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인터넷의 발달과 다문화 가정의 증가 속에서 '외로운 늑대'가 발생한 조건을 갖췄다는 지적이 최근 여러 논문을 통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운 늑대'란 집단이 아닌 단독으로 행동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테러 집단보다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자들은 수사당국이 인터넷 감시 활동을 확대하는 등 외로운 늑대의 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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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7월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외로운 늑대'였던 테러범의 총기 난사로 76명이 사망했다.
오늘(21일) 학계에 따르면, 정육상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013년 경찰학회보에 실은 '외로운 늑대 테러의 발생 가능성과 경찰의 대응 방안' 논문에서 "한국의 테러 환경을 분석한 결과 외로운 늑대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다문화 가정, 탈북 주민, 소외 계층이 증가하는 '배경 요인', 상대적 불평등 심화 속에서 정부나 사회 전반에 불만을 품는 사람이 많아진 '유발 요인', 인터넷의 발달로 급진적 이념, 사회 불만 등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 간 교류가 쉬운 '기회 요인'을 두루 갖췄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정보통신(IT)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프라는 특정인의 사회 불만을 확장하고 지하드의 찬양과 극단주의 이념 전파에 커다란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찰은 테러 단체나 극단주의자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접속하는 소외계층 청소년 등 취약인물의 사이버상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예방 정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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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적으로 덜 성숙한 청소년기에는 사회에 대한 분노가 범죄나 테러에 가담하는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세연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조교수는 지난해 '한국테러학회보'에 실은 '한국 내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Lone-Wolf(외로운 늑대) 테러 발생 가능성에 대한 시론적 연구'에서 "다문화 가정의 경우 학교에서 따돌림과 폭력 등으로 좌절을 겪고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느끼면서 외로운 늑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편견이나 폭력에 노출되기 쉬운 다문화 가정의 자녀에 한정해서 연구했지만, 꼭 이 경우가 아니더라도 청소년기 비슷한 상황에 부닥치게 되면 외로운 늑대의 유혹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인터넷의 보급과 확산으로 폭탄 제조와 사이트의 개설·이용이 가능해지면서 외로운 늑대 발생이 더욱 쉬워졌다"며 "특히 청소년은 유해한 정보에 대한 비판 능력이 부족한 만큼 학교와 당국의 조금 더 주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오늘 경찰은 최근 터키의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모(18) 군이 납치나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시리아 접경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이 판단이 맞다면 김군은 한국인 중에서는 자생적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된 최초의 외로운 늑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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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자생적 테러범’ 발생 요인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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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1-21 15:46:15
우리나라가 인터넷의 발달과 다문화 가정의 증가 속에서 '외로운 늑대'가 발생한 조건을 갖췄다는 지적이 최근 여러 논문을 통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운 늑대'란 집단이 아닌 단독으로 행동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테러 집단보다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자들은 수사당국이 인터넷 감시 활동을 확대하는 등 외로운 늑대의 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 2011년 7월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외로운 늑대'였던 테러범의 총기 난사로 76명이 사망했다.
오늘(21일) 학계에 따르면, 정육상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013년 경찰학회보에 실은 '외로운 늑대 테러의 발생 가능성과 경찰의 대응 방안' 논문에서 "한국의 테러 환경을 분석한 결과 외로운 늑대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다문화 가정, 탈북 주민, 소외 계층이 증가하는 '배경 요인', 상대적 불평등 심화 속에서 정부나 사회 전반에 불만을 품는 사람이 많아진 '유발 요인', 인터넷의 발달로 급진적 이념, 사회 불만 등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 간 교류가 쉬운 '기회 요인'을 두루 갖췄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정보통신(IT)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프라는 특정인의 사회 불만을 확장하고 지하드의 찬양과 극단주의 이념 전파에 커다란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찰은 테러 단체나 극단주의자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접속하는 소외계층 청소년 등 취약인물의 사이버상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예방 정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격적으로 덜 성숙한 청소년기에는 사회에 대한 분노가 범죄나 테러에 가담하는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세연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조교수는 지난해 '한국테러학회보'에 실은 '한국 내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Lone-Wolf(외로운 늑대) 테러 발생 가능성에 대한 시론적 연구'에서 "다문화 가정의 경우 학교에서 따돌림과 폭력 등으로 좌절을 겪고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느끼면서 외로운 늑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편견이나 폭력에 노출되기 쉬운 다문화 가정의 자녀에 한정해서 연구했지만, 꼭 이 경우가 아니더라도 청소년기 비슷한 상황에 부닥치게 되면 외로운 늑대의 유혹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인터넷의 보급과 확산으로 폭탄 제조와 사이트의 개설·이용이 가능해지면서 외로운 늑대 발생이 더욱 쉬워졌다"며 "특히 청소년은 유해한 정보에 대한 비판 능력이 부족한 만큼 학교와 당국의 조금 더 주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오늘 경찰은 최근 터키의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모(18) 군이 납치나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시리아 접경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이 판단이 맞다면 김군은 한국인 중에서는 자생적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된 최초의 외로운 늑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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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기자 hon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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