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똑똑] 생명을 위협하는 ‘나트륨의 역습’
입력 2015.05.08 (06:04)
수정 2015.05.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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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은 폭양에 바래지며 해풍에 쓸리운다. 염전은 하늘과 태양과 바람과 바다에 모든 생산의 바탕을 내맡긴 채 광활하고 아득하다. 짠맛은 바다의 것이고, 향기는 햇볕의 것이다. 바람 한 점 없는 여름날, 뜨거운 폭양 아래서 짜고 향기롭고 굵은 소금은 익는다. 이런 소금이 젓갈을 삭히고 재료들의 향기를 드러나게 한다. 바람 부는 날의 들뜬 소금은 쓰다. 가장 고통스런 날에 가장 영롱한 결정체들이 염전 바닥에 깔린다.”
김훈의 에세이 ‘자전거 여행’ 중 한 구절입니다.
물과 공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듯 소금도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입니다. 소금의 성분인 나트륨은 세포의 삼투압을 조절하고, 신진대사를 유지하는 핵심 원소입니다. 온몸에 전깃줄처럼 퍼져 감각을 느끼고 몸을 움직이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신경세포간의 정보 전달 역시 나트륨을 통해 이뤄집니다. 수렵채집으로 삶을 이어갔던 오랜 시간동안 인류는 육류와 생선 등을 통해 소금 성분을 섭취했습니다. 충분한 양은 아니어서 우리 선조들은 나트륨을 몸에 저장하는 시스템을 발달시켰습니다. 1만 년 전 농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류는 곡류를 주식으로 섭취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나트륨 결핍에 빠진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곡류에는 소금기가 거의 없었던 탓입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나트륨을 보충하기 위해 인류는 소금을 생산해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기원전 6천년 경부터입니다. 소금은 귀한 생필품이 되었고 소금이 나는 바닷가나 암염 산지는 교역의 중심이 됩니다. ‘salt’라는 단어는 급료를 뜻하는 라틴어 'salarium'으로부터 유래됩니다. 로마 시대 병사들이 급료를 소금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고대에 소금은 화폐 역할까지 했습니다.
화폐의 역할까지 했던 소금은 생산량이 늘면서 더 이상 귀한 식품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소금이 부족했던 수십만 년간의 기억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금이 풍부해졌지만, 지금도 우리 몸은 나트륨이 들어오면 웬만해선 배출하려 하지 않습니다. 소금 섭취가 급격히 늘어난 게 100년이 채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젠 나트륨 과다 섭취를 걱정해야 합니다. 나트륨의 역습이 시작된 것입니다.
나트륨은 물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습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액의 양이 증가해 혈압이 상승합니다. 나트륨 자체가 혈관 내피세포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기도 합니다. 혈액량이 늘어 가뜩이나 부담스러운데 혈관마저 수축하면 혈압은 치솟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소금 과다 섭취는 독입니다. 혈압을 끌어올려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킵니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 덩어리인 콩팥도 망가집니다. 콩팥은 나트륨을 소변으로 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콩팥이 손상되면 나트륨 배출이 잘 안 돼 혈압이 더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위 점막을 자극해 위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소금에 오래 절인 음식은 직접적으로 위암 발병 요인이 됩니다. 몸에 나트륨이 많으면 칼슘 배출이 늘어납니다. 뼈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 나와 골다공증이 생깁니다. 나트륨은 중독성이 있어 계속 짠맛을 찾게 합니다. 소금이 부족했던 시절, 나트륨 중독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소금 과다 섭취의 해악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짜게 먹을수록 뚱뚱하고 근육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5살 이상 한국인 7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짜게 먹는 사람은 근육이 부족할 위험이 남성은 1.3배, 여성은 1.4배 높았습니다. 짜게 먹을수록 비만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나트륨이 직접 체지방을 증가시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짜게 먹을수록 입맛이 당겨 열량 섭취가 늘어납니다. 점점 체지방이 쌓여 비만으로 이어지는 거죠. 나트륨이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면 노화가 촉진돼 근육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기초 대사량도 낮아져 더 살이 찌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짠맛에 절어 있습니다. 음식점과 가공업체들은 짭조름한 맛으로 입맛을 길들여 놓았고 우리는 그것에 중독돼 있습니다. 짠맛에 길들여지면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강한 양념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인들이 갑자기 싱겁게 먹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선 국물이나 찌개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과자와 빵 등 가공 식품에도 소금이 많이 들어있는 만큼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소금 대신 식초나 향신료 등으로 음식의 맛과 향을 돋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특히, 다이어트 중이라면 소금 섭취를 대폭 줄여야 합니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몸에 수분이 쌓여 체형 변화를 알아채기 힘듭니다. 체형 변화를 느껴야 다이어트에 재미가 붙습니다. 소금과 열량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통해 변해가는 체형을 느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젠 혀를 자극하는 짠맛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만큼 먹었으면 충분합니다. 양념과 조미료를 덜 쓰고 정성과 손맛을 더 들여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야 합니다. 강한 맛보다는 은근하고 담백한 맛에 젖어드는 건 어떨까요?
