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서 적수로’ 남기일vs윤정환, 5일 격돌
입력 2015.04.02 (08:59)
수정 2015.04.0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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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프로축구에 반향을 몰고 온 '니포 축구'의 후계자들이 올해 K리그 클래식 초반 판도를 주도하는 가운데 사령탑으로 맞붙는다.
오는 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 현대와 광주FC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는 2일 현재 1·2위의 경기라는 점만큼이나 두 감독의 대결이 기대를 모은다.
1990년대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인 부천 SK에서 함께 생활한 윤정환(42) 울산 감독과 남기일(41) 광주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두 감독이 뛸 당시 부천을 맡은 발레리 니폼니시(러시아) 감독은 정교한 패스 축구, 선수 중심의 리더십 등으로 새 바람을 일으켰다.
윤 감독은 니폼니시 감독이 처음 부천 지휘봉을 잡은 1995년 프로에 데뷔, 5시즌 동안 15골 28도움(108경기)을 작성하며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성장했다.
2년 뒤 부천에 입단한 남 감독은 7시즌 동안 뛰면서 161경기에 출전, 21골 21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K리그 사령탑으로는 남 감독이 먼저 데뷔해 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승격까지 일궈냈고, 일본 J리그에서 활동하던 윤 감독이 올해 울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특히 두 감독이 이끄는 울산(골득실 4)과 광주(골득실 3)는 3라운드까지 나란히 승점 7을 올려 1·2위로 나선 가운데 격돌한다.
1일 전화로 만난 남기일 감독은 "우리 팀의 경기가 언제부터 이렇게 '빅 매치'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울산과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강등 후보'로 꼽혔으나 울산과 나란히 '3경기 무패'(2승1무)를 달리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를 앞둔 마음을 풀어내는 남 감독의 목소리에서는 기세를 이어가고 싶은 강한 열의가 묻어났다.
그는 윤 감독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지난해 안산 경찰청과의 챌린지 플레이오프 즈음 전화로 조언을 구한 일을 소개했다. 2부리그에 있던 사간도스를 J리그로 승격시키고 상승세를 이끈 윤 감독의 비결이 궁금했던 것이다.
당시 윤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며, 선수들에게는 신뢰를 표현하는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조언을 했다고 한다.
광주는 안산과의 플레이오프, 경남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신바람을 내며 결국 승격에 성공했다.
남기일 감독은 "저도 늘 생각하는 부분이었지만, 윤 선배가 말씀해주시니 더 얘기하게 되더라. 그래서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동등한 위치에서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놓고 다투는 사이가 됐다.
남 감독은 "좋은 선배에게 많은 것을 배웠으니 멋진 후배가 돼야 하지 않겠는가. 멋진 경기를 보여 드리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무패를 기록하는 동안에도 "볼수록 약점투성이였다"고 자평한 그는 "A매치 휴식기에 되돌아보며 선수들과도 대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내려올 때가 됐다는 우려의 눈빛도 있지만, 우리에겐 그런 걱정도 사치다. 아직 보여 드릴 게 많이 남았다"면서 "이제 만나게 될 울산, 전북 등은 힘든 상대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공격이 강하지만 수비도 좋은 팀이다. 특히 작년보다 선수들이 터프해진 것 같다"면서 "공간을 어떻게 노릴까 고민"이라고 귀띔했다.
남 감독에게서 '열정'이 보인다면, 윤정환 감독에게서는 '차가운 심장'이 느껴진다.
윤 감독은 광주와의 경기를 앞두고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개막전부터 '철퇴 축구'의 부활을 알리며 2연승으로 승승장구하던 울산은 3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0-0으로 비겨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다.
여기에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오른쪽 풀백 정동호가 A매치 데뷔전인 지난달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고관절 염좌 부상을 입어 예상치 못한 전력 손실도 겹쳤다.
그러나 윤정환 감독은 정동호의 공백에 대해 "아쉽지만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선수는 많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 경기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특별히 누가 있다기보다는, 모든 선수가 잘하기를 바란다"는 '정답'을 내놨다.
