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동일본 대지진 4년…현장을 가다
입력 2015.03.11 (18:00)
수정 2015.03.1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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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오늘로 꼭 4년이 지났습니다.
사망, 실종자만 만 8천명이 넘는 엄청난 재난이었는데요.
재난 후 4년이 지난 피해지역은 어떤 모습일까요.
후쿠시마 원전 부근 피해지역 현장을 취재한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윤석구 특파원!
<질문>
재난후 벌써 4년이 지났군요.
피해지역이 얼마나 복구됐는지 궁금한데요?
<답변>
취재진은 동일본 대지진 4년을 맞아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까운 피해지역 실태를 살펴봤는데요.
앞길을 예측하기 힘들만큼 상황은 여전히 엄중했습니다.
취재진은 우선 후쿠시마 원전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우케도 해안지역을 찾아갔습니다.
4년전 10미터가 넘는 거대 쓰나미가 밀어닥쳐 큰 피해를 당한 곳입니다.
이 해안마을에서만 주택 580여채가 휩쓸려 사라지고 주민 18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폐허가 된 집들과 버려진 자동차, 그리고 육지로 떠밀려온 어선 등 마치 시간이 멈춘 듯 4년전 피해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현지 주민의 안내를 받아 마을 초등학교도 찾아가 봤는데요.
물건들이 흩어져 있는 학교 내부, 그리고 강당에 걸려 있는 졸업식 현수막을 보면서 학생들이 피난하던 긴박한 상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케도 마을을 포함한 해안 피해지역에선 도로와 항만 등 시설 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워낙 광범위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4년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
당시 후쿠시마 원전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원전 주변 마을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취재진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7킬로미터 떨어진 나미에마치를 방문했는데요.
방사능 피해가 심각한 이곳은 일부 지역에 낮시간 제한적 출입을 허용할 뿐, 대부분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녹취> 나카하시(나미에마치 주민) :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게 가장 괴롭습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갈지 앞길이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나미에마치에선 지금도 토양 표면과 주택 지붕 등의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마을 전체 오염제거 진행율은 겨우 10% 남짓한 수준으로 앞으로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조사결과 나미에마치 주민 중 고향으로 돌아오겠다고 답한 사람은 10%선에 그쳤습니다.
<질문>
무엇보다 큰 걱정은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 문제인데요.
원전 사고 당시 유출된 대량의 방사선 물질이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있나요?
<답변>
네. 일본에서는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사고 당시 만 18살 이하였던 37만명을 대상으로 갑상선 이상 여부를 정기 검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3년 전에는 갑상선 암환자 109명이 확인됐고, 2차 전수조사에서는 확진 1명, 의심환자 7명이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방사선 피해 관련성을 확인한 조사결과는 없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4~5년이 지난 뒤 청소년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20배까지 급증했다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대응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현의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암 검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인 10명 중 8명은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도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요미우리 신문이 원전 사고 4년을 맞아 여론조사를 한 결과, 35%가 건강이 매우 걱정된다고 답했고, 다소 걱정이 된다는 응답도 42%에 달했습니다.
<질문>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를 낸 후쿠시마 제1원전은 현재 어떤 모습입니까?
<답변>
후쿠시마 제1원전은 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완전히 폐로하는 과정은 멀고 험난합니다.
지난해 말 4개의 원자로 중 4호기의 저장 수조에 보관된 핵연료봉은 모두 인출했습니다.
하지만 방사선 방출량이 높은 1∼3호기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폐로까지 적어도 30∼4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기 대책으로 알려진 오염수 차단 작업마저 순조롭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원전 운영 주체인 도쿄전력이 제1원전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알고도 열달 넘게 알리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또, 원전 사고 수습을 맡아온 사람들에 대한 피폭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일본 내에서는 원전 반대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녹취> 히로부미(일본 주민) :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습니다. 주민들에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문제를 숨기고 있습니다."
도쿄에서는 지난 8일 2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어제 아사히 신문에 원전 반대 메시지를 담은 전면광고를 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일본 곳곳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4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열렸는데요.
