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평화의 섬, 독도에 가다’

입력 2015.05.23 (08:18) 수정 2015.06.1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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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아가는 [통일로 미래로]입니다.

한반도의 동쪽 끝을 지키고 있는 우리의 땅 독도.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도에서 최근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고려인과 탈북 청소년, 독립운동가 자손 등 70명이 독도를 찾아 평화를 기원했는데요.

이현정 리포터가 현장을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천연기념물 336호.

일 년 중 이곳에 발을 딛을 수 있는 날은 고작 50 여 일.

한반도 동쪽 끝에 있는 우리나라 섬 독도.

조금 특별한 사람들이 그곳을 찾았습니다.

경북 울진군 후포항. 국제 요트대회 참가자들이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나아갑니다.

<녹취> 최수일(울릉군수) : "우정과 화합의 장이 되어 전 세계에 우리 땅 독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널리 알리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경북 울진에서 독도까지 왕복 항해하는 2박 3일 간의 장거리 경주.

매해 열리는 요트 경기지만,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뜻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독도로 향하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이주 고려인, 탈북 청소년, 독립운동가의 후손까지.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독도 여정에 나선 특별한 사람들입니다.

<녹취> "8시에 출항하는 우리누리 1호의 출항 시간이 임박했습니다."

2박 3일의 여정에 들떠있는 사람들... 독도에 대해 알고는 있을까요?

<녹취> 마틴(독일인) : "지금 기분(느낌)은 아주 좋습니다. 제가 사는 독일 함부르크도 항구도시라 바닷가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녹취> 김올가(김경천 장군 외증손녀) : "처음에 독도에 대해서 많이 몰랐지만 이제 이 여행을 통해서 점점 생각도 많이 하고..."

이번 여정 동안 독도의 의미를 차차 배워가야 할 텐데, 벌써부터 멀미에 항복한 사람들이 속출합니다.

<녹취> "아까 어떤 남자 분은 여자 화장실에서 (멀미하느라) 안 나오는 거예요. 이걸(표시를) 잘못 본거죠."

이제 겨우 울릉도 도착, 배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한다니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어느새 찾아온 이튿날, 울릉도의 아침.

<녹취> 이상황(한국제무심리센터 본부장) : "4시 40분(에 일어났어요). (4시 40분이요?) 2시에 자서. (안 피곤하세요?) 조금 피곤한데, 아주 공기가 굉장히 맑고, 굉장히 향기로운데요?"

언제 걱정했냐는 듯, 설레는 마음에 밤잠까지 설쳤습니다.

<녹취> 김영숙(시민 참가단) : "지금 마음이 거기(독도) 가면 뭉클할 거 같아요, 눈물 날 거 같아요. 누구나 가슴 한편에 항상 묻어두고 있을 것 같아요."

드디어 여정의 하이라이트, 독도를 향해 출발합니다.

푸른 바다 위를 얼마나 달렸을까요.

어느새 창밖에는 망망한 바다 위 바위섬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녹취> "올 수 있어도 못 오는 곳인데 거의. 볼 기회가 정말 힘든 곳인데 이런 거 팍팍 찍지."

산란기를 맞아 날아든 괭이갈매기들의 쉼터, 5월의 독도.

울릉도에서 뱃길로 2시간, 한반도의 동쪽 끝 독도에 도착했습니다.

분단 70년 바다 위 홀로 남겨져야 했던 독도.

오늘만은 남북이 함께할 날을 기다리는 화합의 장이 되었습니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일반인들의 독도 관광이 허용된 이후, 광복 70년이 된 올해엔 이곳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광복 이후 뿔뿔이 흩어져 살던 고려인과 탈북 청소년 등 70명이 독도를 평화의 섬으로 선포한 겁니다.

<녹취> "‘평화, Mir, 和平, へいわ, Peace.’"

<녹취> 김종헌(동북아평화연대 사무국장) : "(독도를) 평화롭게 같이 사는 곳으로 하는 것들이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우리 재외동포들, 그리고 각국에서 참가한 외국인들을 모시고 평화 선언을 하게 됐습니다."

평화의 섬을 축하하며 홀로아리랑이 연주되고, 무용단의 아름다운 춤사위에 태극기는 독도의 하늘에서 펄럭입니다.

<녹취> "독도 주소,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안용복길3, 2015년 5월 17일 울릉군수."

힘겹게 독도를 찾고 명예 주민증까지 받고나니 가슴이 더 벅차오릅니다.

<녹취> 곽 바실리(우즈베키스탄 고려인연합회 부회장) : "역사적 조국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떨리고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녹취> 강 안젤리나(대한 고려인협회 회장) : "(오는 건) 힘들었지만 그보다는 독도의 의미가 뭔지, 평화의 의미가 뭔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제가 힘든 것을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녹취> 김명균(논현중학교) : "통일이 돼서 (북한에 있는 친구들과) 다 같이 독도에 오기를 바랍니다."

독도에서 느낀 하나 됨의 여운은 울릉도 여행으로 이어집니다.

<녹취> "기분이 어때요?"

어느새 친해졌을까, 서로 장난치는 모습 속에서 작은 평화가 느껴집니다.

분단 70년, 긴 세월동안 흩어져 살았지만 하나의 뿌리로 금세 다시 하나가 된 사람들.

