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인데 도와줘”…100억 원대 잡지 구독 사기

입력 2015.05.19 (21:40) 수정 2015.05.1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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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에 약한 우리나라 사람들.

졸업한 지 30년 만에 동창이라며 물건을 좀 사 달라고 부탁하는 전화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응했는데요.

사실은, 동창이기는 커녕 국내 최대규모의 보이스피싱 조직이었습니다.

경찰이 이들을 붙잡았습니다.

서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한 사설 콜센터를 급습합니다.

통화중인 직원은 동창이라며 잡지를 사달라고 말합니다.

<녹취> 상담원 : "나 00국민학교 00이야 잘지내지? 주간지이고 구독료가 월 16,500원해서 1년만 보면 되니까 1년만 (구독을) 부탁하자."

하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돈을 주고 동창회 명부를 입수한 뒤 동창인 척하면서 잡지나 차량용 블랙박스를 사 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10만원 안팎의 블랙박스는 39만 원에 팔고 14만원 정도인 잡지는 19만원 넘게 받아 폭리를 취했지만 사기인 줄도 몰랐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전혀 의심이 안들었어요. 다른 동창들 이름을 대고 내가 누구누군데 하면서 주변 동창들 얘길 하니까."

피해자는 무려 8만 5천여 명, 대부분 50대 남성이었는데, 8년 동안 판 잡지나 블랙박스가 111억 원 어치가 넘습니다.

동창이나 후배 버전 등 상황별로 응대 요령을 만들어놓고 '집안이 어려워져 잡지를 판다' '아들이 비정규직이라 실적을 맞춰야한다' 는 등 거절하기 힘든 부탁을 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수(경기 분당경찰서 지능팀장) : "니가 이걸 좀 사주면 우리 자식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 한번만 도와주라 다음에 소주한 잔 살께 이렇게 범행을 하게 된 거죠."

경찰은 전화로 동창생이나 지인을 사칭해 송금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진위 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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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창인데 도와줘”…100억 원대 잡지 구독 사기
    • 입력 2015-05-19 21:41:19
    • 수정2015-05-19 21: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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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에 약한 우리나라 사람들.

졸업한 지 30년 만에 동창이라며 물건을 좀 사 달라고 부탁하는 전화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응했는데요.

사실은, 동창이기는 커녕 국내 최대규모의 보이스피싱 조직이었습니다.

경찰이 이들을 붙잡았습니다.

서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한 사설 콜센터를 급습합니다.

통화중인 직원은 동창이라며 잡지를 사달라고 말합니다.

<녹취> 상담원 : "나 00국민학교 00이야 잘지내지? 주간지이고 구독료가 월 16,500원해서 1년만 보면 되니까 1년만 (구독을) 부탁하자."

하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돈을 주고 동창회 명부를 입수한 뒤 동창인 척하면서 잡지나 차량용 블랙박스를 사 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10만원 안팎의 블랙박스는 39만 원에 팔고 14만원 정도인 잡지는 19만원 넘게 받아 폭리를 취했지만 사기인 줄도 몰랐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전혀 의심이 안들었어요. 다른 동창들 이름을 대고 내가 누구누군데 하면서 주변 동창들 얘길 하니까."

피해자는 무려 8만 5천여 명, 대부분 50대 남성이었는데, 8년 동안 판 잡지나 블랙박스가 111억 원 어치가 넘습니다.

동창이나 후배 버전 등 상황별로 응대 요령을 만들어놓고 '집안이 어려워져 잡지를 판다' '아들이 비정규직이라 실적을 맞춰야한다' 는 등 거절하기 힘든 부탁을 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수(경기 분당경찰서 지능팀장) : "니가 이걸 좀 사주면 우리 자식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 한번만 도와주라 다음에 소주한 잔 살께 이렇게 범행을 하게 된 거죠."

경찰은 전화로 동창생이나 지인을 사칭해 송금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진위 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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