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의 당신은 나의 가족

입력 2015.05.17 (23:21) 수정 2015.05.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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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할머니~~~!"

금요일 오후, 조용하던 집안이 들뜨기 시작합니다.

아들 경일씨 가족이 찾아온 겁니다.

오늘은 손주들이 어버이날 선물을 준비한 모양입니다.

<녹취> "(이거 누구 달아줄거야?) 왕할머니!"

<녹취> "뽀뽀~ 할머니는 꽃보다 하람이 뽀뽀가 더 좋아"

하은이와 하람이, 두 손주들에게 꽃과 뽀뽀 선물을 받은 증조할머니 입가엔 웃음이 가시지를 않습니다.

일주일에 3일을 함께 지내다보니 아이들도 스스럼이 없습니다.

처음엔 아이들을 보고싶어하는 증조할머니의 바람 때문에 본가를 찾았는데, 이젠 아이들이 더 할머니댁에 오고 싶어합니다.

<녹취>"할머니가 하인이 오면 심으려고 기다렸어요."

엄마와 증조할머니는 팔짱을 끼고 이야기를 나눌만큼 친한 사이가 됐습니다.

할머니 품에 있는 하은이도 언젠간 이렇게 할머니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만큼 자랄 겁니다.

명절도 아닌데 고부가 전을 부치느라 바쁩니다.

며느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시어머니가 준비한 저녁 메뉴입니다.

<인터뷰> "(며느리 요리 잘 하세요?) 저는 여기 안 들어와요~ 어머니가 요리 하고, 나는 아기 보고..."

자주 만나는 만큼 서로를 잘 아는 고부간엔 할 이야기도, 웃을 일도 많습니다.

거실에서도 웃음소리가 터집니다.

증조할머니와 할아버지, 아버지, 증손주들까지 4대가 같은 놀이를 즐깁니다.

어울려 시간을 보내는 손주들과 증조할머니 사이에, 80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4대에 걸쳐 일곱 식구가 모인 저녁식사.

모든 것이 풍성합니다.

<녹취> "뭐 넣었는지 맞혀봐요. (엄마의 사랑?) 맞았어. 왜 안 나오는 했더니 첫번째로 나오네"

<녹취> "하은이 생각나? 진짜로?"

지난해 참가했던 가족 패션쇼.

4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우연히 시작했던 일인데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겐 무척 어색해보였지만, 가족이 함께했기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은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4대 가족.

<녹취> "할머니 허리 쭉 펴지셨다."

<녹취> "일곱이 뽀뽀하자 일곱이..."

<인터뷰> 이나영 : "아이의 성장 모습을 다 같이 본다는 게 너무나 행복한 것 같아요. 그렇게 어떤 모든 것들을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런게 꼭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런 게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오늘도 4대가족은 또 하나의 추억을 공유합니다.

지금 보신 이 가족은 전통적인 대가족의 모습입니다.

흔히 표준으로 여겨지는 4인 가족, 즉 법적인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익숙한 가족의 형태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전체 가구 가운데 4분의 1, 그러니까 네 집 중 한 집은 구성원이 한 명 뿐인 1인 가구입니다.

15년 뒤인 2030년엔 1인 가구가 세집에 한집 꼴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제 더는 4인 가족을 우리나라 표준 가족으로 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어쩌면 이제 가족이란 단어의 의미도 바뀌어야할 때는 아닐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며 현재에 충실하다보니 결혼이 늦어진 30대 김형준 씨는 혼자삽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의 자리에 올라 사회적, 경제적인 여유를 갖춘 이른바 '골드미스' 40대 김완선 씨도 혼자삽니다.

다니던 회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가족과 떨어져 사는 50대 심대현 씨도 혼자삽니다.

아내와 사별한 뒤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독신 생활을 하는 80대 김병국 씨도 혼자삽니다.

연령도, 이유도 다르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녹취> "지나갈게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34살 김형준 씨는 관광 통역 안내사입니다.

주로 자전거로 서울의 골목을 누비며 손님들을 안내합니다.

오늘의 첫 손님은 중년 부부.

<녹취> "색다를 북촌이 손님에게 다가올 거예요. 자, 준비됐나요?"

여행을 좋아하는 김형준 씨는 다른 사람의 여행에 좋은 동반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형준 : "정독도서관. 예전 경기고 자리였고요."

서울 토박이라는 부부는 오랫동안 살면서도 몰랐던 서울의 매력에 감탄을 연발합니다.

<녹취>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 보이죠? 종친부 건물로 왕족들의 문서나 도장 같은 것들을 보관했던 장소라고 해요."

<인터뷰> 손님 : "저희는 서해나 동해나 이런 쪽으로는 많이 다녔는데 서울 중심부로 들어온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이런 데로 오니까 너무 좋아요."

<녹취>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인터뷰> 김형준 : "(힘들지 않으세요?) 전혀 힘들지 않아요. 저도 같이 노는 것 같아요. 아까 보셨잖아요. 뒤에 어머니 깔깔깔 웃으실 때 저도 굉장히 기분이 좋아요."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손님도 줄기 때문에 수입은 불규칙합니다.

하지만 노는 것처럼 재밌는 일.

김형준 씨가 이 일을 하는 이유입니다.

퇴근길.

시장에 들러 저녁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녹취> "두부 한 모만 주실 수 있어요?"

독립해서 혼자 살기 시작한 지 올해로 15년째.

끼니는 되도록 거르지 않고 집에서 해먹으려합니다.

사 먹는 밥보다 더 싸고, 건강에도 좋다는 걸 그간 경험을 통해 체득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감자도 한 두 개만 주실 수 있어요? 나중에 많이 살게요" (괜찮아요. 나중에 식구 늘려서 많이 사세요.) 네, 그럴게요."

