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최저 기온 -40도…혹한 녹인 ‘온돌 난로’

입력 2015.01.12 (06:38) 수정 2015.01.1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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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몽골은 최저 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만큼, 몹시 추운 나라인데, 저소득층 대부분이 열효율이 떨어지는 석탄 난로로 겨울을 보낸다고 합니다.

이들을 위해 국내 구호단체가 '온돌'을 난로에 접목한 새로운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몽골 현지에서 강나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통가옥 게르가 몰려 있는 몽골 마을의 겨울 아침.

게르마다 뿌연 연기가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주로 저소득층이 모여사는 이 게르촌에는 매일 아침마다 이렇게 석탄 난로를 때기 때문에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다섯 남매와 세 손주까지, 모두 9명의 대가족이 거주하는 한 게르를 방문했습니다.

이 가족은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혹한으로 일감이 떨어졌지만, 월수입의 대부분인 우리 돈 17만원 정도를 매달 석탄을 사는데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불강너러부(게르촌 주민) : "비싸도 어쩔 수 없죠. 아이들이 집에 많은데 춥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

비용도 비용이지만, 석탄난로 매연 탓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시가 됐습니다.

<인터뷰> 바슨자브(호흡기 질환자) :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녀도 목과 눈이 따갑고, 4-500미터 거리의 건물도 자동차 라이트가 있어야 볼 수 있어요."

몽골의 전통 난로는 난방 효율도 낮아 자다 말고, 새벽에 일어나 석탄을 갈아야 합니다.

이런 열악한 난방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의 구호단체가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전통난로에 한국의 '온돌'을 접목한건데 알루미늄 연통 안에 열을 오래 붙잡아두는 세라믹 물질을 채워 넣어 저렴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축열장치를 개발한 겁니다.

이 기술 적용 후 석탄 사용량이 평균 40퍼센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안종서(사무장/굿네이버스) : "몽골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기반으로 해서 지금 이 제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21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가는 이런 모습들에 (의미가 있습니다)."

현지인의 삶에 꼭 맞게 적용된 이른바 '적정 기술'이 혹한에 떨고 있는 몽골인들의 마음까지 녹이고 있습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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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 최저 기온 -40도…혹한 녹인 ‘온돌 난로’
    • 입력 2015-01-12 06:40:23
    • 수정2015-01-12 07:29:37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몽골은 최저 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만큼, 몹시 추운 나라인데, 저소득층 대부분이 열효율이 떨어지는 석탄 난로로 겨울을 보낸다고 합니다.

이들을 위해 국내 구호단체가 '온돌'을 난로에 접목한 새로운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몽골 현지에서 강나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통가옥 게르가 몰려 있는 몽골 마을의 겨울 아침.

게르마다 뿌연 연기가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주로 저소득층이 모여사는 이 게르촌에는 매일 아침마다 이렇게 석탄 난로를 때기 때문에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다섯 남매와 세 손주까지, 모두 9명의 대가족이 거주하는 한 게르를 방문했습니다.

이 가족은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혹한으로 일감이 떨어졌지만, 월수입의 대부분인 우리 돈 17만원 정도를 매달 석탄을 사는데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불강너러부(게르촌 주민) : "비싸도 어쩔 수 없죠. 아이들이 집에 많은데 춥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

비용도 비용이지만, 석탄난로 매연 탓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시가 됐습니다.

<인터뷰> 바슨자브(호흡기 질환자) :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녀도 목과 눈이 따갑고, 4-500미터 거리의 건물도 자동차 라이트가 있어야 볼 수 있어요."

몽골의 전통 난로는 난방 효율도 낮아 자다 말고, 새벽에 일어나 석탄을 갈아야 합니다.

이런 열악한 난방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의 구호단체가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전통난로에 한국의 '온돌'을 접목한건데 알루미늄 연통 안에 열을 오래 붙잡아두는 세라믹 물질을 채워 넣어 저렴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축열장치를 개발한 겁니다.

이 기술 적용 후 석탄 사용량이 평균 40퍼센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안종서(사무장/굿네이버스) : "몽골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기반으로 해서 지금 이 제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21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가는 이런 모습들에 (의미가 있습니다)."

현지인의 삶에 꼭 맞게 적용된 이른바 '적정 기술'이 혹한에 떨고 있는 몽골인들의 마음까지 녹이고 있습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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