김훈의 에세이 ‘자전거 여행’ 중 한 구절입니다.
물과 공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듯 소금도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입니다. 소금의 성분인 나트륨은 세포의 삼투압을 조절하고, 신진대사를 유지하는 핵심 원소입니다. 온몸에 전깃줄처럼 퍼져 감각을 느끼고 몸을 움직이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신경세포간의 정보 전달 역시 나트륨을 통해 이뤄집니다. 수렵채집으로 삶을 이어갔던 오랜 시간동안 인류는 육류와 생선 등을 통해 소금 성분을 섭취했습니다. 충분한 양은 아니어서 우리 선조들은 나트륨을 몸에 저장하는 시스템을 발달시켰습니다. 1만 년 전 농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류는 곡류를 주식으로 섭취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나트륨 결핍에 빠진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곡류에는 소금기가 거의 없었던 탓입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나트륨을 보충하기 위해 인류는 소금을 생산해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기원전 6천년 경부터입니다. 소금은 귀한 생필품이 되었고 소금이 나는 바닷가나 암염 산지는 교역의 중심이 됩니다. ‘salt’라는 단어는 급료를 뜻하는 라틴어 'salarium'으로부터 유래됩니다. 로마 시대 병사들이 급료를 소금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고대에 소금은 화폐 역할까지 했습니다.
화폐의 역할까지 했던 소금은 생산량이 늘면서 더 이상 귀한 식품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소금이 부족했던 수십만 년간의 기억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금이 풍부해졌지만, 지금도 우리 몸은 나트륨이 들어오면 웬만해선 배출하려 하지 않습니다. 소금 섭취가 급격히 늘어난 게 100년이 채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젠 나트륨 과다 섭취를 걱정해야 합니다. 나트륨의 역습이 시작된 것입니다.
나트륨은 물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습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액의 양이 증가해 혈압이 상승합니다. 나트륨 자체가 혈관 내피세포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기도 합니다. 혈액량이 늘어 가뜩이나 부담스러운데 혈관마저 수축하면 혈압은 치솟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소금 과다 섭취는 독입니다. 혈압을 끌어올려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킵니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 덩어리인 콩팥도 망가집니다. 콩팥은 나트륨을 소변으로 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콩팥이 손상되면 나트륨 배출이 잘 안 돼 혈압이 더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위 점막을 자극해 위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소금에 오래 절인 음식은 직접적으로 위암 발병 요인이 됩니다. 몸에 나트륨이 많으면 칼슘 배출이 늘어납니다. 뼈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 나와 골다공증이 생깁니다. 나트륨은 중독성이 있어 계속 짠맛을 찾게 합니다. 소금이 부족했던 시절, 나트륨 중독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소금 과다 섭취의 해악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짜게 먹을수록 뚱뚱하고 근육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5살 이상 한국인 7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짜게 먹는 사람은 근육이 부족할 위험이 남성은 1.3배, 여성은 1.4배 높았습니다. 짜게 먹을수록 비만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나트륨이 직접 체지방을 증가시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짜게 먹을수록 입맛이 당겨 열량 섭취가 늘어납니다. 점점 체지방이 쌓여 비만으로 이어지는 거죠. 나트륨이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면 노화가 촉진돼 근육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기초 대사량도 낮아져 더 살이 찌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짠맛에 절어 있습니다. 음식점과 가공업체들은 짭조름한 맛으로 입맛을 길들여 놓았고 우리는 그것에 중독돼 있습니다. 짠맛에 길들여지면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강한 양념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인들이 갑자기 싱겁게 먹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선 국물이나 찌개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과자와 빵 등 가공 식품에도 소금이 많이 들어있는 만큼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소금 대신 식초나 향신료 등으로 음식의 맛과 향을 돋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특히, 다이어트 중이라면 소금 섭취를 대폭 줄여야 합니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몸에 수분이 쌓여 체형 변화를 알아채기 힘듭니다. 체형 변화를 느껴야 다이어트에 재미가 붙습니다. 소금과 열량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통해 변해가는 체형을 느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젠 혀를 자극하는 짠맛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만큼 먹었으면 충분합니다. 양념과 조미료를 덜 쓰고 정성과 손맛을 더 들여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야 합니다. 강한 맛보다는 은근하고 담백한 맛에 젖어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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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똑똑] 생명을 위협하는 ‘나트륨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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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5-05-08 09:23:28

“염전은 폭양에 바래지며 해풍에 쓸리운다. 염전은 하늘과 태양과 바람과 바다에 모든 생산의 바탕을 내맡긴 채 광활하고 아득하다. 짠맛은 바다의 것이고, 향기는 햇볕의 것이다. 바람 한 점 없는 여름날, 뜨거운 폭양 아래서 짜고 향기롭고 굵은 소금은 익는다. 이런 소금이 젓갈을 삭히고 재료들의 향기를 드러나게 한다. 바람 부는 날의 들뜬 소금은 쓰다. 가장 고통스런 날에 가장 영롱한 결정체들이 염전 바닥에 깔린다.”
