인 듯 공짜 아닌 공짜 같은...

KT는 갤럭시 노트3에 88만원을 지원합니다.SK텔레콤은 72만5천원, 그리고 LG유플러스도 65만원을 내걸었습니다. 갤노트3의 출고가가 88만원이니까 KT는 이미 공짭니다. 통신사의 보조금에다 판매점마다 최대 15%를 더 줄 수 있으니 SK텔레콤은 최대83만원, LG유플러스도 75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상 3사 모두 공짜입니다.



단통법에서는 출시된 지 15개월이 지난 단말기에는 지원금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의 권리와 시장활성화를 위한 조치였습니다. 갤노트3는 2013년 9월에 나왔습니다. 그러니 지금 시중에 나온 공짜폰은 모두 합법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공짜폰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3사 모두 10만 원에 육박하는 최고가 요금제를 써야합니다. 당장 공짜폰이 좋아보여 무턱대고 이런 요금제에 가입했다간 2년 후엔 배보다 더 큰 배꼽을 달게 될 겁니다. 통신사들의 평균수익 (ARPU:Average Revenue Per User)은 3만원대니까 통신사들은 수십만원의 지원금으로 공짜폰을 줘도 고가요금 고객을 얻으니, 결국 잃을 게 없습니다. 계약을 중도해지할 경우 위약금으로 되돌려받으니까요.

또 이미 15개월이 지난 전화기라 언제 재고물량이 바닥날 지 모릅니다. 물론 제조사가 A/S차원에서 일정량을 새로 생산할 수도 있지만 현재 3사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통신사에서는 자사 가입자를 위한 기기 변경보다는 타사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한 상품에 더 집중하고있는 게 현실입니다.



■'공짜폰'은 소비자의 지갑 안에 있다

지난해 법원판결에서도 엿볼 수 있듯 통신사들의 지원금 책정은 제조사들과 협의 없이는 불가능해보입니다. 당연히 이번 공짜폰 경쟁에도 협의가 있었을 거란 추측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분리공시제가 없으니 그 속내를 들여다볼 재간이 없습니다. 제조사의 장려금을 파악할 수 있다면 그만큼 출고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고 위약금 부담을 덜 수 있을 겁니다.

정부가 위약금 부담을 덜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신사들에게 요구했습니다.통신사들은 시큰둥합니다. 위약금이 일부 얌체족들을 방지하는 실제 기능이 있고 정부가 대책마련을 강제할 근거가 없으니까요.



결국 공짜폰은 통신사나 제조사의 '선의'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소비자들의 지갑 속에서 나오는 겁니다.
공짜폰을 얻으려면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바로가기[뉴스광장] 단통법 100일…‘공짜폰’ 선택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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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공짜폰’은 소비자의 지갑 안에 있다
    • 입력 2015-01-08 11:44:49
    • 수정2015-01-08 13:40:48
    취재후·사건후
■얼어붙었던 시장에 봄은 오는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된 지 100일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성적은 어땠을까요? 한마디로 롤러코스터였습니다. 시행 첫달인 지난해 10월 하루평균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3만6천여 명으로 법 시행 전의 63%에 그쳤습니다. 소비자들의 기대는 높았는데 막상 보조금은 그에 못미치니 그 충격이 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러나 얼어붙었던 통신 시장에도 봄이 찾아왔나 봅니다.
지난해 말에는 103.8%로 법 시행 전 수치를 회복했습니다.


▲표:가입자 추이

요금제의 평균 수준도 낮아져 단통법 직전 3개월 4만5천원이었던 평균 요금이 12월에는 3만9천원으로 14.3% 감소했습니다. 정부는 이제 단통법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취재를 위해 통화한 미래부 관계자의 목소리가 간만에 힘이 들어가 있더군요.


▲표:요금제 추이

■동상이몽

수치 상으로는 나아져 보이는데 해석은 제각각입니다.

먼저 정부가 비교대상으로 삼는 법 시행 3개월 전의 수치 문젭니다. 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경계심으로 이미 시장이 위축됐었다는 거죠. 비교대상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또 연말연시 통신사들의 경쟁적인 마케팅 덕을 봤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베가폰 세일과 아이폰6 그리고 갤럭시 신종 출시 등 분명 시장이 반응할 수 밖에 없는 호재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연초까지 이어지고있는 이른바 '공짜폰' 경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해빙무드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하는 겁니다.

■공짜인 듯 공짜 아닌 공짜 같은...

KT는 갤럭시 노트3에 88만원을 지원합니다.SK텔레콤은 72만5천원, 그리고 LG유플러스도 65만원을 내걸었습니다. 갤노트3의 출고가가 88만원이니까 KT는 이미 공짭니다. 통신사의 보조금에다 판매점마다 최대 15%를 더 줄 수 있으니 SK텔레콤은 최대83만원, LG유플러스도 75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상 3사 모두 공짜입니다.



단통법에서는 출시된 지 15개월이 지난 단말기에는 지원금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의 권리와 시장활성화를 위한 조치였습니다. 갤노트3는 2013년 9월에 나왔습니다. 그러니 지금 시중에 나온 공짜폰은 모두 합법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공짜폰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3사 모두 10만 원에 육박하는 최고가 요금제를 써야합니다. 당장 공짜폰이 좋아보여 무턱대고 이런 요금제에 가입했다간 2년 후엔 배보다 더 큰 배꼽을 달게 될 겁니다. 통신사들의 평균수익 (ARPU:Average Revenue Per User)은 3만원대니까 통신사들은 수십만원의 지원금으로 공짜폰을 줘도 고가요금 고객을 얻으니, 결국 잃을 게 없습니다. 계약을 중도해지할 경우 위약금으로 되돌려받으니까요.

또 이미 15개월이 지난 전화기라 언제 재고물량이 바닥날 지 모릅니다. 물론 제조사가 A/S차원에서 일정량을 새로 생산할 수도 있지만 현재 3사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통신사에서는 자사 가입자를 위한 기기 변경보다는 타사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한 상품에 더 집중하고있는 게 현실입니다.



■'공짜폰'은 소비자의 지갑 안에 있다

지난해 법원판결에서도 엿볼 수 있듯 통신사들의 지원금 책정은 제조사들과 협의 없이는 불가능해보입니다. 당연히 이번 공짜폰 경쟁에도 협의가 있었을 거란 추측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분리공시제가 없으니 그 속내를 들여다볼 재간이 없습니다. 제조사의 장려금을 파악할 수 있다면 그만큼 출고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고 위약금 부담을 덜 수 있을 겁니다.

정부가 위약금 부담을 덜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신사들에게 요구했습니다.통신사들은 시큰둥합니다. 위약금이 일부 얌체족들을 방지하는 실제 기능이 있고 정부가 대책마련을 강제할 근거가 없으니까요.



결국 공짜폰은 통신사나 제조사의 '선의'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소비자들의 지갑 속에서 나오는 겁니다.
공짜폰을 얻으려면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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