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부영 대표(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 대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사즉생의 각오 가지면 지금의 문제 풀릴 것” ②

입력 2015.06.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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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5년 6월 22일(월요일)
□출연자 : 이부영 대표 (한일협정재협상국민대표, 전 열린우리당 의장)


[홍지명] 오늘은 한국과 일본이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 되는 날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늘 양국 대사관이 주최하는 수교 50년 기념식에는 양국 정상이 교차 참석하는 걸로 돼있는데요. 한일수교 50년, 광복 70년을 맞아 냉각된 한일관계가 과거사문제와 외교적인 갈등을 풀고 발전적 관계로 나아가는 전기를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정계를 은퇴한 뒤에 한일관계 개선과 과거사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는 분이죠. 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의 이부영 대표를 연결해서 오늘 이런 문제에 대한 이야기들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부영]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한일수교 5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의 한일관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부영] 교역 규모가 1965년에 2억 5천만 달러에서 작년 2014년에 859억 8천만 달러로 390배 증가했고요. 연간 교류인원도 1만 명 수준에서 500만 명으로 500배 늘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작년 우리나라의 세 번째 무역상대국이죠, 이렇게 크게 진전이 돼왔습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상당히 발전적으로 본다는 말씀이군요.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 교류 면에서.

[이부영] 그런데 이렇게 경제적, 문화적 교류는 컸는데요. 한일수교는 공산권의 진출을 막는 50년대, 60년대 미국의 아시아 전략의 한 부분이었죠. 해방 이후 한국전쟁으로 한반도 분단은 공고해졌지만 한반도의 지난날 종주국이었던 일본과만 교류가 돈독해졌다는 건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 될 점입니다.

[홍지명] 그리고 지난 50년간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반성, 여전히 답보 상태입니다. 오는 8월 발표될 아베 담화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전망들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부영] 아베 수상은 8.15 담화에 담을 내용을 미리 흘려서 한국, 중국 등의 여론 탐색을 이미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벌인 태평양전쟁이나 중국을 침략했던 중일전쟁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하면서도 조선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하겠다는 거예요. 조선 식민지배에 사죄한다는 건 바로 한일협정의 재협상과 연결되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우리 시민운동이나 외교부 당국이 미리 짚어줘야 합니다. 아베의 8.15 담화에서 우리 입장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홍지명] 어제 열린 한일외교장관회담, 세계유산 등재문제는 좀 진전을 보였다지만 위안부문제에 대해서는 타결된 게 없다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부영] 그 위안부문제에 대해서 사죄를 한다는 게 바로 한일협정에 그들이 식민지배의 잘못에 대해서 사과해야 된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그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지난 50년 동안 유지돼왔던 일본의 식민지지배 유효합법론을 뒤집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응하질 못하는 거예요. 참 답답한 노릇이죠.

[홍지명]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끌어내기 위해 국제사회의 공론화가 중요한데, 얼마 전에 국회가 유엔 위안부 추모의 날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도움이 되리라고 보십니까?

[이부영] 네, 국회의 결의안 통과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결정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외교부 당국은 신중해야 되는 건 이해하지만 적극적으로 그런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노력은 할 필요가 있죠.

[홍지명] 알겠습니다. 일본 아베총리가 8월 담화를 통해서 평화헌법 폐기를 선언하는 등 우경화에 더욱 가속 페달을 밟을 걸로 예상이 되고 있는데, 어떻게 제동을 걸 방법이 없는 겁니까?

[이부영] 일본 평화헌법은 이미 아베 내각의 해석개헌으로 무력화 됐습니다. 헌법 개정을 하지 않았음으로 그래서 계속 위헌논란이 일어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일본 평화헌법 9조에 의의를 살리고 노벨평화상을 주자고 수상운동을 벌이는 것도 평화헌법을 지키는 한 방법이 되는 겁니다.

[홍지명] 지금 말씀하신 평화헌법 9조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 이런 운동 벌이고 계신데 부연설명을 해주시면요?

