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LOL)만 잘해도 대학 간다
입력 2015.03.02 (19:05)
수정 2015.03.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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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일) 경기 안성 중앙대의 교양과목 ‘운동과 건강’ 강의실. 수업이 끝나자 스포츠과학부 신입생 10여명이 동기 2명에게 몰렸다.
신입생들은 두 동기에게 종이를 꺼내 사인을 부탁했다. 사인 부탁을 받은 신입생은 박상면과 강찬용군.

▲ 사인하고 있는 박상면 선수
'e(electronic) 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선수들이다.
중앙대는 올해 처음으로 체육특기자 전형에 e스포츠 종목을 포함했다. 농구, 야구, 축구, 배드민턴 등 종목의 선수들과 함께 박상면과 강찬용 선수는 체육특기생으로 이 대학에 입학했다.
중앙대 스포츠과학부 박성제 교수는 "게임 영역에도 스포츠의 룰이 적용되고 최근에는 운동장을 벗어나 스크린 골프, 스크린 승마 등 체감형 스포츠도 많이 발굴된다"며 "e스포츠도 스포츠의 한 영역으로 포함되는 게 옳다는 전제로 신입생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박상면 선수는 "꼭 오고 싶던 대학교에 오게 돼 꿈만 같다"며 "e스포츠 선수로서는 1기 특기생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선수들과 함께 대학에 입학한 타 종목 선수들도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축구 특기생으로 입학한 정민기군은 "e스포츠 선수도 저희와 같이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같은 전공자끼리 도움되는 말도 많이 하면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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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중인 박상면(오른쪽), 강찬용 선수
◆ “게임, 아이 장래 망칠까 걱정됐지만...”
“게임은 완전히 우리 아이들의 장래를 보장하지 못하고 망칠 수 있다는 걱정부터 들었다.”
강찬용 선수의 아버지 강대순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담배 피우는 사람도 많은 PC방에서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울지 의문이었다”며 “게임하는 곳은 불건전하다는 인식이 컸다”고 했다.
게임 문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강씨는 e스포츠 경기장을 실제로 가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학생들이 열광하고 경기 후 선수들과 팬 미팅을 하면서 선물도 주는 모습을 보니 과거와는 완전히 바뀐 세상이었다”며 “1960·70년대 마인드와 현재는 매우 다르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e스포츠 경기장에서 다른 선수들의 부모를 만난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아들과 경기하는 상대 선수의 부모를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며 “그도 나와 같이 아이를 믿어보고 밀어주자고 결론 내린 뒤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강씨는 “어느 부모가 게임에 빠진 자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면서도 “e스포츠라는 큰 틀 안에서 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아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걱정이 풀린다”고 강조했다.

▲ 2014년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모습 (라이엇게임즈 제공)
◆ 달라지는 e스포츠의 위상
최근 e스포츠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게임 중독 등이 사회 문제화하면서 부정적으로 인식되던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조금씩 자리 잡는 모습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월 한국e스포츠협회를 준가맹단체로 승인했다. 2000년 e스포츠협회가 설립된 지 15년 만에 이룬 성과로, 대한체육회가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준가맹단체는 정가맹단체로 가기 위한 전단계다. 준가맹단체는 승인 2년 후 정가맹단체 신청이 가능하다.
정가맹단체가 되면 체육회로부터 행정 보조비, 경기력 지원비 등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전국체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다.
대한체육회는 "협회 지부와 선수 규모, 국제 연맹과의 관계, 경기력, 보급도, 발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국e스포츠협회를 준가맹단체로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e스포츠는 정식 스포츠로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험받았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e스포츠는 동호인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 종목에는 13개 지역에서 72명의 동호인이 참가했다.
특히 e스포츠 종목 결과를 보기 위한 누리꾼들의 동시 접속이 급증하며 전국체육대회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2013년 인천에서 열린 실내 무도 아시아경기대회의 정식 종목이었던 e스포츠에는 13개국에서 96명이 참가해 세계적인 e스포츠 인기를 가늠케 했다.
