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내가 죽였지” 혼잣말에 미 부동산 재벌 살인 덜미
입력 2015.03.18 (18:06)
수정 2015.03.18 (20: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뉴욕의 유명한 부동산 갑부가 혼잣말 한 마디로, 살인 혐의로 체포되면서 요즘 미국사회가 떠들썩합니다.
여러 차례의 살인 용의자로 수사를 받았던 인물인데요.
한 방송사와 가진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화장실에서 한 혼잣말 때문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내가 죽였지" 라고 뱉은 한마디 말로 결국 철창 신세를 지게됐습니다.
한국에서 만약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요?
국제부 서재희 기자와 알아봅니다.
서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나락으로 떨어진 부동산 재벌, 누구입니까?
<답변>
바로 이 사람, 로버트 더스트인데요.
'부동산 재벌' 더스트 가문의 장남이자 상속자입니다.
어느정도 부자인가 하면요.
이 건물, 어디인지 아시겠습니까?
<질문>
911 테러 이후 새로 지어진 세계무역센터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더스트 가문은 이 세계무역센터 한 동의 지분을 갖고 있고요.
미국 맨해튼에서 무려 15개 고층 빌딩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갑부네요.
그런데 이 사람, 재산 말고도 특이한 게 많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더스트는 지난 30년 동안 무려 세 건의 살인 또는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는데요.
그때마다 호화로운 변호인단을 꾸려 빠져 나갔습니다.
이 얘기는 영화로도 제작됐는데요.
보시죠.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들을 조사해줘요.
캐슬린 마크스 실종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시작합니다.
더스트 가문의 실화를 다룬 영화 '올 굿 에브리씽'입니다.
20년 전 실종된 더스트의 부인 '캐슬린'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게 주된 스토리인데요.
더스트는 이 영화를 본 뒤, 자기가 직접 자신의 얘기를 하기위해 다큐멘터리 출연을 결심했고, 2013년 6부작 다큐멘터리, '더 징크스'를 녹화하게 됩니다.
<질문>
자기가 범인이 아니란 걸 대중에게 알리겠다.... 이런 의도였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실제로 방송이 됐고요.
그 마지막 회가 지난 15일에 미 전역에 방송됐는데요.
충격적 반전이 있었습니다.
보시죠.
'더 징크스'의 마지막 편입니다. 불 꺼진 세트장이 보이는데요.
더스트의 혼잣말이 그대로 방송을 탑니다.
<녹취> "여기 있잖아. 너희는 (범인을) 잡은 거야. 너희가 잡긴 했지. 내가 무슨 짓을 했냐고? 다 죽였어."
마이크가 켜져있는 줄 모르고 화장실에 가서 혼잣말을 했는데, 그게 녹음된 겁니다.
이 말을 근거로, 미 수사당국은 더스트를 1급 살인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질문>
살인을 했다는 자백을 본의아니게 하게 된 셈이네요.
그런데 서 기자, 앞서 더스트가 세 건의 살인, 실종 사건의 용의자였다고 했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저지른거죠?
<답변>
최초 범행은 3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인 캐슬린이 집 근처에서 실종됐는데, 캐슬린은 평소 이웃들에게 "자신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남편이 벌인 일"이라 했답니다.
더스트가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습니다.
2000년에는, 더스트의 친구 수전 버먼이 캐슬린의 실종을 증언하기 직전에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는데요.
이번에도 유력 용의자 더스트는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2001년에도 이웃인 모리스 블랙을 살해한 뒤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로 붙잡혔지만, 정당방위로 풀려났습니다.
당시 재판장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 수잔 크리스(모리스 블랙 살해 관련 재판장) : "더스트는 범죄를 계획했고, 또 계획한 범죄를 은폐했습니다. 상당히 교활하죠. 제정신인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닙니다."
<질문>
그런데 서 기자, 우연찮은 자백으로 진실이 밝혀진 것이라 하더라도요.
꽤 오래전 사건들이잖아요.
혹시 공소시효가 지난 건 아닙니까?
<답변>
미국은 살인과 같은 중범죄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없습니다.
한국과는 다르죠.
한국에서도 '살인의 추억'. '그 놈 목소리', '아이들'.. 모두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들이죠.
