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블래터 5선 FIFA…월드컵 쪼개지나?

입력 2015.06.01 (18:06) 수정 2025.03.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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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수사당국이 FIFA의 비리 혐의를 수사하는 와중에 블래터 회장이 5선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블래터 회장은 앞으로 4년 동안 더 FIFA를 이끌어가게 됐지만, 상황이 간단치만은 않습니다

유럽은 월드컵을 보이콧하겠다며 논의를 시작했고, 미국과 스위스 사법당국은 블래터 회장을 부패의 몸통으로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결국 블래터 회장이 5번 연속 연임이 됐어요.

<답변>
네, 올해로 17년 째 장기 집권해 온 블래터가 4년 간 더 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당선 직후 자신의 재선을 반대했던 미국과 유럽을 비판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블래터(FIFA 회장) : "FIFA 회장 선거 이틀 전에 미국이 공격하고,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 사퇴하라고 가세한 건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지난달 30일, 미국 수사당국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피파 간부 7명을 체포했고, 계속 수사를 확대하고 있죠?

모두 블래터 회장의 최측근들로 피파의 돈을 관리해 왔던 핵심 인물들입니다.

블래터 회장은 미국 등이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실제론 자신을 몰아내기 위한 정치 수사라고 주장합니다.

미국이 2022년에 월드컵 개최를 희망하다 무산됐고, 영국도 2018년 월드컵을 개최하지 못하게 된 분풀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했습니다.

<질문>
여러가지 비리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블래터 회장이 5선에 성공하게 된 원인은 뭘까요?

<답변>
아시아와 아프리카 같은 제3세계 국가들의 지지가 결정적이었습니다.

피파 가입국은 모두 209개 나라인데, 모두 한 표 씩 갖고 있거든요.

가장 많은 표를 가진 게 54표의 아프리카, 아시아도 46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대륙만 합쳐도 100표인데, 이번 투표에서도 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녹취> 압둘 아지즈(아랍 체육위원회 위원장) : "축구는 부자들 뿐 아닌 가난한 이들을 위한 게임이란 것을 블래터 회장이 일깨워줬죠. 대부분의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그를 뽑은 이유입니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1998년 처음 취임한 이후 이른바 '골 프로젝트'를 해 왔습니다.

축구 후진국인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잔디 축구장을 지어주고, 매년 8억 원의 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입장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경제가 어려운 후진국들 입장에선 큰 액수입니다.

최근에 열리고 있는 여자 월드컵을 활성화시킨 것도 바로 블래터 회장입니다.

제3세계에 공을 들이면서 표를 얻는 실리도 챙기고, 축구의 민주화와 평등을 내세우며 명분도 쌓아 온 겁니다.

<질문>
그런데 유럽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 같아요...

혹시 월드컵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죠?

<답변>
맞습니다.

영국 왕이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까지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피파는 부패와 전쟁을 벌이고, 스포츠에만 집중하라"는 내용입니다.

피파 신임 부회장에 지명된 데이비드 길, 전 맨체스터 유나이니티드 사장은 블래터의 당선에 반대하며 사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럽 축구연맹, 우에파는 월드컵 보이콧은 물론이고, 아예 피파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유럽 축구연맹은 선거 전부터 블래터 회장에게 사퇴를 촉구해 왔습니다.

<녹취> 미셸 플라티니(유럽축구연맹 회장) : "저는 피파를 사랑하고, 피파의 역사를 존경합니다. 하지만 수년 째 지켜봐온 저는 지금 실망했고 넌더리가 납니다. 너무 피곤합니다."

<질문>
사실 유럽이 월드컵에서 빠진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수도 있는데 실현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죠?

<답변>
물론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월드컵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우선 유럽축구연맹은 이번 회장 투표 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결국 막판에 참여했거든요.

또 축구 대국인 스페인은 이번 투표에서 블래터 회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 나라들도 월드컵 보이콧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피파의 연간 수입 1조 4천억 원 가운데 절반을 차지할 만큼 유럽의 힘은 막강합니다.

또 유럽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남미국가들...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도 반 블래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서 향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여러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질문>
수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현재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답변>
스위스 검찰이 처음으로 블래터 회장을 소환할 수도 있다면서 직접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스위스 검찰은 피파 고위간부들이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블래터 회장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영국 더 타임스도 블라터 회장이 투표 관리 잘못과 자금 세탁 혐의로 참고인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도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미국은 국세청과 FBI 등이 합동으로 이번 수사를 진행중인데요.

뇌물수수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이 더 있다, 추가로 재판에 넘길 사람이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누구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블래터 회장을 FIFA 부패의 몸통으로 노리고 있다는 게 대부분의 생각입니다.

<질문>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 검찰이 눈여겨 보는 게 있다면서요?

<답변>
네 남아공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지난 2008년 피파 계좌에서 오간 천만 달러, 우리 돈 110억 원의 행방입니다.

미 수사당국은 이 돈이 월드컵 개최지를 선정하는 과정에 뇌물로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는 블래터 회장의 최 측근인 '잭 워너' 전 부회장이 개입했는데요.

