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파문…거센 ‘후폭풍’

입력 2015.05.10 (23:23) 수정 2015.05.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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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인터뷰> 하정철(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장) : "시험 검사를 해 보니까 실제로 백수오 제품이라고 씌어 있지만 백수오만 100% 들어 있는 제품들은 3개 밖에 없었고요."

<인터뷰> 김재수(내츄럴엔도텍 대표이사) : "100% 백수오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감별법을 2회 실시하여 철저한 품질 관리를 하고 있으며…"

<인터뷰> 손문기(식품의약품안전처 농축수산물안전국장) : "백수오에 대한 수거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었습니다."

<오프닝>

지금 보시는 이 제품들이 문제의 원료로 만들었다는 백수오 건강기능식품입니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환불은 물론 피해 보상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내츄럴엔도텍에 납품해 온 농가가 키운 백수오인데요.

농민들은 이번 사태로 진짜가 가짜 백수오 취급을 받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관계 당국은 백수오 제품에 들어갔다는 이엽우피소가 정말로 인체에 유해한지에 대해서도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짜 백수오 파문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북 제천에서 백수오를 재배하고 있는 농민 유덕종 씨.

밭엔 지난해 심어놓은 백수오가 자라고 있지만 걱정이 태산입니다.

내츄럴엔도텍에 생산량을 모두 납품해 왔는데 졸지에 가짜 백수오 취급을 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유덕종(백수오 재배 농민) : "저는 지금도 (이 백수오가)진짜라고 믿고 있고 진짜라고 확신을 해요. 하지만 식약처에서 검사 결과가 가짜라니 이게 지금까지 가짜를 재배한 것 아니예요? 난 그게 답답하고 우리가 어떻게 해명할 방법이 없어"

제천과 충주 등에서 백수오를 재배해 내츄럴엔도텍에 납품하기로 계약한 농가는 80여 곳.

모두 천 톤 가량 생산할 예정이지만 가짜 백수오 파동이 터지면서 판로가 불투명해졌습니다.

<인터뷰> 유덕종(백수오 재배 농민) : "(내츄럴엔도텍에)전량 납품을 하고 그러는데 지금 이 상황이 됐으니까 올해 키운 것 거의 못 판다고 봐야 돼요. 시장에서 말이 천 톤이지 이걸 누가 소비합니까?"

자체 판로를 가진 백수오 재배 농민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이 농가는 뿌리에 싹이 나기 시작하면 밭에 옮겨심을 예정이지만 진짜인지 의심하는 고객들의 전화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광용(백수오 재배 농민) : "사람들이 신뢰를 안 하니까 정상적으로 농사를 지어도 믿어주지를 않으니까요."

지난 3월 초 딸에게서 백수오 제품을 선물받은 50대 주부 김순란 씨.

갱년기 건강에 좋다고 해서 먹었지만 복통을 앓았습니다.

원료에 다른 성분이 섞여 있다는 소식에 분통이 터집니다.

<인터뷰> 김순란(백수오 제품 복용자) : "우리 딸이 부모님한테 효도한다고 양쪽 시부모하고 나하고 나눠서 이렇게 주고 더 사준다고 그 말까지 했는데 세상에 이런 가짜를 사 줬으니 얼마나 마음이…"

백수오 진위 논란은 지난달 22일 소비자원이 백수오 제품에 식품으로 사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30여 개에 이르는 국내 백수오 제품의 원료 대부분을 공급하는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서 반발했습니다.

일주일 넘게 계속되던 공방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조사한 뒤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히며 일단락됐습니다.

<인터뷰> 손문기(식품의약품안전처 농축수산물안전국장)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인하고 있는 가공식품에 대한 시험법까지 해서 3가지 시험법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은 식약처 조사 결과를 받아들였지만 문제의 원료로는 제품을 만들지 않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인터뷰> 내츄럴엔도텍 관계자(전화녹취) : "이번에 식약처에서 문제가 됐다고 발표된 해당 백수오 생약롯트는요. 반출불가로 봉인돼서 공장에 그대로 보관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단 한 개의 제품도 생산되지않았고요. 시중 유통된 바가 전혀 없습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백수오 제품을 모두 수거하고 전면 환불 방침을 밝혔습니다.

문제는 홈쇼핑업체를 통해 백수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입니다.

지난해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관련 매출은 천 240억 원.

이 가운데 76%인 940억 원어치가 홈쇼핑을 통해 판매됐습니다.

이점순 씨도 지난해 12월 한 홈쇼핑업체에서 백수오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언론 보도 직후 홈쇼핑업체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기다리라는 대답뿐이었습니다.