이 영화들이 나온 뒤 화성 연쇄 살인사건, 이형호 군 유괴 살인사건,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이 새롭게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 사건들은 지난 2006년, 일제히 공소시효가 끝났습니다.
한국에서 살인죄 공소시효는 2007년 이전 사건은 15년, 그 이후 사건은 25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국은 살인죄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에 15년 전, 33년 전 사건이라 하더라도 재수사가 이뤄질 수 있는 겁니다.
<질문>
이번 사건 말고도 미디어를 통해 오래전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된 일이 미국에선 또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글로벌24에서도 소개했던 작품인데요.
16년 전 벌어진 한인 여고생 살인사건을 다룬 라디오 드라마인데, 그 파장이 법정에까지 갔습니다.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배포된 '시리얼'이라는 팟캐스트, 즉 라디오 드라마인데요.
1999년 미국에서 발생한 한인 여고생 피살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내용입니다.
범인으로 지목된 전 남자친구 애드난 사이드는 15년 째 수감생활 중이었는데요.
'시리얼'은 사이드가 범인임을 확정할 수 없다는 증언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팟캐스트가 영미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법원은 전 남자친구의 항소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녹취> CNN 앵커 : "팟캐스트가 굉장히 일반화 되서,이제 법원에서도 재판에 참고 할만한 새로운 요소가 된 것 같아요."
<질문>
미디어를 통해서 누군가를 항명의 기회를 얻게됐고, 누군가는 처벌을 받게될 상황이군요.
그럼 더스트는 이제 처벌받게 되는겁니까?
<답변>
일단 체포되긴 했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최강의 변호인단을 꾸려 맞설 예정이라고 하거든요.
수사 당국에 체포된 후, 더스트는 변호사를 통해 혐의를 부인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딕 디게린(로버트 더스트 변호사) : "더스트는 수전 버먼을 살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모든 소문과 추측을 끝내고 재판을 받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더스트 체포의 결정적 단초가 된 다큐멘터리의 제작자는 무려 10년 동안 더스트 사건을 추적해왔다고 합니다.
시리얼 열풍에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에선 사실을 기반으로 한 추적물의 가치와 기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고 하네요.
<앵커 멘트>
범죄자가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실현될지 좀더 지켜봐야겠네요.
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뉴욕의 유명한 부동산 갑부가 혼잣말 한 마디로, 살인 혐의로 체포되면서 요즘 미국사회가 떠들썩합니다.
여러 차례의 살인 용의자로 수사를 받았던 인물인데요.
한 방송사와 가진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화장실에서 한 혼잣말 때문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내가 죽였지" 라고 뱉은 한마디 말로 결국 철창 신세를 지게됐습니다.
한국에서 만약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요?
국제부 서재희 기자와 알아봅니다.
서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나락으로 떨어진 부동산 재벌, 누구입니까?
<답변>
바로 이 사람, 로버트 더스트인데요.
'부동산 재벌' 더스트 가문의 장남이자 상속자입니다.
어느정도 부자인가 하면요.
이 건물, 어디인지 아시겠습니까?
<질문>
911 테러 이후 새로 지어진 세계무역센터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더스트 가문은 이 세계무역센터 한 동의 지분을 갖고 있고요.
미국 맨해튼에서 무려 15개 고층 빌딩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갑부네요.
그런데 이 사람, 재산 말고도 특이한 게 많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더스트는 지난 30년 동안 무려 세 건의 살인 또는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는데요.
그때마다 호화로운 변호인단을 꾸려 빠져 나갔습니다.
이 얘기는 영화로도 제작됐는데요.
보시죠.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들을 조사해줘요.
캐슬린 마크스 실종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시작합니다.
더스트 가문의 실화를 다룬 영화 '올 굿 에브리씽'입니다.
20년 전 실종된 더스트의 부인 '캐슬린'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게 주된 스토리인데요.
더스트는 이 영화를 본 뒤, 자기가 직접 자신의 얘기를 하기위해 다큐멘터리 출연을 결심했고, 2013년 6부작 다큐멘터리, '더 징크스'를 녹화하게 됩니다.
<질문>
자기가 범인이 아니란 걸 대중에게 알리겠다.... 이런 의도였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실제로 방송이 됐고요.
그 마지막 회가 지난 15일에 미 전역에 방송됐는데요.
충격적 반전이 있었습니다.
