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의 변신 “골보다 도움…목표는 생존”
입력 2015.02.03 (07:27)
수정 2015.02.0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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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든 게 벤치에서 경기를 보는 것입니다. 이기적인 플레이를 버리고 팀플레이를 해야만 그라운드에 설 기회를 얻겠죠."
정대세는 독일 분데스리가 생활을 청산하고 2013년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도전할 때부터 북한 축구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라는 독특한 이력과 직설적이고 재치있는 입담 때문에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K리그에 데뷔 첫해 정규리그에서 10골 2도움(23경기)을 따낸 정대세는 지난 시즌 7골 1도움(28경기)을 기록했다.
비록 두 시즌 연속 두자릿수 공격포인트(골 도움)를 올리지 못했지만 수치만 보면 그리 나쁜 성적표는 아니었다.
하지만 팬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데뷔 첫 시즌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한 차례 해트트릭을 맛보는 등 폭발적인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줬지만 지난 시즌에는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작성한 적이 없이 그져 '평범한' 공격수의 모습에 그쳤다.
팬의 기대가 커질수록 그의 발끝에는 더 힘이 들어갔고, 동료를 이용한 플레이보다 득점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정대세는 지난 시즌 28경기 가운데 12경기를 조커로 나섰다. '간판 스트라이커'로서는 참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3일(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 차려진 수원 전지훈련 캠프에서 만난 정대세는 평소 활력 넘치던 모습을 지우고 신중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났다.
"한국에서 뛰면서 힘들었어요. 주변의 기대도 너무 크고…. 다들 만족을 못해요. 그래도 그동안 견뎌온 나의 축구 인생을 생각하면 지금은 덜 힘들기는 해요."
정대세는 지난 2년 동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주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자존심도 상했다.
자신의 장점인 위협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앞세우다 보니 팀플레이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고, 결국 순위 싸움이 급한 코칭스태프로서는 정대세에게 계속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맡기지 못하는 상황이 나오고 말았다.
이 때문에 정대세는 세운 올해 목표는 '생존'이다. 그는 "나의 장점을 줄이면서 단점도 지우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대세는 "나의 장점이 위협적이고 저돌적인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것이지만 코칭스태프는 이기적인 플레이를 원하지 않는다. 또 정신적으로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게 단점"이라며 "결국 작년에도 나보다 (팀플레이를 잘하는) 다른 선수에게 출전 기회가 더 돌아갔다"고 돌아봤다.
그는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게 가장 견디기 어렵다"며 "골을 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에 뛸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골보다는 도움을 많이 하고 싶다. 주변 동료에게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서 팀이 승리할 수 있게 만드는 해결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솔직히 지금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며 "일부러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전지훈련 때 몸 상태가 아주 좋다 보니 정작 정규리그에 들어가면 하락세로 바뀌곤 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슬로 스타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정대세가 '축구 인생관'을 바꾼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9월 말 태어난 아들 태주도 한몫을 했다.
"올해는 아들을 얻고 나서 첫 시즌이다. 결혼도 인생의 큰 행복이었지만 아들이 생긴 게 더 큰 분기점이 됐다"고 말한 정대세는 "경기를 뛰지 못하거나 골을 넣지 못할 때 집에서 아들을 보면 큰 위안이 된다"며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강조했다.
한편, 정대세는 지난달 막을 내린 2015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차두리(35·서울)에게 덕담을 전했다.
차두리는 정대세와 함께 독일에서 선수 생활을 함께할 때 K리그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준 '절친한 선배'다.
정대세는 "차두리가 가장 좋은 시점에서 대표팀 은퇴를 한 것 같다"며 "팬들의 아쉬움 속에 은퇴하는 게 선수에게는 축복과도 같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러나 최근 북한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는 상황을 묻자 "대표팀 관련 이야기는 공식적으로 하고 싶지 않다"며 정중히 대답을 사절했다.
정대세는 독일 분데스리가 생활을 청산하고 2013년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도전할 때부터 북한 축구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라는 독특한 이력과 직설적이고 재치있는 입담 때문에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K리그에 데뷔 첫해 정규리그에서 10골 2도움(23경기)을 따낸 정대세는 지난 시즌 7골 1도움(28경기)을 기록했다.
비록 두 시즌 연속 두자릿수 공격포인트(골 도움)를 올리지 못했지만 수치만 보면 그리 나쁜 성적표는 아니었다.
하지만 팬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데뷔 첫 시즌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한 차례 해트트릭을 맛보는 등 폭발적인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줬지만 지난 시즌에는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작성한 적이 없이 그져 '평범한' 공격수의 모습에 그쳤다.
팬의 기대가 커질수록 그의 발끝에는 더 힘이 들어갔고, 동료를 이용한 플레이보다 득점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정대세는 지난 시즌 28경기 가운데 12경기를 조커로 나섰다. '간판 스트라이커'로서는 참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3일(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 차려진 수원 전지훈련 캠프에서 만난 정대세는 평소 활력 넘치던 모습을 지우고 신중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났다.
"한국에서 뛰면서 힘들었어요. 주변의 기대도 너무 크고…. 다들 만족을 못해요. 그래도 그동안 견뎌온 나의 축구 인생을 생각하면 지금은 덜 힘들기는 해요."
정대세는 지난 2년 동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주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자존심도 상했다.
자신의 장점인 위협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앞세우다 보니 팀플레이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고, 결국 순위 싸움이 급한 코칭스태프로서는 정대세에게 계속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맡기지 못하는 상황이 나오고 말았다.