쓰나미의 흔적은 다소 줄었지만 보이지 않는 방사능 공포와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진짜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오늘로 꼭 4년이 지났습니다.
사망, 실종자만 만 8천명이 넘는 엄청난 재난이었는데요.
재난 후 4년이 지난 피해지역은 어떤 모습일까요.
후쿠시마 원전 부근 피해지역 현장을 취재한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윤석구 특파원!
<질문>
재난후 벌써 4년이 지났군요.
피해지역이 얼마나 복구됐는지 궁금한데요?
<답변>
취재진은 동일본 대지진 4년을 맞아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까운 피해지역 실태를 살펴봤는데요.
앞길을 예측하기 힘들만큼 상황은 여전히 엄중했습니다.
취재진은 우선 후쿠시마 원전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우케도 해안지역을 찾아갔습니다.
4년전 10미터가 넘는 거대 쓰나미가 밀어닥쳐 큰 피해를 당한 곳입니다.
이 해안마을에서만 주택 580여채가 휩쓸려 사라지고 주민 18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폐허가 된 집들과 버려진 자동차, 그리고 육지로 떠밀려온 어선 등 마치 시간이 멈춘 듯 4년전 피해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현지 주민의 안내를 받아 마을 초등학교도 찾아가 봤는데요.
물건들이 흩어져 있는 학교 내부, 그리고 강당에 걸려 있는 졸업식 현수막을 보면서 학생들이 피난하던 긴박한 상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케도 마을을 포함한 해안 피해지역에선 도로와 항만 등 시설 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워낙 광범위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4년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
당시 후쿠시마 원전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원전 주변 마을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취재진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7킬로미터 떨어진 나미에마치를 방문했는데요.
방사능 피해가 심각한 이곳은 일부 지역에 낮시간 제한적 출입을 허용할 뿐, 대부분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녹취> 나카하시(나미에마치 주민) :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게 가장 괴롭습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갈지 앞길이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나미에마치에선 지금도 토양 표면과 주택 지붕 등의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마을 전체 오염제거 진행율은 겨우 10% 남짓한 수준으로 앞으로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조사결과 나미에마치 주민 중 고향으로 돌아오겠다고 답한 사람은 10%선에 그쳤습니다.
<질문>
무엇보다 큰 걱정은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 문제인데요.
원전 사고 당시 유출된 대량의 방사선 물질이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있나요?
<답변>
네. 일본에서는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사고 당시 만 18살 이하였던 37만명을 대상으로 갑상선 이상 여부를 정기 검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3년 전에는 갑상선 암환자 109명이 확인됐고, 2차 전수조사에서는 확진 1명, 의심환자 7명이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방사선 피해 관련성을 확인한 조사결과는 없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4~5년이 지난 뒤 청소년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20배까지 급증했다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대응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현의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암 검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인 10명 중 8명은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도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요미우리 신문이 원전 사고 4년을 맞아 여론조사를 한 결과, 35%가 건강이 매우 걱정된다고 답했고, 다소 걱정이 된다는 응답도 42%에 달했습니다.
<질문>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를 낸 후쿠시마 제1원전은 현재 어떤 모습입니까?
<답변>
후쿠시마 제1원전은 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완전히 폐로하는 과정은 멀고 험난합니다.
지난해 말 4개의 원자로 중 4호기의 저장 수조에 보관된 핵연료봉은 모두 인출했습니다.
하지만 방사선 방출량이 높은 1∼3호기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폐로까지 적어도 30∼4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기 대책으로 알려진 오염수 차단 작업마저 순조롭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원전 운영 주체인 도쿄전력이 제1원전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알고도 열달 넘게 알리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또, 원전 사고 수습을 맡아온 사람들에 대한 피폭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일본 내에서는 원전 반대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녹취> 히로부미(일본 주민) :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습니다. 주민들에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문제를 숨기고 있습니다."
도쿄에서는 지난 8일 2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어제 아사히 신문에 원전 반대 메시지를 담은 전면광고를 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일본 곳곳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4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열렸는데요.