보시죠.
'더 징크스'의 마지막 편입니다. 불 꺼진 세트장이 보이는데요.
더스트의 혼잣말이 그대로 방송을 탑니다.
<녹취> "여기 있잖아. 너희는 (범인을) 잡은 거야. 너희가 잡긴 했지. 내가 무슨 짓을 했냐고? 다 죽였어."
마이크가 켜져있는 줄 모르고 화장실에 가서 혼잣말을 했는데, 그게 녹음된 겁니다.
이 말을 근거로, 미 수사당국은 더스트를 1급 살인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질문>
살인을 했다는 자백을 본의아니게 하게 된 셈이네요.
그런데 서 기자, 앞서 더스트가 세 건의 살인, 실종 사건의 용의자였다고 했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저지른거죠?
<답변>
최초 범행은 3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인 캐슬린이 집 근처에서 실종됐는데, 캐슬린은 평소 이웃들에게 "자신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남편이 벌인 일"이라 했답니다.
더스트가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습니다.
2000년에는, 더스트의 친구 수전 버먼이 캐슬린의 실종을 증언하기 직전에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는데요.
이번에도 유력 용의자 더스트는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2001년에도 이웃인 모리스 블랙을 살해한 뒤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로 붙잡혔지만, 정당방위로 풀려났습니다.
당시 재판장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 수잔 크리스(모리스 블랙 살해 관련 재판장) : "더스트는 범죄를 계획했고, 또 계획한 범죄를 은폐했습니다. 상당히 교활하죠. 제정신인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닙니다."
<질문>
그런데 서 기자, 우연찮은 자백으로 진실이 밝혀진 것이라 하더라도요.
꽤 오래전 사건들이잖아요.
혹시 공소시효가 지난 건 아닙니까?
<답변>
미국은 살인과 같은 중범죄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없습니다.
한국과는 다르죠.
한국에서도 '살인의 추억'. '그 놈 목소리', '아이들'.. 모두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들이죠.
이 영화들이 나온 뒤 화성 연쇄 살인사건, 이형호 군 유괴 살인사건,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이 새롭게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 사건들은 지난 2006년, 일제히 공소시효가 끝났습니다.
한국에서 살인죄 공소시효는 2007년 이전 사건은 15년, 그 이후 사건은 25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국은 살인죄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에 15년 전, 33년 전 사건이라 하더라도 재수사가 이뤄질 수 있는 겁니다.
<질문>
이번 사건 말고도 미디어를 통해 오래전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된 일이 미국에선 또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글로벌24에서도 소개했던 작품인데요.
16년 전 벌어진 한인 여고생 살인사건을 다룬 라디오 드라마인데, 그 파장이 법정에까지 갔습니다.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배포된 '시리얼'이라는 팟캐스트, 즉 라디오 드라마인데요.
1999년 미국에서 발생한 한인 여고생 피살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내용입니다.
범인으로 지목된 전 남자친구 애드난 사이드는 15년 째 수감생활 중이었는데요.
'시리얼'은 사이드가 범인임을 확정할 수 없다는 증언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팟캐스트가 영미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법원은 전 남자친구의 항소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녹취> CNN 앵커 : "팟캐스트가 굉장히 일반화 되서,이제 법원에서도 재판에 참고 할만한 새로운 요소가 된 것 같아요."
<질문>
미디어를 통해서 누군가를 항명의 기회를 얻게됐고, 누군가는 처벌을 받게될 상황이군요.
그럼 더스트는 이제 처벌받게 되는겁니까?
<답변>
일단 체포되긴 했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최강의 변호인단을 꾸려 맞설 예정이라고 하거든요.
수사 당국에 체포된 후, 더스트는 변호사를 통해 혐의를 부인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딕 디게린(로버트 더스트 변호사) : "더스트는 수전 버먼을 살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모든 소문과 추측을 끝내고 재판을 받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더스트 체포의 결정적 단초가 된 다큐멘터리의 제작자는 무려 10년 동안 더스트 사건을 추적해왔다고 합니다.
시리얼 열풍에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에선 사실을 기반으로 한 추적물의 가치와 기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고 하네요.
<앵커 멘트>
범죄자가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실현될지 좀더 지켜봐야겠네요.
