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환불 나몰라라”…말로만 ‘무료 체험’

-제가 요새 탈모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탈모방지하는 제품 광고를 유심히 보는데 6개월인가 체험해 보고 효과가 없으면 안 사도 된다는 그런 문구가 있더라고요.

구미는 당기는데 세상에 그런 착한 사람들이 있을까?

그래서 왠지 좀 불안합니다.

-충동구매를 유발하고 책임은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무료 체험 미끼 상술이 아닌가 싶은데요.

남근아 소비자연맹 상담실장과 함께 오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무료체험이라는 게 요새 참 많은데 뭘 어떻게 해 주겠다는 거예요, 정확하게?

▼인심쓰는 듯한 ‘무료체험’ 개념은?▼

-예전에는 무료체험이라고 하면 그냥 하나를 덤으로 준다, 이런 단순한 거였는데요.

요즘에는 굉장히 지능적으로 바뀌어서 일주일이나 한 달간 무료체험을 준다, 사용을 해 보고도 환불해 주겠다, 이런 것이 무료체험인데요.

문제는 무료체험 기간을 지켜서 반품의사를 통보하기가 어렵고 또 그 환불해 준다는 무료체험의 조건들이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워서 결국은 소비자들에게 충동구매를 일으키는 미끼 상품이었고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상품을 떠안게 되는 그런 일이 다반사입니다.

-실제로는 무료체험이 아니라 유료체험이라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보통 어떤 물건들, 아까 탈모방지제품도 말씀해 주셨는데 어떤 물건들이 어떤 경로로 이런 무료체험을 유도하나요?

▼‘무료 체험’ 시켜준다는 상품들은?▼

-탈모치료제도 있고요.

또 건강식품도 있고 화장품, 시력향상 안경, 또 금연보조제, 학습기, 어학기...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런데 이제 보통은 신문광고가 나오고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일간지 신문광고를 보고 전화를 하고 또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굉장히 광고가 많아요, 무료체험이라고.

그래서 이렇게 돼서 소비자들이 신청하는 경우들이 있고 또 때로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그래서 이제 샘플 줄 테니까 받아봐라, 이렇게 권하죠.

-주로 피해 사례는 어떤 것들인가요?

-피해사례를 보면 시력향상 안경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화면 보면서 같이 말씀 나눠보죠.

시력향상 안경이라는 게 7일간 무료체험을 제공한다는 거죠?

그런데 저 단서가 좀 이상합니다.

무료체험 기간 동안에 시력이 향상되는 건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요?

-사용설명서를 보니까 무료체험 기간 동안은 시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느낄 수 없다.

이랬는데도 소비자들한테 무료체험이다 그러면 소비자들이 쉽게 무료다 이런 것만...

-효과가 없어도 써야 된다 이런 얘기인 거죠.

그다음 보시죠.

탈모치료기에 관한 내용인데요.

10개월간 무료체험 제공하고요.

12개월 할부로 사셨어요.

그런데 10개월 이후에 제품 사용시간 약 63시간을 확인하고 환불해 준다는 얘기예요?

-이것도 10개월 동안 사용하고 효과가 없으면 반품을 해 준다는 건데, 중간 10개월이 되기 전에 반품을 한다 그래도 10개월을 채워라.

그리고 또 반품을 하려고 하면 이 기계 안에다가 타이머를 장착해 놔가지고요.

-얼마나 썼는지 확인하겠다.

-일정기간을 채우지 않으면 안 되고 또 10개월을 채우지 않으면 미리 중간에는 절대로 안 해 주는 거예요.

그런데 소비자들이 10개월 지나고 일주일 이내 반품을 해야 되는데 이걸 미리 생각했다 하더라도 10개월이 지나면 기억에서 다 지워지는 거죠.

-12개월 할부로 샀는데 10개월이면 다 됐을 때인데.

-또 비염치료기 있죠.

하나 보여주세요.

화면 좀 보여주세요.

-한 달 무료체험 제공한다고 돼 있습니다.

1일 1회 40분 사용시간 준수해야 된다는데요.