가까운 시장에 단골집을 만들어 소량으로 구입하는 것도, 오랜 자립생활로 얻은 김형준 씨의 알뜰 노하우입니다.

본격적으로 음식을 만들기 전, 김형준 씨는 인터넷으로 꼼꼼히 조리법을 찾아봅니다.

이젠 혼자 먹더라도 대충 먹진 않습니다.

요즘 인터넷엔, 혼자사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가 넘쳐나다 보니, 혼자서도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도 마주보는 이 없는 밥상을 받는 이때, 혼자라는 사실이 가장 절실히 다가옵니다.

<인터뷰> 김형준 : "누군가에게 요리를 배웠다거나 아니면 정말로 맛있는 게 많다거나 이럴 때 혼자 못 먹잖아요. 그럴 때, 좀 함께 있었으며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죠."

하지만 고독도 잠시.

식사를 마치자마자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옵니다.

김형준 씨는 요즘 인테리어와 소품 만들기에 푹 빠져있습니다.

페인트칠부터, 집안 개조와 가구 배치까지 모두 직접 한 것입니다.

혼자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결혼이란 반드시 해야 할 일도, 그렇다고 피하고 싶은 일도 아닙니다.

<인터뷰> 김형준 : "결혼 해야죠. 결혼, 뭐 당연히 해야된다 이건 아니지만... 저도 뭐 그렇다고 결혼을 포기하고 그런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타이밍이다 싶을 때는 결혼을 또 언젠가는 하겠죠."

<녹취> "어때요? 예쁜 것 같아요?"

'자취생'으로 불리던 선배 세대들에겐 결혼 전 잠시 머무는 곳이라고 여겨졌던 셋집.

요즘 싱글들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인터뷰> 김형준 : "2년 동안 살 집이지만, 2년 동안만이라도 제가 마음대로 행복하게 즐겁게 재밌게, 아무리 월세지만 제 삶을 살지 않는 건 아니잖아요. 집은 내 집이 아니지만 사는 동안만이라도 제 마음대로 살고 싶어서 꾸미는 거죠."

사회 통념에 맞춰 남들처럼 사는 것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김형준 씨.

소품을 만드는 손놀림은 밤이 늦도록 멈추지 않습니다.

20년 넘게 함께살던 가족을 떠나 대구로 이사온 지 1년

심대현 씨는 직장이 이전하면서 혼자 살게 된, 비자발적 1인 가구입니다.

대구 혁신도시에는 심 씨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동료들이 3천 명 정도 됩니다.

처음 혼자 살게 됐을 때 가장 고역이었던 건 무엇보다 혼자 밥을 먹을 때.

<인터뷰> 심대현 : "(적적하진 않으세요?) 싫죠. 나이 먹어서 혼자 먹는 밥이 건강에 최고 안 좋다고 하는데... 혹자 밥먹으면 맛이 있습니까? 그래서 밥 먹는 속도가 빨라진 것 같아요."

가족 생각이 떠오르는 것도 이때입니다.

<인터뷰> 심대현 : "(혼자 식사하는 게 어떠세요?) 항상은 아닌데, 어떤 때 문득, 혼자 먹다가 보면 생각날 때가 있죠....집에서 밥들은 잘 먹고 학교는 잘 다니나..."

그런 심 씨가 혼자 사는 생활에 적응하게 된 건 취미를 가지면서부터입니다.

자신 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고, LP음반을 모아 음악을 듣습니다.

커피와 음악, 그리고 책 한 권.

금요일 밤, 그가 혼자 보내는 시간은 고독하지만, 우아합니다.

<인터뷰> 심대현 : "문득문득 외로울 때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이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 음악 들을 수 있는 시간. 책을 볼 수 있는 시간,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기도 합니다."

황금같은 주말.

<녹취> "이게 얼마전에 했던 비슬산..."

심대현 씨는 찾은 곳은 미술관입니다.

일과 취미, 그리고 함께하는 동료들.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혼자 살면서 가장 달라진 것 중 하나는 자신에 대한 투자입니다.

시간과 돈을 자신을 위해 쓰면서 요즘 그의 문화생활은 어느때보다 풍요롭습니다.

심 씨처럼 생각이 분명하고 자신의 취향과 요구에 충실한 1인 가구의 증가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소형화입니다.

크기만 줄인 것은 아닙니다.

세련된 디자인과 1인 가구에 맞는 기능이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소형 고급화 바람은 자동차 시장에도 불고 있습니다.

곧 국내 시장 출시를 앞둔 1인용 전기차입니다.

작아 보이지만, 주차 공간이 비좁은 도시에서 혼자 타고 다니기엔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인터뷰> 이상태(자동차업체 개발 총괄부장) : "가정에서 출퇴근 용으로 사용... 싱글족에게도 인기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외식 업체들도 이런 '나홀로족'을 잡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혼자서도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1인용 화로가 준비된 고깃집.

혼자 고기를 구워도 남의 시선을 신경쓸 필요가 없어 나홀로족들에게 인기입니다.

<인터뷰> 고깃집 사장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홍대 주변의 한 노래방입니다.

<인터뷰> "(혹시 1인 룸 있어요?) 네, 1인룸 바로 이용 가능하시고요."

나홀로족을 위한 1인 전용 노래방입니다.

헤드폰에서 나오는 반주에 맞춰 혼자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어색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작은 무대의 주인공은 오직 나 하나뿐입니다.

<인터뷰> 1인 노래방 이용자 : "혼자 오면 자기 부르고 싶은 노래도 마음껏 부를 수 있고, 아무도 신경 안 쓰고 의식 안 하고 다 할 수 있어서 좋고."

혼자 즐기는 여행을 어떨까요?

