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떳떳한 총리가 돼야

입력 2015.06.10 (07:35) 수정 2015.06.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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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해설위원]

국민의 눈과 귀가 온통 메르스에 쏠려 있는 사이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이틀간 황 후보자에 대한 질의응답에 이어서 오늘 증인과 참고인을 대상으로 한 신문과 후보자의 마무리 발언으로 청문회는 끝납니다. 그러나 청문회 초반부터 황 후보자의 자료 제출 부실 문제로 진통과 파행이 거듭되면서 제기된 갖가지 의혹들은 속시원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공직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검증하는 장으로 충분한 자료가 뒷받침돼야 검증 작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황후보자는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 817건 가운데 519건 만 국회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는 이번 청문회의 핵심 쟁점인 병역면제 의혹과 변호사시절의 전관예우 관련 자료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렇게 자료가 부실하면 청문회가 맥이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 황 후보자는 신검을 받을 당시 어렵고 배경 없는 집안이라 특혜가 없었으며, 대학시절부터 17년간 치료를 받았다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는 제시하지 못 했습니다. 황 후보자의 면제 사유인 만성담마진으로 면제된 사람은 지난 10년간 4명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한 질환인데도 단 한 건의 병원 기록조차 내놓지 못하고 말로만 해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또 전관예우 문제와 관련해 변호사 시절 수임한 119건의 사건 가운데 상세내용이 지워진 19건에 대한 소명도 부족했습니다. 황후보자는 부적절한 변론을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정도의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수임내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불필요한 의혹을 키웠습니다. 이 밖에도 후보자 장남의 군 복무 특혜 의혹 관련 자료와 증여세 탈루 의혹을 밝힐 가족 간 금융거래 내역 같은 최소한의 도덕성 검증에 필요한 자료도 내놓지 않는 등 후보자 스스로 부실 청문회를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황후보자는 메르스 사태 와중에 적당히 버티다 인준만 되면 끝이라는 생각은 갖지 않길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의 지도력 부재 현상을 절감하고 있는 국민들은 떳떳하고 당당한 총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국민적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할 이유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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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떳떳한 총리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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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6-10 08: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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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해설위원]

국민의 눈과 귀가 온통 메르스에 쏠려 있는 사이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이틀간 황 후보자에 대한 질의응답에 이어서 오늘 증인과 참고인을 대상으로 한 신문과 후보자의 마무리 발언으로 청문회는 끝납니다. 그러나 청문회 초반부터 황 후보자의 자료 제출 부실 문제로 진통과 파행이 거듭되면서 제기된 갖가지 의혹들은 속시원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공직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검증하는 장으로 충분한 자료가 뒷받침돼야 검증 작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황후보자는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 817건 가운데 519건 만 국회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는 이번 청문회의 핵심 쟁점인 병역면제 의혹과 변호사시절의 전관예우 관련 자료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렇게 자료가 부실하면 청문회가 맥이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 황 후보자는 신검을 받을 당시 어렵고 배경 없는 집안이라 특혜가 없었으며, 대학시절부터 17년간 치료를 받았다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는 제시하지 못 했습니다. 황 후보자의 면제 사유인 만성담마진으로 면제된 사람은 지난 10년간 4명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한 질환인데도 단 한 건의 병원 기록조차 내놓지 못하고 말로만 해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또 전관예우 문제와 관련해 변호사 시절 수임한 119건의 사건 가운데 상세내용이 지워진 19건에 대한 소명도 부족했습니다. 황후보자는 부적절한 변론을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정도의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수임내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불필요한 의혹을 키웠습니다. 이 밖에도 후보자 장남의 군 복무 특혜 의혹 관련 자료와 증여세 탈루 의혹을 밝힐 가족 간 금융거래 내역 같은 최소한의 도덕성 검증에 필요한 자료도 내놓지 않는 등 후보자 스스로 부실 청문회를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황후보자는 메르스 사태 와중에 적당히 버티다 인준만 되면 끝이라는 생각은 갖지 않길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의 지도력 부재 현상을 절감하고 있는 국민들은 떳떳하고 당당한 총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국민적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할 이유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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