<녹취> 이점순 : "어떤 식으로 피해 보상을 해 주나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 쪽에서 아직 처리 방안이 확정된 게 없기 때문에 제가 안내해드릴 수 없고요, 확정이 되면 처리 방안에 대해서 고객님께 연락을 드릴 거예요.)"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소비자원은 6개 홈쇼핑업체와 간담회를 열어 구매 시점에 상관없이 전면 보상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홈쇼핑업체들은 개별 회사의 내부 판단에 따라 환불 기준 등을 마련해서 고객 보상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가짜 백수오 파문 이후 코스닥에 상장된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도 곤두박질쳤습니다.

지난달 17일 9만 천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계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17000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시가 총액은 1조 6700억 원에서 3400억 원으로 줄면서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인터뷰> 이재만(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 : "(투자자의) 신뢰가 없으면 주가가 무조건 빠지는 형태인데 지금 그 기업 같은 경우는 신뢰를 많이 훼손하고 잃어버린 상황이죠."

내츄럴엔도택 임직원 4명은 소비자원이 원료를 수거한 3월 26일부터 소비자원 발표 전날인 지난달 21일까지 자사주 4만 9천주를 팔았습니다.

<인터뷰> 최규준(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장) : "내부자들이 정보를 이용해서 주가와 주식 매도에 이용했다면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은 회사 복지 차원에서 숙소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수단으로 임원들의 주식을 매각해 복지기금에 출연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엽우피소의 안전성에 대한 정부 기관의 엇갈린 발표도 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소비자원은 이엽우피소가 몸에 해롭다는 입장입니다.

실험쥐에게 이엽우피소를 먹였더니 간 손상 등의 부작용이 생겼다는 중국대학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인터뷰> 하정철(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장) : "미국 FDA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도 (이엽우피소를) 독성 약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엽우피소 섭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독성학회의 자문 결과를 판단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인터뷰> 김승희(식품의약품안전처장) : "중국 의과대학에서 발표한 논문은 실험 디자인 자체가 국제 독성시험 가이드라인에 적합하지 않아서 신뢰성이 없다고 생각을 했고 (해외)식용 사례도 있고 전문가 의견도 듣고 해서 섭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그렇게 판단을 했습니다."

과연 그럴까? 중국과학원이 만든 식물도감에서는 이엽우피소에 독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뿌리에 독이 있고 중독 증상으로 침흘림과 구토, 경련, 호흡곤란 등이 있으며 쥐와 참새를 독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와 유통 실태에 대한 식약처의 점검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인터뷰>남인순(의원/국회 보건복지위) : "(백수오를)수입할 경우는 매 건마다 유전자 검사를 하죠? 그런데 국내는 안 했죠? 국내는 안 하다 올 1월부터 한 거죠? 네네 (32)(지난해는)유전자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백수오에 이엽우피소가 혼합된 원료로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나요? 시험 검사를 통해서는 모릅니다"

정부의 늑장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2013년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식약처에 이엽우피소가 백수오로 표시돼 사용되고 있다며 단속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식약처는 5달이 지나서야 허위표시 2곳, 과대광고 3곳의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고 답신했습니다.

<인터뷰> 김태호(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 :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백수오 시장이 크지 않았는데 그 때 제대로 단속을 했으면 피해가 이만큼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수오의 효능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갱년기 여성에 대한 백수오의 효과와 관련된 국내외 논문은 2편이었습니다.

국내 논문은 2003년에 나온 것으로 내츄럴엔도텍 대표가 공동 저자입니다.

백수오와 당귀, 여성 호르몬 등이 섞인 혼합물을 여성 24명에게 투여한 결과 58%가 갱년기 증상이 호전됐다는 내용입니다.

해외 논문은 2012년 미국에서 발표된 것으로 대표 저자 1명을 제외하고는 내츄럴엔도텍 대표 등 직원 3명이 공동 저자입니다.

여성 64명을 대상으로 백수오와 속단, 당귀가 3분의1씩 함유된 혼합물을 복용하게 했더니 신경질이나 우울증, 현기증 등 갱년기 증상이 개선됐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백수오 덕분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인터뷰> 서석교(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 : "추출물에는 당귀 속단 백수오 이 세 가지가 섞여 있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을 개선시킨다 하더라도 백수오 단독으로 갱년기 증상을 개선시켰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식약처는 백수오처럼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농산물을 기능성 원료로 사용할 경우 가짜를 거를 수 있는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대한한의사회 기획이사 : "유럽 같은 경우는 안전성이 확정된 원료 이외의 것들은 식품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할 때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짜 백수오 논란과 관련해 검찰은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원료 공급 농가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될 예정입니다.

