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증시 활황의 그늘

입력 2015.04.20 (07:35) 수정 2015.04.2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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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우리증시에 오랜만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11년 이래 처음으로 21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도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 등 외국계 금융사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매수 강도를 높일 것이라며 연말 코스피 목표치를 2300선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면서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사들이고 있고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이하로 낮추면서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속속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년 만에 최고치인 60%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활황세에 대해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너도나도 빚을 내 투자를 하는 것이 문젭니다. 증권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 융자 잔액은 최근 6조 9천억 원을 넘어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연 초부터 급등한 코스닥 시장은 신용융자 잔액이 연초보다 47%나 늘었다고 합니다.

시장 상황이 좋아지다 보니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봄바람이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말대로만 된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 우리 경제상황은 기대와는 다릅니다. 수출이 살아나고 기업이 재투자와 고용을 늘려야 소비도 늘어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못 찾는 인구가 이미 50만 명을 넘습니다.

빚잔치로 풀린 돈이 언제까지 내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줄지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이득을 본 외국인들이 빠져나가고 개인투자자들마저 앞 다퉈 팔기 시작한다면 장밋빛 기대는 한순간에 폭탄으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경제상황과 다른 증시 활황이 거품은 아닌지 경계가 필요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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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증시 활황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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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우리증시에 오랜만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11년 이래 처음으로 21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도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 등 외국계 금융사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매수 강도를 높일 것이라며 연말 코스피 목표치를 2300선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면서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사들이고 있고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이하로 낮추면서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속속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년 만에 최고치인 60%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활황세에 대해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너도나도 빚을 내 투자를 하는 것이 문젭니다. 증권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 융자 잔액은 최근 6조 9천억 원을 넘어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연 초부터 급등한 코스닥 시장은 신용융자 잔액이 연초보다 47%나 늘었다고 합니다.

시장 상황이 좋아지다 보니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봄바람이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말대로만 된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 우리 경제상황은 기대와는 다릅니다. 수출이 살아나고 기업이 재투자와 고용을 늘려야 소비도 늘어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못 찾는 인구가 이미 50만 명을 넘습니다.

빚잔치로 풀린 돈이 언제까지 내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줄지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이득을 본 외국인들이 빠져나가고 개인투자자들마저 앞 다퉈 팔기 시작한다면 장밋빛 기대는 한순간에 폭탄으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경제상황과 다른 증시 활황이 거품은 아닌지 경계가 필요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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