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여자의 아침] 참나무에서 자라는 ‘신비의 약초’

입력 2015.02.24 (08:26) 수정 2015.02.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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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어느 산에 가든지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바로 참나무인데요.

'진짜 나무'라는 이름만큼이나 그 쓰임새도 다양합니다.

집을 짓는 재목으로도 쓰이고, 땔감으로도 많이 이용돼 왔는데요.

무엇보다도 참나무에서만 붙어자라는 '이것'들이 건강에 톡톡한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모은희 기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들고 오셨죠?

<기자 멘트>

네, 바로 이것들이 참나무에 기생하는 약용식물입니다.

나뭇가지에 잎사귀가 달려 있는데, 겨우살이라 하고요.

이건 처음 보신 분 많으실 거예요. 천마입니다.

바짝 말려서 쭈글쭈글해졌는데, 원래는 고구마처럼 통통해요.

이따 화면으로 확인해 보시고요.

겨우살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겨울 내내 푸르게 산다는 뜻이고요.

천마라는 이름은 하늘에서 내린 마비에 좋은 식물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긴긴 연휴가 끝나고 혹시 여기저기 몸이 쑤셔서 고생하시나요?

오늘, 이 두 가지 약초에 주목해보세요.

<리포트>

참나무에서 자라는 신비의 약초.

먼저 겨우살이를 찾아 전라남도 담양에 찾아갔습니다.

산 속을 오르는데요.

높고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주로 서식하는 겨우살이의 특성 때문에 구경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정구(전라남도 담양군) : "저기 위에 겨우살이가 (있어요.)"

한참을 올라 새 둥지같이 생긴 겨우살이를 발견했습니다.

겨우살이는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겨울에만 채취할 수 있는데요.

새의 배설물을 통해서 나무에서 나무로 번식하고요.

주로 높은 곳에 있어 채취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곳에 있다 하여 하늘의 약초라 불리기도 하는 겨우살이!

어렵사리 채취에 성공하였습니다.

겨울에도 푸른빛을 띠는 겨우살이는 마디만 봐도 그 나이를 짐작할 수 있다는데요.

<인터뷰> 이길호(약초 전문가) : "(겨우살이는) 일 년에 한 마디씩 밖에 안 자라요. 십 몇 년 된 겨우살이에요."

그렇다면 참나무는 무슨 역할을 할까요?

<인터뷰> 이길호(약초 전문가) : "참나무는 조직이 튼튼하고 겉이 단단해서 죽어도 영양분을 오래 간직하고 바로 썩지 않아요. 그래서 겨우살이도 90% 이상은 참나무에서 기생합니다."

겨우살이는 숙주에 따라 그 생김새가 다릅니다.

왼쪽이 Y자 모양의 참나무 겨우살이고요.

가운데가 따뜻한 남쪽 섬에 자생하는 동백나무 겨우살이, 오른쪽이 소나무 겨우살이입니다.

겨울에도 푸름을 간직한 겨우살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장생불사의 식물로 여겨지는데요.

서양에서는 항암 식물로 불려왔습니다.

국내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서양 의학에서 항암 식물로 알려진 겨우살이인데, 한의학에서는 또 다른 효능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범(한의사) : "동의보감에서 겨우살이는 뼈와 관절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면서 허리의 아픈 증세를 없애주고, 여성들의 임신이나 임신 후 하혈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다양한 효능은 물론이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약재라서 여러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겨우살이.

이걸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 한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인터뷰> 김승남(경기도 과천시) : "제가 오랫동안 아이 보는 일을 했어요. 그래서 손목과 관절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관절염 진단을 받았어요."

주부의 관절 통증에 효과를 준 건 겨우살이 차인데요.

말린 겨우살이를 볶은 뒤 끓이면 더 잘 우러납니다.

2리터의 물에 겨우살이 50그램을 넣고 30~40분 정도 끓이면 구수한 겨우살이 차가 완성됩니다.

겨우살이는 술로 담가서 먹기도 하는데요.

말린 겨우살이를 술독의 40% 정도 채운 뒤 알코올 도수 30도 이상의 술을 붓고 그늘 진 곳에 보관합니다.

그렇게 1년 정도가 지나면 연갈색의 건강한 겨우살이주가 완성됩니다.

이번에는 참나무에서 자라는 또 다른 약초, 천마를 찾아볼까요?

그런데 나무가 없고, 그냥 밭이네요.