김훈의 에세이 ‘자전거 여행’ 중 한 구절입니다.
물과 공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듯 소금도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입니다. 소금의 성분인 나트륨은 세포의 삼투압을 조절하고, 신진대사를 유지하는 핵심 원소입니다. 온몸에 전깃줄처럼 퍼져 감각을 느끼고 몸을 움직이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신경세포간의 정보 전달 역시 나트륨을 통해 이뤄집니다. 수렵채집으로 삶을 이어갔던 오랜 시간동안 인류는 육류와 생선 등을 통해 소금 성분을 섭취했습니다. 충분한 양은 아니어서 우리 선조들은 나트륨을 몸에 저장하는 시스템을 발달시켰습니다. 1만 년 전 농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류는 곡류를 주식으로 섭취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나트륨 결핍에 빠진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곡류에는 소금기가 거의 없었던 탓입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나트륨을 보충하기 위해 인류는 소금을 생산해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기원전 6천년 경부터입니다. 소금은 귀한 생필품이 되었고 소금이 나는 바닷가나 암염 산지는 교역의 중심이 됩니다. ‘salt’라는 단어는 급료를 뜻하는 라틴어 'salarium'으로부터 유래됩니다. 로마 시대 병사들이 급료를 소금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고대에 소금은 화폐 역할까지 했습니다.
화폐의 역할까지 했던 소금은 생산량이 늘면서 더 이상 귀한 식품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소금이 부족했던 수십만 년간의 기억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금이 풍부해졌지만, 지금도 우리 몸은 나트륨이 들어오면 웬만해선 배출하려 하지 않습니다. 소금 섭취가 급격히 늘어난 게 100년이 채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젠 나트륨 과다 섭취를 걱정해야 합니다. 나트륨의 역습이 시작된 것입니다.
나트륨은 물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습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액의 양이 증가해 혈압이 상승합니다. 나트륨 자체가 혈관 내피세포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기도 합니다. 혈액량이 늘어 가뜩이나 부담스러운데 혈관마저 수축하면 혈압은 치솟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소금 과다 섭취는 독입니다. 혈압을 끌어올려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킵니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 덩어리인 콩팥도 망가집니다. 콩팥은 나트륨을 소변으로 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콩팥이 손상되면 나트륨 배출이 잘 안 돼 혈압이 더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위 점막을 자극해 위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소금에 오래 절인 음식은 직접적으로 위암 발병 요인이 됩니다. 몸에 나트륨이 많으면 칼슘 배출이 늘어납니다. 뼈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 나와 골다공증이 생깁니다. 나트륨은 중독성이 있어 계속 짠맛을 찾게 합니다. 소금이 부족했던 시절, 나트륨 중독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소금 과다 섭취의 해악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짜게 먹을수록 뚱뚱하고 근육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5살 이상 한국인 7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짜게 먹는 사람은 근육이 부족할 위험이 남성은 1.3배, 여성은 1.4배 높았습니다. 짜게 먹을수록 비만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나트륨이 직접 체지방을 증가시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짜게 먹을수록 입맛이 당겨 열량 섭취가 늘어납니다. 점점 체지방이 쌓여 비만으로 이어지는 거죠. 나트륨이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면 노화가 촉진돼 근육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기초 대사량도 낮아져 더 살이 찌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짠맛에 절어 있습니다. 음식점과 가공업체들은 짭조름한 맛으로 입맛을 길들여 놓았고 우리는 그것에 중독돼 있습니다. 짠맛에 길들여지면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강한 양념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인들이 갑자기 싱겁게 먹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선 국물이나 찌개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과자와 빵 등 가공 식품에도 소금이 많이 들어있는 만큼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소금 대신 식초나 향신료 등으로 음식의 맛과 향을 돋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특히, 다이어트 중이라면 소금 섭취를 대폭 줄여야 합니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몸에 수분이 쌓여 체형 변화를 알아채기 힘듭니다. 체형 변화를 느껴야 다이어트에 재미가 붙습니다. 소금과 열량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통해 변해가는 체형을 느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젠 혀를 자극하는 짠맛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만큼 먹었으면 충분합니다. 양념과 조미료를 덜 쓰고 정성과 손맛을 더 들여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야 합니다. 강한 맛보다는 은근하고 담백한 맛에 젖어드는 건 어떨까요?