쓰나미의 흔적은 다소 줄었지만 보이지 않는 방사능 공포와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진짜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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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3-11 18:06:14
- 수정2015-03-11 19:38:23

<앵커 멘트>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오늘로 꼭 4년이 지났습니다.
사망, 실종자만 만 8천명이 넘는 엄청난 재난이었는데요.
재난 후 4년이 지난 피해지역은 어떤 모습일까요.
후쿠시마 원전 부근 피해지역 현장을 취재한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윤석구 특파원!
<질문>
재난후 벌써 4년이 지났군요.
피해지역이 얼마나 복구됐는지 궁금한데요?
<답변>
취재진은 동일본 대지진 4년을 맞아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까운 피해지역 실태를 살펴봤는데요.
앞길을 예측하기 힘들만큼 상황은 여전히 엄중했습니다.
취재진은 우선 후쿠시마 원전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우케도 해안지역을 찾아갔습니다.
4년전 10미터가 넘는 거대 쓰나미가 밀어닥쳐 큰 피해를 당한 곳입니다.
이 해안마을에서만 주택 580여채가 휩쓸려 사라지고 주민 18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폐허가 된 집들과 버려진 자동차, 그리고 육지로 떠밀려온 어선 등 마치 시간이 멈춘 듯 4년전 피해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현지 주민의 안내를 받아 마을 초등학교도 찾아가 봤는데요.
물건들이 흩어져 있는 학교 내부, 그리고 강당에 걸려 있는 졸업식 현수막을 보면서 학생들이 피난하던 긴박한 상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케도 마을을 포함한 해안 피해지역에선 도로와 항만 등 시설 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워낙 광범위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4년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
당시 후쿠시마 원전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원전 주변 마을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취재진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7킬로미터 떨어진 나미에마치를 방문했는데요.
방사능 피해가 심각한 이곳은 일부 지역에 낮시간 제한적 출입을 허용할 뿐, 대부분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녹취> 나카하시(나미에마치 주민) :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게 가장 괴롭습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갈지 앞길이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나미에마치에선 지금도 토양 표면과 주택 지붕 등의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마을 전체 오염제거 진행율은 겨우 10% 남짓한 수준으로 앞으로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조사결과 나미에마치 주민 중 고향으로 돌아오겠다고 답한 사람은 10%선에 그쳤습니다.
<질문>
무엇보다 큰 걱정은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 문제인데요.
원전 사고 당시 유출된 대량의 방사선 물질이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있나요?
<답변>
네. 일본에서는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사고 당시 만 18살 이하였던 37만명을 대상으로 갑상선 이상 여부를 정기 검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3년 전에는 갑상선 암환자 109명이 확인됐고, 2차 전수조사에서는 확진 1명, 의심환자 7명이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방사선 피해 관련성을 확인한 조사결과는 없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4~5년이 지난 뒤 청소년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20배까지 급증했다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대응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현의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암 검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인 10명 중 8명은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도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요미우리 신문이 원전 사고 4년을 맞아 여론조사를 한 결과, 35%가 건강이 매우 걱정된다고 답했고, 다소 걱정이 된다는 응답도 42%에 달했습니다.
<질문>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를 낸 후쿠시마 제1원전은 현재 어떤 모습입니까?
<답변>
후쿠시마 제1원전은 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완전히 폐로하는 과정은 멀고 험난합니다.
지난해 말 4개의 원자로 중 4호기의 저장 수조에 보관된 핵연료봉은 모두 인출했습니다.
하지만 방사선 방출량이 높은 1∼3호기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폐로까지 적어도 30∼4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기 대책으로 알려진 오염수 차단 작업마저 순조롭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원전 운영 주체인 도쿄전력이 제1원전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알고도 열달 넘게 알리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또, 원전 사고 수습을 맡아온 사람들에 대한 피폭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일본 내에서는 원전 반대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녹취> 히로부미(일본 주민) :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습니다. 주민들에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문제를 숨기고 있습니다."
도쿄에서는 지난 8일 2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어제 아사히 신문에 원전 반대 메시지를 담은 전면광고를 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일본 곳곳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4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열렸는데요.