이젠 나홀로족을 위한 여행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여행사 대표

이젠 나홀로족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조세현(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 "솔로이코노미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것입니다. 소비시장의 주축으로 솔로들이 이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거든요."

<인터뷰> 정성식(나홀로 경제 저자) : "이전에는 솔로가 그냥 홀로 외롭게 이렇게 왕따 이런 개념이 아니라 솔로가 이제는 전체 사회를 주도하는 하나의 핵심적인 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급성장하고 있는 산업 가운데 하나는 반려동물 산업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은 다섯 집 중 한집 꼴.

동물 수도 550만 마리를 넘었습니다.

관련 용품도 불티나게 팔리면서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1조 원을 넘어 2020년엔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혼자사는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은 가족과 다름 없습니다.

이른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해 정상에 오른 가수 김완선 씨.

또래보다 사회 진출이 일렀던 만큼 자립도 일찍 한 편입니다.

오랫동안 혼자 지내온 그녀에게 요즘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처음엔 잠시 동생의 고양이를 한두 번 맡아주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다친 길고양이를 구조해 입양할 정도로 고양이 사랑이 깊어졌습니다.

<인터뷰> 김완선 : "얘는 이름이 라클이에요. 미라클. 얘가 다리를 다쳐서 걷지를 못했는데, 기적이 일어났으면 해서 기적이라고 했어요. (중략) 그런데 얘가 진짜 걸어요."

<인터뷰> 김완선 : "우리 꼬맹이 얘도 헬스클럽 앞 상자에 버려진 애에요."

김완선 씨에게 이 고양이들은 이미 가족입니다.

<인터뷰> 김완선 : "(고양이를 어떻게 느끼시는지?) 가족이죠."

이렇게 챙겨야 할 고양이가 다섯 마리.

집에 있을 때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이 고양이들과 함께 보냅니다.

고양이들이 건강하게 변한 것처럼 김완선 씨 역시 고양이들 덕분에 많이 변했습니다.

<인터뷰> 김완선 : "(고양이들이) 없을 때는 집에서 말을 할 일도 없고 웃을 일도 없었죠. 이제 얘네들하고 있으면서 말을 하게 되고 이름도 부르게 되고 우울하고 그럴 때도 얘네가 있으면 기분전환이 돼요."

자녀를 돌보는 다른 엄마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 김완선 : "엄마 돈 많이 벌어야겠다 그래요. 그래서 어제는 그랬다니까요. 니네 먹여살리려면 나 진짜 돈 많이 벌어야돼."

반려동물을 기르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쓰는 돈을 아깝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김완선 씨가 고양이를 데리고 집을 나섭니다.

다리를 다쳤다는 미라클이네요.

다쳤던 다리 상태가 어떤지 살펴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수의사 : "여기가 조금 깨져있는 형태이긴 해요. 체중 지지는 어느정도 될 거예요. 일상생활 하는데 지장은 없을 거고요. 대신 큰 웅덩이나 높은데서 뛰어내리는 건 못할 수 있습니다."

상태가 웬만하다 하니 참 다행입니다.

김완선 씨는 앞으로도 다섯 아이를 챙기는 엄마로 바쁠 것 같습니다.

이런 1인 가구는 전세계적으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웨덴 같은 일부 유럽 국가에선 전체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1인 가구입니다.

일본이나 미국도 세집 중 한 집 꼴입니다.

지난 2010년 우리나라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약 24%.

네 집 가운데 한 집은 혼자 살고 있는 셈입니다.

이 수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1980년만 해도 1인 가구 비중은 5%에 불과했지만, 2000년엔 15%를 넘겼고, 올해는 27%, 2030년엔 33%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변미리

지금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중에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건 갓 자립생활을 시작한 30대 이하 청년층입니다.

그런데 15년 뒤엔, 60대 이상 노년층이 가장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혼자 사는 집 열 가구 중 네 가구는 '홀몸 노인'이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58년 개띠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이 말은 1958년을 전후해서 형성된 베이비 부머 세대를 상징하는 말인데요.

이른바 '홀몸 노인'의 증가는 이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라는 사회적 인구구조의 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세대간 가치관의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부모의 노후생계를 자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고, 동시에 자녀와 같이 살고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60대 이상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특히 노인 1인 가구는 점점 증가할텐데요,

이런 노인 1인 가구 중 상당수는 가난과 고립이라는 문제에 직면해있습니다.

<인터뷰> 송영신 : "전국민의 절반은 1인 가구로 생을 마감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에요. 그렇다면 1인 가구는 어떤 특정한 사유가 있어서 혼자 된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자신의 문제라는 거죠. 사람의 생애주기로 봐야지 그 사람 1인 가구를 바라보는 어떤 선입견, 편견도 불식시킬 수 있고...."

올해 여든 셋인 김병국 할아버지.

20년 전 아내와 사별한 뒤 줄곧 혼자 지내왔습니다.

지금 김 씨가 살고 있는 곳은 이 고시원의 작은 방입니다.

비좁은 공간이 불편할 때도 있지만 김 씨는 지금 생활에 만족합니다.

매일 할 일이 있고, 만날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병국 할아버지는 이른바 '은평구 삼총사'의 맏형입니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들끼리 뭉친 이 삼총사는 매일 만나 거의 종일 붙어지냅니다.

<인터뷰> 김병국 : "자주 만나서 자주 밥 먹으러 같이 다니고 친형제나 다름 없어요. 누가 한 사람이 아프다고 하면 두 사람이 덜컥 놀라서..."

그렇다보니 이들의 하루 일정도 똑같습니다.

<녹취> "(어디 가세요?) 방송하러 갑니다. 팟캐스트 방송하러 갑니다."

할아버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한 팟캐스트 방송.

출연자들은 모두 비슷한 연배입니다.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냈던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해 지금은 애청자도 제법 생겼습니다.