[이부영] 일본 평화헌법이 그동안 국가 간의 분쟁해결에 있어서 전쟁이라는 수단을 영원히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그런 일본 평화헌법 9조는 우리 인류가 지향해야 하는 최고수준의 목표입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헌법 체제 아래서 다 아시다시피 평화와 번영을 누려오지 않았습니까? 일본이 이 헌법을 폐기하고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바뀐다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지역은 한반도가 될 거예요. 일본 안에는 그동안 만만치 않은 평화민주주의 세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평화민주주의 세력과 확고한 한일평화연대를 결성해 나간다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과거사문제에 대한 입장이 우리와 큰 견해 차이가 없어요. 그래서 아베 폭주는 일본을 크게 둘로 양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평화와 민주세력을 연대·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겁니다.

[홍지명]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하는 운동, 호응이 많이 있습니까? 성과가 있습니까?

[이부영] 일본 안에서는 재작년부터 일본 평화헌법 노벨평화상 추천운동이 벌어졌는데요. 일본 안에서 한 60만 명 이상이 그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동의를 했습니다. 우리는 작년 연말에 이홍구 전 총리를 비롯해서 보수·진보, 여야 출신 원로들이 함께 했죠. 그리고 우리 국회의원 142명도 서명운동에 함께 참여해줬어요.

[홍지명] 이부영 대표께서 지금 이끌고 계신 단체, 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 이렇게 돼있습니다 한 마디로 한일협정 다시 해야 된다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재협상의 필요성, 또 그간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이부영] 그동안 쭉 한일협정 문제가 체결 당시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걸 밝히는 세미나도 해왔고요. 2013년에는 6.3 한일협정반대학생운동 기념학술대회를 가졌어요. 그 당시 옛날 국사 편찬위원장을 지낸 서울대 이태진 명예교수가 을사늑약, 외교권을 박탈한 조약이죠. 그리고 한일의정서, 두 나라를 합병시킨 의정서에요. 이때 대한제국 고종황제와 대신들을 협박하고 폭력으로 위협해서 강제로 맺은 조약이다, 그러니 불법 무효라는 걸 입증하는 국제 연구논문을 찾아내서 발표했어요. 1965년 한일협정 체결 당시에도 일본은 식민통치의 근거가 된 이런 조약이 합법 유효한 것이라는 이유로 식민지지배에 불법성이 없다면서 사과와 배상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식민지배가 불법 부당했다는 국제적 공인연구가 점점 진전이 되고 있어요. 유엔에서도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제국주의 세력, 또 식민주의가 범죄였다는 걸 인정하고 있습니다. 유엔도 식민주의를 범죄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어요. 이런데 일본은 조선 식민지배가 유효 합법이었다는 입장을 아직도 바꾸지 않고 있는 겁니다. 가능하다면 남북관계가 좋아져서 남북이 함께 일본의 식민지배가 불법 부당하다는 문제제기를 한다면 더 좋겠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들이 있습니다. 과거사에 매여서 한일관계 개선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이런 공감대가 우리 사회에도 상당부분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압니다. KBS 1라디오가 한일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해봤는데 국민들의 한 68.9%가 과거사문제와 별개로 한일정상회담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데, 이 대표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부영]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처리해야 될 문제는 과거사 때문에 얽매여서 정상회담을 안 한다든지 그럴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도 과거사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됩니다.

[홍지명] 발전적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한일관계 개선, 양국 모두가 체감하는 과제인데 근본적이고 장기적 차원에서 양국이 어떤 노력을 해나가야 된다고 보십니까?