이것도 사용시간이 좀 문제네요.

-이것도 하루에 꼭 40분을 최소한 지켜서 사용해라.

그리고 이걸 지키지 않으면 반품을 안 해 주겠다, 이렇게 되거든요.

-약정서를 한번 보시죠.

-약정서에 이렇게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는데요.

그래서 어떤 소비자께서는 본인은 이걸 사시고 한 3주는 정말 열심히 하셨대요.

그런데 이제 생활하다 보면 그걸 꼬박 다 지키기가 어렵잖아요.

그러니까 반품을 하겠다 하고 연락을 했더니 그럼 매일 사용을 했느냐?

그래서 솔직히 얘기해서 며칠은 못 했다.

이렇게 정직하게 얘기해 가지고 결국은 환불을 못 받았습니다.

-매일 사용했어야만 하는데.

-매일 사용..

-지금 보니까 이게 함정이 사용시간에 있는 이 사용시간이 엄청나게 긴데, 그러면 이걸 다 앞뒤로 적어놓고 내가 사용하기 전, 사용하기 후의 사진도 찍어놓고 조건이 워낙 많아서 이게 완전히 실험대상자인데.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렇게까지 가혹한 어떻게 보면 조건을 걸어도 상관이 없는 거예요?

-살 때는 이런 거 제대로 안 알려주잖아요.

▼“반품하고 환불받기는 하늘의 별따기”▼

-안내를 했다고 하는데, 소비자들이 기억하기에는 이게 무조건 반품해 준다, 환불해 준다.

그런 것들만 기억하게 되고요.

또 이런 까다로운 조건들은 소비자들이 잘 모르게 빠른 말투로 얘기를 한다든지 또 설명서가...

-아주 작은 글씨로 써 있다든지.

-있다 하더라도 나중에 보니까 작은 글씨로 써 있더라.

이런 정도여서 소비자들이 함정에 빠지기가 쉽죠.

-아까 12개월 할부로 사셨는데 10개월 써야 된다라고 했던 그 제품 있잖아요.

그런 경우는 일단 반품은 해 준다고 써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반품이 되기는 되는 건가요?

-그런데 그 경우에는 효과가 없으면 환불해 준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소비자는 그래도 효과가 없어서 환불해 준다고 했기 때문에 중간에 효과가 없어도 해 주겠다.

또 심지어는 부작용이 일어난 소비자도 있어요.

그러니까 어차피 10개월 후에 환불해 줄 거니까 미리 좀 해 달라, 이렇게 얘기해도 10개월을 채우지 않으면 절대 못 해 주겠다, 이렇게 나옵니다.

-그러면 돈은 사실은 체험해 본 다음에 결제하거나 이런 건 아니잖아요.

먼저 결제하잖아요.

-그러니까요.

무료체험이라고 하면 일단은 체험용을 받아서 내가 써보고 체험기간이 지나서 내가 이걸 구매를 하겠다 그러면 그때 돈을 내고 또 내가 살 물건을 받고 이래야 정상인데요.

이게 처음부터 체험분을 받기 위해서 결제를 하라고 합니다.

물건을 보내려면 돈을 미리 내야 된다.

그러니까 소비자들은 어차피 반품할 거니까 괜찮겠지 이렇게 하고 바로 결제를 해버리고 말거든요.

그러면 업체는 자기네가 이미 돈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게 업체입니다.

소비자는 반품을 받으려면 굉장히 어려운 거죠.

-이게 지금 무료체험이 주부들이 보통 백화점 가서 웬만한 물건 또 뭐죠, 홈쇼핑 채널 보고서 반품이 잘돼가지고 이런 것도 잘 되겠지 하는 그런 허점을 노린 건데 특히 무료체험이 겨냥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세 드신 분들인데요.

한번 직접 보시죠.

-7일간 무료체험.

불만족시 전부 환불.

건강식품 광고마다 내세우는 문구들입니다.

전화를 하니.

-저희 효과는 자신있습니다, 선생님.

먹으신 것 빼고 나머지는 환불을 해 드립니다, 선생님.

