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개통, 광주·전남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입력 2015.03.29 (11:01) 수정 2015.03.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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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호남고속철(KTX) 시대가 4일 앞으로 다가왔다.

호남고속철은 2004년 4월 1일 경부고속철과 함께 개통했지만 충청 이남에는 고속철로가 놓이지 않은 탓에 '무늬만 고속철', '저속철'이라는 냉소가 나왔다.

다음달 2일부터 운행되는 KTX의 서울 용산-광주 송정 간 소요시간은 1시간 33분~2시간 2분(평균 1시간 47분)이다.

최단 시간을 기준으로 기존에는 2시간 39분이었던 것이 1시간 33분으로 66분 줄면서 광주-서울도 드디어 반나절 생활권에 놓이게 된다.



10년의 기다림 만큼 지역민의 기대는 크다. 각계는 이해타산을 따지며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화하려는데 골몰하고 있다.

◇ 교통체계 변혁 예고…KTX 뜨고, 항공·버스 진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KTX 개통으로 서울-광주 구간 항공 이용객의 53.5%(연간 28만4천여명), 같은 구간 버스 이용객의 37.6%(247만5천여명)는 KTX로 갈아탈 것으로 전망됐다.

KTX의 영향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7년 서울 김포-대구 노선 운항을 나란히 중단한 바 있다.

서울-목포 구간에서는 절반 가까운 49.5%(43만2천여명)의 버스 이용객이 KTX로 전환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예측했다.

항공·버스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항공사들은 광주 등 전국 5개 내륙노선과 김포를 오가는 주중 일부 항공편을 대폭 할인하고 있다.

김포-광주 항공편 이용료는 6만7천200원에서 최저 4만1천100원까지 떨어져 용산-광주 KTX 요금(잠정 4만6천800원)보다 싸다.

버스 업계는 KTX와 겹치지 않는 틈새를 노리고 있다.

서울-광주 등 노선 편수를 줄이고 광주 인근 전남 시·군을 왕복하는 노선, 관광지 연계 노선, 화물 서비스 등을 확대한다는 심산이다.

◇ 유통업·의료계 '직격탄' 불가피

KTX 개통으로 수도권과 경쟁반열에 오르게 된 유통업과 의료계는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아웃렛 등 규모에서 승부가 되지 않는 지역 유통업계는 매출 감소를 기정사실화하고 그 폭이 얼마나 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상위 20%가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한 백화점은 구매력을 가진 고객들의 대거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젊은층도 스트리트 매장 등이 활성화된 수도권으로의 '당일 쇼핑 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지역 업계의 타격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의 경우 증축, 복합시설 증대, 면세점 입점 등 거론되는 방안들이 행정당국의 승인이 수반돼야 해 현재로서는 뾰족한 자구책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암센터, 노인 질환 전문병원 등 경쟁력 있는 진료 분야에서 다른 지역 환자를 유치할 기회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득보다는 실이 훨씬 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료계는 1차 의료기관 진료 후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중증환자들의 사례를 줄이도록 대학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과 하급 의료기관 간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의료 관광 프로그램 개발, 질환별 특성에 맞는 특화 병원 확충 등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가시적 움직임은 미미하다.

◇ 관광·문화는 '믿을 구석'이 있다

관광 분야에서는 천혜의 자연 경관과 맛의 고장이라는 지역 이미지를 살리는데 장애가 됐던 접근성 문제가 해소된데 큰 기대감을 품고 있다.

각 자치단체가 내놓은 KTX 개통 대책에서도 관광 분야가 핵심을 이루는 이유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나란히 광주 송정역과의 교통 연계를 강화하고 관련 여행상품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섬 여행, 요트 관광, 광주-전남·북-제주 관광 네트워크 등 활용 추이가 주목받고 있다.

광주는 개관을 앞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과 KTX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주년을 맞은 광주 비엔날레도 소중한 문화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나절 생활권 구축으로 당일 여행이 확대될 경우 예상되는 숙박업의 위축, 이미 경쟁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지역 공연 예술계의 고사 등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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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고속철 개통, 광주·전남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 입력 2015-03-29 11:01:38
    • 수정2015-03-29 17: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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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호남고속철(KTX) 시대가 4일 앞으로 다가왔다.

