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약간 뚱뚱해야 오래 산다? “비만 기준 상향해야”

입력 2015.05.18 (21:24) 수정 2015.05.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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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혹시 '비만의 역설'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약간 뚱뚱한 사람이 정상 체중보다 오히려 더 오래 산다는 뜻인데요.

국내 비만 기준에 따르면 남성의 38%가 비만입니다.

국내 비만 기준이 비현실적으로 너무 낮아 정상 체중까지 비만으로 판정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데요.

한국인에게 맞는 비만 기준은 어떻게 될까요?

먼저 살 빼기 열풍을 김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몸 망가뜨리는 다이어트 열풍▼

<리포트>

171센티미터의 키에 53킬로그램의 몸무게.

30대 직장인 채지영 씨가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 식단 관리입니다.

점심 시간이 되자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냅니다.

양상추와 토마토, 닭가슴살... 저칼로리 위주 식단입니다.

<녹취> "먹기 힘든데, 드레싱 또 넣으면 살이 더 찔 것 같아서..."

여름을 앞두고, 몸매 관리를 위해 직접 도시락을 싸오는 동료들이 더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채지영(서울 송파구) : "오히려 많이 먹어서 받는 스트레스보다, 관리하는 스트레스가 저는 상대적으로 덜 한 것 같긴해요."

<녹취> "훅~ 훅~ (호흡소리)"

직장인 박진석 씨는 식당 대신 헬스클럽에서 점심 시간을 보냅니다.

일주일에 두번 정도, 끼니를 거른 채 몸 관리를 하는 겁니다.

좋아하던 저녁 술자리도 끊었습니다.

이렇게 점심 시간을 운동 시간으로 활용하는 직장인이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인터뷰> 박진석(서울 강서구) : "보통 식사 시간에 다이어트를 해야하니까요. 점심시간에 운동하러 오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러닝머신에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어요."

마른 몸에 대한 환상으로 다이어트에 열중하는 사람들.

하지만 이른바 '요요 현상' 탓에 체중 감량에 실패하는 사람이 더 많고, 지나친 살빼기로 오히려 건강을 망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 남성 38%가 비만?…비현실적 기준▼

<기자 멘트>

비만 기준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를 사용합니다.

체질량 지수 23이상은 과체중, 25이상은 비만인데요.

한국인 남성 평균키인 174센티미터 남성을 예로 들어볼까요?

70킬로그램이면 과체중, 74킬로그램이면 비만에 속합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의 38%가 비만입니다.

아시아인들은 체질량지수 25부터 당뇨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해 비만 기준이 25로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망률은 다릅니다.

아시아인 114만 명을 조사했더니 체질량지수 22.8과 27.5 사이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우울증도 체질량지수 25와 27 사이에서 가장 적습니다.

몸에 약간 살집이 있어야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얘기죠.

따라서 비만 기준을 25에서 27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다만 27이하라도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당뇨가 있는 경우엔 체중 조절이 필요합니다.

운동을 해도 왠만해선 살이 잘 빠지지 않죠?

그러나 혈압이나 혈당이 좋아지는 등 우리 몸은 건강해집니다.

다이어트보다 운동이 중요한 이유인데요.

윤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체중 변화 없어도 꾸준히 운동하면 건강 호전▼

<리포트>

회사원 서광석 씨는 1년 넘게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혈압과 체중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9년 가까이 먹던 고혈압 약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서광석(회사원) : "단순히 굶기만 하는 다이어트도 있는데 그것도 몇번 해봤는데요. 실패율이 높은 거 같고...(이제는) 몸이 (운동을) 원하는 거 같아요."

회사원 이환 씨도 운동 시작 석달 만에 근육량이 2kg 늘었습니다.

몸무게가 줄진 않았지만, 신체 기능이 좋아지면서 자주 느끼던 피로감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진영수(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 : "뚱뚱하든 마르든 운동을 하면 성인병 위험인자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순간에는 (질병 등의)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여성들의 몸매 관리 기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무조건 마르기만 한 게 아니라, 탄력있고 건강한 몸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겁니다.

<인터뷰> 유승옥(모델 겸 연기자) : "굶는 다이어트를 해서는 몸매가 예뻐질 수가 없어요. 마른 몸매, 탄력 없는 몸매를 만들고... 마르고 뚱뚱하고 통통하다는 기준보다는 운동을 어느정도 해서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노화 예방은 물론 갱년기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인터뷰> 이남이(모던필라테스 부협회장) : "유연성이 증가하고 심폐활량 증가 뿐만 아니라 근단백질 합성 능력을 증가시켜서 에너지 대사율을 높이게 되면 좀 더 살도 쉽게 빠지게 되고요. 골밀도도 증가시켜서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운동을) 꼭 하셔야 되요."

