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규격 미달’ 중국산 철근 유통 외

입력 2015.06.21 (07:13) 수정 2015.06.2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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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소형 건물을 지을 때 쓰는 저가의 중국산 철근 중 상당수가 표준 규격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메르스 여파로 인해 자원봉사자 수가 줄면서 농가들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주간 경제브리핑 박예원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철근을 세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철근은 중국산으로 국산보다 최대 15% 저렴합니다.

<인터뷰> 건설회사 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가 (중국산 제품을) 지름 10mm, 13mm짜리는 쓰고 있고...그걸 보편적으로 많이 써요. 건설회사 쪽에서..."

철강협회가 중국산 6개 제품을 실험해봤습니다.

유연성을 알아보기 위해 철근의 양끝을 잡아 당겨봤더니 중국산이 국산보다 1분 더 빨리 끊어졌습니다.

국산은 19% 늘어난 반면 중국산은 13%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16% 이상 늘어나야 KS 기준 합격입니다.

<인터뷰> 김성호(구조기술사회 부회장) :"(철근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지진이나 또는 갑작스러운 충격이 왔을 때 건물이 갑작스럽게 붕괴될 수 있기 때문에 구조물의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1미터짜리 중국산 철근의 무게는 1300그램 정도.

KS 기준보다 170g 부족해 역시 불합격입니다.

100세대 아파트 한 동을 지을 경우 55톤의 철근이 적게 들어가는 셈입니다.

모두 KS 인증을 받은 제품이지만 4개 제품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KS 인증만 받은 뒤 규격미달 제품을 유통시키는 겁니다.

<인터뷰> 서승교(한국철강협회 조사통상실장) : "다세대 주택이라든지 개인 주택 이런 경우에는 아무래도 관리감독이 좀 부실하다보니까 그러한 제품들이 저가를 무기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게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죠"

국가기술표준원은 해당 제품들을 조사한 뒤 KS 인증을 정지하거나 취소할 예정입니다.

국내 최대의 고랭지 채소 산지.

타들어 가는 배추밭에 군 장병들이 물을 주고 있습니다.

190만 제곱미터에 지원 인력은 20명 정도, 농가마다 군 인력을 모셔가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인터뷰> 이정수(고랭지 배추 재배 농민) : "30명씩 왔는데 횡계 쪽에서 지원을 해달라고 하니까 20명씩 오고 있습니다. 다른 데도 다 데려가려고 하죠."

군 지원이 없는 농가들은 하루에 수백만 원을 들여 인력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인력을 제대로 구하기도 힘듭니다.

<인터뷰> 강부희(고랭지 무 재배 농민) : "다 먹여주고 13만 원, 12만 원인데도 하루 이틀 일하고 힘들다고 안 와요."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인천 강화 지역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수백 미터 밖에서 호스로 물을 끌어와야 하고 개인 관정도 파야 하지만 6, 70대가 대부분인 고령의 농민들에겐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정해용(74세/인천시 강화군 교동면) "젊은 사람들은 다음 기회라도 본다고 하지만... 늙은이들은... 내년이 더 걱정이에요"

메르스 여파로 이동을 꺼리면서 5, 6 월 농촌 자원봉사 신청자 수는 지난해보다 3천3백 명이 줄었습니다.

극심한 가뭄에 인력난까지..

바짝 말라가는 논밭만큼이나 농민들의 가슴도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휴게소에 들어가려다 옆차선에서 달리던 차량과 부딪힌 뒤 충격 흡수기를 들이받고 멈춰섭니다.

이 차량은 충격 흡수기가 없었다면 중앙선을 넘어 대형 사고를 낼 뻔 했습니다

이렇게 파손된 충격 흡수기는 사고 차량의 보험사가 '대물 보험금'을 이용해 원상복구하도록 돼있습니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이 최근 5년간 파손된 충격 흡수기가 제대로 고쳐졌는지 조사했더니, 60여 개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리업체들이 파손된 충격 흡수기의 부품을 재사용해 수리를 한 뒤 보험금을 받아간 겁니다.

<인터뷰> 김동하(금융감독원 팀장) : "(이미)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충격 흡수기능이 거의 상실됐다고 볼수밖에 없고요. 안전을 위해서 설치한 건데 사실 그 의미가 없어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부품 제조업체의 직인을 복사해 새 부품을 사들인 것처럼 견적서를 위조했지만, 보험사들은 전혀 가려내지 못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하도록 하고, 충격 흡수기 수리업체 23곳을 보험사기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KBS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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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21 07:17:22
    • 수정2015-06-21 07: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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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소형 건물을 지을 때 쓰는 저가의 중국산 철근 중 상당수가 표준 규격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메르스 여파로 인해 자원봉사자 수가 줄면서 농가들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주간 경제브리핑 박예원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철근을 세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철근은 중국산으로 국산보다 최대 15% 저렴합니다.

