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Check!] “회사 가기 싫어” 철부지 만드는 사회
입력 2015.03.29 (07:13)
수정 2015.03.2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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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사회』_가타다 다마미 지음, 오근영 옮김, 이마 펴냄
“여보, 나 회사 그만둘래. 상사가 나랑 너무 안 맞아.”
또 시작이다. 직장인 A 씨는 걸핏하면 퇴사를 말한다. 직장 동료와의 갈등, 맡은 일에 대한 불만이 단골 소재다. A 씨의 딸 역시 아빠와 비슷하다. 선생님께 꾸증들은 날은 어김없이 다음날 등교를 거부한다. A 씨의 부인은 항상 말한다. 애나 어른이나 모두 철부지 같다고.
맞는 말이다. 나잇값 하며 살기 힘든 세상이다. 전쟁 후, 전 세계는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뤘다. 열심히 일하면 더 나은 미래가 펼쳐졌고, 이런 성공의 경험은 또 다른 동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열심과 성공은 인과관계가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과거의 영광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를 ‘철부지’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경기침체로 장기 불황을 겪으며 더 나은 삶에 대한 가능성이 사라지자 현실에서 도피하고 과거의 영광만을 회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성장 거부’ 심리로 진단한다.
백화점에서 ‘갑질’을 하는 진상 고객, 밤낮없이 컴퓨터 게임에 빠진 어른, 연애와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청년, 약물을 이용해 현실을 잊으려는 사람들, 이 모든 것이 성장을 거부한 철부지 어른의 모습이다. 행위는 다양하지만,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욕망이 근본적 원인이다.
현실 도피와 성장 거부의 배경에는 자신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기애적 만능감이 있다. 이런 유아적인 나르시시즘과 자신의 현실 사이의 괴리가 발생할 때 도피와 거부라는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실패하라고 말한다. 실패를 마주하고 상실감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누구든 상실을 겪지 않고 살 수 없으며,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성장할 수도 없다. 책에서는 상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5단계로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무의미한 실패의 반복이 아니다. 실패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보고, 그 원인 분석을 통해 스스로 일어설 힘을 키우는 것이다.
책에서는 ‘포기하지 마’, ‘난 할 수 있어.’ 식의 자기애적 만능감을 버리고, 인정하기 싫은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결국,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현실적 행복을 적극적으로 찾으라는 조언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_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국내 광고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 있다. 배우 손예진이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달리다 갈증 해소 음료를 마신다는 내용이다. 물론 배우의 활약도 있었지만, 화면에 담긴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풍경은 온 국민을 설레게 했다. 언덕을 따라 들어선 흰색 집과 파란 하늘의 조화, 또 골목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은 현대 도시에서는 찾을 수 없는 아름다움을 담고 있었다.
그리스 산토리니 섬, 또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풍경은 도시의 미(美)를 말해준다. 하지만 아파트와 고층 빌딩이 어우러진 현대 도시를 가리켜 ‘아름답다’고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도시란 무엇일까? 무엇이 도시를 구성하고, 지탱하고, 만들어 가고 있을까. 건축가인 저자는 도시를 단순히 건축물과 공간의 집합으로 보는 해석을 거부한다. 인간의 삶이 반영된 도시에는 인간이 추구하는 것과 욕망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걷고 싶은 거리를 생각해보자. 연인과의 데이트를 계획하며 강남의 테헤란로 산책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신사동 가로수 길이나 홍대 앞은 서울의 주요 데이트 장소다.
저자는 그 이유가 건물의 출입구 빈도와 공간의 속도에 있다고 말한다. 상점이 많을수록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차도가 넓은 곳은 차량 통행이 잦아 공간의 속도가 빠른 공간이다. 걷기 좋은 공간의 속도는 사람의 보행 속도인 시속 4㎞에 맞춰져 있다.
