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배우로서도 한건 크게 해보고 싶다”

입력 2015.03.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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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촬영이 제게 없었던 스무살의 경험을 채워주는 계기가 됐죠. 솔직히 지금 제 연기가 공감을 잘 줄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되고 반대로 굉장히 설레요."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영화 '스물'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그룹 투피엠(2PM)의 멤버 이준호(25)의 얘기다.

'감시자들'(2013)의 감시반 에이스 다람쥐 역으로 무난하게 스크린에 데뷔한 데 이어 두 번째로 관객 앞에 선보이는 영화 '스물'에서 이준호는 요즘 충무로 대세인 동갑내기 배우 김우빈·강하늘과 함께 스무살 청춘을 연기했다.

이준호가 맡은 동우는 만화가가 꿈이지만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생계가 어려워 학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하는 재수생 신세다.

여자 꼬시기와 아무것도 안 하고 숨쉬기가 삶의 유일한 낙이자 목표인 치호(김우빈)나 겉으로 보기에는 얌전한 '엄친아'이지만 술만 마시면 돌변하는 반전 매력의 경재(강하늘)가 예상을 깨는 행동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는 것과 달리 그는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얼굴"(이병헌 감독)로 생활밀착형 캐릭터를 선보인다.

13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준호는 "페이소스와 가난을 맡느라 재미 쪽은 아니어서 아쉽기는 했다"면서도 "동우는 현실적으로 공감대를 살 수 있는 드라마를 가진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제 성격이 분위기를 좀 타는 편이에요. 엄청 밝을 때도 있고, 말이 많아서 웃길 때도 있죠. 세 사람 중에 꼽으라면 동우와 가장 비슷할걸요? 2PM 멤버들 중에서는 택연이 형이 경재랑 비슷해요.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를 몸소 보여줄 수 있는 멤버에요. 극중 치호 같은 캐릭터는 없죠. 그래도 어디 내놔도 사람들과 잘 섞이는 걸로 본다면 민준이 형(준케이) 일 걸요."

이준호는 "'감시자들' 때는 선배들에게 업혀가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주연이니 순전히 제가 했어야 하는 몫으로 평가받는 거라 기대되고 떨린다"고 말했다.

"'감시자들'에서 죽는 장면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몰라서 젓가락으로 목도 찔러보고 샤워하면서 저 자신을 막 때려보기도 했어요. 아프긴 한데 죽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그때 설경구 선배님한테 여쭤봤는데 '나도 모르지 임마. 내가 죽어봤냐. 니가 죽는게 그냥 죽는거지 뭐'라고 간단하게 얘기하셨어요. 그게 정말 큰 조언이 됐어요. 연기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 말에 힘을 많이 얻었죠."

연습생 시절을 거쳐 스무살에 2PM으로 데뷔한 그는 사실 극중 동우와는 다른 스무살을 보냈다.

"평범했던 스무살은 아니었죠. 연습생 막바지 시기였고 데뷔도 스무살에 했으니까요. 기대되고 설레고 패기 넘치던 시기였죠."

남들처럼 '평범한 20대'가 부럽지는 않을까.

이준호는 "가끔은 평범한 생활이 부럽다"면서도 "하지만 그건 포기가 아니라 내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극중 동우와 치호, 경재처럼 인생의 갈림길에 다시 서면 어떤 길을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곧바로 "그대로 이 길을 가겠다"고 답했다.

눈웃음이 매력적인 그지만 데뷔 초반 훤칠한 키나 선 굵은 화려한 외모를 가진 것도, 그렇다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룹 내 다른 멤버들보다 주목을 덜 받았다.

이준호는 "데뷔 초부터 한 번에 빵 뜨는 스타는 포기했다"면서 "내가 당장 스타가 될 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초반에 다른 멤버들은 개인 활동이 있었는데 저만 아무것도 없을 때가 있었어요. '언젠가는 내 차례가 오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계속 노력했죠. 예나 지금이나 저는 '집돌이'에요. 영화 보고 책 보고 곡 쓰고 스트레스 쌓이면 게임하고, 과식하고…. 그런 게 어떻게 보면 제게 큰 공부가 됐어요."

그는 꿈도 많고 욕심도 많다. 오죽했으면 팬들이 그에게 '야망준호'라는 별명까지 붙여 줬을까. 사실 그만큼 노력형이기도 하다.

이준호는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고 싶다"면서 "지금 걷는 길에서 타협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습생 때부터 춤과 노래, 연기 다 해보고 싶었어요. 가수의 꿈이 더 커서 가수로 데뷔했지만요. 5년 만에 오디션 기회가 주어져서 '감시자들' 오디션을 보게 된 게 큰 행운이었죠. 가수가 힘들고 미래가 안 보여서 연기를 선택한 건 절대 아니에요. 가수로도 꾸준히 계속하고 싶어요. 2PM은 웬만해서는 절대 해체 안 할 거 같고요."

'스물'이 먼저 개봉하지만 '감시자들' 이후에 배우 이병헌·전도연 주연의 '협녀, 칼의 기억'에도 출연했다.

비중은 작지만 이병헌의 오른팔로 나오는 무사 역이다.

'협녀, 칼의 기억'은 당초 작년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이병헌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개봉이 연기된 상태다.

