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 입원 치매노인 또 ‘참변’…말 뿐인 대책

입력 2015.03.06 (21:27) 수정 2015.03.0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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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나흘 전 치매노인이 요양시설 지하물탱크에 빠져 숨진 사고가 있었는데요.

치매노인이 병실을 나섰다 숨지는 사고가 또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노인 요양병원 화재 후 정부는 요양시설 출입구에 자동개폐시설 설치를 의무화한다고 했지만 전혀 진척이 없습니다.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요양병원 입원실에 있던 노인이 환자복을 벗은 채 천천히 병실을 나섭니다.

아무런 제지 없이 복도 엘리베이터로 향한 노인은, 3시간 반 뒤 병원 앞 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석 달 전에 입원한 83살 김 모 씨는 최근 치매 증세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 측은 근무자가 김 씨를 막지 못했고 출입문이 열려 있었다며, 병원 측의 과실을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영복(유족) : "간호사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방인데 환자가 나와서 왔다 갔다 하면 봤으면 제지를 할텐데...보지를 못했다는 얘기죠."

지난 2일 충주의 한 요양원에서도 입원하고 있던 치매 노인이 지하 물탱크에 빠져 숨지기도 했습니다.

두 요양원 측은 주요 출입구를 폐쇄하는 것은 소방법에 저촉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장성 (화재) 이후 사고가 자주 나니까 소방서에서 전 층을 다 열라고 했어요. 지금은 잠글 수 없어요. 소방법에 걸려서..."

정부는 지난해 5월 전남 장성 요양 병원 화재 이후, 요양 병원 주요 출입구에 자동 개폐 장치 설치를 의무화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아직 진척된 것은 없습니다.

전국 3,200여 곳의 요양 병원과 요양원에서는 최근 3년 동안 낙상과 실종 등 3,000건이 넘는 크고 작은 사고가 났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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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양시설 입원 치매노인 또 ‘참변’…말 뿐인 대책
    • 입력 2015-03-06 21:28:06
    • 수정2015-03-06 2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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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나흘 전 치매노인이 요양시설 지하물탱크에 빠져 숨진 사고가 있었는데요.

치매노인이 병실을 나섰다 숨지는 사고가 또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노인 요양병원 화재 후 정부는 요양시설 출입구에 자동개폐시설 설치를 의무화한다고 했지만 전혀 진척이 없습니다.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요양병원 입원실에 있던 노인이 환자복을 벗은 채 천천히 병실을 나섭니다.

아무런 제지 없이 복도 엘리베이터로 향한 노인은, 3시간 반 뒤 병원 앞 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석 달 전에 입원한 83살 김 모 씨는 최근 치매 증세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 측은 근무자가 김 씨를 막지 못했고 출입문이 열려 있었다며, 병원 측의 과실을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영복(유족) : "간호사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방인데 환자가 나와서 왔다 갔다 하면 봤으면 제지를 할텐데...보지를 못했다는 얘기죠."

지난 2일 충주의 한 요양원에서도 입원하고 있던 치매 노인이 지하 물탱크에 빠져 숨지기도 했습니다.

두 요양원 측은 주요 출입구를 폐쇄하는 것은 소방법에 저촉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장성 (화재) 이후 사고가 자주 나니까 소방서에서 전 층을 다 열라고 했어요. 지금은 잠글 수 없어요. 소방법에 걸려서..."

정부는 지난해 5월 전남 장성 요양 병원 화재 이후, 요양 병원 주요 출입구에 자동 개폐 장치 설치를 의무화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아직 진척된 것은 없습니다.

전국 3,200여 곳의 요양 병원과 요양원에서는 최근 3년 동안 낙상과 실종 등 3,000건이 넘는 크고 작은 사고가 났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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