총 15장으로 구성된 각 장에서는 건물과 공간, 구조와 디자인 등 다양한 프레임으로 도시를 관찰한다. 왜 강북 도로는 구불구불한지, 부장님 자리는 왜 항상 창가 앞인지, 호텔과 모텔의 차이는 무엇인지, 저자의 집요한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접할 수 있다.

▶『탐식의 시대』_레이철 로던 지음, 조윤정 옮김, 다른세상 펴냄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이 권력을 키웠다.”_ 에이미 싱어
기원전 1000년경, 최초의 제국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곡물은 식재료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부피에 비해 영양가가 높기 때문이다. 가열과 발효 등의 요리는 곡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시도였다. 저장이 쉬운 곡물은 부의 축적을 불렀고, 이는 권력 형성의 밑바탕이 됐다. 곡물이 인류에 미친 영향은 단순히 ‘영양소 공급’에 그치지 않았다.
음식 역사 연구가인 저자는 최강의 로마군 뒤에는 회전식 맷돌이 있었고, 18세기 말 대영 제국의 영광은 식량공급위원회 덕분이라고 말한다.
인류는 더 나은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문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패스트푸드의 대표적인 메뉴이다. 하지만 햄버거에 쓰이는 흰 빵과 쇠고기는 불과 200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 지배층만 즐길 수 있는 고급 식재료였다.
감자튀김도 마찬가지다. 1900년대 초만 해도 프랑스의 고급 요리였지만, 냉동감자를 이용한 감자튀김이 등장하며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 식품 가공 산업의 진화는 특권층이 먹는 요리와 서민이 먹는 요리의 경계를 허물었다. 밀과 고기는 가공을 거쳐 햄버거가 되고, 여기에 문화와 철학이 더해져 미국의 음식이라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
책에서는 요리와 음식의 진화가 제국의 탄생, 권력의 이동, 종교의 확산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가 인류 문명의 발전사를 무기, 병균, 금속으로 설명했다면 이 책은 음식과 요리를 통한 역사의 전환을 말한다.

▶『예술가의 비밀』_진중권 지음, 창비 펴냄
영화 <취화선>의 포스터에서 배우 최민식은 지붕 위에 걸터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풀어헤친 저고리 사이로 보이는 묵직한 배와 헝클어진 머리, 한 손에 든 술병까지, 장승업이라는 영화 속 인물을 이보다 더 잘 보여줄 수는 없다.
이 예사롭지 않은 포스터는 사진가 구본창의 작품이다. 구본창 작가는 예술사진뿐 아니라 영화 포스터와 패션 화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해 왔다. 한국 현대사진의 개척자로 불리는 작가의 상업적인 활동이 낯설게 보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상업적인 작업도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며 “대중에게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는 게 즐겁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단, 상업적인 작업에서도 남과 다른 해석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미학자 진중권이 한국 사진계의 거장 구본창을 만났다. 두 사람의 대화는 「열두 번의 한숨」, 「탈의기」 등 초창기 작품부터 「숨」, 「탈」, 「백자」와 같은 대표작까지 이어진다. 진중권 특유의 날카로운 질문과 분석은 예술가의 비밀을 캐는데 충실하다. 작가가 생각하는 창의력은 무엇일까. 구본창 작가는 “창의력이란 남과 다르게 해석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 진중권이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만난 한국 문화예술계 거장 8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가 구본창부터 건축가 승효상, 미술가 임옥상 등 이 시대를 사는 문화·예술 분야 인사들의 인생과 작품을 조명한다.
“땅은 자기가 어떤 건축이 되고 싶은지 요구한다. 좋은 건축가는 땅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건축가 승효상은 좋은 건축가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배우 문성근은 “배우는 잃어버린 얼굴들을 찾아주는 직업”이라고 설명한다.