인터넷에는 보상을 요구하는 카페가 개설되면서 대규모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재발 방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사후약방문이란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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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백수오’ 파문…거센 ‘후폭풍’
    • 입력 2015-05-10 20:52:17
    • 수정2015-05-11 00: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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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인터뷰> 하정철(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장) : "시험 검사를 해 보니까 실제로 백수오 제품이라고 씌어 있지만 백수오만 100% 들어 있는 제품들은 3개 밖에 없었고요."

<인터뷰> 김재수(내츄럴엔도텍 대표이사) : "100% 백수오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감별법을 2회 실시하여 철저한 품질 관리를 하고 있으며…"

<인터뷰> 손문기(식품의약품안전처 농축수산물안전국장) : "백수오에 대한 수거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었습니다."

<오프닝>

지금 보시는 이 제품들이 문제의 원료로 만들었다는 백수오 건강기능식품입니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환불은 물론 피해 보상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내츄럴엔도텍에 납품해 온 농가가 키운 백수오인데요.

농민들은 이번 사태로 진짜가 가짜 백수오 취급을 받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관계 당국은 백수오 제품에 들어갔다는 이엽우피소가 정말로 인체에 유해한지에 대해서도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짜 백수오 파문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북 제천에서 백수오를 재배하고 있는 농민 유덕종 씨.

밭엔 지난해 심어놓은 백수오가 자라고 있지만 걱정이 태산입니다.

내츄럴엔도텍에 생산량을 모두 납품해 왔는데 졸지에 가짜 백수오 취급을 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유덕종(백수오 재배 농민) : "저는 지금도 (이 백수오가)진짜라고 믿고 있고 진짜라고 확신을 해요. 하지만 식약처에서 검사 결과가 가짜라니 이게 지금까지 가짜를 재배한 것 아니예요? 난 그게 답답하고 우리가 어떻게 해명할 방법이 없어"

제천과 충주 등에서 백수오를 재배해 내츄럴엔도텍에 납품하기로 계약한 농가는 80여 곳.

모두 천 톤 가량 생산할 예정이지만 가짜 백수오 파동이 터지면서 판로가 불투명해졌습니다.

<인터뷰> 유덕종(백수오 재배 농민) : "(내츄럴엔도텍에)전량 납품을 하고 그러는데 지금 이 상황이 됐으니까 올해 키운 것 거의 못 판다고 봐야 돼요. 시장에서 말이 천 톤이지 이걸 누가 소비합니까?"

자체 판로를 가진 백수오 재배 농민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이 농가는 뿌리에 싹이 나기 시작하면 밭에 옮겨심을 예정이지만 진짜인지 의심하는 고객들의 전화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광용(백수오 재배 농민) : "사람들이 신뢰를 안 하니까 정상적으로 농사를 지어도 믿어주지를 않으니까요."

지난 3월 초 딸에게서 백수오 제품을 선물받은 50대 주부 김순란 씨.

갱년기 건강에 좋다고 해서 먹었지만 복통을 앓았습니다.

원료에 다른 성분이 섞여 있다는 소식에 분통이 터집니다.

<인터뷰> 김순란(백수오 제품 복용자) : "우리 딸이 부모님한테 효도한다고 양쪽 시부모하고 나하고 나눠서 이렇게 주고 더 사준다고 그 말까지 했는데 세상에 이런 가짜를 사 줬으니 얼마나 마음이…"

백수오 진위 논란은 지난달 22일 소비자원이 백수오 제품에 식품으로 사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30여 개에 이르는 국내 백수오 제품의 원료 대부분을 공급하는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서 반발했습니다.

일주일 넘게 계속되던 공방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조사한 뒤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히며 일단락됐습니다.

<인터뷰> 손문기(식품의약품안전처 농축수산물안전국장)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인하고 있는 가공식품에 대한 시험법까지 해서 3가지 시험법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은 식약처 조사 결과를 받아들였지만 문제의 원료로는 제품을 만들지 않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인터뷰> 내츄럴엔도텍 관계자(전화녹취) : "이번에 식약처에서 문제가 됐다고 발표된 해당 백수오 생약롯트는요. 반출불가로 봉인돼서 공장에 그대로 보관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단 한 개의 제품도 생산되지않았고요. 시중 유통된 바가 전혀 없습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백수오 제품을 모두 수거하고 전면 환불 방침을 밝혔습니다.

문제는 홈쇼핑업체를 통해 백수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입니다.

지난해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관련 매출은 천 240억 원.

이 가운데 76%인 940억 원어치가 홈쇼핑을 통해 판매됐습니다.

이점순 씨도 지난해 12월 한 홈쇼핑업체에서 백수오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언론 보도 직후 홈쇼핑업체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기다리라는 대답뿐이었습니다.