오늘은 '내가 겪은 한국전쟁'을 주제로 녹음을 합니다.

되도록 하루 한 끼 이상은 함께 하자는 게 삼총사의 보이지 않는 규칙입니다.

<인터뷰> "(식사는 계속 세분이 주로 하세요?) 네, 귀찮으니까 그냥 드러누워 자는 거예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동네 친구 세 사람이 맺고 있는 이 끈끈한 공동체는, 서로를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변미리 : "내가 지금 건강할 때는 괜찮지만 아플 때는 날 누가 보살펴주느냐 이런 분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한 것들이 좀 필요한 거죠. 경제적인 부분이야 사실 디폴트로 가는 거고 그렇다면 심리적인 네트워크라고 하는 것들은 어떻게 만들어 줄 거냐 라는 것들도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혼자 사는 김형준 씨 집에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녹취> "누추한 곳까지 와주셔서...."

집에까지 초대할 정도면 친한 사이일 것 같은데, 왠지 모를 어색함이 감돕니다.

김형준 씨가 직접 만든 소품을 보여주며 이 어색함을 달랩니다.

처음 만난 이들은 친구는 아니지만 오늘 하루 식구가 되기로 한 사람들.

요즘 인터넷엔 이렇게 나홀로족들이 만나 함께 밥을 먹는 모임이 하나 둘 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인(소셜다이닝 '집밥' 대표) : "한국에서는 특히 집밥은 단순히 음식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맛집을 찾아 다니며 식사를 즐기기도 하지만 오늘은 형준씨네 집 옥상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이들에게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취미를 공유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말 그대로 식구가 되면서 느끼게 되는 유대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밥을 함께 먹으며 가족들에게도 꺼내지 못한 속내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형준

이러한 공동체는 1인가구가 늘고 있는 요즘,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학교나 직장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혼자 살게 된 젊은이들은 물론이지만, 독립을 하고 싶어 분가한 젊은이들도 가족이 주는 정서적 유대감이 그리워 다시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조금 역설적인 현상이네요.

<인터뷰> 현택수 : "1인 가구가 점차 증가하다보면 결혼이나 가족보다는 혈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집단, 모임, 이러한 것들이 계속 증가하리라고 봅니다."

1인 가구들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을 공동체에서 조합 형태로 자금을 조성해 세운 이 집은 1인 가구 열 가구가 함께 생활하는 일종의 '셰어하우스'입니다.

<인터뷰> 박종숙 (함께주택 협동조합 대표) : "주거가 안정됐을 때 이웃관계도 생기는 거고, 젊은 분들이 마을 안에서 자기의 역할이나 장기를 발휘하고 그게 마일이 되는 거고 삶이 풍성해 지는 거고 그런 것 같아요."

입주자들은 개인 공간에서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되지만 공동 공간인 거실이나 옥상에 바련된 세탁실 등에서 다른 입주자들과 교류를 하는 구조입니다.

방 한 칸을 혼자 쓰는 1인 가구로 살아가지만 10가구가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가족이 주는 안정감을 동시에 느씰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집에 왔는데 정서적으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그런게 1인가구는 많이 부족하잖아요. 사람사는 집 같다는 그런 이야기들은 하시죠."

30년 전 남편이 먼저 세상을 뜨고난 뒤 집안에서만 생활해왔던 고정자 할머니.

하지만 얼마 전부터 할머니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자체에서 마련한 공동생활공간에 다니고 부터입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지역의 홀몸 노인들이 한 곳에 모여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든 집.

매일 반겨주는 사람이 있고, 뭐든 함께하는 친구가 스무 명 넘게 생겼습니다.

용돈 정도 버는 수준이긴 해도 소일거리가 생겼습니다.

<인터뷰> "쇼핑백 끈이야. 종이백. (하루에 몇 개나 만드실 수 있으세요?) 일거리가 금방 떨어지는 날이 있고 종일하는 날이 있고 (재미있나요?) 그럼요. 시간 보내기 좋고 일이 있다가 하루 없으면 난리에요. 심심하다고"

말은 그래도 심심하면 친구들과 노래하며 놀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카네이션 하우스 팀장 : "독거 어르신들이 같이 생활하시는 공간이고요."

고정자 할머니가 이 곳을 좋아하는 건 다양한 프로그램 때문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식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고정자 : "(여기 오시긴 전에 혼자 식사할 때와 지금 같이 할 때가 많이 다른가요?) 그럼요. (그렇게 매일 만나고 같이 식사하면 완전히 가족보다 더 가까워졌겠어요?) 그럼요 전부 언니 동생이잖아요."

자식도, 손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할머니의 삶을 함께하는 건 혈연을 맺은 이들이 아니라 옆에 앉은 사람들입니다.

내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그 누구가가, 바로 사회적 가족입니다.

<인터뷰> 송영신 : "혈연과 결혼이라는 개념을 배제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 서로 유대할 수 있는 관계가 현대적 가족 개념이라는 거죠."

격동의 시절을 견딜 힘이 되었던 가족.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가족의 모습은 사뭇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물었습니다.

<인터뷰> 정경일 : "가족이란 서로 위할 수 있고 서로 의지하고 서로 힘을 주고 행복을 주고 그런거..."

<인터뷰> 김형준 : "저와 함게 하는 사람들이 가족 아닌가...굳이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인터뷰> 심대현 : "가족은 어렵고 힘들 때 서로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둥지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김완선 : "한도 끝도 없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족인 것 같아요."

아무도 혈연을 먼저 이야기하지는 않네요.

누구나 혼자가 될 수 있는 사회.

그래서 더욱 가족이 필요한 사회.

