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가입 논란…미국-중국의 ‘패권 경쟁’

입력 2015.03.21 (08:15) 수정 2015.03.21 (16: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내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입니다.

물 부족과 수질 오염은 지구촌의 공동 해결 과제죠. 오염된 물 때문에 수인성 질병에 걸려 목숨을 잃는 어린이가 해마다 50만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뉴질랜드 여성들은 럭비 사랑이 유별납니다.

경기 관람뿐만 아니라 럭비 경기를 직접 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인구 5백만명도 안 되는 작은 나라에 여성 럭비팀이 천개나 있다고 합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시작합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배치 여부,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가입 여부, 이 두 가지 문제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곤혹스런 상황인데요.

이 가운데 21세기 국제금융질서의 새로운 패권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를 둘러싼 여러 쟁점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먼저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이름부터 어렵고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 많을 텐데요.

이게 어떤 국제기구죠?

<답변>
AIIB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의 약잡니다.

이름 그대롭니다.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즉 도로나 항만, 철도 같은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돈을 대출해주는 개발은행입니다.

지난 2013년 중국 시진핑 주석이 처음 구상을 밝힌 중국 주도의 국제기굽니다.

중국은 이미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 우리 돈 55조 원을 내놓은 상태고요,

지난해 10월엔 인도, 싱가포르, 네팔 등 21개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출범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달말까지 창립회원국을 확정한 뒤에 올해 말쯤 AIIB를 정식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이 국제기구 가입을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힘겨루기 양상까지 나타나는 것은 왜 그렇습니까?

<답변>
사실 비슷한 기능을 하는 아시아개발은행, ADB가 있고요, 세계은행이나 IMF도 있죠?

모두 미국이 주도하는 기굽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이들 기구를 통해 국제금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요,

그 기구 내에서 지분을 더 달라는 중국의 요구를 계속 묵살해 왔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중국이 아예 스스로 국제기구를 하나 만들어 버린 겁니다.

이젠 오히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 온 미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입니다. 가입하지 말라는 미국, 가입을 독려하는 중국..

결국 이렇게 AIIB가 미중 패권다툼의 상징으로 부각되면서 국제적 논란이 커진 겁니다.

<인터뷰> 훙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 : "많은 국가들의 호응과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AIIB가 생명력이 있다는 방증입니다."

<인터뷰> 젠 사키(미 국무부 대변인) : "AIIB에 가입하는 국가들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기준이 제대로 이행되기를 바랍니다."

<질문>
하지만 미국의 설득이 잘 통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영국 등 유럽 국가들까지 가입을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답변>
지난 12일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서방국가들이 미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줄줄이 AIIB 가입을 선언했습니다.

정치적 동맹 보다는 경제적 실리, 국익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제 룩셈부르크가 가입을 결정해서 이제 회원국이 32개국으로 늘었습니다.

중국 관영언론은 'AIIB 경쟁에서 미국을 이겼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입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AIIB의 출범은 21세기 미중 권력 이동의 신호탄이다',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강력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미국 일방이 주도했던 국제금융질서도 재편이 불가피해보입니다.

<질문>
동맹보다 국익을 선택했다 방금 그렇게 말했는데, 회원국이 되면 어떤 국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겁니까?

<답변>
아시아 지역의 기반시설 건설 수요가 2020년까지 연간 8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리 돈으로 매년 900조 원에 이르는 시장입니다.

이 같은 인프라 개발에 재원을 대준 국가들이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이 높겠죠? AIIB가 아시아 인프라시장 진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중국이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교통, 통신, 물류 등을 중국 내륙과 연결하는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것만으로도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막대한 건설 수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다 유럽 각국이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중국의 돈 자석이 미국의 우방들을 끌어당기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질문>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이게 요즘

우리 한국의 처지 아닙니까?

우리 정부, 고민할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죠?

<답변>
한국도 미중 양강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오늘 오후 서울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릴 예정.

공식의제는 아니지만 중국 측에서 AIIB를 주도적으로 거론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가입하는 것의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언론인 신경보는 '한국의 가입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경제적 이익을 생각할 때 한국이 AIIB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독촉했습니다.

