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민간투자 25조 ‘그림’이 아니라 ‘실현’

[이현주 해설위원]

정부가 지난 주말 멋진 밑그림을 하나 그렸습니다. 25조원대 민간 투자를 창출하겠다는 겁니다. 이른바, '13월의 세금충격’이란 원성을 듣는 이번 연말정산에서 더 걷히는 돈이 9300억이라고 하죠? 25조원이면 그 27배니 밑그림이지만 꽃 그림입니다.내용을 들여다보니 현대차의 한전 부지 개발과 용산 미군기지 개발 등 투자 창출이라기엔 겸연쩍은, 익숙한 게 많습니다. 또 해안 경관을 이용한 관광 투자 활성화 등 과거에 본 듯한 것도 있습니다.

물론, 기존 투자 계획이라도 장애물을 제거해 투자를 앞당기고, 과거에 시도된 거라도 문제점을 고쳐 제대로 해 보겠다는 건 좋습니다. 또, 해외 수요를 유치해, 내수를 살리는 등 큰 방향은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투자란 그림만으론 불충분하죠. 용산 국제 업무지구 등 거대 밑그림 중 아직 실현 못된 게 상당수입니다. 결국은 실현 가능성입니다.

예를들어 이번 계획 중 용산 부지에 대규모 초고층 빌딩을 짓게 하는 투자유치안은 시장성이 관건입니다. 지금도 서울 도심 공실률이 높고, 여의도나 광화문등에 신축중인 초고층 빌딩이 많기 때문이죠. 또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 정부 부처 간 이견도 변수입니다. 이번 용산 계획과 현대차의 한전 부지 개발 등의 경우, 상당 부분 동의가 이뤄졌다는 게 정부의 말이지만, 앞으로 이견의 소지는 여전합니다. 국회 법안 처리는 결정적입니다. 특히 이번 대책은 8건의 법을 만들거나 고쳐야 합니다. 경제 살리자고 올린 30개 법안 중 12개가 아직 국회에 있습니다.

정책은 그림이 아니라 실현이 생명입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은 지금은 더욱 그렇습니다. 민간 투자 25조원이라는 꽃 그림대로 실제 꽃을 피우려면 보다 치밀한 실천 전략과 의지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