◆ 국위선양 가능한 한국 e스포츠
지난해 말 현재 국제e스포츠연맹에 가입된 나라는 유럽 18개국, 아시아 18개국, 아메리카 2개국, 아프리카 4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등 43개국이다.
세계 곳곳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월드챔피언십이 진행되는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도타2 등 3개다. 이들 대회의 연간 총상금 규모는 169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은 전 세계적으로 2억88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e스포츠의 세계적인 인기에 발맞춰 미국은 2013년 우리나라의 e스포츠 선수에게 P1 비자를 발급하기도 했다.
P1 비자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미국 정부가 e스포츠 선수를 프로 스포츠 선수와 동등하게 인정한 셈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e스포츠 분야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두각을 나타낸다.
우리나라는 국제e스포츠연맹 월드챔피언십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회 우승했다. 2012년에는 준우승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과 스타크래프트2 월드챔피언십에서는 2013년과 2014년 연이어 우승했다.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2009년(금메달 2·은메달 1)과 2013년(금 4·은 2) 모두 종합 우승했다.
◆ 2년 후 정가맹단체 승인받을까?
지난해 말 기준 한국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프로 선수(프로게이머)는 13개 종목에 515명이다. 준프로 선수는 1072명이다.
프로로 등록된 팀은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 8개 팀,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도 8개 팀이 있다.
지난해 국내 프로 e스포츠 관중을 보면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연간 1만2138명, 리그 오브 레전드는 약 11만명을 동원했다.
e스포츠의 프로 리그가 정착해 활성화하고 있지만, 협회는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로 인정받기 위해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현재 협회는 부산, 경상, 전북, 인천, 서울, 제주 등에 11개 지회를 갖고 있다. 협회는 세종 등에 새롭게 지회를 구성해 2년 안에 16~17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협회는 프로 대회와 함께 대학생, 여성, 직장인, 가족 등 일반인이 참여하는 대회를 활성화해 더 많은 이들이 e스포츠를 즐기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 바로가기 [뉴스9] ‘게임 중독이라고?’ e스포츠도 체육특기자
신입생들은 두 동기에게 종이를 꺼내 사인을 부탁했다. 사인 부탁을 받은 신입생은 박상면과 강찬용군.

▲ 사인하고 있는 박상면 선수
'e(electronic) 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선수들이다.
중앙대는 올해 처음으로 체육특기자 전형에 e스포츠 종목을 포함했다. 농구, 야구, 축구, 배드민턴 등 종목의 선수들과 함께 박상면과 강찬용 선수는 체육특기생으로 이 대학에 입학했다.
중앙대 스포츠과학부 박성제 교수는 "게임 영역에도 스포츠의 룰이 적용되고 최근에는 운동장을 벗어나 스크린 골프, 스크린 승마 등 체감형 스포츠도 많이 발굴된다"며 "e스포츠도 스포츠의 한 영역으로 포함되는 게 옳다는 전제로 신입생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박상면 선수는 "꼭 오고 싶던 대학교에 오게 돼 꿈만 같다"며 "e스포츠 선수로서는 1기 특기생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선수들과 함께 대학에 입학한 타 종목 선수들도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축구 특기생으로 입학한 정민기군은 "e스포츠 선수도 저희와 같이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같은 전공자끼리 도움되는 말도 많이 하면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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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중인 박상면(오른쪽), 강찬용 선수
◆ “게임, 아이 장래 망칠까 걱정됐지만...”
“게임은 완전히 우리 아이들의 장래를 보장하지 못하고 망칠 수 있다는 걱정부터 들었다.”
강찬용 선수의 아버지 강대순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담배 피우는 사람도 많은 PC방에서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울지 의문이었다”며 “게임하는 곳은 불건전하다는 인식이 컸다”고 했다.
