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V리그 톱매치…“열흘 쉬고 뭔 최선?”

한국과 일본 프로배구의 남녀부 우승팀들이 겨루는 '2015 IBK기업은행 한·일 V리그 톱매치'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팀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다.

한국 남자부 우승팀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10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톱매치 기자회견에서 공식 석상에 앉기 전 불만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쓴소리 하려고 나왔다"며 "이런 대회는 하면 안 된다. 일정부터가 안 맞지 않나. 열흘 쉬었다가 무슨 최선을 다한다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일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마지막으로 2014-2015시즌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후 경기가 열리는 12일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비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 감독은 "열흘간 훈련을 아예 안 했다, 아니 아픈 선수가 많아서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핑계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는 다음 문제"라며 불만을 코트로 끌고 가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또 베스트 멤버와 외국인 선수 로버트랜디 시몬까지 모두 투입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OK저축은행이 상대할 일본 남자부 우승팀 JT 선더스도 형편은 비슷한 듯했다.

지난 5일 우승을 확정한 JT의 브코비치 베세린 감독은 "연습은 잘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NEC 레드 로키츠와 맞붙는 여자부의 IBK기업은행 역시 사정은 썩 좋지 않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지금 멤버 구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외국인 주포 데스티니 후커가 집안 사정으로 미국에 갔다가 이날 오후 6시 10분에야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그 사이 훈련은 당연히 전혀 안 된 상태이고, 11일 하루 몸을 풀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데스티니 외에 김희진과 박정아 등 토종 쌍포도 보유했지만 이들에게 공을 배분할 세터마저 흔들리는 처지다.

이 감독은 "김사니는 몸이 안 좋아서 그간 운동을 전혀 못했다"며 "이소진을 넣어야 하는데 오늘 새끼손가락 뼈에 금이 가버렸다"고 우울한 소식을 전했다.

그는 "내일과 경기 당일 상황을 봐야 한다. 최악의 상황이기는 하나 어떻게든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단판제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12일 장충체육관에서 오후 5시 여자부, 7시 남자부 경기가 이어 열린다.

남녀부 1위 팀은 각각 1만 달러(약 1천1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2위 상금은 5천 달러다.

남녀 최우수선수(MVP)는 상금 1천 달러씩을 더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