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치사율 10% 넘어…사이토카인 이론까지?

입력 2015.06.15 (12:08) 수정 2015.06.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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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이어 오늘도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국내 메르스 치사율은 10%를 넘어섰습니다.

사망자들의 평균 연령은 70세 초반, 상당수가 폐렴 등 지병을 앓았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눈여겨 볼 건, 현재 위중한 상태에 빠진 확진자 가운데 두 명은 30대 '젊은' 환자라는 점입니다.

재건축조합 행사 등에 참석해 논란이 됐던 38살 의사, 그리고 35살인 평택경찰서 소속 경찰관입니다.

둘 다 감염 직전까지 큰 병을 앓지 않았는데도 중증 폐렴으로 상태가 빠르게 악화됐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이론을 꺼내들고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하면 곧바로 면역 체계가 가동돼 이 바이러스와 대항하는데, 이 때 필요한 면역물질 중 하나가 사이토카인입니다.

문제는 감염 초기 바이러스가 폐 등 특정 조직에서 과도하게 증식하면 이런 면역 세포들까지 과잉 반응을 보이면서 바이러스가 아닌 막상 살려야 할 장기까지 무차별 공격한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출혈이나 염증 등을 일으키면서 자칫 사망으로도 이어집니다.

이같은 일종의 '자폭' 현상에 대해 의학계에서는 사이토카인 폭풍이란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특히 메르스 바이러스는 세균이 아닌데도 폐 깊숙이 들어가 폐렴을 잘 일으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항생제도 효과가 없고 항바이러스제도 개발이 안 된 상황이라 폐가 급격히 나빠지더라도 의료진이 손을 쓸 수 없는 겁니다.

환자 스스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생명을 유지시켜주는게 치사율을 낮추는 유일한 대안입니다만, 이런 전파 양상이 한 환자가 병원 여러 곳을 옮겨다니는 이른바 '닥터 쇼핑'이나 환자가 아닌 외부인들이 병동이나 응급실을 자주 찾는 병문안 관행이 반영된 결과는 아닌지 추가적인 역학 조사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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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15 12:10:44
    • 수정2015-06-15 13: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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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이어 오늘도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국내 메르스 치사율은 10%를 넘어섰습니다.

사망자들의 평균 연령은 70세 초반, 상당수가 폐렴 등 지병을 앓았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눈여겨 볼 건, 현재 위중한 상태에 빠진 확진자 가운데 두 명은 30대 '젊은' 환자라는 점입니다.

재건축조합 행사 등에 참석해 논란이 됐던 38살 의사, 그리고 35살인 평택경찰서 소속 경찰관입니다.

둘 다 감염 직전까지 큰 병을 앓지 않았는데도 중증 폐렴으로 상태가 빠르게 악화됐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이론을 꺼내들고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하면 곧바로 면역 체계가 가동돼 이 바이러스와 대항하는데, 이 때 필요한 면역물질 중 하나가 사이토카인입니다.

문제는 감염 초기 바이러스가 폐 등 특정 조직에서 과도하게 증식하면 이런 면역 세포들까지 과잉 반응을 보이면서 바이러스가 아닌 막상 살려야 할 장기까지 무차별 공격한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출혈이나 염증 등을 일으키면서 자칫 사망으로도 이어집니다.

이같은 일종의 '자폭' 현상에 대해 의학계에서는 사이토카인 폭풍이란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특히 메르스 바이러스는 세균이 아닌데도 폐 깊숙이 들어가 폐렴을 잘 일으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항생제도 효과가 없고 항바이러스제도 개발이 안 된 상황이라 폐가 급격히 나빠지더라도 의료진이 손을 쓸 수 없는 겁니다.

환자 스스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생명을 유지시켜주는게 치사율을 낮추는 유일한 대안입니다만, 이런 전파 양상이 한 환자가 병원 여러 곳을 옮겨다니는 이른바 '닥터 쇼핑'이나 환자가 아닌 외부인들이 병동이나 응급실을 자주 찾는 병문안 관행이 반영된 결과는 아닌지 추가적인 역학 조사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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