게임 문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강씨는 e스포츠 경기장을 실제로 가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학생들이 열광하고 경기 후 선수들과 팬 미팅을 하면서 선물도 주는 모습을 보니 과거와는 완전히 바뀐 세상이었다”며 “1960·70년대 마인드와 현재는 매우 다르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e스포츠 경기장에서 다른 선수들의 부모를 만난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아들과 경기하는 상대 선수의 부모를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며 “그도 나와 같이 아이를 믿어보고 밀어주자고 결론 내린 뒤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강씨는 “어느 부모가 게임에 빠진 자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면서도 “e스포츠라는 큰 틀 안에서 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아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걱정이 풀린다”고 강조했다.

▲ 2014년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모습 (라이엇게임즈 제공)
◆ 달라지는 e스포츠의 위상
최근 e스포츠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게임 중독 등이 사회 문제화하면서 부정적으로 인식되던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조금씩 자리 잡는 모습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월 한국e스포츠협회를 준가맹단체로 승인했다. 2000년 e스포츠협회가 설립된 지 15년 만에 이룬 성과로, 대한체육회가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준가맹단체는 정가맹단체로 가기 위한 전단계다. 준가맹단체는 승인 2년 후 정가맹단체 신청이 가능하다.
정가맹단체가 되면 체육회로부터 행정 보조비, 경기력 지원비 등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전국체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다.
대한체육회는 "협회 지부와 선수 규모, 국제 연맹과의 관계, 경기력, 보급도, 발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국e스포츠협회를 준가맹단체로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e스포츠는 정식 스포츠로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험받았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e스포츠는 동호인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 종목에는 13개 지역에서 72명의 동호인이 참가했다.
특히 e스포츠 종목 결과를 보기 위한 누리꾼들의 동시 접속이 급증하며 전국체육대회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2013년 인천에서 열린 실내 무도 아시아경기대회의 정식 종목이었던 e스포츠에는 13개국에서 96명이 참가해 세계적인 e스포츠 인기를 가늠케 했다.
◆ 국위선양 가능한 한국 e스포츠
지난해 말 현재 국제e스포츠연맹에 가입된 나라는 유럽 18개국, 아시아 18개국, 아메리카 2개국, 아프리카 4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등 43개국이다.
세계 곳곳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월드챔피언십이 진행되는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도타2 등 3개다. 이들 대회의 연간 총상금 규모는 169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은 전 세계적으로 2억88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e스포츠의 세계적인 인기에 발맞춰 미국은 2013년 우리나라의 e스포츠 선수에게 P1 비자를 발급하기도 했다.
P1 비자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미국 정부가 e스포츠 선수를 프로 스포츠 선수와 동등하게 인정한 셈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e스포츠 분야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두각을 나타낸다.
우리나라는 국제e스포츠연맹 월드챔피언십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회 우승했다. 2012년에는 준우승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과 스타크래프트2 월드챔피언십에서는 2013년과 2014년 연이어 우승했다.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2009년(금메달 2·은메달 1)과 2013년(금 4·은 2) 모두 종합 우승했다.
◆ 2년 후 정가맹단체 승인받을까?
지난해 말 기준 한국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프로 선수(프로게이머)는 13개 종목에 515명이다. 준프로 선수는 1072명이다.
프로로 등록된 팀은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 8개 팀,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도 8개 팀이 있다.
지난해 국내 프로 e스포츠 관중을 보면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연간 1만2138명, 리그 오브 레전드는 약 11만명을 동원했다.
e스포츠의 프로 리그가 정착해 활성화하고 있지만, 협회는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로 인정받기 위해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현재 협회는 부산, 경상, 전북, 인천, 서울, 제주 등에 11개 지회를 갖고 있다. 협회는 세종 등에 새롭게 지회를 구성해 2년 안에 16~17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협회는 프로 대회와 함께 대학생, 여성, 직장인, 가족 등 일반인이 참여하는 대회를 활성화해 더 많은 이들이 e스포츠를 즐기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 바로가기 [뉴스9] ‘게임 중독이라고?’ e스포츠도 체육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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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LOL)만 잘해도 대학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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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3-02 19:05:52
- 수정2015-03-04 15:09:02
오늘(2일) 경기 안성 중앙대의 교양과목 ‘운동과 건강’ 강의실. 수업이 끝나자 스포츠과학부 신입생 10여명이 동기 2명에게 몰렸다.
