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그리스총선, 위기 도화선?…‘그렉시트’ 공포

입력 2015.01.19 (18:05) 수정 2015.01.1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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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중해의 작은 나라, 그리스가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는 25일 총선 결과에 따라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되는 충격, 즉, 그렉시트가 현실화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긴축을 거부하는 급진 좌파연합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그리스에서 촉발된 위기로 연초부터 세계 경제가 다시 한번 휘청거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로벌 24는 그리스 사태를 전망해봅니다.

@@(주한 그리스 대사를 만나 진단해봤습니다.)

국제부 서재희 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먼저 '그렉시트' 공포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죠.

'그렉시트'란 말, 정확히 어떤 뜻입니까.

<답변>
그렉시트(Grexit)는 그리스(Greece)와 탈출(Exit)을 합쳐서 만든 말인데요.

바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스스로 떠나거나 강제로 쫓겨나는 사태를 의미합니다.

이 말은, 그리스가 더 이상 유로화를 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현재 유로화를 쓰는 유럽국가는 19개 나라입니다.

'그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그리스는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유로존에서 떠나는 국가가 됩니다.

<질문>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그리스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은데요.

<답변>
네, 최근들어 그리스 사태가 악화된다는 전망이 나오면 한국 증시도 출렁였습니다.

이른바, 그렉시트가 부도의 '도미노'를 촉발해 세계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니다.

그리스 재정위기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리스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2010년부터 국제통화기금 IMF와 유럽연합, 그리고 유럽중앙은행 등 이른바 '트로이카'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았습니다.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돼 부도가 난다면 독일과 프랑스 등 채권국가들도 타격을 피할 수가 없죠.

비슷한 처지의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로 파장이 확산될 경우 유로존 전체가 붕괴될 위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그렉시트가 2008년 전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 넣은 리만브라더스 파산보다 더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그렉시트 우려, 왜 지금 나오고 있는 겁니까.

<답변>
바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 총선 때문입니다.

'그렉시트' 경고음이 처음 나온 때가 2012년으로 제1야당인 '시리자'가 유로존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번에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당시 선거에서 패했던 시리자가 이번데는 집권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독일 언론 슈피겔은 최신호에서 "시리자가 집권해서 현행 긴축정책을 포기한다면 독일은 '그렉시트'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시리자가 집권하면 그리스가 자의든 타의든 유로존에 남아 있기 어렵다고 독일이 분석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시리자의 공약을 보면 왜 우려가 커지는 지 알수 있는데요.

시리자는 집권하면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구체적으론, 그리스 정부가 외국에서 빌린 빚과 이자의 50% 탕감,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 긴축정책 철회,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그리스 채무 50%를 탕감해준 채권단이 이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그리스 은행은 총선 이후 뱅크런, 일시적 예금 인출사태를 대비해 유럽중앙은행에 선제적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
그리스 국민들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야당에 손을 들어줄 것이냐...

여론이 궁금해지는데요.

취재진이 주한 그리스대사를 만나 들어봤다고요.

<답변>
네, 주한 그리스대사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결국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언론과 공식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먼저, '그렉시트 가능성'에 대해 물었는데요.

<녹취> 디오니시오스 수르바노스(주한 그리스 대사) : "그리스 정당들과 국민의 공감대는그리스가 EU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하는 것이고 유로존 발전에 기여하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떠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채권단 '트로이카'의 재정지원의 대가로 받아들인 긴축정책에 대해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수르바노스 : "지난 6년간 경기침체속에서 2차례 구제 금융을 받아 고통스런 긴축정책을 실시했습니다. 구조조정과 재정긴축은 공공부채를 줄여 경제위기의 근본 문제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긴축의 문제는 민간부문을 위축시켰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그리스 국민은 평균 가계소득의 3분의 1을 잃었습니다."

종합해보면, 국민들이 긴축 정책에 지친 것은 사실이지만,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그리스 국민의 75%가 유로존 잔류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긴축정책에 반발하는 목소리 또한 큰 것이 사실로 보이는데요.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긴축 반대를 내세우는 시리자가 사마라스 현 총리가 이끄는 신민당에 2∼3%포인트 앞서며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습니다.

<질문>
어쩄든 야당의 집권이 점쳐지고 있다는 것은, 그리스 국민들의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제가 지난해 9월 약 3주동안 그리스를 다녀왔는데요.

당시 정부 관계자들도 한결같이 그리스 경제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지만, 일반 시민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연금과 같은 소득이 너무 줄어서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 이런 말들을 했거든요.

그리스 국민들의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지아(아테네 거주자) : "곧 투표로 심판할 수 있어 좋아요.그동안 끝없이 내리막을 걸었어요. 이제부터는 우리 스스로 미래를 결정해야 합니다."

<녹취> 스타마티스(아테네 거주자) : "선거를 다시 치를 수 있어 기쁩니다. 강요된 구제금융조건과 이와 관련된 모든 족새를 없애야 해요."

<앵커 멘트>

이런 목소리들이 과연 이번 선거에 어떻게 반영될지... 차기 정부가 트로이카와의 협상을 잘 해결해 나갈지, 그렉시트는 피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군요.