[이부영] 저는 아까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한국과 일본의 평화민주주의세력 있잖아요? 이 한일 두 나라의 평화연대 세력은 동아시아 미래의 소중한 자산이자 가능성입니다. 우선 정부 간 대화가 원만하지 않다면 시민사회의 지식인들이 중심이 돼서 한일평화연대를 만들어서 궁극적으로는 동아시아평화공동체 예비운동이라도 벌여나가야 될 것입니다. 이견이 있으면 있는 대로 끌고 가고 또 현실적으로 풀 문제는 풀면서 이런 운동을 벌여나가서 일본의 올바른 입장을 가진 세력들이 아주 튼튼하게 자리를 잡도록 해야 될 것 같고요. 그래서 오는 8월 12일부터 14일 사이에 2015년 동아시아국제평화회의를 엽니다. 그래서 이런 가능성을 점검하게 될 것입니다.

[홍지명] 마지막으로 하나만 질문을 드리면, 정계를 은퇴하셨습니다만 오래 몸담았던 새정치민주연합에 여전히 애착을 갖고 계실 텐데, 지금 어떤 생각으로 지켜보고 계십니까?

[이부영] 저는 정계를 물러난다고 밝힌 입장에서 당 내 문제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게 온당치 않다고 생각해요. 그들은 그들이 주인이니까 끌고 가야 된다고 봅니다. 다만 오래된 얘기입니다만 ‘사즉생’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다시 말해서 내가 죽어서 이 정치집단을 살려낼 수 있다면, 그런 각오를 가졌다면 풀리지 않을 문제가 없을 거예요. 이 말 한 마디만 하고 싶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이부영]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의 이부영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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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부영 대표(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 대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사즉생의 각오 가지면 지금의 문제 풀릴 것” ②
    • 입력 2015-06-22 10:13:32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5년 6월 22일(월요일) □출연자 : 이부영 대표 (한일협정재협상국민대표, 전 열린우리당 의장)
[홍지명] 오늘은 한국과 일본이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 되는 날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늘 양국 대사관이 주최하는 수교 50년 기념식에는 양국 정상이 교차 참석하는 걸로 돼있는데요. 한일수교 50년, 광복 70년을 맞아 냉각된 한일관계가 과거사문제와 외교적인 갈등을 풀고 발전적 관계로 나아가는 전기를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정계를 은퇴한 뒤에 한일관계 개선과 과거사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는 분이죠. 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의 이부영 대표를 연결해서 오늘 이런 문제에 대한 이야기들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부영]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한일수교 5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의 한일관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부영] 교역 규모가 1965년에 2억 5천만 달러에서 작년 2014년에 859억 8천만 달러로 390배 증가했고요. 연간 교류인원도 1만 명 수준에서 500만 명으로 500배 늘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작년 우리나라의 세 번째 무역상대국이죠, 이렇게 크게 진전이 돼왔습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상당히 발전적으로 본다는 말씀이군요.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 교류 면에서. [이부영] 그런데 이렇게 경제적, 문화적 교류는 컸는데요. 한일수교는 공산권의 진출을 막는 50년대, 60년대 미국의 아시아 전략의 한 부분이었죠. 해방 이후 한국전쟁으로 한반도 분단은 공고해졌지만 한반도의 지난날 종주국이었던 일본과만 교류가 돈독해졌다는 건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 될 점입니다. [홍지명] 그리고 지난 50년간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반성, 여전히 답보 상태입니다. 오는 8월 발표될 아베 담화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전망들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부영] 아베 수상은 8.15 담화에 담을 내용을 미리 흘려서 한국, 중국 등의 여론 탐색을 이미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벌인 태평양전쟁이나 중국을 침략했던 중일전쟁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하면서도 조선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하겠다는 거예요. 조선 식민지배에 사죄한다는 건 바로 한일협정의 재협상과 연결되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우리 시민운동이나 외교부 당국이 미리 짚어줘야 합니다. 