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직원이 압류차 100여 대 ‘깨끗한 차’로 세탁

<앵커 멘트>

차량 백여 대에 부과된 미납 세금과 과태료 4억여 원을 세탁해 준 공무원이 구속됐습니다.

해당 자동차의 등록을 임의로 말소해 차량 압류를 풀었는데 이를 위해 허위로 문서를 꾸미기도 했습니다.

이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억여 원의 세금과 과태료를 내지 않아 압류된 차량의 등록원부입니다.

서울시 구청 공무원 54살 이 모 씨는 브로커의 청탁을 받고 압류차량 백40여 대의 등록을 말소해줬습니다.

<녹취> 이○○(△△구청 공무원) : "아무개라는 사람의 명의로 된 차량인데, (말소)처리를 해서 좀 고통을 덜어달라고 해서 (브로커가) 찾아온 겁니다."

압류된 자동차는 재판매나 소유권 이전 등을 할 수 없는데, 등록을 말소하면 압류가 해제돼 차 주인은 체납액을 낼 필요 없이 차를 거래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이렇게 세탁된 압류 차량 가운데 일부가 중고차로 시중에 유통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브로커로부터 백만 원을 받았고, 차량 등록 말소 사유를 거짓으로 꾸민 공문서를 만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의형(서울 서대문경찰서 지능팀장) : "직권말소를 하려면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서 해당 사유가 있어야 되는데 해당 사유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불법 자동차 매매업 관련 형사 판결문을 근거로.."

경찰은 이 씨를 구속하고 브로커 32살 안 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또 등록을 말소해 준 차량이 수백 대 더 있다는 이 씨의 말을 토대로 추가 범행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