다만 윤 감독은 "정동호의 자리에 누가 서게 될지는 밝힐 수 없다"고 '보안'을 유지하며 은근하게 승리욕을 드러냈다.
오는 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 현대와 광주FC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는 2일 현재 1·2위의 경기라는 점만큼이나 두 감독의 대결이 기대를 모은다.
1990년대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인 부천 SK에서 함께 생활한 윤정환(42) 울산 감독과 남기일(41) 광주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두 감독이 뛸 당시 부천을 맡은 발레리 니폼니시(러시아) 감독은 정교한 패스 축구, 선수 중심의 리더십 등으로 새 바람을 일으켰다.
윤 감독은 니폼니시 감독이 처음 부천 지휘봉을 잡은 1995년 프로에 데뷔, 5시즌 동안 15골 28도움(108경기)을 작성하며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성장했다.
2년 뒤 부천에 입단한 남 감독은 7시즌 동안 뛰면서 161경기에 출전, 21골 21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K리그 사령탑으로는 남 감독이 먼저 데뷔해 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승격까지 일궈냈고, 일본 J리그에서 활동하던 윤 감독이 올해 울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특히 두 감독이 이끄는 울산(골득실 4)과 광주(골득실 3)는 3라운드까지 나란히 승점 7을 올려 1·2위로 나선 가운데 격돌한다.
1일 전화로 만난 남기일 감독은 "우리 팀의 경기가 언제부터 이렇게 '빅 매치'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울산과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강등 후보'로 꼽혔으나 울산과 나란히 '3경기 무패'(2승1무)를 달리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를 앞둔 마음을 풀어내는 남 감독의 목소리에서는 기세를 이어가고 싶은 강한 열의가 묻어났다.
그는 윤 감독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지난해 안산 경찰청과의 챌린지 플레이오프 즈음 전화로 조언을 구한 일을 소개했다. 2부리그에 있던 사간도스를 J리그로 승격시키고 상승세를 이끈 윤 감독의 비결이 궁금했던 것이다.
당시 윤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며, 선수들에게는 신뢰를 표현하는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조언을 했다고 한다.
광주는 안산과의 플레이오프, 경남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신바람을 내며 결국 승격에 성공했다.
남기일 감독은 "저도 늘 생각하는 부분이었지만, 윤 선배가 말씀해주시니 더 얘기하게 되더라. 그래서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동등한 위치에서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놓고 다투는 사이가 됐다.
남 감독은 "좋은 선배에게 많은 것을 배웠으니 멋진 후배가 돼야 하지 않겠는가. 멋진 경기를 보여 드리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무패를 기록하는 동안에도 "볼수록 약점투성이였다"고 자평한 그는 "A매치 휴식기에 되돌아보며 선수들과도 대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내려올 때가 됐다는 우려의 눈빛도 있지만, 우리에겐 그런 걱정도 사치다. 아직 보여 드릴 게 많이 남았다"면서 "이제 만나게 될 울산, 전북 등은 힘든 상대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공격이 강하지만 수비도 좋은 팀이다. 특히 작년보다 선수들이 터프해진 것 같다"면서 "공간을 어떻게 노릴까 고민"이라고 귀띔했다.
남 감독에게서 '열정'이 보인다면, 윤정환 감독에게서는 '차가운 심장'이 느껴진다.
윤 감독은 광주와의 경기를 앞두고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개막전부터 '철퇴 축구'의 부활을 알리며 2연승으로 승승장구하던 울산은 3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0-0으로 비겨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다.
여기에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오른쪽 풀백 정동호가 A매치 데뷔전인 지난달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고관절 염좌 부상을 입어 예상치 못한 전력 손실도 겹쳤다.
그러나 윤정환 감독은 정동호의 공백에 대해 "아쉽지만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선수는 많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 경기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특별히 누가 있다기보다는, 모든 선수가 잘하기를 바란다"는 '정답'을 내놨다.