-이같은 말에 64살 김 모씨도 환약 2통을 사고 27만 5000원을 결제했습니다.

하지만 효능이 없다고 느껴 환불을 요구하자 거절당했습니다.

-돈이고 뭐고 이런 얘기를 안 하고서 반품 안 된다 이거야.

나는 믿었다가 완전히 나는 발등 찍힌 거야.

-흔히들 사는 게 건강식품들, 또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일수록 건강에 더 관심이 많으시니까 많이 하시는데, 피해자 80%가 50대 이상이라고 하네요.

▼노인층 노리는 건강식품 무료체험▼

-건강에 신경도 많이 쓰이시고요.

이분들이 또 전화를 받으면 잘 받는가 봐요.

그래서 피해자들이 많으신데요.

예를 들면 한 달 무료체험이다, 마음에 안 들면 반품 가능하다.

그래서 이제 자기가 신청을 했어요.

그게 한 2년 전의 일인데요.

먹어보니까 별로 효과도 없는 것 같고 그래서 가지고 가라, 이렇게 통보를 한 거죠.

전화에 대고 나는 이거 안 하겠으니까 가져가라 그랬는데 업체가 순순히 말을 듣고 그걸 가져가지는 않아요.

그런데 소비자는 나는 분명히 가지고 가라고 말했기 때문에 내 할 일을 다 했다,이렇게 생각하고 계시는데, 한 1년 6개월 정도 지나면 지불하라고 대금독촉이 오는 거죠.

그런데 소비자는 또 나는 가져가라고 했으니까 내 책임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시고 묻어두시는데요.

어느 날 압류하겠다, 이런 소송을 하겠다라는 통보를 받으시는 거죠.

-그러면 환불 의사를 어떻게 표현해야 됩니까?

문서 같은 경우로 해서 우편으로 보내야 되나요?

▼반품·환불 거부 시 도움받는 방법?▼

-소비자께서 확실히 하시려면 내용증명을 보내시는 게 제일 좋으신데요.

그렇게까지 하시기가 쉽지 않고 보통은 전화통화를 했으니까 소비자께서는 안심하고 계시는데요.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자녀분이 전화가 왔어요.

부모님께서 돌아가셨는데 몇 년 전에 부모님이 산 건강식품 대금을 내라, 이렇게 온 거예요.

그래서 이 자녀분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이걸 우리가 꼭 내야 되느냐?그렇게 황당해 가지고 전화를 주시는 경우도 있어요.

-지금 그러면 내용증명 보내는 거 말고는 자기 입장을 확고하게 해놓는 게 없나요?

문자메시지 보내고 이런 건 안 되는 겁니까?

-문자메시지 같은 건 못 받았다 그러면 곤란하고요.

또 전화도 나중에 법원에 가서 녹취를 들어볼 경우만 가능하니까 그냥 그런 때에 법원에까지 가기 전에 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확실한 게 내용증명을 보내는 겁니다.

-지금으로써는 확실한 방법이 내용증명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러면 무료체험은 믿어도 되는 건가요, 어떤가요?

소비자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물론 잘 활용을 하면 물건을 선택하기 전에 체험도 해 보니까 굉장히 좋을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꼭 제 날짜에 반품기간이 끝나고 예를 들어서 7일 체험기간이 끝나고 그 오전 중에 연락을 해라, 이래야만 반품이 된다, 이렇게 하는데, 사실 연락을 하면 전화연결 잘 안 될 수 있고요.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그 반품을 제때 못 할 수도 있고 또 체험조건이 아까도 보셨지만 굉장히 충족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면 소비자한테 이걸 사야 되는 결과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소비자들은 이게 그냥 한두 번 써보는 체험이 아니라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환불받을 수 있다라는 걸 꼭 잊지 말고 신중히 생각하셔야겠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어르신들 만약에 신문 보실 때 말이에요.

광고 보시면 큰 글자만 보지 마시고 작은 글자도 꼭 보십시오.

함정은 꼭 그 작은 글자 안에 담겨 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