신입생들은 두 동기에게 종이를 꺼내 사인을 부탁했다. 사인 부탁을 받은 신입생은 박상면과 강찬용군.

▲ 사인하고 있는 박상면 선수
'e(electronic) 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선수들이다.
중앙대는 올해 처음으로 체육특기자 전형에 e스포츠 종목을 포함했다. 농구, 야구, 축구, 배드민턴 등 종목의 선수들과 함께 박상면과 강찬용 선수는 체육특기생으로 이 대학에 입학했다.
중앙대 스포츠과학부 박성제 교수는 "게임 영역에도 스포츠의 룰이 적용되고 최근에는 운동장을 벗어나 스크린 골프, 스크린 승마 등 체감형 스포츠도 많이 발굴된다"며 "e스포츠도 스포츠의 한 영역으로 포함되는 게 옳다는 전제로 신입생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박상면 선수는 "꼭 오고 싶던 대학교에 오게 돼 꿈만 같다"며 "e스포츠 선수로서는 1기 특기생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선수들과 함께 대학에 입학한 타 종목 선수들도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축구 특기생으로 입학한 정민기군은 "e스포츠 선수도 저희와 같이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같은 전공자끼리 도움되는 말도 많이 하면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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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중인 박상면(오른쪽), 강찬용 선수
◆ “게임, 아이 장래 망칠까 걱정됐지만...”
“게임은 완전히 우리 아이들의 장래를 보장하지 못하고 망칠 수 있다는 걱정부터 들었다.”
강찬용 선수의 아버지 강대순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담배 피우는 사람도 많은 PC방에서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울지 의문이었다”며 “게임하는 곳은 불건전하다는 인식이 컸다”고 했다.
게임 문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강씨는 e스포츠 경기장을 실제로 가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학생들이 열광하고 경기 후 선수들과 팬 미팅을 하면서 선물도 주는 모습을 보니 과거와는 완전히 바뀐 세상이었다”며 “1960·70년대 마인드와 현재는 매우 다르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e스포츠 경기장에서 다른 선수들의 부모를 만난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아들과 경기하는 상대 선수의 부모를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며 “그도 나와 같이 아이를 믿어보고 밀어주자고 결론 내린 뒤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강씨는 “어느 부모가 게임에 빠진 자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면서도 “e스포츠라는 큰 틀 안에서 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아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걱정이 풀린다”고 강조했다.

▲ 2014년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모습 (라이엇게임즈 제공)
◆ 달라지는 e스포츠의 위상
최근 e스포츠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게임 중독 등이 사회 문제화하면서 부정적으로 인식되던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조금씩 자리 잡는 모습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월 한국e스포츠협회를 준가맹단체로 승인했다. 2000년 e스포츠협회가 설립된 지 15년 만에 이룬 성과로, 대한체육회가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준가맹단체는 정가맹단체로 가기 위한 전단계다. 준가맹단체는 승인 2년 후 정가맹단체 신청이 가능하다.
정가맹단체가 되면 체육회로부터 행정 보조비, 경기력 지원비 등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전국체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다.
대한체육회는 "협회 지부와 선수 규모, 국제 연맹과의 관계, 경기력, 보급도, 발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국e스포츠협회를 준가맹단체로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e스포츠는 정식 스포츠로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험받았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e스포츠는 동호인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 종목에는 13개 지역에서 72명의 동호인이 참가했다.
특히 e스포츠 종목 결과를 보기 위한 누리꾼들의 동시 접속이 급증하며 전국체육대회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2013년 인천에서 열린 실내 무도 아시아경기대회의 정식 종목이었던 e스포츠에는 13개국에서 96명이 참가해 세계적인 e스포츠 인기를 가늠케 했다.