살아 있는 형태의 예술을 접하는 방법은 이 순간 활동하는 작가의 해석과 시선을 마주하는 것이다. 건축과 미술, 문학과 디자인 등 분야별 접근으로 이 시대 한국의 문화·예술 지형도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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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사회』_가타다 다마미 지음, 오근영 옮김, 이마 펴냄
“여보, 나 회사 그만둘래. 상사가 나랑 너무 안 맞아.”
또 시작이다. 직장인 A 씨는 걸핏하면 퇴사를 말한다. 직장 동료와의 갈등, 맡은 일에 대한 불만이 단골 소재다. A 씨의 딸 역시 아빠와 비슷하다. 선생님께 꾸증들은 날은 어김없이 다음날 등교를 거부한다. A 씨의 부인은 항상 말한다. 애나 어른이나 모두 철부지 같다고.
맞는 말이다. 나잇값 하며 살기 힘든 세상이다. 전쟁 후, 전 세계는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뤘다. 열심히 일하면 더 나은 미래가 펼쳐졌고, 이런 성공의 경험은 또 다른 동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열심과 성공은 인과관계가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과거의 영광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를 ‘철부지’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경기침체로 장기 불황을 겪으며 더 나은 삶에 대한 가능성이 사라지자 현실에서 도피하고 과거의 영광만을 회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성장 거부’ 심리로 진단한다.
백화점에서 ‘갑질’을 하는 진상 고객, 밤낮없이 컴퓨터 게임에 빠진 어른, 연애와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청년, 약물을 이용해 현실을 잊으려는 사람들, 이 모든 것이 성장을 거부한 철부지 어른의 모습이다. 행위는 다양하지만,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욕망이 근본적 원인이다.
현실 도피와 성장 거부의 배경에는 자신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기애적 만능감이 있다. 이런 유아적인 나르시시즘과 자신의 현실 사이의 괴리가 발생할 때 도피와 거부라는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실패하라고 말한다. 실패를 마주하고 상실감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누구든 상실을 겪지 않고 살 수 없으며,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성장할 수도 없다. 책에서는 상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5단계로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무의미한 실패의 반복이 아니다. 실패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보고, 그 원인 분석을 통해 스스로 일어설 힘을 키우는 것이다.
책에서는 ‘포기하지 마’, ‘난 할 수 있어.’ 식의 자기애적 만능감을 버리고, 인정하기 싫은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결국,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현실적 행복을 적극적으로 찾으라는 조언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_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국내 광고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 있다. 배우 손예진이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달리다 갈증 해소 음료를 마신다는 내용이다. 물론 배우의 활약도 있었지만, 화면에 담긴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풍경은 온 국민을 설레게 했다. 언덕을 따라 들어선 흰색 집과 파란 하늘의 조화, 또 골목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은 현대 도시에서는 찾을 수 없는 아름다움을 담고 있었다.
그리스 산토리니 섬, 또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풍경은 도시의 미(美)를 말해준다. 하지만 아파트와 고층 빌딩이 어우러진 현대 도시를 가리켜 ‘아름답다’고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도시란 무엇일까? 무엇이 도시를 구성하고, 지탱하고, 만들어 가고 있을까. 건축가인 저자는 도시를 단순히 건축물과 공간의 집합으로 보는 해석을 거부한다. 인간의 삶이 반영된 도시에는 인간이 추구하는 것과 욕망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걷고 싶은 거리를 생각해보자. 연인과의 데이트를 계획하며 강남의 테헤란로 산책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신사동 가로수 길이나 홍대 앞은 서울의 주요 데이트 장소다.
저자는 그 이유가 건물의 출입구 빈도와 공간의 속도에 있다고 말한다. 상점이 많을수록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차도가 넓은 곳은 차량 통행이 잦아 공간의 속도가 빠른 공간이다. 걷기 좋은 공간의 속도는 사람의 보행 속도인 시속 4㎞에 맞춰져 있다.
