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 가는 탈북 여성들…버려지는 ‘2세들’

입력 2015.05.07 (06:37) 수정 2015.05.0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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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탈북 연속 보도 사흘째 순서 오늘은,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피해와 버려진 2세들의 실태를 집중 조명합니다.

북한을 탈출한 여성들의 상당 수는 곧바로 브로커에게 속아 중국의 농촌 마을 등으로 팔려가는데요.

KBS 취재진이 농촌 마을을 찾아 피해 탈북 여성들과 자녀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이석재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허베이성 외곽 지역,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한 시간을 더 달리자 작은 마을 하나가 나타납니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고 허물어질 듯한 낡은 집, 아궁이가 있는 부엌 양쪽으로 방이 있습니다.

탈북 여성 이모 씨가 팔려와 7년을 살았던 곳입니다.

<녹취> 이00(탈북 여성/45살) : "저기에서 신발 신고 자요. 신발 여기에다 대고, 저기 머리 대고 자요. 딱 왔을 때 세상에 이런 집도 있는가."

브로커에 속아 끌려온 뒤 노예같은 삶에, 철저한 감시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녹취> 이00(탈북 여성/45살) : "마을 사람들이 나를 병신 만들어야 된다고 그래야 내가 도망을 못친다고 내 눈을 빼겠다고 깔고 앉아서..."

이 마을에만 모두 3명의 탈북 여성들이 살고 있습니다.

모두 영문도 모른 채 끌려와 이 마을 농부들과 살았습니다.

수 차례 설득 끝에 어렵게 이들 피해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녹취> 박00(탈북여성/29살) : "안살겠다고 하면 사람들이 와서 때리고 협박하고 그럼 무서워서 그냥 사는 사람도 있고...거의 다 그렇게 살아요. 지금."

그나마 이 정도는 나은 편이라는 증언도 나옵니다.

<녹취> 대북 인권단체 관계자 : "그냥 몇 명이 돈을 분할해서 사기도 해요. 그래서 돌아가면서 성노리개로 삼는 그런 것도 있고요."

이런 탈북 여성들이 낳은 자녀들도 문제입니다.

탈북 여성 이 씨가 학생들을 상대로 아들을 찾고 있습니다.

혼자 마을을 탈출하면서 남겨진 자식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얘기해봤자 소용없어요. 만나지 못해요." "친엄마라니까요." "나도 알지만 못 만나게 한다니까요."

통사정 끝에 아들을 만났지만, 중국 가족들이 거금을 요구해 끝내 데려오지 못합니다.

<녹취> 이 00(탈북 여성/45살) : "이 아이는...지금 자기가 여기 있으니까 아이도 지금 살기 위해서 여기 사람들 말 듣고 눈치 보고."

중국 가족들이 양육을 포기해, 국적도 없이 길거리에 버려지는 탈북 2세들도 많습니다.

<녹취> 고아원 관계자 : "호적을 해주면 도망칠 것 같으니까 호적을 안 올려줘요. 그래서 호적이 없다보니까 애들 자체가 삶이 더 어려운 거죠."

현재 중국에는 이런 무국적 탈북 2세가 최대 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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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려 가는 탈북 여성들…버려지는 ‘2세들’
    • 입력 2015-05-07 06:40:20
    • 수정2015-05-07 08:51:58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탈북 연속 보도 사흘째 순서 오늘은,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피해와 버려진 2세들의 실태를 집중 조명합니다.

북한을 탈출한 여성들의 상당 수는 곧바로 브로커에게 속아 중국의 농촌 마을 등으로 팔려가는데요.

KBS 취재진이 농촌 마을을 찾아 피해 탈북 여성들과 자녀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이석재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허베이성 외곽 지역,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한 시간을 더 달리자 작은 마을 하나가 나타납니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고 허물어질 듯한 낡은 집, 아궁이가 있는 부엌 양쪽으로 방이 있습니다.

탈북 여성 이모 씨가 팔려와 7년을 살았던 곳입니다.

<녹취> 이00(탈북 여성/45살) : "저기에서 신발 신고 자요. 신발 여기에다 대고, 저기 머리 대고 자요. 딱 왔을 때 세상에 이런 집도 있는가."

브로커에 속아 끌려온 뒤 노예같은 삶에, 철저한 감시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녹취> 이00(탈북 여성/45살) : "마을 사람들이 나를 병신 만들어야 된다고 그래야 내가 도망을 못친다고 내 눈을 빼겠다고 깔고 앉아서..."

이 마을에만 모두 3명의 탈북 여성들이 살고 있습니다.

모두 영문도 모른 채 끌려와 이 마을 농부들과 살았습니다.

수 차례 설득 끝에 어렵게 이들 피해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녹취> 박00(탈북여성/29살) : "안살겠다고 하면 사람들이 와서 때리고 협박하고 그럼 무서워서 그냥 사는 사람도 있고...거의 다 그렇게 살아요. 지금."

그나마 이 정도는 나은 편이라는 증언도 나옵니다.

<녹취> 대북 인권단체 관계자 : "그냥 몇 명이 돈을 분할해서 사기도 해요. 그래서 돌아가면서 성노리개로 삼는 그런 것도 있고요."

이런 탈북 여성들이 낳은 자녀들도 문제입니다.

탈북 여성 이 씨가 학생들을 상대로 아들을 찾고 있습니다.

혼자 마을을 탈출하면서 남겨진 자식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얘기해봤자 소용없어요. 만나지 못해요." "친엄마라니까요." "나도 알지만 못 만나게 한다니까요."

통사정 끝에 아들을 만났지만, 중국 가족들이 거금을 요구해 끝내 데려오지 못합니다.

<녹취> 이 00(탈북 여성/45살) : "이 아이는...지금 자기가 여기 있으니까 아이도 지금 살기 위해서 여기 사람들 말 듣고 눈치 보고."

중국 가족들이 양육을 포기해, 국적도 없이 길거리에 버려지는 탈북 2세들도 많습니다.

<녹취> 고아원 관계자 : "호적을 해주면 도망칠 것 같으니까 호적을 안 올려줘요. 그래서 호적이 없다보니까 애들 자체가 삶이 더 어려운 거죠."

현재 중국에는 이런 무국적 탈북 2세가 최대 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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