◆ 국위선양 가능한 한국 e스포츠
지난해 말 현재 국제e스포츠연맹에 가입된 나라는 유럽 18개국, 아시아 18개국, 아메리카 2개국, 아프리카 4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등 43개국이다.
세계 곳곳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월드챔피언십이 진행되는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도타2 등 3개다. 이들 대회의 연간 총상금 규모는 169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은 전 세계적으로 2억88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e스포츠의 세계적인 인기에 발맞춰 미국은 2013년 우리나라의 e스포츠 선수에게 P1 비자를 발급하기도 했다.
P1 비자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미국 정부가 e스포츠 선수를 프로 스포츠 선수와 동등하게 인정한 셈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e스포츠 분야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두각을 나타낸다.
우리나라는 국제e스포츠연맹 월드챔피언십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회 우승했다. 2012년에는 준우승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과 스타크래프트2 월드챔피언십에서는 2013년과 2014년 연이어 우승했다.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2009년(금메달 2·은메달 1)과 2013년(금 4·은 2) 모두 종합 우승했다.
◆ 2년 후 정가맹단체 승인받을까?
지난해 말 기준 한국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프로 선수(프로게이머)는 13개 종목에 515명이다. 준프로 선수는 1072명이다.
프로로 등록된 팀은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 8개 팀,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도 8개 팀이 있다.
지난해 국내 프로 e스포츠 관중을 보면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연간 1만2138명, 리그 오브 레전드는 약 11만명을 동원했다.
e스포츠의 프로 리그가 정착해 활성화하고 있지만, 협회는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로 인정받기 위해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현재 협회는 부산, 경상, 전북, 인천, 서울, 제주 등에 11개 지회를 갖고 있다. 협회는 세종 등에 새롭게 지회를 구성해 2년 안에 16~17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협회는 프로 대회와 함께 대학생, 여성, 직장인, 가족 등 일반인이 참여하는 대회를 활성화해 더 많은 이들이 e스포츠를 즐기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 바로가기 [뉴스9] ‘게임 중독이라고?’ e스포츠도 체육특기자
신입생들은 두 동기에게 종이를 꺼내 사인을 부탁했다. 사인 부탁을 받은 신입생은 박상면과 강찬용군.

▲ 사인하고 있는 박상면 선수
'e(electronic) 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선수들이다.
중앙대는 올해 처음으로 체육특기자 전형에 e스포츠 종목을 포함했다. 농구, 야구, 축구, 배드민턴 등 종목의 선수들과 함께 박상면과 강찬용 선수는 체육특기생으로 이 대학에 입학했다.
중앙대 스포츠과학부 박성제 교수는 "게임 영역에도 스포츠의 룰이 적용되고 최근에는 운동장을 벗어나 스크린 골프, 스크린 승마 등 체감형 스포츠도 많이 발굴된다"며 "e스포츠도 스포츠의 한 영역으로 포함되는 게 옳다는 전제로 신입생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박상면 선수는 "꼭 오고 싶던 대학교에 오게 돼 꿈만 같다"며 "e스포츠 선수로서는 1기 특기생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선수들과 함께 대학에 입학한 타 종목 선수들도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축구 특기생으로 입학한 정민기군은 "e스포츠 선수도 저희와 같이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같은 전공자끼리 도움되는 말도 많이 하면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jpg)
▲ 경기 중인 박상면(오른쪽), 강찬용 선수
◆ “게임, 아이 장래 망칠까 걱정됐지만...”
“게임은 완전히 우리 아이들의 장래를 보장하지 못하고 망칠 수 있다는 걱정부터 들었다.”
강찬용 선수의 아버지 강대순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담배 피우는 사람도 많은 PC방에서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울지 의문이었다”며 “게임하는 곳은 불건전하다는 인식이 컸다”고 했다.