김훈의 에세이 ‘자전거 여행’ 중 한 구절입니다.
물과 공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듯 소금도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입니다. 소금의 성분인 나트륨은 세포의 삼투압을 조절하고, 신진대사를 유지하는 핵심 원소입니다. 온몸에 전깃줄처럼 퍼져 감각을 느끼고 몸을 움직이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신경세포간의 정보 전달 역시 나트륨을 통해 이뤄집니다. 수렵채집으로 삶을 이어갔던 오랜 시간동안 인류는 육류와 생선 등을 통해 소금 성분을 섭취했습니다. 충분한 양은 아니어서 우리 선조들은 나트륨을 몸에 저장하는 시스템을 발달시켰습니다. 1만 년 전 농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류는 곡류를 주식으로 섭취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나트륨 결핍에 빠진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곡류에는 소금기가 거의 없었던 탓입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나트륨을 보충하기 위해 인류는 소금을 생산해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기원전 6천년 경부터입니다. 소금은 귀한 생필품이 되었고 소금이 나는 바닷가나 암염 산지는 교역의 중심이 됩니다. ‘salt’라는 단어는 급료를 뜻하는 라틴어 'salarium'으로부터 유래됩니다. 로마 시대 병사들이 급료를 소금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고대에 소금은 화폐 역할까지 했습니다.
화폐의 역할까지 했던 소금은 생산량이 늘면서 더 이상 귀한 식품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소금이 부족했던 수십만 년간의 기억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금이 풍부해졌지만, 지금도 우리 몸은 나트륨이 들어오면 웬만해선 배출하려 하지 않습니다. 소금 섭취가 급격히 늘어난 게 100년이 채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젠 나트륨 과다 섭취를 걱정해야 합니다. 나트륨의 역습이 시작된 것입니다.
나트륨은 물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습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액의 양이 증가해 혈압이 상승합니다. 나트륨 자체가 혈관 내피세포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기도 합니다. 혈액량이 늘어 가뜩이나 부담스러운데 혈관마저 수축하면 혈압은 치솟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소금 과다 섭취는 독입니다. 혈압을 끌어올려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킵니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 덩어리인 콩팥도 망가집니다. 콩팥은 나트륨을 소변으로 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콩팥이 손상되면 나트륨 배출이 잘 안 돼 혈압이 더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위 점막을 자극해 위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소금에 오래 절인 음식은 직접적으로 위암 발병 요인이 됩니다. 몸에 나트륨이 많으면 칼슘 배출이 늘어납니다. 뼈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 나와 골다공증이 생깁니다. 나트륨은 중독성이 있어 계속 짠맛을 찾게 합니다. 소금이 부족했던 시절, 나트륨 중독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소금 과다 섭취의 해악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짜게 먹을수록 뚱뚱하고 근육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5살 이상 한국인 7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짜게 먹는 사람은 근육이 부족할 위험이 남성은 1.3배, 여성은 1.4배 높았습니다. 짜게 먹을수록 비만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나트륨이 직접 체지방을 증가시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짜게 먹을수록 입맛이 당겨 열량 섭취가 늘어납니다. 점점 체지방이 쌓여 비만으로 이어지는 거죠. 나트륨이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면 노화가 촉진돼 근육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기초 대사량도 낮아져 더 살이 찌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짠맛에 절어 있습니다. 음식점과 가공업체들은 짭조름한 맛으로 입맛을 길들여 놓았고 우리는 그것에 중독돼 있습니다. 짠맛에 길들여지면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강한 양념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인들이 갑자기 싱겁게 먹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선 국물이나 찌개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과자와 빵 등 가공 식품에도 소금이 많이 들어있는 만큼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소금 대신 식초나 향신료 등으로 음식의 맛과 향을 돋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특히, 다이어트 중이라면 소금 섭취를 대폭 줄여야 합니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몸에 수분이 쌓여 체형 변화를 알아채기 힘듭니다. 체형 변화를 느껴야 다이어트에 재미가 붙습니다. 소금과 열량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통해 변해가는 체형을 느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젠 혀를 자극하는 짠맛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만큼 먹었으면 충분합니다. 양념과 조미료를 덜 쓰고 정성과 손맛을 더 들여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야 합니다. 강한 맛보다는 은근하고 담백한 맛에 젖어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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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헌 기자 chleem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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