지금 혼자 사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가족은, 어쩌면 당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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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옆의 당신은 나의 가족
    • 입력 2015-05-18 00:00:12
    • 수정2015-05-18 00:10:31
    취재파일K
<녹취> "할머니~~~!"

금요일 오후, 조용하던 집안이 들뜨기 시작합니다.

아들 경일씨 가족이 찾아온 겁니다.

오늘은 손주들이 어버이날 선물을 준비한 모양입니다.

<녹취> "(이거 누구 달아줄거야?) 왕할머니!"

<녹취> "뽀뽀~ 할머니는 꽃보다 하람이 뽀뽀가 더 좋아"

하은이와 하람이, 두 손주들에게 꽃과 뽀뽀 선물을 받은 증조할머니 입가엔 웃음이 가시지를 않습니다.

일주일에 3일을 함께 지내다보니 아이들도 스스럼이 없습니다.

처음엔 아이들을 보고싶어하는 증조할머니의 바람 때문에 본가를 찾았는데, 이젠 아이들이 더 할머니댁에 오고 싶어합니다.

<녹취>"할머니가 하인이 오면 심으려고 기다렸어요."

엄마와 증조할머니는 팔짱을 끼고 이야기를 나눌만큼 친한 사이가 됐습니다.

할머니 품에 있는 하은이도 언젠간 이렇게 할머니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만큼 자랄 겁니다.

명절도 아닌데 고부가 전을 부치느라 바쁩니다.

며느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시어머니가 준비한 저녁 메뉴입니다.

<인터뷰> "(며느리 요리 잘 하세요?) 저는 여기 안 들어와요~ 어머니가 요리 하고, 나는 아기 보고..."

자주 만나는 만큼 서로를 잘 아는 고부간엔 할 이야기도, 웃을 일도 많습니다.

거실에서도 웃음소리가 터집니다.

증조할머니와 할아버지, 아버지, 증손주들까지 4대가 같은 놀이를 즐깁니다.

어울려 시간을 보내는 손주들과 증조할머니 사이에, 80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4대에 걸쳐 일곱 식구가 모인 저녁식사.

모든 것이 풍성합니다.

<녹취> "뭐 넣었는지 맞혀봐요. (엄마의 사랑?) 맞았어. 왜 안 나오는 했더니 첫번째로 나오네"

<녹취> "하은이 생각나? 진짜로?"

지난해 참가했던 가족 패션쇼.

4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우연히 시작했던 일인데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겐 무척 어색해보였지만, 가족이 함께했기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은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4대 가족.

<녹취> "할머니 허리 쭉 펴지셨다."

<녹취> "일곱이 뽀뽀하자 일곱이..."

<인터뷰> 이나영 : "아이의 성장 모습을 다 같이 본다는 게 너무나 행복한 것 같아요. 그렇게 어떤 모든 것들을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런게 꼭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런 게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오늘도 4대가족은 또 하나의 추억을 공유합니다.

지금 보신 이 가족은 전통적인 대가족의 모습입니다.

흔히 표준으로 여겨지는 4인 가족, 즉 법적인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익숙한 가족의 형태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전체 가구 가운데 4분의 1, 그러니까 네 집 중 한 집은 구성원이 한 명 뿐인 1인 가구입니다.

15년 뒤인 2030년엔 1인 가구가 세집에 한집 꼴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제 더는 4인 가족을 우리나라 표준 가족으로 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어쩌면 이제 가족이란 단어의 의미도 바뀌어야할 때는 아닐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며 현재에 충실하다보니 결혼이 늦어진 30대 김형준 씨는 혼자삽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의 자리에 올라 사회적, 경제적인 여유를 갖춘 이른바 '골드미스' 40대 김완선 씨도 혼자삽니다.

다니던 회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가족과 떨어져 사는 50대 심대현 씨도 혼자삽니다.

아내와 사별한 뒤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독신 생활을 하는 80대 김병국 씨도 혼자삽니다.

연령도, 이유도 다르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녹취> "지나갈게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34살 김형준 씨는 관광 통역 안내사입니다.

주로 자전거로 서울의 골목을 누비며 손님들을 안내합니다.

오늘의 첫 손님은 중년 부부.

<녹취> "색다를 북촌이 손님에게 다가올 거예요. 자, 준비됐나요?"

여행을 좋아하는 김형준 씨는 다른 사람의 여행에 좋은 동반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형준 : "정독도서관. 예전 경기고 자리였고요."

서울 토박이라는 부부는 오랫동안 살면서도 몰랐던 서울의 매력에 감탄을 연발합니다.

<녹취>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 보이죠? 종친부 건물로 왕족들의 문서나 도장 같은 것들을 보관했던 장소라고 해요."

<인터뷰> 손님 : "저희는 서해나 동해나 이런 쪽으로는 많이 다녔는데 서울 중심부로 들어온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이런 데로 오니까 너무 좋아요."

<녹취>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인터뷰> 김형준 : "(힘들지 않으세요?) 전혀 힘들지 않아요. 저도 같이 노는 것 같아요. 아까 보셨잖아요. 뒤에 어머니 깔깔깔 웃으실 때 저도 굉장히 기분이 좋아요."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손님도 줄기 때문에 수입은 불규칙합니다.

하지만 노는 것처럼 재밌는 일.

김형준 씨가 이 일을 하는 이유입니다.

퇴근길.

시장에 들러 저녁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녹취> "두부 한 모만 주실 수 있어요?"

독립해서 혼자 살기 시작한 지 올해로 15년째.

끼니는 되도록 거르지 않고 집에서 해먹으려합니다.

사 먹는 밥보다 더 싸고, 건강에도 좋다는 걸 그간 경험을 통해 체득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감자도 한 두 개만 주실 수 있어요? 나중에 많이 살게요" (괜찮아요. 나중에 식구 늘려서 많이 사세요.) 네, 그럴게요."