바로 죽은 참나무 토막을 땅속에 묻은 뒤 균사를 뿌려 재배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른 봄에 씨를 뿌린 뒤 꼬박 2년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참나무를 걷어내자 2년 동안 땅 속에서 양분을 먹고 자란 천마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인터뷰> 김용조(천마 재배 농민) : "참나무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는 하늘에서 내려준 명약, 천마라고 합니다."

참나무에서 재배하는 천마는 마비 증세에 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범(한의사) : "천마는 중풍이나 뇌질환으로 인해 저리고 아픈 증세, 그리고 팔다리가 강직이 되면서 마비되는 증세나 말이 어눌하고 어지러운 증세, 그리고 뇌로 인해서 오는 간질 등의 증세에 효과적입니다."

천마를 마와 혼동하기도 하는데요.

마과인 참마와 달리 천마는 난초과 식물로 쓰임새나 효능이 완전히 다릅니다.

뽀얀 속살은 비슷한데, 천마 맛은 과연 어떨까요?

<인터뷰> 윤순옥(전라북도 무주군) : "천마는 생으로 절대 못 먹어요. 냄새가 지독해요."

먹기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처럼 생으로는 조금 부담스러운 천마는 어떻게 먹을까요?

요즘 딸기 많이 나오는데요, 이런 상큼한 과일과 함께 갈아먹으면 좋다고 합니다.

생천마를 갈아 밀가루 반죽과 섞어 천마 부침개로 즐길 수도 있는데요.

삶은 천마를 함께 고명으로 올려도 괜찮습니다.

<인터뷰> 윤순옥(전라북도 무주군) : "천마를 말린 가루예요."

이 가루는 그냥 물에 타서 먹어도 되고요. 천마 가루를 밀가루와 함께 반죽해서 한 점씩 툭툭 뜯어내면 쫄깃하고 구수한 천마 수제비가 완성됩니다.

드디어 천마로 만든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는데요.

그냥 먹기 힘들었던 천마가 변신을 했더니 맛있게 잘 드시네요.

참나무에서 자라는 신비의 약초들.

참나무의 가지 끝에서, 또 땅 속에서 영양분을 받으며 자란 겨우살이와 천마로 환절기 건강 챙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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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전! 여자의 아침] 참나무에서 자라는 ‘신비의 약초’
    • 입력 2015-02-24 08:30:09
    • 수정2015-02-24 11: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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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어느 산에 가든지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바로 참나무인데요.

'진짜 나무'라는 이름만큼이나 그 쓰임새도 다양합니다.

집을 짓는 재목으로도 쓰이고, 땔감으로도 많이 이용돼 왔는데요.

무엇보다도 참나무에서만 붙어자라는 '이것'들이 건강에 톡톡한 효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모은희 기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들고 오셨죠?

<기자 멘트>

네, 바로 이것들이 참나무에 기생하는 약용식물입니다.

나뭇가지에 잎사귀가 달려 있는데, 겨우살이라 하고요.

이건 처음 보신 분 많으실 거예요. 천마입니다.

바짝 말려서 쭈글쭈글해졌는데, 원래는 고구마처럼 통통해요.

이따 화면으로 확인해 보시고요.

겨우살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겨울 내내 푸르게 산다는 뜻이고요.

천마라는 이름은 하늘에서 내린 마비에 좋은 식물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긴긴 연휴가 끝나고 혹시 여기저기 몸이 쑤셔서 고생하시나요?

오늘, 이 두 가지 약초에 주목해보세요.

<리포트>

참나무에서 자라는 신비의 약초.

먼저 겨우살이를 찾아 전라남도 담양에 찾아갔습니다.

산 속을 오르는데요.

높고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주로 서식하는 겨우살이의 특성 때문에 구경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정구(전라남도 담양군) : "저기 위에 겨우살이가 (있어요.)"

한참을 올라 새 둥지같이 생긴 겨우살이를 발견했습니다.

겨우살이는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겨울에만 채취할 수 있는데요.

새의 배설물을 통해서 나무에서 나무로 번식하고요.

주로 높은 곳에 있어 채취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곳에 있다 하여 하늘의 약초라 불리기도 하는 겨우살이!

어렵사리 채취에 성공하였습니다.

겨울에도 푸른빛을 띠는 겨우살이는 마디만 봐도 그 나이를 짐작할 수 있다는데요.

<인터뷰> 이길호(약초 전문가) : "(겨우살이는) 일 년에 한 마디씩 밖에 안 자라요. 십 몇 년 된 겨우살이에요."