총 15장으로 구성된 각 장에서는 건물과 공간, 구조와 디자인 등 다양한 프레임으로 도시를 관찰한다. 왜 강북 도로는 구불구불한지, 부장님 자리는 왜 항상 창가 앞인지, 호텔과 모텔의 차이는 무엇인지, 저자의 집요한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접할 수 있다.

▶『탐식의 시대』_레이철 로던 지음, 조윤정 옮김, 다른세상 펴냄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이 권력을 키웠다.”_ 에이미 싱어
기원전 1000년경, 최초의 제국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곡물은 식재료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부피에 비해 영양가가 높기 때문이다. 가열과 발효 등의 요리는 곡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시도였다. 저장이 쉬운 곡물은 부의 축적을 불렀고, 이는 권력 형성의 밑바탕이 됐다. 곡물이 인류에 미친 영향은 단순히 ‘영양소 공급’에 그치지 않았다.
음식 역사 연구가인 저자는 최강의 로마군 뒤에는 회전식 맷돌이 있었고, 18세기 말 대영 제국의 영광은 식량공급위원회 덕분이라고 말한다.
인류는 더 나은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문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패스트푸드의 대표적인 메뉴이다. 하지만 햄버거에 쓰이는 흰 빵과 쇠고기는 불과 200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 지배층만 즐길 수 있는 고급 식재료였다.
감자튀김도 마찬가지다. 1900년대 초만 해도 프랑스의 고급 요리였지만, 냉동감자를 이용한 감자튀김이 등장하며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 식품 가공 산업의 진화는 특권층이 먹는 요리와 서민이 먹는 요리의 경계를 허물었다. 밀과 고기는 가공을 거쳐 햄버거가 되고, 여기에 문화와 철학이 더해져 미국의 음식이라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
책에서는 요리와 음식의 진화가 제국의 탄생, 권력의 이동, 종교의 확산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가 인류 문명의 발전사를 무기, 병균, 금속으로 설명했다면 이 책은 음식과 요리를 통한 역사의 전환을 말한다.

▶『예술가의 비밀』_진중권 지음, 창비 펴냄
영화 <취화선>의 포스터에서 배우 최민식은 지붕 위에 걸터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풀어헤친 저고리 사이로 보이는 묵직한 배와 헝클어진 머리, 한 손에 든 술병까지, 장승업이라는 영화 속 인물을 이보다 더 잘 보여줄 수는 없다.
이 예사롭지 않은 포스터는 사진가 구본창의 작품이다. 구본창 작가는 예술사진뿐 아니라 영화 포스터와 패션 화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해 왔다. 한국 현대사진의 개척자로 불리는 작가의 상업적인 활동이 낯설게 보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상업적인 작업도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며 “대중에게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는 게 즐겁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단, 상업적인 작업에서도 남과 다른 해석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미학자 진중권이 한국 사진계의 거장 구본창을 만났다. 두 사람의 대화는 「열두 번의 한숨」, 「탈의기」 등 초창기 작품부터 「숨」, 「탈」, 「백자」와 같은 대표작까지 이어진다. 진중권 특유의 날카로운 질문과 분석은 예술가의 비밀을 캐는데 충실하다. 작가가 생각하는 창의력은 무엇일까. 구본창 작가는 “창의력이란 남과 다르게 해석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 진중권이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만난 한국 문화예술계 거장 8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가 구본창부터 건축가 승효상, 미술가 임옥상 등 이 시대를 사는 문화·예술 분야 인사들의 인생과 작품을 조명한다.
“땅은 자기가 어떤 건축이 되고 싶은지 요구한다. 좋은 건축가는 땅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건축가 승효상은 좋은 건축가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배우 문성근은 “배우는 잃어버린 얼굴들을 찾아주는 직업”이라고 설명한다.
살아 있는 형태의 예술을 접하는 방법은 이 순간 활동하는 작가의 해석과 시선을 마주하는 것이다. 건축과 미술, 문학과 디자인 등 분야별 접근으로 이 시대 한국의 문화·예술 지형도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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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원 기자 hey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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