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조합장 직선, 이대로는 안돼

입력 2015.02.06 (07:35) 수정 2015.02.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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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진 해설위원]
     
조용하던 시골마을에 선거가 다가오면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다음달  치러지는 조합장선거를 앞두고 벌써 백여 명에 가까운 선거사범이 적발됐습니다. 금품살포와 흑색선전, 때만 되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경남 고성과 전북의 한 조합에서는 불출마를 대가로 억대의 돈을 약속하고 각각 현금 수천만 원을 줬다가 적발됐습니다. 충남 논산에서는 조합장이 6천만 원을 뿌렸고, 경북 김천에서는 임원들의 부부동반 해외여행비 3천만 원을 자체예산으로 충당한 조합장도 있습니다. 돈을 받았던 한마을 주민 대부분이 과태료 50배를 물어야 할 처지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조합선거와 관련해 입건된 선거사범은 2천 3백여 명.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이번부터 동시선거로 통합관리하기로 했지만 단속인력 부족 등으로 수법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는 조합장들의 막강한 권한 때문입니다. 시장. 군수보다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돕니다. 전국 천3백여 개 조합의 평균 자산은 2천 5백억 원 대. 1조가 넘는 곳도 있습니다. 억대 연봉에 직원 임면권, 규정을 초과한 대출 등으로 사금고가 돼버린 사례도 있습니다. 농어민을 위한다는 조합이 정치권 뺨치는 또 다른 권력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영향력을 과시하며 정치적 디딤돌로 삼는 경우도 많아, 정치권도 이들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해보입니다. 직선제 폐지와 업종별 통폐합 그리고 전문경영인 도입 등을 통해 자질을 높여 나가야 합니다. 한때 조합장을 비상임으로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됐습니다.
     
세계적인 농업선진국은 대부분 협동조합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잘 하는 조합도 없진 않지만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부작용이 더 크고, 개선될 조짐이 없다면 개혁의 대상이 돼야합니다. 평화롭던 농어촌 마을이 어설픈 권력놀음으로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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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조합장 직선, 이대로는 안돼
    • 입력 2015-02-06 07:51:16
    • 수정2015-02-06 10: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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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진 해설위원]
     
조용하던 시골마을에 선거가 다가오면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다음달  치러지는 조합장선거를 앞두고 벌써 백여 명에 가까운 선거사범이 적발됐습니다. 금품살포와 흑색선전, 때만 되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경남 고성과 전북의 한 조합에서는 불출마를 대가로 억대의 돈을 약속하고 각각 현금 수천만 원을 줬다가 적발됐습니다. 충남 논산에서는 조합장이 6천만 원을 뿌렸고, 경북 김천에서는 임원들의 부부동반 해외여행비 3천만 원을 자체예산으로 충당한 조합장도 있습니다. 돈을 받았던 한마을 주민 대부분이 과태료 50배를 물어야 할 처지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조합선거와 관련해 입건된 선거사범은 2천 3백여 명.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이번부터 동시선거로 통합관리하기로 했지만 단속인력 부족 등으로 수법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는 조합장들의 막강한 권한 때문입니다. 시장. 군수보다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돕니다. 전국 천3백여 개 조합의 평균 자산은 2천 5백억 원 대. 1조가 넘는 곳도 있습니다. 억대 연봉에 직원 임면권, 규정을 초과한 대출 등으로 사금고가 돼버린 사례도 있습니다. 농어민을 위한다는 조합이 정치권 뺨치는 또 다른 권력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영향력을 과시하며 정치적 디딤돌로 삼는 경우도 많아, 정치권도 이들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해보입니다. 직선제 폐지와 업종별 통폐합 그리고 전문경영인 도입 등을 통해 자질을 높여 나가야 합니다. 한때 조합장을 비상임으로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됐습니다.
     
세계적인 농업선진국은 대부분 협동조합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잘 하는 조합도 없진 않지만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부작용이 더 크고, 개선될 조짐이 없다면 개혁의 대상이 돼야합니다. 평화롭던 농어촌 마을이 어설픈 권력놀음으로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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