가까운 시장에 단골집을 만들어 소량으로 구입하는 것도, 오랜 자립생활로 얻은 김형준 씨의 알뜰 노하우입니다.

본격적으로 음식을 만들기 전, 김형준 씨는 인터넷으로 꼼꼼히 조리법을 찾아봅니다.

이젠 혼자 먹더라도 대충 먹진 않습니다.

요즘 인터넷엔, 혼자사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가 넘쳐나다 보니, 혼자서도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도 마주보는 이 없는 밥상을 받는 이때, 혼자라는 사실이 가장 절실히 다가옵니다.

<인터뷰> 김형준 : "누군가에게 요리를 배웠다거나 아니면 정말로 맛있는 게 많다거나 이럴 때 혼자 못 먹잖아요. 그럴 때, 좀 함께 있었으며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죠."

하지만 고독도 잠시.

식사를 마치자마자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옵니다.

김형준 씨는 요즘 인테리어와 소품 만들기에 푹 빠져있습니다.

페인트칠부터, 집안 개조와 가구 배치까지 모두 직접 한 것입니다.

혼자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결혼이란 반드시 해야 할 일도, 그렇다고 피하고 싶은 일도 아닙니다.

<인터뷰> 김형준 : "결혼 해야죠. 결혼, 뭐 당연히 해야된다 이건 아니지만... 저도 뭐 그렇다고 결혼을 포기하고 그런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타이밍이다 싶을 때는 결혼을 또 언젠가는 하겠죠."

<녹취> "어때요? 예쁜 것 같아요?"

'자취생'으로 불리던 선배 세대들에겐 결혼 전 잠시 머무는 곳이라고 여겨졌던 셋집.

요즘 싱글들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인터뷰> 김형준 : "2년 동안 살 집이지만, 2년 동안만이라도 제가 마음대로 행복하게 즐겁게 재밌게, 아무리 월세지만 제 삶을 살지 않는 건 아니잖아요. 집은 내 집이 아니지만 사는 동안만이라도 제 마음대로 살고 싶어서 꾸미는 거죠."

사회 통념에 맞춰 남들처럼 사는 것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김형준 씨.

소품을 만드는 손놀림은 밤이 늦도록 멈추지 않습니다.

20년 넘게 함께살던 가족을 떠나 대구로 이사온 지 1년

심대현 씨는 직장이 이전하면서 혼자 살게 된, 비자발적 1인 가구입니다.

대구 혁신도시에는 심 씨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동료들이 3천 명 정도 됩니다.

처음 혼자 살게 됐을 때 가장 고역이었던 건 무엇보다 혼자 밥을 먹을 때.

<인터뷰> 심대현 : "(적적하진 않으세요?) 싫죠. 나이 먹어서 혼자 먹는 밥이 건강에 최고 안 좋다고 하는데... 혹자 밥먹으면 맛이 있습니까? 그래서 밥 먹는 속도가 빨라진 것 같아요."

가족 생각이 떠오르는 것도 이때입니다.

<인터뷰> 심대현 : "(혼자 식사하는 게 어떠세요?) 항상은 아닌데, 어떤 때 문득, 혼자 먹다가 보면 생각날 때가 있죠....집에서 밥들은 잘 먹고 학교는 잘 다니나..."

그런 심 씨가 혼자 사는 생활에 적응하게 된 건 취미를 가지면서부터입니다.

자신 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고, LP음반을 모아 음악을 듣습니다.

커피와 음악, 그리고 책 한 권.

금요일 밤, 그가 혼자 보내는 시간은 고독하지만, 우아합니다.

<인터뷰> 심대현 : "문득문득 외로울 때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이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 음악 들을 수 있는 시간. 책을 볼 수 있는 시간,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기도 합니다."

황금같은 주말.

<녹취> "이게 얼마전에 했던 비슬산..."

심대현 씨는 찾은 곳은 미술관입니다.

일과 취미, 그리고 함께하는 동료들.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혼자 살면서 가장 달라진 것 중 하나는 자신에 대한 투자입니다.

시간과 돈을 자신을 위해 쓰면서 요즘 그의 문화생활은 어느때보다 풍요롭습니다.

심 씨처럼 생각이 분명하고 자신의 취향과 요구에 충실한 1인 가구의 증가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소형화입니다.

크기만 줄인 것은 아닙니다.

세련된 디자인과 1인 가구에 맞는 기능이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소형 고급화 바람은 자동차 시장에도 불고 있습니다.

곧 국내 시장 출시를 앞둔 1인용 전기차입니다.

작아 보이지만, 주차 공간이 비좁은 도시에서 혼자 타고 다니기엔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인터뷰> 이상태(자동차업체 개발 총괄부장) : "가정에서 출퇴근 용으로 사용... 싱글족에게도 인기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외식 업체들도 이런 '나홀로족'을 잡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혼자서도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1인용 화로가 준비된 고깃집.

혼자 고기를 구워도 남의 시선을 신경쓸 필요가 없어 나홀로족들에게 인기입니다.

<인터뷰> 고깃집 사장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홍대 주변의 한 노래방입니다.

<인터뷰> "(혹시 1인 룸 있어요?) 네, 1인룸 바로 이용 가능하시고요."

나홀로족을 위한 1인 전용 노래방입니다.

헤드폰에서 나오는 반주에 맞춰 혼자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어색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작은 무대의 주인공은 오직 나 하나뿐입니다.

<인터뷰> 1인 노래방 이용자 : "혼자 오면 자기 부르고 싶은 노래도 마음껏 부를 수 있고, 아무도 신경 안 쓰고 의식 안 하고 다 할 수 있어서 좋고."

혼자 즐기는 여행을 어떨까요?