이 때문에 정대세는 세운 올해 목표는 '생존'이다. 그는 "나의 장점을 줄이면서 단점도 지우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대세는 "나의 장점이 위협적이고 저돌적인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것이지만 코칭스태프는 이기적인 플레이를 원하지 않는다. 또 정신적으로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게 단점"이라며 "결국 작년에도 나보다 (팀플레이를 잘하는) 다른 선수에게 출전 기회가 더 돌아갔다"고 돌아봤다.
그는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게 가장 견디기 어렵다"며 "골을 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에 뛸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골보다는 도움을 많이 하고 싶다. 주변 동료에게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서 팀이 승리할 수 있게 만드는 해결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솔직히 지금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며 "일부러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전지훈련 때 몸 상태가 아주 좋다 보니 정작 정규리그에 들어가면 하락세로 바뀌곤 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슬로 스타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정대세가 '축구 인생관'을 바꾼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9월 말 태어난 아들 태주도 한몫을 했다.
"올해는 아들을 얻고 나서 첫 시즌이다. 결혼도 인생의 큰 행복이었지만 아들이 생긴 게 더 큰 분기점이 됐다"고 말한 정대세는 "경기를 뛰지 못하거나 골을 넣지 못할 때 집에서 아들을 보면 큰 위안이 된다"며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강조했다.
한편, 정대세는 지난달 막을 내린 2015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차두리(35·서울)에게 덕담을 전했다.
차두리는 정대세와 함께 독일에서 선수 생활을 함께할 때 K리그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준 '절친한 선배'다.
정대세는 "차두리가 가장 좋은 시점에서 대표팀 은퇴를 한 것 같다"며 "팬들의 아쉬움 속에 은퇴하는 게 선수에게는 축복과도 같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러나 최근 북한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는 상황을 묻자 "대표팀 관련 이야기는 공식적으로 하고 싶지 않다"며 정중히 대답을 사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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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5-02-03 11:35:16

"가장 힘든 게 벤치에서 경기를 보는 것입니다. 이기적인 플레이를 버리고 팀플레이를 해야만 그라운드에 설 기회를 얻겠죠."
정대세는 독일 분데스리가 생활을 청산하고 2013년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도전할 때부터 북한 축구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라는 독특한 이력과 직설적이고 재치있는 입담 때문에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K리그에 데뷔 첫해 정규리그에서 10골 2도움(23경기)을 따낸 정대세는 지난 시즌 7골 1도움(28경기)을 기록했다.
비록 두 시즌 연속 두자릿수 공격포인트(골 도움)를 올리지 못했지만 수치만 보면 그리 나쁜 성적표는 아니었다.
하지만 팬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데뷔 첫 시즌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한 차례 해트트릭을 맛보는 등 폭발적인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줬지만 지난 시즌에는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작성한 적이 없이 그져 '평범한' 공격수의 모습에 그쳤다.
팬의 기대가 커질수록 그의 발끝에는 더 힘이 들어갔고, 동료를 이용한 플레이보다 득점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정대세는 지난 시즌 28경기 가운데 12경기를 조커로 나섰다. '간판 스트라이커'로서는 참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3일(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 차려진 수원 전지훈련 캠프에서 만난 정대세는 평소 활력 넘치던 모습을 지우고 신중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났다.
"한국에서 뛰면서 힘들었어요. 주변의 기대도 너무 크고…. 다들 만족을 못해요. 그래도 그동안 견뎌온 나의 축구 인생을 생각하면 지금은 덜 힘들기는 해요."
정대세는 지난 2년 동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주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자존심도 상했다.
자신의 장점인 위협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앞세우다 보니 팀플레이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고, 결국 순위 싸움이 급한 코칭스태프로서는 정대세에게 계속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맡기지 못하는 상황이 나오고 말았다.
이 때문에 정대세는 세운 올해 목표는 '생존'이다. 그는 "나의 장점을 줄이면서 단점도 지우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대세는 "나의 장점이 위협적이고 저돌적인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것이지만 코칭스태프는 이기적인 플레이를 원하지 않는다. 또 정신적으로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게 단점"이라며 "결국 작년에도 나보다 (팀플레이를 잘하는) 다른 선수에게 출전 기회가 더 돌아갔다"고 돌아봤다.
그는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게 가장 견디기 어렵다"며 "골을 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에 뛸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골보다는 도움을 많이 하고 싶다. 주변 동료에게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서 팀이 승리할 수 있게 만드는 해결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솔직히 지금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며 "일부러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전지훈련 때 몸 상태가 아주 좋다 보니 정작 정규리그에 들어가면 하락세로 바뀌곤 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슬로 스타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정대세가 '축구 인생관'을 바꾼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9월 말 태어난 아들 태주도 한몫을 했다.
"올해는 아들을 얻고 나서 첫 시즌이다. 결혼도 인생의 큰 행복이었지만 아들이 생긴 게 더 큰 분기점이 됐다"고 말한 정대세는 "경기를 뛰지 못하거나 골을 넣지 못할 때 집에서 아들을 보면 큰 위안이 된다"며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강조했다.
한편, 정대세는 지난달 막을 내린 2015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차두리(35·서울)에게 덕담을 전했다.
차두리는 정대세와 함께 독일에서 선수 생활을 함께할 때 K리그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준 '절친한 선배'다.
정대세는 "차두리가 가장 좋은 시점에서 대표팀 은퇴를 한 것 같다"며 "팬들의 아쉬움 속에 은퇴하는 게 선수에게는 축복과도 같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러나 최근 북한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는 상황을 묻자 "대표팀 관련 이야기는 공식적으로 하고 싶지 않다"며 정중히 대답을 사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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