<인터뷰> 건설회사 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가 (중국산 제품을) 지름 10mm, 13mm짜리는 쓰고 있고...그걸 보편적으로 많이 써요. 건설회사 쪽에서..."

철강협회가 중국산 6개 제품을 실험해봤습니다.

유연성을 알아보기 위해 철근의 양끝을 잡아 당겨봤더니 중국산이 국산보다 1분 더 빨리 끊어졌습니다.

국산은 19% 늘어난 반면 중국산은 13%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16% 이상 늘어나야 KS 기준 합격입니다.

<인터뷰> 김성호(구조기술사회 부회장) :"(철근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지진이나 또는 갑작스러운 충격이 왔을 때 건물이 갑작스럽게 붕괴될 수 있기 때문에 구조물의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1미터짜리 중국산 철근의 무게는 1300그램 정도.

KS 기준보다 170g 부족해 역시 불합격입니다.

100세대 아파트 한 동을 지을 경우 55톤의 철근이 적게 들어가는 셈입니다.

모두 KS 인증을 받은 제품이지만 4개 제품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KS 인증만 받은 뒤 규격미달 제품을 유통시키는 겁니다.

<인터뷰> 서승교(한국철강협회 조사통상실장) : "다세대 주택이라든지 개인 주택 이런 경우에는 아무래도 관리감독이 좀 부실하다보니까 그러한 제품들이 저가를 무기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게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죠"

국가기술표준원은 해당 제품들을 조사한 뒤 KS 인증을 정지하거나 취소할 예정입니다.

국내 최대의 고랭지 채소 산지.

타들어 가는 배추밭에 군 장병들이 물을 주고 있습니다.

190만 제곱미터에 지원 인력은 20명 정도, 농가마다 군 인력을 모셔가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인터뷰> 이정수(고랭지 배추 재배 농민) : "30명씩 왔는데 횡계 쪽에서 지원을 해달라고 하니까 20명씩 오고 있습니다. 다른 데도 다 데려가려고 하죠."

군 지원이 없는 농가들은 하루에 수백만 원을 들여 인력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인력을 제대로 구하기도 힘듭니다.

<인터뷰> 강부희(고랭지 무 재배 농민) : "다 먹여주고 13만 원, 12만 원인데도 하루 이틀 일하고 힘들다고 안 와요."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인천 강화 지역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수백 미터 밖에서 호스로 물을 끌어와야 하고 개인 관정도 파야 하지만 6, 70대가 대부분인 고령의 농민들에겐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정해용(74세/인천시 강화군 교동면) "젊은 사람들은 다음 기회라도 본다고 하지만... 늙은이들은... 내년이 더 걱정이에요"

메르스 여파로 이동을 꺼리면서 5, 6 월 농촌 자원봉사 신청자 수는 지난해보다 3천3백 명이 줄었습니다.

극심한 가뭄에 인력난까지..

바짝 말라가는 논밭만큼이나 농민들의 가슴도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휴게소에 들어가려다 옆차선에서 달리던 차량과 부딪힌 뒤 충격 흡수기를 들이받고 멈춰섭니다.

이 차량은 충격 흡수기가 없었다면 중앙선을 넘어 대형 사고를 낼 뻔 했습니다

이렇게 파손된 충격 흡수기는 사고 차량의 보험사가 '대물 보험금'을 이용해 원상복구하도록 돼있습니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이 최근 5년간 파손된 충격 흡수기가 제대로 고쳐졌는지 조사했더니, 60여 개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리업체들이 파손된 충격 흡수기의 부품을 재사용해 수리를 한 뒤 보험금을 받아간 겁니다.

<인터뷰> 김동하(금융감독원 팀장) : "(이미)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충격 흡수기능이 거의 상실됐다고 볼수밖에 없고요. 안전을 위해서 설치한 건데 사실 그 의미가 없어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부품 제조업체의 직인을 복사해 새 부품을 사들인 것처럼 견적서를 위조했지만, 보험사들은 전혀 가려내지 못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하도록 하고, 충격 흡수기 수리업체 23곳을 보험사기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KBS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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