이젠 나홀로족을 위한 여행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여행사 대표

이젠 나홀로족이 시장을 주도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조세현(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 "솔로이코노미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것입니다. 소비시장의 주축으로 솔로들이 이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거든요."

<인터뷰> 정성식(나홀로 경제 저자) : "이전에는 솔로가 그냥 홀로 외롭게 이렇게 왕따 이런 개념이 아니라 솔로가 이제는 전체 사회를 주도하는 하나의 핵심적인 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급성장하고 있는 산업 가운데 하나는 반려동물 산업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은 다섯 집 중 한집 꼴.

동물 수도 550만 마리를 넘었습니다.

관련 용품도 불티나게 팔리면서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1조 원을 넘어 2020년엔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혼자사는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은 가족과 다름 없습니다.

이른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해 정상에 오른 가수 김완선 씨.

또래보다 사회 진출이 일렀던 만큼 자립도 일찍 한 편입니다.

오랫동안 혼자 지내온 그녀에게 요즘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처음엔 잠시 동생의 고양이를 한두 번 맡아주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다친 길고양이를 구조해 입양할 정도로 고양이 사랑이 깊어졌습니다.

<인터뷰> 김완선 : "얘는 이름이 라클이에요. 미라클. 얘가 다리를 다쳐서 걷지를 못했는데, 기적이 일어났으면 해서 기적이라고 했어요. (중략) 그런데 얘가 진짜 걸어요."

<인터뷰> 김완선 : "우리 꼬맹이 얘도 헬스클럽 앞 상자에 버려진 애에요."

김완선 씨에게 이 고양이들은 이미 가족입니다.

<인터뷰> 김완선 : "(고양이를 어떻게 느끼시는지?) 가족이죠."

이렇게 챙겨야 할 고양이가 다섯 마리.

집에 있을 때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이 고양이들과 함께 보냅니다.

고양이들이 건강하게 변한 것처럼 김완선 씨 역시 고양이들 덕분에 많이 변했습니다.

<인터뷰> 김완선 : "(고양이들이) 없을 때는 집에서 말을 할 일도 없고 웃을 일도 없었죠. 이제 얘네들하고 있으면서 말을 하게 되고 이름도 부르게 되고 우울하고 그럴 때도 얘네가 있으면 기분전환이 돼요."

자녀를 돌보는 다른 엄마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 김완선 : "엄마 돈 많이 벌어야겠다 그래요. 그래서 어제는 그랬다니까요. 니네 먹여살리려면 나 진짜 돈 많이 벌어야돼."

반려동물을 기르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쓰는 돈을 아깝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김완선 씨가 고양이를 데리고 집을 나섭니다.

다리를 다쳤다는 미라클이네요.

다쳤던 다리 상태가 어떤지 살펴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수의사 : "여기가 조금 깨져있는 형태이긴 해요. 체중 지지는 어느정도 될 거예요. 일상생활 하는데 지장은 없을 거고요. 대신 큰 웅덩이나 높은데서 뛰어내리는 건 못할 수 있습니다."

상태가 웬만하다 하니 참 다행입니다.

김완선 씨는 앞으로도 다섯 아이를 챙기는 엄마로 바쁠 것 같습니다.

이런 1인 가구는 전세계적으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웨덴 같은 일부 유럽 국가에선 전체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1인 가구입니다.

일본이나 미국도 세집 중 한 집 꼴입니다.

지난 2010년 우리나라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약 24%.

네 집 가운데 한 집은 혼자 살고 있는 셈입니다.

이 수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1980년만 해도 1인 가구 비중은 5%에 불과했지만, 2000년엔 15%를 넘겼고, 올해는 27%, 2030년엔 33%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변미리

지금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중에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건 갓 자립생활을 시작한 30대 이하 청년층입니다.

그런데 15년 뒤엔, 60대 이상 노년층이 가장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혼자 사는 집 열 가구 중 네 가구는 '홀몸 노인'이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58년 개띠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이 말은 1958년을 전후해서 형성된 베이비 부머 세대를 상징하는 말인데요.

이른바 '홀몸 노인'의 증가는 이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라는 사회적 인구구조의 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세대간 가치관의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부모의 노후생계를 자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고, 동시에 자녀와 같이 살고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60대 이상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특히 노인 1인 가구는 점점 증가할텐데요,

이런 노인 1인 가구 중 상당수는 가난과 고립이라는 문제에 직면해있습니다.

<인터뷰> 송영신 : "전국민의 절반은 1인 가구로 생을 마감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에요. 그렇다면 1인 가구는 어떤 특정한 사유가 있어서 혼자 된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자신의 문제라는 거죠. 사람의 생애주기로 봐야지 그 사람 1인 가구를 바라보는 어떤 선입견, 편견도 불식시킬 수 있고...."

올해 여든 셋인 김병국 할아버지.

20년 전 아내와 사별한 뒤 줄곧 혼자 지내왔습니다.

지금 김 씨가 살고 있는 곳은 이 고시원의 작은 방입니다.

비좁은 공간이 불편할 때도 있지만 김 씨는 지금 생활에 만족합니다.

매일 할 일이 있고, 만날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병국 할아버지는 이른바 '은평구 삼총사'의 맏형입니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들끼리 뭉친 이 삼총사는 매일 만나 거의 종일 붙어지냅니다.

<인터뷰> 김병국 : "자주 만나서 자주 밥 먹으러 같이 다니고 친형제나 다름 없어요. 누가 한 사람이 아프다고 하면 두 사람이 덜컥 놀라서..."

그렇다보니 이들의 하루 일정도 똑같습니다.

<녹취> "(어디 가세요?) 방송하러 갑니다. 팟캐스트 방송하러 갑니다."

할아버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한 팟캐스트 방송.

출연자들은 모두 비슷한 연배입니다.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냈던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해 지금은 애청자도 제법 생겼습니다.