남과 북, 해외동포들이 이 아름다운 비경을 함께 볼 수 있고, 한민족으로써 서로를 품을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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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평화의 섬, 독도에 가다’
    • 입력 2015-05-23 08:32:49
    • 수정2015-06-11 22:32:51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아가는 [통일로 미래로]입니다.

한반도의 동쪽 끝을 지키고 있는 우리의 땅 독도.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도에서 최근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고려인과 탈북 청소년, 독립운동가 자손 등 70명이 독도를 찾아 평화를 기원했는데요.

이현정 리포터가 현장을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천연기념물 336호.

일 년 중 이곳에 발을 딛을 수 있는 날은 고작 50 여 일.

한반도 동쪽 끝에 있는 우리나라 섬 독도.

조금 특별한 사람들이 그곳을 찾았습니다.

경북 울진군 후포항. 국제 요트대회 참가자들이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나아갑니다.

<녹취> 최수일(울릉군수) : "우정과 화합의 장이 되어 전 세계에 우리 땅 독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널리 알리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경북 울진에서 독도까지 왕복 항해하는 2박 3일 간의 장거리 경주.

매해 열리는 요트 경기지만,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뜻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독도로 향하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이주 고려인, 탈북 청소년, 독립운동가의 후손까지.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독도 여정에 나선 특별한 사람들입니다.

<녹취> "8시에 출항하는 우리누리 1호의 출항 시간이 임박했습니다."

2박 3일의 여정에 들떠있는 사람들... 독도에 대해 알고는 있을까요?

<녹취> 마틴(독일인) : "지금 기분(느낌)은 아주 좋습니다. 제가 사는 독일 함부르크도 항구도시라 바닷가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녹취> 김올가(김경천 장군 외증손녀) : "처음에 독도에 대해서 많이 몰랐지만 이제 이 여행을 통해서 점점 생각도 많이 하고..."

이번 여정 동안 독도의 의미를 차차 배워가야 할 텐데, 벌써부터 멀미에 항복한 사람들이 속출합니다.

<녹취> "아까 어떤 남자 분은 여자 화장실에서 (멀미하느라) 안 나오는 거예요. 이걸(표시를) 잘못 본거죠."

이제 겨우 울릉도 도착, 배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한다니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어느새 찾아온 이튿날, 울릉도의 아침.

<녹취> 이상황(한국제무심리센터 본부장) : "4시 40분(에 일어났어요). (4시 40분이요?) 2시에 자서. (안 피곤하세요?) 조금 피곤한데, 아주 공기가 굉장히 맑고, 굉장히 향기로운데요?"

언제 걱정했냐는 듯, 설레는 마음에 밤잠까지 설쳤습니다.

<녹취> 김영숙(시민 참가단) : "지금 마음이 거기(독도) 가면 뭉클할 거 같아요, 눈물 날 거 같아요. 누구나 가슴 한편에 항상 묻어두고 있을 것 같아요."

드디어 여정의 하이라이트, 독도를 향해 출발합니다.

푸른 바다 위를 얼마나 달렸을까요.

어느새 창밖에는 망망한 바다 위 바위섬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녹취> "올 수 있어도 못 오는 곳인데 거의. 볼 기회가 정말 힘든 곳인데 이런 거 팍팍 찍지."

산란기를 맞아 날아든 괭이갈매기들의 쉼터, 5월의 독도.

울릉도에서 뱃길로 2시간, 한반도의 동쪽 끝 독도에 도착했습니다.

분단 70년 바다 위 홀로 남겨져야 했던 독도.

오늘만은 남북이 함께할 날을 기다리는 화합의 장이 되었습니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일반인들의 독도 관광이 허용된 이후, 광복 70년이 된 올해엔 이곳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광복 이후 뿔뿔이 흩어져 살던 고려인과 탈북 청소년 등 70명이 독도를 평화의 섬으로 선포한 겁니다.

<녹취> "‘평화, Mir, 和平, へいわ, Peace.’"

<녹취> 김종헌(동북아평화연대 사무국장) : "(독도를) 평화롭게 같이 사는 곳으로 하는 것들이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우리 재외동포들, 그리고 각국에서 참가한 외국인들을 모시고 평화 선언을 하게 됐습니다."

평화의 섬을 축하하며 홀로아리랑이 연주되고, 무용단의 아름다운 춤사위에 태극기는 독도의 하늘에서 펄럭입니다.

<녹취> "독도 주소,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안용복길3, 2015년 5월 17일 울릉군수."

힘겹게 독도를 찾고 명예 주민증까지 받고나니 가슴이 더 벅차오릅니다.

<녹취> 곽 바실리(우즈베키스탄 고려인연합회 부회장) : "역사적 조국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떨리고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녹취> 강 안젤리나(대한 고려인협회 회장) : "(오는 건) 힘들었지만 그보다는 독도의 의미가 뭔지, 평화의 의미가 뭔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제가 힘든 것을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녹취> 김명균(논현중학교) : "통일이 돼서 (북한에 있는 친구들과) 다 같이 독도에 오기를 바랍니다."

독도에서 느낀 하나 됨의 여운은 울릉도 여행으로 이어집니다.

<녹취> "기분이 어때요?"

어느새 친해졌을까, 서로 장난치는 모습 속에서 작은 평화가 느껴집니다.

분단 70년, 긴 세월동안 흩어져 살았지만 하나의 뿌리로 금세 다시 하나가 된 사람들.

남과 북, 해외동포들이 이 아름다운 비경을 함께 볼 수 있고, 한민족으로써 서로를 품을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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