그렇다면 참나무는 무슨 역할을 할까요?

<인터뷰> 이길호(약초 전문가) : "참나무는 조직이 튼튼하고 겉이 단단해서 죽어도 영양분을 오래 간직하고 바로 썩지 않아요. 그래서 겨우살이도 90% 이상은 참나무에서 기생합니다."

겨우살이는 숙주에 따라 그 생김새가 다릅니다.

왼쪽이 Y자 모양의 참나무 겨우살이고요.

가운데가 따뜻한 남쪽 섬에 자생하는 동백나무 겨우살이, 오른쪽이 소나무 겨우살이입니다.

겨울에도 푸름을 간직한 겨우살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장생불사의 식물로 여겨지는데요.

서양에서는 항암 식물로 불려왔습니다.

국내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서양 의학에서 항암 식물로 알려진 겨우살이인데, 한의학에서는 또 다른 효능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범(한의사) : "동의보감에서 겨우살이는 뼈와 관절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면서 허리의 아픈 증세를 없애주고, 여성들의 임신이나 임신 후 하혈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다양한 효능은 물론이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약재라서 여러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겨우살이.

이걸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 한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인터뷰> 김승남(경기도 과천시) : "제가 오랫동안 아이 보는 일을 했어요. 그래서 손목과 관절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관절염 진단을 받았어요."

주부의 관절 통증에 효과를 준 건 겨우살이 차인데요.

말린 겨우살이를 볶은 뒤 끓이면 더 잘 우러납니다.

2리터의 물에 겨우살이 50그램을 넣고 30~40분 정도 끓이면 구수한 겨우살이 차가 완성됩니다.

겨우살이는 술로 담가서 먹기도 하는데요.

말린 겨우살이를 술독의 40% 정도 채운 뒤 알코올 도수 30도 이상의 술을 붓고 그늘 진 곳에 보관합니다.

그렇게 1년 정도가 지나면 연갈색의 건강한 겨우살이주가 완성됩니다.

이번에는 참나무에서 자라는 또 다른 약초, 천마를 찾아볼까요?

그런데 나무가 없고, 그냥 밭이네요.

바로 죽은 참나무 토막을 땅속에 묻은 뒤 균사를 뿌려 재배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른 봄에 씨를 뿌린 뒤 꼬박 2년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참나무를 걷어내자 2년 동안 땅 속에서 양분을 먹고 자란 천마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인터뷰> 김용조(천마 재배 농민) : "참나무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는 하늘에서 내려준 명약, 천마라고 합니다."

참나무에서 재배하는 천마는 마비 증세에 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뷰> 김수범(한의사) : "천마는 중풍이나 뇌질환으로 인해 저리고 아픈 증세, 그리고 팔다리가 강직이 되면서 마비되는 증세나 말이 어눌하고 어지러운 증세, 그리고 뇌로 인해서 오는 간질 등의 증세에 효과적입니다."

천마를 마와 혼동하기도 하는데요.

마과인 참마와 달리 천마는 난초과 식물로 쓰임새나 효능이 완전히 다릅니다.

뽀얀 속살은 비슷한데, 천마 맛은 과연 어떨까요?

<인터뷰> 윤순옥(전라북도 무주군) : "천마는 생으로 절대 못 먹어요. 냄새가 지독해요."

먹기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처럼 생으로는 조금 부담스러운 천마는 어떻게 먹을까요?

요즘 딸기 많이 나오는데요, 이런 상큼한 과일과 함께 갈아먹으면 좋다고 합니다.

생천마를 갈아 밀가루 반죽과 섞어 천마 부침개로 즐길 수도 있는데요.

삶은 천마를 함께 고명으로 올려도 괜찮습니다.

<인터뷰> 윤순옥(전라북도 무주군) : "천마를 말린 가루예요."

이 가루는 그냥 물에 타서 먹어도 되고요. 천마 가루를 밀가루와 함께 반죽해서 한 점씩 툭툭 뜯어내면 쫄깃하고 구수한 천마 수제비가 완성됩니다.

드디어 천마로 만든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는데요.

그냥 먹기 힘들었던 천마가 변신을 했더니 맛있게 잘 드시네요.

참나무에서 자라는 신비의 약초들.

참나무의 가지 끝에서, 또 땅 속에서 영양분을 받으며 자란 겨우살이와 천마로 환절기 건강 챙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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