오늘은 '내가 겪은 한국전쟁'을 주제로 녹음을 합니다.

되도록 하루 한 끼 이상은 함께 하자는 게 삼총사의 보이지 않는 규칙입니다.

<인터뷰> "(식사는 계속 세분이 주로 하세요?) 네, 귀찮으니까 그냥 드러누워 자는 거예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동네 친구 세 사람이 맺고 있는 이 끈끈한 공동체는, 서로를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변미리 : "내가 지금 건강할 때는 괜찮지만 아플 때는 날 누가 보살펴주느냐 이런 분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한 것들이 좀 필요한 거죠. 경제적인 부분이야 사실 디폴트로 가는 거고 그렇다면 심리적인 네트워크라고 하는 것들은 어떻게 만들어 줄 거냐 라는 것들도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혼자 사는 김형준 씨 집에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녹취> "누추한 곳까지 와주셔서...."

집에까지 초대할 정도면 친한 사이일 것 같은데, 왠지 모를 어색함이 감돕니다.

김형준 씨가 직접 만든 소품을 보여주며 이 어색함을 달랩니다.

처음 만난 이들은 친구는 아니지만 오늘 하루 식구가 되기로 한 사람들.

요즘 인터넷엔 이렇게 나홀로족들이 만나 함께 밥을 먹는 모임이 하나 둘 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인(소셜다이닝 '집밥' 대표) : "한국에서는 특히 집밥은 단순히 음식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맛집을 찾아 다니며 식사를 즐기기도 하지만 오늘은 형준씨네 집 옥상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이들에게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취미를 공유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말 그대로 식구가 되면서 느끼게 되는 유대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밥을 함께 먹으며 가족들에게도 꺼내지 못한 속내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형준

이러한 공동체는 1인가구가 늘고 있는 요즘,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학교나 직장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혼자 살게 된 젊은이들은 물론이지만, 독립을 하고 싶어 분가한 젊은이들도 가족이 주는 정서적 유대감이 그리워 다시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조금 역설적인 현상이네요.

<인터뷰> 현택수 : "1인 가구가 점차 증가하다보면 결혼이나 가족보다는 혈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집단, 모임, 이러한 것들이 계속 증가하리라고 봅니다."

1인 가구들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을 공동체에서 조합 형태로 자금을 조성해 세운 이 집은 1인 가구 열 가구가 함께 생활하는 일종의 '셰어하우스'입니다.

<인터뷰> 박종숙 (함께주택 협동조합 대표) : "주거가 안정됐을 때 이웃관계도 생기는 거고, 젊은 분들이 마을 안에서 자기의 역할이나 장기를 발휘하고 그게 마일이 되는 거고 삶이 풍성해 지는 거고 그런 것 같아요."

입주자들은 개인 공간에서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되지만 공동 공간인 거실이나 옥상에 바련된 세탁실 등에서 다른 입주자들과 교류를 하는 구조입니다.

방 한 칸을 혼자 쓰는 1인 가구로 살아가지만 10가구가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 가족이 주는 안정감을 동시에 느씰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집에 왔는데 정서적으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그런게 1인가구는 많이 부족하잖아요. 사람사는 집 같다는 그런 이야기들은 하시죠."

30년 전 남편이 먼저 세상을 뜨고난 뒤 집안에서만 생활해왔던 고정자 할머니.

하지만 얼마 전부터 할머니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자체에서 마련한 공동생활공간에 다니고 부터입니다.

<녹취>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지역의 홀몸 노인들이 한 곳에 모여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든 집.

매일 반겨주는 사람이 있고, 뭐든 함께하는 친구가 스무 명 넘게 생겼습니다.

용돈 정도 버는 수준이긴 해도 소일거리가 생겼습니다.

<인터뷰> "쇼핑백 끈이야. 종이백. (하루에 몇 개나 만드실 수 있으세요?) 일거리가 금방 떨어지는 날이 있고 종일하는 날이 있고 (재미있나요?) 그럼요. 시간 보내기 좋고 일이 있다가 하루 없으면 난리에요. 심심하다고"

말은 그래도 심심하면 친구들과 노래하며 놀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카네이션 하우스 팀장 : "독거 어르신들이 같이 생활하시는 공간이고요."

고정자 할머니가 이 곳을 좋아하는 건 다양한 프로그램 때문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식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고정자 : "(여기 오시긴 전에 혼자 식사할 때와 지금 같이 할 때가 많이 다른가요?) 그럼요. (그렇게 매일 만나고 같이 식사하면 완전히 가족보다 더 가까워졌겠어요?) 그럼요 전부 언니 동생이잖아요."

자식도, 손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할머니의 삶을 함께하는 건 혈연을 맺은 이들이 아니라 옆에 앉은 사람들입니다.

내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그 누구가가, 바로 사회적 가족입니다.

<인터뷰> 송영신 : "혈연과 결혼이라는 개념을 배제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 서로 유대할 수 있는 관계가 현대적 가족 개념이라는 거죠."

격동의 시절을 견딜 힘이 되었던 가족.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가족의 모습은 사뭇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물었습니다.

<인터뷰> 정경일 : "가족이란 서로 위할 수 있고 서로 의지하고 서로 힘을 주고 행복을 주고 그런거..."

<인터뷰> 김형준 : "저와 함게 하는 사람들이 가족 아닌가...굳이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인터뷰> 심대현 : "가족은 어렵고 힘들 때 서로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둥지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김완선 : "한도 끝도 없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족인 것 같아요."

아무도 혈연을 먼저 이야기하지는 않네요.

누구나 혼자가 될 수 있는 사회.

그래서 더욱 가족이 필요한 사회.

지금 혼자 사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가족은, 어쩌면 당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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