다만 윤 감독은 "정동호의 자리에 누가 서게 될지는 밝힐 수 없다"고 '보안'을 유지하며 은근하게 승리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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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프로축구에 반향을 몰고 온 '니포 축구'의 후계자들이 올해 K리그 클래식 초반 판도를 주도하는 가운데 사령탑으로 맞붙는다.
오는 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 현대와 광주FC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는 2일 현재 1·2위의 경기라는 점만큼이나 두 감독의 대결이 기대를 모은다.
1990년대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인 부천 SK에서 함께 생활한 윤정환(42) 울산 감독과 남기일(41) 광주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두 감독이 뛸 당시 부천을 맡은 발레리 니폼니시(러시아) 감독은 정교한 패스 축구, 선수 중심의 리더십 등으로 새 바람을 일으켰다.
윤 감독은 니폼니시 감독이 처음 부천 지휘봉을 잡은 1995년 프로에 데뷔, 5시즌 동안 15골 28도움(108경기)을 작성하며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성장했다.
2년 뒤 부천에 입단한 남 감독은 7시즌 동안 뛰면서 161경기에 출전, 21골 21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K리그 사령탑으로는 남 감독이 먼저 데뷔해 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승격까지 일궈냈고, 일본 J리그에서 활동하던 윤 감독이 올해 울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특히 두 감독이 이끄는 울산(골득실 4)과 광주(골득실 3)는 3라운드까지 나란히 승점 7을 올려 1·2위로 나선 가운데 격돌한다.
1일 전화로 만난 남기일 감독은 "우리 팀의 경기가 언제부터 이렇게 '빅 매치'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울산과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강등 후보'로 꼽혔으나 울산과 나란히 '3경기 무패'(2승1무)를 달리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를 앞둔 마음을 풀어내는 남 감독의 목소리에서는 기세를 이어가고 싶은 강한 열의가 묻어났다.
그는 윤 감독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지난해 안산 경찰청과의 챌린지 플레이오프 즈음 전화로 조언을 구한 일을 소개했다. 2부리그에 있던 사간도스를 J리그로 승격시키고 상승세를 이끈 윤 감독의 비결이 궁금했던 것이다.
당시 윤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며, 선수들에게는 신뢰를 표현하는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조언을 했다고 한다.
광주는 안산과의 플레이오프, 경남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신바람을 내며 결국 승격에 성공했다.
남기일 감독은 "저도 늘 생각하는 부분이었지만, 윤 선배가 말씀해주시니 더 얘기하게 되더라. 그래서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동등한 위치에서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놓고 다투는 사이가 됐다.
남 감독은 "좋은 선배에게 많은 것을 배웠으니 멋진 후배가 돼야 하지 않겠는가. 멋진 경기를 보여 드리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무패를 기록하는 동안에도 "볼수록 약점투성이였다"고 자평한 그는 "A매치 휴식기에 되돌아보며 선수들과도 대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내려올 때가 됐다는 우려의 눈빛도 있지만, 우리에겐 그런 걱정도 사치다. 아직 보여 드릴 게 많이 남았다"면서 "이제 만나게 될 울산, 전북 등은 힘든 상대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공격이 강하지만 수비도 좋은 팀이다. 특히 작년보다 선수들이 터프해진 것 같다"면서 "공간을 어떻게 노릴까 고민"이라고 귀띔했다.
남 감독에게서 '열정'이 보인다면, 윤정환 감독에게서는 '차가운 심장'이 느껴진다.
윤 감독은 광주와의 경기를 앞두고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개막전부터 '철퇴 축구'의 부활을 알리며 2연승으로 승승장구하던 울산은 3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0-0으로 비겨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다.
여기에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오른쪽 풀백 정동호가 A매치 데뷔전인 지난달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고관절 염좌 부상을 입어 예상치 못한 전력 손실도 겹쳤다.
그러나 윤정환 감독은 정동호의 공백에 대해 "아쉽지만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선수는 많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 경기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특별히 누가 있다기보다는, 모든 선수가 잘하기를 바란다"는 '정답'을 내놨다.
다만 윤 감독은 "정동호의 자리에 누가 서게 될지는 밝힐 수 없다"고 '보안'을 유지하며 은근하게 승리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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