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이슈] “내가 죽였지” 혼잣말에 미 부동산 재벌 살인 덜미
-
- 입력 2015-03-18 19:13:09
- 수정2015-03-18 20:44:23

<앵커 멘트>
뉴욕의 유명한 부동산 갑부가 혼잣말 한 마디로, 살인 혐의로 체포되면서 요즘 미국사회가 떠들썩합니다.
여러 차례의 살인 용의자로 수사를 받았던 인물인데요.
한 방송사와 가진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화장실에서 한 혼잣말 때문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내가 죽였지" 라고 뱉은 한마디 말로 결국 철창 신세를 지게됐습니다.
한국에서 만약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요?
국제부 서재희 기자와 알아봅니다.
서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나락으로 떨어진 부동산 재벌, 누구입니까?
<답변>
바로 이 사람, 로버트 더스트인데요.
'부동산 재벌' 더스트 가문의 장남이자 상속자입니다.
어느정도 부자인가 하면요.
이 건물, 어디인지 아시겠습니까?
<질문>
911 테러 이후 새로 지어진 세계무역센터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더스트 가문은 이 세계무역센터 한 동의 지분을 갖고 있고요.
미국 맨해튼에서 무려 15개 고층 빌딩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갑부네요.
그런데 이 사람, 재산 말고도 특이한 게 많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더스트는 지난 30년 동안 무려 세 건의 살인 또는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는데요.
그때마다 호화로운 변호인단을 꾸려 빠져 나갔습니다.
이 얘기는 영화로도 제작됐는데요.
보시죠.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들을 조사해줘요.
캐슬린 마크스 실종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시작합니다.
더스트 가문의 실화를 다룬 영화 '올 굿 에브리씽'입니다.
20년 전 실종된 더스트의 부인 '캐슬린'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게 주된 스토리인데요.
더스트는 이 영화를 본 뒤, 자기가 직접 자신의 얘기를 하기위해 다큐멘터리 출연을 결심했고, 2013년 6부작 다큐멘터리, '더 징크스'를 녹화하게 됩니다.
<질문>
자기가 범인이 아니란 걸 대중에게 알리겠다.... 이런 의도였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실제로 방송이 됐고요.
그 마지막 회가 지난 15일에 미 전역에 방송됐는데요.
충격적 반전이 있었습니다.
보시죠.
'더 징크스'의 마지막 편입니다. 불 꺼진 세트장이 보이는데요.
더스트의 혼잣말이 그대로 방송을 탑니다.
<녹취> "여기 있잖아. 너희는 (범인을) 잡은 거야. 너희가 잡긴 했지. 내가 무슨 짓을 했냐고? 다 죽였어."
마이크가 켜져있는 줄 모르고 화장실에 가서 혼잣말을 했는데, 그게 녹음된 겁니다.
이 말을 근거로, 미 수사당국은 더스트를 1급 살인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질문>
살인을 했다는 자백을 본의아니게 하게 된 셈이네요.
그런데 서 기자, 앞서 더스트가 세 건의 살인, 실종 사건의 용의자였다고 했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저지른거죠?
<답변>
최초 범행은 3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인 캐슬린이 집 근처에서 실종됐는데, 캐슬린은 평소 이웃들에게 "자신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남편이 벌인 일"이라 했답니다.
더스트가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습니다.
2000년에는, 더스트의 친구 수전 버먼이 캐슬린의 실종을 증언하기 직전에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는데요.
이번에도 유력 용의자 더스트는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2001년에도 이웃인 모리스 블랙을 살해한 뒤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로 붙잡혔지만, 정당방위로 풀려났습니다.
당시 재판장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 수잔 크리스(모리스 블랙 살해 관련 재판장) : "더스트는 범죄를 계획했고, 또 계획한 범죄를 은폐했습니다. 상당히 교활하죠. 제정신인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닙니다."
<질문>
그런데 서 기자, 우연찮은 자백으로 진실이 밝혀진 것이라 하더라도요.
꽤 오래전 사건들이잖아요.
혹시 공소시효가 지난 건 아닙니까?
<답변>
미국은 살인과 같은 중범죄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없습니다.
한국과는 다르죠.
한국에서도 '살인의 추억'. '그 놈 목소리', '아이들'.. 모두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들이죠.