호남고속철은 2004년 4월 1일 경부고속철과 함께 개통했지만 충청 이남에는 고속철로가 놓이지 않은 탓에 '무늬만 고속철', '저속철'이라는 냉소가 나왔다.

다음달 2일부터 운행되는 KTX의 서울 용산-광주 송정 간 소요시간은 1시간 33분~2시간 2분(평균 1시간 47분)이다.

최단 시간을 기준으로 기존에는 2시간 39분이었던 것이 1시간 33분으로 66분 줄면서 광주-서울도 드디어 반나절 생활권에 놓이게 된다.



10년의 기다림 만큼 지역민의 기대는 크다. 각계는 이해타산을 따지며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화하려는데 골몰하고 있다.

◇ 교통체계 변혁 예고…KTX 뜨고, 항공·버스 진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KTX 개통으로 서울-광주 구간 항공 이용객의 53.5%(연간 28만4천여명), 같은 구간 버스 이용객의 37.6%(247만5천여명)는 KTX로 갈아탈 것으로 전망됐다.

KTX의 영향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7년 서울 김포-대구 노선 운항을 나란히 중단한 바 있다.

서울-목포 구간에서는 절반 가까운 49.5%(43만2천여명)의 버스 이용객이 KTX로 전환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예측했다.

항공·버스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항공사들은 광주 등 전국 5개 내륙노선과 김포를 오가는 주중 일부 항공편을 대폭 할인하고 있다.

김포-광주 항공편 이용료는 6만7천200원에서 최저 4만1천100원까지 떨어져 용산-광주 KTX 요금(잠정 4만6천800원)보다 싸다.

버스 업계는 KTX와 겹치지 않는 틈새를 노리고 있다.

서울-광주 등 노선 편수를 줄이고 광주 인근 전남 시·군을 왕복하는 노선, 관광지 연계 노선, 화물 서비스 등을 확대한다는 심산이다.

◇ 유통업·의료계 '직격탄' 불가피

KTX 개통으로 수도권과 경쟁반열에 오르게 된 유통업과 의료계는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아웃렛 등 규모에서 승부가 되지 않는 지역 유통업계는 매출 감소를 기정사실화하고 그 폭이 얼마나 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상위 20%가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한 백화점은 구매력을 가진 고객들의 대거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젊은층도 스트리트 매장 등이 활성화된 수도권으로의 '당일 쇼핑 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지역 업계의 타격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의 경우 증축, 복합시설 증대, 면세점 입점 등 거론되는 방안들이 행정당국의 승인이 수반돼야 해 현재로서는 뾰족한 자구책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암센터, 노인 질환 전문병원 등 경쟁력 있는 진료 분야에서 다른 지역 환자를 유치할 기회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득보다는 실이 훨씬 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료계는 1차 의료기관 진료 후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중증환자들의 사례를 줄이도록 대학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과 하급 의료기관 간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의료 관광 프로그램 개발, 질환별 특성에 맞는 특화 병원 확충 등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가시적 움직임은 미미하다.

◇ 관광·문화는 '믿을 구석'이 있다

관광 분야에서는 천혜의 자연 경관과 맛의 고장이라는 지역 이미지를 살리는데 장애가 됐던 접근성 문제가 해소된데 큰 기대감을 품고 있다.

각 자치단체가 내놓은 KTX 개통 대책에서도 관광 분야가 핵심을 이루는 이유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나란히 광주 송정역과의 교통 연계를 강화하고 관련 여행상품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섬 여행, 요트 관광, 광주-전남·북-제주 관광 네트워크 등 활용 추이가 주목받고 있다.

광주는 개관을 앞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과 KTX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주년을 맞은 광주 비엔날레도 소중한 문화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나절 생활권 구축으로 당일 여행이 확대될 경우 예상되는 숙박업의 위축, 이미 경쟁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지역 공연 예술계의 고사 등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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