서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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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그리스총선, 위기 도화선?…‘그렉시트’ 공포
    • 입력 2015-01-19 19:11:12
    • 수정2015-01-19 19:34:59
    글로벌24
<앵커 멘트>

지중해의 작은 나라, 그리스가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는 25일 총선 결과에 따라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되는 충격, 즉, 그렉시트가 현실화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긴축을 거부하는 급진 좌파연합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그리스에서 촉발된 위기로 연초부터 세계 경제가 다시 한번 휘청거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로벌 24는 그리스 사태를 전망해봅니다.

@@(주한 그리스 대사를 만나 진단해봤습니다.)

국제부 서재희 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먼저 '그렉시트' 공포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죠.

'그렉시트'란 말, 정확히 어떤 뜻입니까.

<답변>
그렉시트(Grexit)는 그리스(Greece)와 탈출(Exit)을 합쳐서 만든 말인데요.

바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스스로 떠나거나 강제로 쫓겨나는 사태를 의미합니다.

이 말은, 그리스가 더 이상 유로화를 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현재 유로화를 쓰는 유럽국가는 19개 나라입니다.

'그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그리스는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유로존에서 떠나는 국가가 됩니다.

<질문>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그리스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은데요.

<답변>
네, 최근들어 그리스 사태가 악화된다는 전망이 나오면 한국 증시도 출렁였습니다.

이른바, 그렉시트가 부도의 '도미노'를 촉발해 세계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니다.

그리스 재정위기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리스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2010년부터 국제통화기금 IMF와 유럽연합, 그리고 유럽중앙은행 등 이른바 '트로이카'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았습니다.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돼 부도가 난다면 독일과 프랑스 등 채권국가들도 타격을 피할 수가 없죠.

비슷한 처지의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로 파장이 확산될 경우 유로존 전체가 붕괴될 위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그렉시트가 2008년 전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 넣은 리만브라더스 파산보다 더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그렉시트 우려, 왜 지금 나오고 있는 겁니까.

<답변>
바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 총선 때문입니다.

'그렉시트' 경고음이 처음 나온 때가 2012년으로 제1야당인 '시리자'가 유로존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번에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당시 선거에서 패했던 시리자가 이번데는 집권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독일 언론 슈피겔은 최신호에서 "시리자가 집권해서 현행 긴축정책을 포기한다면 독일은 '그렉시트'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시리자가 집권하면 그리스가 자의든 타의든 유로존에 남아 있기 어렵다고 독일이 분석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시리자의 공약을 보면 왜 우려가 커지는 지 알수 있는데요.

시리자는 집권하면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구체적으론, 그리스 정부가 외국에서 빌린 빚과 이자의 50% 탕감,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 긴축정책 철회,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그리스 채무 50%를 탕감해준 채권단이 이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그리스 은행은 총선 이후 뱅크런, 일시적 예금 인출사태를 대비해 유럽중앙은행에 선제적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
그리스 국민들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야당에 손을 들어줄 것이냐...

여론이 궁금해지는데요.

취재진이 주한 그리스대사를 만나 들어봤다고요.

<답변>
네, 주한 그리스대사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결국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언론과 공식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먼저, '그렉시트 가능성'에 대해 물었는데요.

<녹취> 디오니시오스 수르바노스(주한 그리스 대사) : "그리스 정당들과 국민의 공감대는그리스가 EU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하는 것이고 유로존 발전에 기여하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떠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채권단 '트로이카'의 재정지원의 대가로 받아들인 긴축정책에 대해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수르바노스 : "지난 6년간 경기침체속에서 2차례 구제 금융을 받아 고통스런 긴축정책을 실시했습니다. 구조조정과 재정긴축은 공공부채를 줄여 경제위기의 근본 문제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긴축의 문제는 민간부문을 위축시켰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그리스 국민은 평균 가계소득의 3분의 1을 잃었습니다."

종합해보면, 국민들이 긴축 정책에 지친 것은 사실이지만,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그리스 국민의 75%가 유로존 잔류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긴축정책에 반발하는 목소리 또한 큰 것이 사실로 보이는데요.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긴축 반대를 내세우는 시리자가 사마라스 현 총리가 이끄는 신민당에 2∼3%포인트 앞서며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습니다.

<질문>
어쩄든 야당의 집권이 점쳐지고 있다는 것은, 그리스 국민들의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제가 지난해 9월 약 3주동안 그리스를 다녀왔는데요.

당시 정부 관계자들도 한결같이 그리스 경제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지만, 일반 시민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연금과 같은 소득이 너무 줄어서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 이런 말들을 했거든요.

그리스 국민들의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지아(아테네 거주자) : "곧 투표로 심판할 수 있어 좋아요.그동안 끝없이 내리막을 걸었어요. 이제부터는 우리 스스로 미래를 결정해야 합니다."

<녹취> 스타마티스(아테네 거주자) : "선거를 다시 치를 수 있어 기쁩니다. 강요된 구제금융조건과 이와 관련된 모든 족새를 없애야 해요."

<앵커 멘트>

이런 목소리들이 과연 이번 선거에 어떻게 반영될지... 차기 정부가 트로이카와의 협상을 잘 해결해 나갈지, 그렉시트는 피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군요.

서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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