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골프 개최지, 디오픈 코스와 판박이

입력 2015.06.1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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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브리티시오픈을 두번 치르게 생겼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을 찾은 선수들의 첫 번째 반응이다.

브리티시오픈은 링크스라는 독특한 골프 코스에서 치른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의 첫인상은 브리티시오픈을 치르는 링크스 코스와 똑같다.

US오픈을 25번째 치르는 필 미켈슨은 "브리티시오픈 개최 코스와 완전히 똑같다"면서 "잔디도 똑같고 볼도 브리티시오픈 때처럼 구른다"고 말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서 하던 방식으로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링크스는 스코틀랜드 해안가에 조성된 황무지를 뜻하는 스코틀랜드어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링크스 코스의 뜻은 사실 명확하지는 않다. 쉽사리 설명하기도 어렵고 다른 말로 대체하기도 난감할 때가 많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링크스 골프코스를 "하천 어귀에 조수에 의해 형성된 모래톱에 조성한 골프 코스"라고 정의한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 풍광은 스코틀랜드의 링크스와 다를 바 없다. 바닷가에 자리 잡았고,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키 큰 나무도 없으며, 무엇보다 거칠고 질긴 러프가 무성하다.

멀리서 보면 녹색보다 갈색이 더 많은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와 너무나 흡사하다.

단단하고 볼이 아주 많이 구르는 페어웨이, 페어웨이와 거의 구별하기 어려운 그린 입구도 링크스 코스나 다르지 않다.

당연히 코스 공략도 띄우는 샷보다는 굴리는 샷, 높은 탄도보다 낮은 탄도가 더 효과적이다.

페스큐 잔디도 스코틀랜드 링크스와 같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이 위치한 미국 서북부 해안 지역 날씨와 기온은 북해를 끼고 있는 스코틀랜드와 비슷해서 두 곳 모두 페스큐 잔디가 잘 자란다.

하지만 체임버스베이골프장은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전형적인 링크스 코스와는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을 US오픈에 맞춰 조정한 미국골프협회(USGA) 마이크 데이비스 전무는 "엄밀하게 따지면 체임버스베이는 링크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링크스 코스는 밀물과 썰물, 그리고 강한 바닷바람 등 자연이 만들었지만 체임버스베이골프장이 자리 잡은 지형은 인공적으로 조성했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을 건설한 골프장 설계가 제이 블래시는 "체임버스 베이 골프장 건설 공사를 보지 않았다면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링크스 코스의 특징인 모래 언덕과 하천 어귀 등 모든 걸 사람 손으로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은 스코틀랜드의 링크스 코스에 비해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하다. 포대 그린도 많다.

브리티시오픈을 두차례 제패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런 차이점을 금세 파악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이곳에서 연습 라운드를 한 뒤 우즈는 "내내 오르막 라이에서만 공을 친 느낌"이라면서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이렇게 심한 오르막이 없으니 브리티시오픈과는 달리 쳐야 한다"고 말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서는 굴리는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지만 체임버스베이 골프장 그린은 워낙 페어웨이보다 높은 위치에 있고 경사마저 가팔라서 그런 공략법은 통하지 않는다고 우즈는 설명했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은 문을 연 지 8년 밖에 되지 않은 신설 코스다.