이 영화들이 나온 뒤 화성 연쇄 살인사건, 이형호 군 유괴 살인사건,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이 새롭게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 사건들은 지난 2006년, 일제히 공소시효가 끝났습니다.
한국에서 살인죄 공소시효는 2007년 이전 사건은 15년, 그 이후 사건은 25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국은 살인죄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에 15년 전, 33년 전 사건이라 하더라도 재수사가 이뤄질 수 있는 겁니다.
<질문>
이번 사건 말고도 미디어를 통해 오래전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된 일이 미국에선 또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글로벌24에서도 소개했던 작품인데요.
16년 전 벌어진 한인 여고생 살인사건을 다룬 라디오 드라마인데, 그 파장이 법정에까지 갔습니다.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배포된 '시리얼'이라는 팟캐스트, 즉 라디오 드라마인데요.
1999년 미국에서 발생한 한인 여고생 피살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내용입니다.
범인으로 지목된 전 남자친구 애드난 사이드는 15년 째 수감생활 중이었는데요.
'시리얼'은 사이드가 범인임을 확정할 수 없다는 증언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팟캐스트가 영미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법원은 전 남자친구의 항소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녹취> CNN 앵커 : "팟캐스트가 굉장히 일반화 되서,이제 법원에서도 재판에 참고 할만한 새로운 요소가 된 것 같아요."
<질문>
미디어를 통해서 누군가를 항명의 기회를 얻게됐고, 누군가는 처벌을 받게될 상황이군요.
그럼 더스트는 이제 처벌받게 되는겁니까?
<답변>
일단 체포되긴 했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최강의 변호인단을 꾸려 맞설 예정이라고 하거든요.
수사 당국에 체포된 후, 더스트는 변호사를 통해 혐의를 부인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딕 디게린(로버트 더스트 변호사) : "더스트는 수전 버먼을 살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모든 소문과 추측을 끝내고 재판을 받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더스트 체포의 결정적 단초가 된 다큐멘터리의 제작자는 무려 10년 동안 더스트 사건을 추적해왔다고 합니다.
시리얼 열풍에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에선 사실을 기반으로 한 추적물의 가치와 기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고 하네요.
<앵커 멘트>
범죄자가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실현될지 좀더 지켜봐야겠네요.
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뉴욕의 유명한 부동산 갑부가 혼잣말 한 마디로, 살인 혐의로 체포되면서 요즘 미국사회가 떠들썩합니다.
여러 차례의 살인 용의자로 수사를 받았던 인물인데요.
한 방송사와 가진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화장실에서 한 혼잣말 때문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내가 죽였지" 라고 뱉은 한마디 말로 결국 철창 신세를 지게됐습니다.
한국에서 만약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요?
국제부 서재희 기자와 알아봅니다.
서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나락으로 떨어진 부동산 재벌, 누구입니까?
<답변>
바로 이 사람, 로버트 더스트인데요.
'부동산 재벌' 더스트 가문의 장남이자 상속자입니다.
어느정도 부자인가 하면요.
이 건물, 어디인지 아시겠습니까?
<질문>
911 테러 이후 새로 지어진 세계무역센터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더스트 가문은 이 세계무역센터 한 동의 지분을 갖고 있고요.
미국 맨해튼에서 무려 15개 고층 빌딩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갑부네요.
그런데 이 사람, 재산 말고도 특이한 게 많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더스트는 지난 30년 동안 무려 세 건의 살인 또는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는데요.
그때마다 호화로운 변호인단을 꾸려 빠져 나갔습니다.
이 얘기는 영화로도 제작됐는데요.
보시죠.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들을 조사해줘요.
캐슬린 마크스 실종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시작합니다.
더스트 가문의 실화를 다룬 영화 '올 굿 에브리씽'입니다.
20년 전 실종된 더스트의 부인 '캐슬린'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게 주된 스토리인데요.
더스트는 이 영화를 본 뒤, 자기가 직접 자신의 얘기를 하기위해 다큐멘터리 출연을 결심했고, 2013년 6부작 다큐멘터리, '더 징크스'를 녹화하게 됩니다.
<질문>
자기가 범인이 아니란 걸 대중에게 알리겠다.... 이런 의도였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실제로 방송이 됐고요.
그 마지막 회가 지난 15일에 미 전역에 방송됐는데요.
충격적 반전이 있었습니다.