<녹취> 이점순 : "어떤 식으로 피해 보상을 해 주나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 쪽에서 아직 처리 방안이 확정된 게 없기 때문에 제가 안내해드릴 수 없고요, 확정이 되면 처리 방안에 대해서 고객님께 연락을 드릴 거예요.)"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소비자원은 6개 홈쇼핑업체와 간담회를 열어 구매 시점에 상관없이 전면 보상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홈쇼핑업체들은 개별 회사의 내부 판단에 따라 환불 기준 등을 마련해서 고객 보상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가짜 백수오 파문 이후 코스닥에 상장된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도 곤두박질쳤습니다.

지난달 17일 9만 천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계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17000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시가 총액은 1조 6700억 원에서 3400억 원으로 줄면서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인터뷰> 이재만(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 : "(투자자의) 신뢰가 없으면 주가가 무조건 빠지는 형태인데 지금 그 기업 같은 경우는 신뢰를 많이 훼손하고 잃어버린 상황이죠."

내츄럴엔도택 임직원 4명은 소비자원이 원료를 수거한 3월 26일부터 소비자원 발표 전날인 지난달 21일까지 자사주 4만 9천주를 팔았습니다.

<인터뷰> 최규준(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장) : "내부자들이 정보를 이용해서 주가와 주식 매도에 이용했다면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은 회사 복지 차원에서 숙소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수단으로 임원들의 주식을 매각해 복지기금에 출연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엽우피소의 안전성에 대한 정부 기관의 엇갈린 발표도 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소비자원은 이엽우피소가 몸에 해롭다는 입장입니다.

실험쥐에게 이엽우피소를 먹였더니 간 손상 등의 부작용이 생겼다는 중국대학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인터뷰> 하정철(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장) : "미국 FDA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도 (이엽우피소를) 독성 약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엽우피소 섭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독성학회의 자문 결과를 판단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인터뷰> 김승희(식품의약품안전처장) : "중국 의과대학에서 발표한 논문은 실험 디자인 자체가 국제 독성시험 가이드라인에 적합하지 않아서 신뢰성이 없다고 생각을 했고 (해외)식용 사례도 있고 전문가 의견도 듣고 해서 섭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그렇게 판단을 했습니다."

과연 그럴까? 중국과학원이 만든 식물도감에서는 이엽우피소에 독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뿌리에 독이 있고 중독 증상으로 침흘림과 구토, 경련, 호흡곤란 등이 있으며 쥐와 참새를 독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와 유통 실태에 대한 식약처의 점검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인터뷰>남인순(의원/국회 보건복지위) : "(백수오를)수입할 경우는 매 건마다 유전자 검사를 하죠? 그런데 국내는 안 했죠? 국내는 안 하다 올 1월부터 한 거죠? 네네 (32)(지난해는)유전자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백수오에 이엽우피소가 혼합된 원료로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나요? 시험 검사를 통해서는 모릅니다"

정부의 늑장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2013년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식약처에 이엽우피소가 백수오로 표시돼 사용되고 있다며 단속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식약처는 5달이 지나서야 허위표시 2곳, 과대광고 3곳의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고 답신했습니다.

<인터뷰> 김태호(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 :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백수오 시장이 크지 않았는데 그 때 제대로 단속을 했으면 피해가 이만큼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수오의 효능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갱년기 여성에 대한 백수오의 효과와 관련된 국내외 논문은 2편이었습니다.

국내 논문은 2003년에 나온 것으로 내츄럴엔도텍 대표가 공동 저자입니다.

백수오와 당귀, 여성 호르몬 등이 섞인 혼합물을 여성 24명에게 투여한 결과 58%가 갱년기 증상이 호전됐다는 내용입니다.

해외 논문은 2012년 미국에서 발표된 것으로 대표 저자 1명을 제외하고는 내츄럴엔도텍 대표 등 직원 3명이 공동 저자입니다.

여성 64명을 대상으로 백수오와 속단, 당귀가 3분의1씩 함유된 혼합물을 복용하게 했더니 신경질이나 우울증, 현기증 등 갱년기 증상이 개선됐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백수오 덕분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인터뷰> 서석교(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 : "추출물에는 당귀 속단 백수오 이 세 가지가 섞여 있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을 개선시킨다 하더라도 백수오 단독으로 갱년기 증상을 개선시켰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식약처는 백수오처럼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농산물을 기능성 원료로 사용할 경우 가짜를 거를 수 있는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대한한의사회 기획이사 : "유럽 같은 경우는 안전성이 확정된 원료 이외의 것들은 식품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할 때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짜 백수오 논란과 관련해 검찰은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원료 공급 농가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될 예정입니다.

인터넷에는 보상을 요구하는 카페가 개설되면서 대규모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재발 방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사후약방문이란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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