운동을 하면 당장 살을 뺄 순 없더라도 미와 건강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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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약간 뚱뚱해야 오래 산다? “비만 기준 상향해야”
    • 입력 2015-05-18 21:27:03
    • 수정2015-05-18 23:00:25
    뉴스 9
<앵커 멘트>

혹시 '비만의 역설'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약간 뚱뚱한 사람이 정상 체중보다 오히려 더 오래 산다는 뜻인데요.

국내 비만 기준에 따르면 남성의 38%가 비만입니다.

국내 비만 기준이 비현실적으로 너무 낮아 정상 체중까지 비만으로 판정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데요.

한국인에게 맞는 비만 기준은 어떻게 될까요?

먼저 살 빼기 열풍을 김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몸 망가뜨리는 다이어트 열풍▼

<리포트>

171센티미터의 키에 53킬로그램의 몸무게.

30대 직장인 채지영 씨가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 식단 관리입니다.

점심 시간이 되자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냅니다.

양상추와 토마토, 닭가슴살... 저칼로리 위주 식단입니다.

<녹취> "먹기 힘든데, 드레싱 또 넣으면 살이 더 찔 것 같아서..."

여름을 앞두고, 몸매 관리를 위해 직접 도시락을 싸오는 동료들이 더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채지영(서울 송파구) : "오히려 많이 먹어서 받는 스트레스보다, 관리하는 스트레스가 저는 상대적으로 덜 한 것 같긴해요."

<녹취> "훅~ 훅~ (호흡소리)"

직장인 박진석 씨는 식당 대신 헬스클럽에서 점심 시간을 보냅니다.

일주일에 두번 정도, 끼니를 거른 채 몸 관리를 하는 겁니다.

좋아하던 저녁 술자리도 끊었습니다.

이렇게 점심 시간을 운동 시간으로 활용하는 직장인이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인터뷰> 박진석(서울 강서구) : "보통 식사 시간에 다이어트를 해야하니까요. 점심시간에 운동하러 오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러닝머신에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어요."

마른 몸에 대한 환상으로 다이어트에 열중하는 사람들.

하지만 이른바 '요요 현상' 탓에 체중 감량에 실패하는 사람이 더 많고, 지나친 살빼기로 오히려 건강을 망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 남성 38%가 비만?…비현실적 기준▼

<기자 멘트>

비만 기준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를 사용합니다.

체질량 지수 23이상은 과체중, 25이상은 비만인데요.

한국인 남성 평균키인 174센티미터 남성을 예로 들어볼까요?

70킬로그램이면 과체중, 74킬로그램이면 비만에 속합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의 38%가 비만입니다.

아시아인들은 체질량지수 25부터 당뇨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해 비만 기준이 25로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망률은 다릅니다.

아시아인 114만 명을 조사했더니 체질량지수 22.8과 27.5 사이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우울증도 체질량지수 25와 27 사이에서 가장 적습니다.

몸에 약간 살집이 있어야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얘기죠.

따라서 비만 기준을 25에서 27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다만 27이하라도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당뇨가 있는 경우엔 체중 조절이 필요합니다.

운동을 해도 왠만해선 살이 잘 빠지지 않죠?

그러나 혈압이나 혈당이 좋아지는 등 우리 몸은 건강해집니다.

다이어트보다 운동이 중요한 이유인데요.

윤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체중 변화 없어도 꾸준히 운동하면 건강 호전▼

<리포트>

회사원 서광석 씨는 1년 넘게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혈압과 체중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9년 가까이 먹던 고혈압 약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서광석(회사원) : "단순히 굶기만 하는 다이어트도 있는데 그것도 몇번 해봤는데요. 실패율이 높은 거 같고...(이제는) 몸이 (운동을) 원하는 거 같아요."

회사원 이환 씨도 운동 시작 석달 만에 근육량이 2kg 늘었습니다.

몸무게가 줄진 않았지만, 신체 기능이 좋아지면서 자주 느끼던 피로감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진영수(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 : "뚱뚱하든 마르든 운동을 하면 성인병 위험인자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순간에는 (질병 등의)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여성들의 몸매 관리 기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무조건 마르기만 한 게 아니라, 탄력있고 건강한 몸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겁니다.

<인터뷰> 유승옥(모델 겸 연기자) : "굶는 다이어트를 해서는 몸매가 예뻐질 수가 없어요. 마른 몸매, 탄력 없는 몸매를 만들고... 마르고 뚱뚱하고 통통하다는 기준보다는 운동을 어느정도 해서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노화 예방은 물론 갱년기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인터뷰> 이남이(모던필라테스 부협회장) : "유연성이 증가하고 심폐활량 증가 뿐만 아니라 근단백질 합성 능력을 증가시켜서 에너지 대사율을 높이게 되면 좀 더 살도 쉽게 빠지게 되고요. 골밀도도 증가시켜서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운동을) 꼭 하셔야 되요."

운동을 하면 당장 살을 뺄 순 없더라도 미와 건강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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