AIIB는 오는 31일 파키스탄에서 창립회원국 첫 회의를 열고 이사회 구성과 지분율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도 그 이전까지는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김태욱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AIIB 가입 논란…미국-중국의 ‘패권 경쟁’
    • 입력 2015-03-21 08:36:14
    • 수정2015-03-21 16:58:4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내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입니다.

물 부족과 수질 오염은 지구촌의 공동 해결 과제죠. 오염된 물 때문에 수인성 질병에 걸려 목숨을 잃는 어린이가 해마다 50만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뉴질랜드 여성들은 럭비 사랑이 유별납니다.

경기 관람뿐만 아니라 럭비 경기를 직접 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인구 5백만명도 안 되는 작은 나라에 여성 럭비팀이 천개나 있다고 합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시작합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배치 여부,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가입 여부, 이 두 가지 문제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곤혹스런 상황인데요.

이 가운데 21세기 국제금융질서의 새로운 패권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를 둘러싼 여러 쟁점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먼저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이름부터 어렵고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 많을 텐데요.

이게 어떤 국제기구죠?

<답변>
AIIB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의 약잡니다.

이름 그대롭니다.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즉 도로나 항만, 철도 같은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돈을 대출해주는 개발은행입니다.

지난 2013년 중국 시진핑 주석이 처음 구상을 밝힌 중국 주도의 국제기굽니다.

중국은 이미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 우리 돈 55조 원을 내놓은 상태고요,

지난해 10월엔 인도, 싱가포르, 네팔 등 21개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출범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달말까지 창립회원국을 확정한 뒤에 올해 말쯤 AIIB를 정식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이 국제기구 가입을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힘겨루기 양상까지 나타나는 것은 왜 그렇습니까?

<답변>
사실 비슷한 기능을 하는 아시아개발은행, ADB가 있고요, 세계은행이나 IMF도 있죠?

모두 미국이 주도하는 기굽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이들 기구를 통해 국제금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요,

그 기구 내에서 지분을 더 달라는 중국의 요구를 계속 묵살해 왔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중국이 아예 스스로 국제기구를 하나 만들어 버린 겁니다.

이젠 오히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 온 미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입니다. 가입하지 말라는 미국, 가입을 독려하는 중국..

결국 이렇게 AIIB가 미중 패권다툼의 상징으로 부각되면서 국제적 논란이 커진 겁니다.

<인터뷰> 훙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 : "많은 국가들의 호응과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AIIB가 생명력이 있다는 방증입니다."

<인터뷰> 젠 사키(미 국무부 대변인) : "AIIB에 가입하는 국가들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기준이 제대로 이행되기를 바랍니다."

<질문>
하지만 미국의 설득이 잘 통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영국 등 유럽 국가들까지 가입을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답변>
지난 12일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서방국가들이 미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줄줄이 AIIB 가입을 선언했습니다.

정치적 동맹 보다는 경제적 실리, 국익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제 룩셈부르크가 가입을 결정해서 이제 회원국이 32개국으로 늘었습니다.

중국 관영언론은 'AIIB 경쟁에서 미국을 이겼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입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AIIB의 출범은 21세기 미중 권력 이동의 신호탄이다',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강력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미국 일방이 주도했던 국제금융질서도 재편이 불가피해보입니다.

<질문>
동맹보다 국익을 선택했다 방금 그렇게 말했는데, 회원국이 되면 어떤 국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겁니까?

<답변>
아시아 지역의 기반시설 건설 수요가 2020년까지 연간 8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리 돈으로 매년 900조 원에 이르는 시장입니다.

이 같은 인프라 개발에 재원을 대준 국가들이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이 높겠죠? AIIB가 아시아 인프라시장 진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중국이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교통, 통신, 물류 등을 중국 내륙과 연결하는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것만으로도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막대한 건설 수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다 유럽 각국이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중국의 돈 자석이 미국의 우방들을 끌어당기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질문>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이게 요즘

우리 한국의 처지 아닙니까?

우리 정부, 고민할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죠?

<답변>
한국도 미중 양강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오늘 오후 서울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릴 예정.

공식의제는 아니지만 중국 측에서 AIIB를 주도적으로 거론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가입하는 것의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언론인 신경보는 '한국의 가입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경제적 이익을 생각할 때 한국이 AIIB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독촉했습니다.

AIIB는 오는 31일 파키스탄에서 창립회원국 첫 회의를 열고 이사회 구성과 지분율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도 그 이전까지는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김태욱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