쓰나미의 흔적은 다소 줄었지만 보이지 않는 방사능 공포와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진짜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오늘로 꼭 4년이 지났습니다.
사망, 실종자만 만 8천명이 넘는 엄청난 재난이었는데요.
재난 후 4년이 지난 피해지역은 어떤 모습일까요.
후쿠시마 원전 부근 피해지역 현장을 취재한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윤석구 특파원!
<질문>
재난후 벌써 4년이 지났군요.
피해지역이 얼마나 복구됐는지 궁금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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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동일본 대지진 4년을 맞아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까운 피해지역 실태를 살펴봤는데요.
앞길을 예측하기 힘들만큼 상황은 여전히 엄중했습니다.
취재진은 우선 후쿠시마 원전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우케도 해안지역을 찾아갔습니다.
4년전 10미터가 넘는 거대 쓰나미가 밀어닥쳐 큰 피해를 당한 곳입니다.
이 해안마을에서만 주택 580여채가 휩쓸려 사라지고 주민 18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폐허가 된 집들과 버려진 자동차, 그리고 육지로 떠밀려온 어선 등 마치 시간이 멈춘 듯 4년전 피해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현지 주민의 안내를 받아 마을 초등학교도 찾아가 봤는데요.
물건들이 흩어져 있는 학교 내부, 그리고 강당에 걸려 있는 졸업식 현수막을 보면서 학생들이 피난하던 긴박한 상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케도 마을을 포함한 해안 피해지역에선 도로와 항만 등 시설 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워낙 광범위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4년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
당시 후쿠시마 원전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원전 주변 마을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취재진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과 7킬로미터 떨어진 나미에마치를 방문했는데요.
방사능 피해가 심각한 이곳은 일부 지역에 낮시간 제한적 출입을 허용할 뿐, 대부분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녹취> 나카하시(나미에마치 주민) :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게 가장 괴롭습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갈지 앞길이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나미에마치에선 지금도 토양 표면과 주택 지붕 등의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마을 전체 오염제거 진행율은 겨우 10% 남짓한 수준으로 앞으로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조사결과 나미에마치 주민 중 고향으로 돌아오겠다고 답한 사람은 10%선에 그쳤습니다.
<질문>
무엇보다 큰 걱정은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 문제인데요.
원전 사고 당시 유출된 대량의 방사선 물질이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있나요?
<답변>
네. 일본에서는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사고 당시 만 18살 이하였던 37만명을 대상으로 갑상선 이상 여부를 정기 검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3년 전에는 갑상선 암환자 109명이 확인됐고, 2차 전수조사에서는 확진 1명, 의심환자 7명이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방사선 피해 관련성을 확인한 조사결과는 없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4~5년이 지난 뒤 청소년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20배까지 급증했다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대응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현의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암 검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인 10명 중 8명은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도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요미우리 신문이 원전 사고 4년을 맞아 여론조사를 한 결과, 35%가 건강이 매우 걱정된다고 답했고, 다소 걱정이 된다는 응답도 42%에 달했습니다.
<질문>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를 낸 후쿠시마 제1원전은 현재 어떤 모습입니까?
<답변>
후쿠시마 제1원전은 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완전히 폐로하는 과정은 멀고 험난합니다.
지난해 말 4개의 원자로 중 4호기의 저장 수조에 보관된 핵연료봉은 모두 인출했습니다.
하지만 방사선 방출량이 높은 1∼3호기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폐로까지 적어도 30∼4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기 대책으로 알려진 오염수 차단 작업마저 순조롭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원전 운영 주체인 도쿄전력이 제1원전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알고도 열달 넘게 알리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또, 원전 사고 수습을 맡아온 사람들에 대한 피폭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일본 내에서는 원전 반대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녹취> 히로부미(일본 주민) :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습니다. 주민들에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문제를 숨기고 있습니다."
도쿄에서는 지난 8일 2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어제 아사히 신문에 원전 반대 메시지를 담은 전면광고를 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일본 곳곳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4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열렸는데요.
쓰나미의 흔적은 다소 줄었지만 보이지 않는 방사능 공포와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진짜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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