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승택 실책·방심이 ‘승부 갈랐다’

입력 2015.06.04 (22:45) 수정 2015.06.04 (22: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실책이었다. 실책 이후에 벌어진 플레이는 더 실망스러웠다. 팽팽한 승부가 나와서는 안 될 실책 하나로 갈렸다.

롯데 자이언츠는 4일 포항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3으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실점을 막는다면 9회초 역전을 노릴 수 있었다. 9회초 선두타자는 앞서 7회초에 2점 홈런을 터뜨리며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강민호였다.

롯데의 네 번째 투수 이성민은 진갑용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바운드가 크게 튀어오르긴 했지만, 진갑용이 발이 느려 여유 있게 1루에서 잡아낼 수 있는 평범한 내야 땅볼이었다.

그러나 유격수 문규현은 잠시 주춤거렸다. 7회말부터 1루수를 맡았던 오승택이 베이스의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해 허둥댔기 때문이다.

문규현은 오승택이 베이스에 발을 갖다댄 것을 확인하고는 공을 던졌다. 높이도 적당했고, 송구도 강하지 않았지만 오승택은 1루 베이스를 짚었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느라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공은 글러브를 맞고 뒤로 빠져나갔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오승택은 유격수, 3루수, 1루수를 가리지 않고 여러 가지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던 터라 경기 막판 1루수 수비에 적응되지 않았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인플레이 상황이었음에도 오승택은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미 들어온 2, 3루 주자에 이어 1루 주자까지 홈을 노리는 것을 보고 강민호가 공을 던지라고 강하게 신호를 보냈지만, 오승택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가만히 있었다.

오승택이 홈으로 돌진하는 1루 주자를 보고 공을 던졌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1점 더 내줬고, 2-3의 팽팽한 승부는 2-6으로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곧바로 오승택을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이고 오윤석으로 교체했다.

오승택은 지난달 23일 LG 트윈스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쳐낼 정도로 타격 재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수비는 언제나 불안했다. 지난 2일 경기에서는 혼자서 실책 3개를 쏟아냈다.

수비가 안 좋은 것은 부단한 훈련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지만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은 또 다른 문제다.

전날 이승엽에게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개인 통산 400홈런의 제물이 된 데 이어 경기까지 내주면서 6연속 위닝 시리즈가 중단된 롯데는 이날 경기에 패하면서 삼성과의 3연전에서 싹쓸이패를 당했다.

이 감독은 경기 뒤 "주말 3연전을 잘 준비해서 좀 더 집중력 있는 수비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롯데 오승택 실책·방심이 ‘승부 갈랐다’
    • 입력 2015-06-04 22:45:35
    • 수정2015-06-04 22:50:21
    연합뉴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실책이었다. 실책 이후에 벌어진 플레이는 더 실망스러웠다. 팽팽한 승부가 나와서는 안 될 실책 하나로 갈렸다. 롯데 자이언츠는 4일 포항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3으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실점을 막는다면 9회초 역전을 노릴 수 있었다. 9회초 선두타자는 앞서 7회초에 2점 홈런을 터뜨리며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강민호였다. 롯데의 네 번째 투수 이성민은 진갑용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바운드가 크게 튀어오르긴 했지만, 진갑용이 발이 느려 여유 있게 1루에서 잡아낼 수 있는 평범한 내야 땅볼이었다. 그러나 유격수 문규현은 잠시 주춤거렸다. 7회말부터 1루수를 맡았던 오승택이 베이스의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해 허둥댔기 때문이다. 문규현은 오승택이 베이스에 발을 갖다댄 것을 확인하고는 공을 던졌다. 높이도 적당했고, 송구도 강하지 않았지만 오승택은 1루 베이스를 짚었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느라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공은 글러브를 맞고 뒤로 빠져나갔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오승택은 유격수, 3루수, 1루수를 가리지 않고 여러 가지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던 터라 경기 막판 1루수 수비에 적응되지 않았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인플레이 상황이었음에도 오승택은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미 들어온 2, 3루 주자에 이어 1루 주자까지 홈을 노리는 것을 보고 강민호가 공을 던지라고 강하게 신호를 보냈지만, 오승택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가만히 있었다. 오승택이 홈으로 돌진하는 1루 주자를 보고 공을 던졌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1점 더 내줬고, 2-3의 팽팽한 승부는 2-6으로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곧바로 오승택을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이고 오윤석으로 교체했다. 오승택은 지난달 23일 LG 트윈스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쳐낼 정도로 타격 재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수비는 언제나 불안했다. 지난 2일 경기에서는 혼자서 실책 3개를 쏟아냈다. 수비가 안 좋은 것은 부단한 훈련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지만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은 또 다른 문제다. 전날 이승엽에게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개인 통산 400홈런의 제물이 된 데 이어 경기까지 내주면서 6연속 위닝 시리즈가 중단된 롯데는 이날 경기에 패하면서 삼성과의 3연전에서 싹쓸이패를 당했다. 이 감독은 경기 뒤 "주말 3연전을 잘 준비해서 좀 더 집중력 있는 수비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