미국에서는 좀체 보기 어려운 링크스 스타일이면서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와도 다른데다 신설 골프장이라서 선수들은 그야말로 생소하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에서 주로 주니어를 대상으로 골프를 가르치는 레슨 프로 브라이언 모그는 "코스에 산재한 작은 언덕 때문에 거리 감각을 잃을 수 있다"면서 "특히 티샷을 할 때나 그린을 공략할 때 볼이 떨어져야 하는 정확한 지점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우즈가 지적했듯 그린 주변에서는 상황에 따라 띄우거나 굴리거나 굴러가다 멈추는 샷 등 다양한 어프로치샷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선수라야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날씨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이 있는 퓨젓사운드 만(灣)은 안개, 비바람, 강한 햇볕, 그리고 추위와 무더위 등 온갖 날씨를 하루에 다 펼치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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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오픈골프 개최지, 디오픈 코스와 판박이
    • 입력 2015-06-17 08:27:18
    연합뉴스
"올해는 브리티시오픈을 두번 치르게 생겼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을 찾은 선수들의 첫 번째 반응이다. 브리티시오픈은 링크스라는 독특한 골프 코스에서 치른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의 첫인상은 브리티시오픈을 치르는 링크스 코스와 똑같다. US오픈을 25번째 치르는 필 미켈슨은 "브리티시오픈 개최 코스와 완전히 똑같다"면서 "잔디도 똑같고 볼도 브리티시오픈 때처럼 구른다"고 말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서 하던 방식으로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링크스는 스코틀랜드 해안가에 조성된 황무지를 뜻하는 스코틀랜드어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링크스 코스의 뜻은 사실 명확하지는 않다. 쉽사리 설명하기도 어렵고 다른 말로 대체하기도 난감할 때가 많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링크스 골프코스를 "하천 어귀에 조수에 의해 형성된 모래톱에 조성한 골프 코스"라고 정의한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 풍광은 스코틀랜드의 링크스와 다를 바 없다. 바닷가에 자리 잡았고,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키 큰 나무도 없으며, 무엇보다 거칠고 질긴 러프가 무성하다. 멀리서 보면 녹색보다 갈색이 더 많은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와 너무나 흡사하다. 단단하고 볼이 아주 많이 구르는 페어웨이, 페어웨이와 거의 구별하기 어려운 그린 입구도 링크스 코스나 다르지 않다. 당연히 코스 공략도 띄우는 샷보다는 굴리는 샷, 높은 탄도보다 낮은 탄도가 더 효과적이다. 페스큐 잔디도 스코틀랜드 링크스와 같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이 위치한 미국 서북부 해안 지역 날씨와 기온은 북해를 끼고 있는 스코틀랜드와 비슷해서 두 곳 모두 페스큐 잔디가 잘 자란다. 하지만 체임버스베이골프장은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전형적인 링크스 코스와는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을 US오픈에 맞춰 조정한 미국골프협회(USGA) 마이크 데이비스 전무는 "엄밀하게 따지면 체임버스베이는 링크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링크스 코스는 밀물과 썰물, 그리고 강한 바닷바람 등 자연이 만들었지만 체임버스베이골프장이 자리 잡은 지형은 인공적으로 조성했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을 건설한 골프장 설계가 제이 블래시는 "체임버스 베이 골프장 건설 공사를 보지 않았다면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링크스 코스의 특징인 모래 언덕과 하천 어귀 등 모든 걸 사람 손으로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은 스코틀랜드의 링크스 코스에 비해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하다. 포대 그린도 많다. 브리티시오픈을 두차례 제패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런 차이점을 금세 파악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이곳에서 연습 라운드를 한 뒤 우즈는 "내내 오르막 라이에서만 공을 친 느낌"이라면서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이렇게 심한 오르막이 없으니 브리티시오픈과는 달리 쳐야 한다"고 말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서는 굴리는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지만 체임버스베이 골프장 그린은 워낙 페어웨이보다 높은 위치에 있고 경사마저 가팔라서 그런 공략법은 통하지 않는다고 우즈는 설명했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은 문을 연 지 8년 밖에 되지 않은 신설 코스다. 미국에서는 좀체 보기 어려운 링크스 스타일이면서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와도 다른데다 신설 골프장이라서 선수들은 그야말로 생소하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에서 주로 주니어를 대상으로 골프를 가르치는 레슨 프로 브라이언 모그는 "코스에 산재한 작은 언덕 때문에 거리 감각을 잃을 수 있다"면서 "특히 티샷을 할 때나 그린을 공략할 때 볼이 떨어져야 하는 정확한 지점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우즈가 지적했듯 그린 주변에서는 상황에 따라 띄우거나 굴리거나 굴러가다 멈추는 샷 등 다양한 어프로치샷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선수라야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날씨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이 있는 퓨젓사운드 만(灣)은 안개, 비바람, 강한 햇볕, 그리고 추위와 무더위 등 온갖 날씨를 하루에 다 펼치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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