보시죠.
'더 징크스'의 마지막 편입니다. 불 꺼진 세트장이 보이는데요.
더스트의 혼잣말이 그대로 방송을 탑니다.
<녹취> "여기 있잖아. 너희는 (범인을) 잡은 거야. 너희가 잡긴 했지. 내가 무슨 짓을 했냐고? 다 죽였어."
마이크가 켜져있는 줄 모르고 화장실에 가서 혼잣말을 했는데, 그게 녹음된 겁니다.
이 말을 근거로, 미 수사당국은 더스트를 1급 살인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질문>
살인을 했다는 자백을 본의아니게 하게 된 셈이네요.
그런데 서 기자, 앞서 더스트가 세 건의 살인, 실종 사건의 용의자였다고 했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저지른거죠?
<답변>
최초 범행은 3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인 캐슬린이 집 근처에서 실종됐는데, 캐슬린은 평소 이웃들에게 "자신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남편이 벌인 일"이라 했답니다.
더스트가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습니다.
2000년에는, 더스트의 친구 수전 버먼이 캐슬린의 실종을 증언하기 직전에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는데요.
이번에도 유력 용의자 더스트는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2001년에도 이웃인 모리스 블랙을 살해한 뒤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로 붙잡혔지만, 정당방위로 풀려났습니다.
당시 재판장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 수잔 크리스(모리스 블랙 살해 관련 재판장) : "더스트는 범죄를 계획했고, 또 계획한 범죄를 은폐했습니다. 상당히 교활하죠. 제정신인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닙니다."
<질문>
그런데 서 기자, 우연찮은 자백으로 진실이 밝혀진 것이라 하더라도요.
꽤 오래전 사건들이잖아요.
혹시 공소시효가 지난 건 아닙니까?
<답변>
미국은 살인과 같은 중범죄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없습니다.
한국과는 다르죠.
한국에서도 '살인의 추억'. '그 놈 목소리', '아이들'.. 모두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들이죠.
이 영화들이 나온 뒤 화성 연쇄 살인사건, 이형호 군 유괴 살인사건,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이 새롭게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 사건들은 지난 2006년, 일제히 공소시효가 끝났습니다.
한국에서 살인죄 공소시효는 2007년 이전 사건은 15년, 그 이후 사건은 25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국은 살인죄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에 15년 전, 33년 전 사건이라 하더라도 재수사가 이뤄질 수 있는 겁니다.
<질문>
이번 사건 말고도 미디어를 통해 오래전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된 일이 미국에선 또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글로벌24에서도 소개했던 작품인데요.
16년 전 벌어진 한인 여고생 살인사건을 다룬 라디오 드라마인데, 그 파장이 법정에까지 갔습니다.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배포된 '시리얼'이라는 팟캐스트, 즉 라디오 드라마인데요.
1999년 미국에서 발생한 한인 여고생 피살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내용입니다.
범인으로 지목된 전 남자친구 애드난 사이드는 15년 째 수감생활 중이었는데요.
'시리얼'은 사이드가 범인임을 확정할 수 없다는 증언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팟캐스트가 영미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법원은 전 남자친구의 항소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녹취> CNN 앵커 : "팟캐스트가 굉장히 일반화 되서,이제 법원에서도 재판에 참고 할만한 새로운 요소가 된 것 같아요."
<질문>
미디어를 통해서 누군가를 항명의 기회를 얻게됐고, 누군가는 처벌을 받게될 상황이군요.
그럼 더스트는 이제 처벌받게 되는겁니까?
<답변>
일단 체포되긴 했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최강의 변호인단을 꾸려 맞설 예정이라고 하거든요.
수사 당국에 체포된 후, 더스트는 변호사를 통해 혐의를 부인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딕 디게린(로버트 더스트 변호사) : "더스트는 수전 버먼을 살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모든 소문과 추측을 끝내고 재판을 받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더스트 체포의 결정적 단초가 된 다큐멘터리의 제작자는 무려 10년 동안 더스트 사건을 추적해왔다고 합니다.
시리얼 열풍에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에선 사실을 기반으로 한 추적물의 가치와 기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고 하네요.
<앵커 멘트>
범죄자가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실현될지 좀더 지켜봐야겠네요.
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
-
서재희 기자 seojh@kbs.co.kr
서재희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