게임 문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강씨는 e스포츠 경기장을 실제로 가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학생들이 열광하고 경기 후 선수들과 팬 미팅을 하면서 선물도 주는 모습을 보니 과거와는 완전히 바뀐 세상이었다”며 “1960·70년대 마인드와 현재는 매우 다르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e스포츠 경기장에서 다른 선수들의 부모를 만난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아들과 경기하는 상대 선수의 부모를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며 “그도 나와 같이 아이를 믿어보고 밀어주자고 결론 내린 뒤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강씨는 “어느 부모가 게임에 빠진 자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면서도 “e스포츠라는 큰 틀 안에서 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아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걱정이 풀린다”고 강조했다.

▲ 2014년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모습 (라이엇게임즈 제공)
◆ 달라지는 e스포츠의 위상
최근 e스포츠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게임 중독 등이 사회 문제화하면서 부정적으로 인식되던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조금씩 자리 잡는 모습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월 한국e스포츠협회를 준가맹단체로 승인했다. 2000년 e스포츠협회가 설립된 지 15년 만에 이룬 성과로, 대한체육회가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준가맹단체는 정가맹단체로 가기 위한 전단계다. 준가맹단체는 승인 2년 후 정가맹단체 신청이 가능하다.
정가맹단체가 되면 체육회로부터 행정 보조비, 경기력 지원비 등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전국체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다.
대한체육회는 "협회 지부와 선수 규모, 국제 연맹과의 관계, 경기력, 보급도, 발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국e스포츠협회를 준가맹단체로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e스포츠는 정식 스포츠로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험받았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e스포츠는 동호인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 종목에는 13개 지역에서 72명의 동호인이 참가했다.
특히 e스포츠 종목 결과를 보기 위한 누리꾼들의 동시 접속이 급증하며 전국체육대회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2013년 인천에서 열린 실내 무도 아시아경기대회의 정식 종목이었던 e스포츠에는 13개국에서 96명이 참가해 세계적인 e스포츠 인기를 가늠케 했다.
◆ 국위선양 가능한 한국 e스포츠
지난해 말 현재 국제e스포츠연맹에 가입된 나라는 유럽 18개국, 아시아 18개국, 아메리카 2개국, 아프리카 4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등 43개국이다.
세계 곳곳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월드챔피언십이 진행되는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도타2 등 3개다. 이들 대회의 연간 총상금 규모는 169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은 전 세계적으로 2억88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e스포츠의 세계적인 인기에 발맞춰 미국은 2013년 우리나라의 e스포츠 선수에게 P1 비자를 발급하기도 했다.
P1 비자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미국 정부가 e스포츠 선수를 프로 스포츠 선수와 동등하게 인정한 셈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e스포츠 분야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두각을 나타낸다.
우리나라는 국제e스포츠연맹 월드챔피언십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회 우승했다. 2012년에는 준우승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과 스타크래프트2 월드챔피언십에서는 2013년과 2014년 연이어 우승했다.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2009년(금메달 2·은메달 1)과 2013년(금 4·은 2) 모두 종합 우승했다.
◆ 2년 후 정가맹단체 승인받을까?
지난해 말 기준 한국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프로 선수(프로게이머)는 13개 종목에 515명이다. 준프로 선수는 1072명이다.
프로로 등록된 팀은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 8개 팀,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도 8개 팀이 있다.
지난해 국내 프로 e스포츠 관중을 보면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연간 1만2138명, 리그 오브 레전드는 약 11만명을 동원했다.
e스포츠의 프로 리그가 정착해 활성화하고 있지만, 협회는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로 인정받기 위해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현재 협회는 부산, 경상, 전북, 인천, 서울, 제주 등에 11개 지회를 갖고 있다. 협회는 세종 등에 새롭게 지회를 구성해 2년 안에 16~17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협회는 프로 대회와 함께 대학생, 여성, 직장인, 가족 등 일반인이 참여하는 대회를 활성화해 더 많은 이들이 e스포츠를 즐기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 바로가기 [뉴스9] ‘게임 중독이라고?’ e스포츠도 체육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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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기자 hon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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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기자 bullsey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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