그는 "후반 작업을 더 심혈을 기울여 하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에 후시 녹음을 한 번 더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2PM으로 (가수로서) 정점을 찍어 본 경험이 있으니 배우로서도 한 건 크게 해보고 싶어요. 이거 또 야망으로 나가면 너무 제가 욕심이 덕지덕지 붙은 거 같으니까 꿈으로 해주세요. 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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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호 “배우로서도 한건 크게 해보고 싶다”
    • 입력 2015-03-13 15:31:52
    연합뉴스
"영화 촬영이 제게 없었던 스무살의 경험을 채워주는 계기가 됐죠. 솔직히 지금 제 연기가 공감을 잘 줄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되고 반대로 굉장히 설레요."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영화 '스물'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그룹 투피엠(2PM)의 멤버 이준호(25)의 얘기다. '감시자들'(2013)의 감시반 에이스 다람쥐 역으로 무난하게 스크린에 데뷔한 데 이어 두 번째로 관객 앞에 선보이는 영화 '스물'에서 이준호는 요즘 충무로 대세인 동갑내기 배우 김우빈·강하늘과 함께 스무살 청춘을 연기했다. 이준호가 맡은 동우는 만화가가 꿈이지만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생계가 어려워 학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하는 재수생 신세다. 여자 꼬시기와 아무것도 안 하고 숨쉬기가 삶의 유일한 낙이자 목표인 치호(김우빈)나 겉으로 보기에는 얌전한 '엄친아'이지만 술만 마시면 돌변하는 반전 매력의 경재(강하늘)가 예상을 깨는 행동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는 것과 달리 그는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얼굴"(이병헌 감독)로 생활밀착형 캐릭터를 선보인다. 13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준호는 "페이소스와 가난을 맡느라 재미 쪽은 아니어서 아쉽기는 했다"면서도 "동우는 현실적으로 공감대를 살 수 있는 드라마를 가진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제 성격이 분위기를 좀 타는 편이에요. 엄청 밝을 때도 있고, 말이 많아서 웃길 때도 있죠. 세 사람 중에 꼽으라면 동우와 가장 비슷할걸요? 2PM 멤버들 중에서는 택연이 형이 경재랑 비슷해요.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를 몸소 보여줄 수 있는 멤버에요. 극중 치호 같은 캐릭터는 없죠. 그래도 어디 내놔도 사람들과 잘 섞이는 걸로 본다면 민준이 형(준케이) 일 걸요." 이준호는 "'감시자들' 때는 선배들에게 업혀가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주연이니 순전히 제가 했어야 하는 몫으로 평가받는 거라 기대되고 떨린다"고 말했다. "'감시자들'에서 죽는 장면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몰라서 젓가락으로 목도 찔러보고 샤워하면서 저 자신을 막 때려보기도 했어요. 아프긴 한데 죽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그때 설경구 선배님한테 여쭤봤는데 '나도 모르지 임마. 내가 죽어봤냐. 니가 죽는게 그냥 죽는거지 뭐'라고 간단하게 얘기하셨어요. 그게 정말 큰 조언이 됐어요. 연기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 말에 힘을 많이 얻었죠." 연습생 시절을 거쳐 스무살에 2PM으로 데뷔한 그는 사실 극중 동우와는 다른 스무살을 보냈다. "평범했던 스무살은 아니었죠. 연습생 막바지 시기였고 데뷔도 스무살에 했으니까요. 기대되고 설레고 패기 넘치던 시기였죠." 남들처럼 '평범한 20대'가 부럽지는 않을까. 이준호는 "가끔은 평범한 생활이 부럽다"면서도 "하지만 그건 포기가 아니라 내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극중 동우와 치호, 경재처럼 인생의 갈림길에 다시 서면 어떤 길을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곧바로 "그대로 이 길을 가겠다"고 답했다. 눈웃음이 매력적인 그지만 데뷔 초반 훤칠한 키나 선 굵은 화려한 외모를 가진 것도, 그렇다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룹 내 다른 멤버들보다 주목을 덜 받았다. 이준호는 "데뷔 초부터 한 번에 빵 뜨는 스타는 포기했다"면서 "내가 당장 스타가 될 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초반에 다른 멤버들은 개인 활동이 있었는데 저만 아무것도 없을 때가 있었어요. '언젠가는 내 차례가 오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계속 노력했죠. 예나 지금이나 저는 '집돌이'에요. 영화 보고 책 보고 곡 쓰고 스트레스 쌓이면 게임하고, 과식하고…. 그런 게 어떻게 보면 제게 큰 공부가 됐어요." 그는 꿈도 많고 욕심도 많다. 오죽했으면 팬들이 그에게 '야망준호'라는 별명까지 붙여 줬을까. 사실 그만큼 노력형이기도 하다. 이준호는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고 싶다"면서 "지금 걷는 길에서 타협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습생 때부터 춤과 노래, 연기 다 해보고 싶었어요. 가수의 꿈이 더 커서 가수로 데뷔했지만요. 5년 만에 오디션 기회가 주어져서 '감시자들' 오디션을 보게 된 게 큰 행운이었죠. 가수가 힘들고 미래가 안 보여서 연기를 선택한 건 절대 아니에요. 가수로도 꾸준히 계속하고 싶어요. 2PM은 웬만해서는 절대 해체 안 할 거 같고요." '스물'이 먼저 개봉하지만 '감시자들' 이후에 배우 이병헌·전도연 주연의 '협녀, 칼의 기억'에도 출연했다. 비중은 작지만 이병헌의 오른팔로 나오는 무사 역이다. '협녀, 칼의 기억'은 당초 작년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이병헌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개봉이 연기된 상태다. 그는 "후반 작업을 더 심혈을 기울여 하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에 후시 녹음을 한 번 더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2PM으로 (가수로서) 정점을 찍어 본 경험이 있으니 배우로서도 한 건 크게 해보고 싶어요. 이거 또 야망으로 나가면 너무 제가 욕심이 덕지덕지 붙은 거 같으니까 꿈으로 해주세요. 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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