과연 블래터가 이를 몰랐겠느냐, 알면서 승인한 것 아니냐를 밝혀내는 게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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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블래터 5선 FIFA…월드컵 쪼개지나?
    • 입력 2015-06-01 18:07:37
    • 수정2025-03-22 10:39:06
    글로벌24
<앵커 멘트>

미국 수사당국이 FIFA의 비리 혐의를 수사하는 와중에 블래터 회장이 5선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블래터 회장은 앞으로 4년 동안 더 FIFA를 이끌어가게 됐지만, 상황이 간단치만은 않습니다

유럽은 월드컵을 보이콧하겠다며 논의를 시작했고, 미국과 스위스 사법당국은 블래터 회장을 부패의 몸통으로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결국 블래터 회장이 5번 연속 연임이 됐어요.

<답변>
네, 올해로 17년 째 장기 집권해 온 블래터가 4년 간 더 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당선 직후 자신의 재선을 반대했던 미국과 유럽을 비판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블래터(FIFA 회장) : "FIFA 회장 선거 이틀 전에 미국이 공격하고,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 사퇴하라고 가세한 건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지난달 30일, 미국 수사당국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피파 간부 7명을 체포했고, 계속 수사를 확대하고 있죠?

모두 블래터 회장의 최측근들로 피파의 돈을 관리해 왔던 핵심 인물들입니다.

블래터 회장은 미국 등이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실제론 자신을 몰아내기 위한 정치 수사라고 주장합니다.

미국이 2022년에 월드컵 개최를 희망하다 무산됐고, 영국도 2018년 월드컵을 개최하지 못하게 된 분풀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했습니다.

<질문>
여러가지 비리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블래터 회장이 5선에 성공하게 된 원인은 뭘까요?

<답변>
아시아와 아프리카 같은 제3세계 국가들의 지지가 결정적이었습니다.

피파 가입국은 모두 209개 나라인데, 모두 한 표 씩 갖고 있거든요.

가장 많은 표를 가진 게 54표의 아프리카, 아시아도 46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대륙만 합쳐도 100표인데, 이번 투표에서도 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녹취> 압둘 아지즈(아랍 체육위원회 위원장) : "축구는 부자들 뿐 아닌 가난한 이들을 위한 게임이란 것을 블래터 회장이 일깨워줬죠. 대부분의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그를 뽑은 이유입니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1998년 처음 취임한 이후 이른바 '골 프로젝트'를 해 왔습니다.

축구 후진국인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잔디 축구장을 지어주고, 매년 8억 원의 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입장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경제가 어려운 후진국들 입장에선 큰 액수입니다.

최근에 열리고 있는 여자 월드컵을 활성화시킨 것도 바로 블래터 회장입니다.

제3세계에 공을 들이면서 표를 얻는 실리도 챙기고, 축구의 민주화와 평등을 내세우며 명분도 쌓아 온 겁니다.

<질문>
그런데 유럽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 같아요...

혹시 월드컵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죠?

<답변>
맞습니다.

영국 왕이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까지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피파는 부패와 전쟁을 벌이고, 스포츠에만 집중하라"는 내용입니다.

피파 신임 부회장에 지명된 데이비드 길, 전 맨체스터 유나이니티드 사장은 블래터의 당선에 반대하며 사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럽 축구연맹, 우에파는 월드컵 보이콧은 물론이고, 아예 피파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유럽 축구연맹은 선거 전부터 블래터 회장에게 사퇴를 촉구해 왔습니다.

<녹취> 미셸 플라티니(유럽축구연맹 회장) : "저는 피파를 사랑하고, 피파의 역사를 존경합니다. 하지만 수년 째 지켜봐온 저는 지금 실망했고 넌더리가 납니다. 너무 피곤합니다."

<질문>
사실 유럽이 월드컵에서 빠진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수도 있는데 실현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죠?

<답변>
물론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월드컵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우선 유럽축구연맹은 이번 회장 투표 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결국 막판에 참여했거든요.

또 축구 대국인 스페인은 이번 투표에서 블래터 회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 나라들도 월드컵 보이콧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피파의 연간 수입 1조 4천억 원 가운데 절반을 차지할 만큼 유럽의 힘은 막강합니다.

또 유럽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남미국가들...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도 반 블래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서 향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여러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질문>
수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현재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답변>
스위스 검찰이 처음으로 블래터 회장을 소환할 수도 있다면서 직접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스위스 검찰은 피파 고위간부들이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블래터 회장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영국 더 타임스도 블라터 회장이 투표 관리 잘못과 자금 세탁 혐의로 참고인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도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미국은 국세청과 FBI 등이 합동으로 이번 수사를 진행중인데요.

뇌물수수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이 더 있다, 추가로 재판에 넘길 사람이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누구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블래터 회장을 FIFA 부패의 몸통으로 노리고 있다는 게 대부분의 생각입니다.

<질문>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 검찰이 눈여겨 보는 게 있다면서요?

<답변>
네 남아공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지난 2008년 피파 계좌에서 오간 천만 달러, 우리 돈 110억 원의 행방입니다.

미 수사당국은 이 돈이 월드컵 개최지를 선정하는 과정에 뇌물로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는 블래터 회장의 최 측근인 '잭 워너' 전 부회장이 개입했는데요.

과연 블래터가 이를 몰랐겠느냐, 알면서 승인한 것 아니냐를 밝혀내는 게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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