아베의 8.15 담화에서 우리 입장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홍지명] 어제 열린 한일외교장관회담, 세계유산 등재문제는 좀 진전을 보였다지만 위안부문제에 대해서는 타결된 게 없다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부영] 그 위안부문제에 대해서 사죄를 한다는 게 바로 한일협정에 그들이 식민지배의 잘못에 대해서 사과해야 된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그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지난 50년 동안 유지돼왔던 일본의 식민지지배 유효합법론을 뒤집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응하질 못하는 거예요. 참 답답한 노릇이죠. [홍지명]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끌어내기 위해 국제사회의 공론화가 중요한데, 얼마 전에 국회가 유엔 위안부 추모의 날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도움이 되리라고 보십니까? [이부영] 네, 국회의 결의안 통과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결정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외교부 당국은 신중해야 되는 건 이해하지만 적극적으로 그런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노력은 할 필요가 있죠. [홍지명] 알겠습니다. 일본 아베총리가 8월 담화를 통해서 평화헌법 폐기를 선언하는 등 우경화에 더욱 가속 페달을 밟을 걸로 예상이 되고 있는데, 어떻게 제동을 걸 방법이 없는 겁니까? [이부영] 일본 평화헌법은 이미 아베 내각의 해석개헌으로 무력화 됐습니다. 헌법 개정을 하지 않았음으로 그래서 계속 위헌논란이 일어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일본 평화헌법 9조에 의의를 살리고 노벨평화상을 주자고 수상운동을 벌이는 것도 평화헌법을 지키는 한 방법이 되는 겁니다. [홍지명] 지금 말씀하신 평화헌법 9조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 이런 운동 벌이고 계신데 부연설명을 해주시면요? [이부영] 일본 평화헌법이 그동안 국가 간의 분쟁해결에 있어서 전쟁이라는 수단을 영원히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그런 일본 평화헌법 9조는 우리 인류가 지향해야 하는 최고수준의 목표입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헌법 체제 아래서 다 아시다시피 평화와 번영을 누려오지 않았습니까? 일본이 이 헌법을 폐기하고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바뀐다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지역은 한반도가 될 거예요. 일본 안에는 그동안 만만치 않은 평화민주주의 세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평화민주주의 세력과 확고한 한일평화연대를 결성해 나간다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과거사문제에 대한 입장이 우리와 큰 견해 차이가 없어요. 그래서 아베 폭주는 일본을 크게 둘로 양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평화와 민주세력을 연대·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겁니다. [홍지명]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하는 운동, 호응이 많이 있습니까? 성과가 있습니까? [이부영] 일본 안에서는 재작년부터 일본 평화헌법 노벨평화상 추천운동이 벌어졌는데요. 일본 안에서 한 60만 명 이상이 그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동의를 했습니다. 우리는 작년 연말에 이홍구 전 총리를 비롯해서 보수·진보, 여야 출신 원로들이 함께 했죠. 그리고 우리 국회의원 142명도 서명운동에 함께 참여해줬어요. [홍지명] 이부영 대표께서 지금 이끌고 계신 단체, 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 이렇게 돼있습니다 한 마디로 한일협정 다시 해야 된다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재협상의 필요성, 또 그간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이부영] 그동안 쭉 한일협정 문제가 체결 당시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걸 밝히는 세미나도 해왔고요. 2013년에는 6.3 한일협정반대학생운동 기념학술대회를 가졌어요. 그 당시 옛날 국사 편찬위원장을 지낸 서울대 이태진 명예교수가 을사늑약, 외교권을 박탈한 조약이죠. 그리고 한일의정서, 두 나라를 합병시킨 의정서에요. 이때 대한제국 고종황제와 대신들을 협박하고 폭력으로 위협해서 강제로 맺은 조약이다, 그러니 불법 무효라는 걸 입증하는 국제 연구논문을 찾아내서 발표했어요. 1965년 한일협정 체결 당시에도 일본은 식민통치의 근거가 된 이런 조약이 합법 유효한 것이라는 이유로 식민지지배에 불법성이 없다면서 사과와 배상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식민지배가 불법 부당했다는 국제적 공인연구가 점점 진전이 되고 있어요. 유엔에서도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제국주의 세력, 또 식민주의가 범죄였다는 걸 인정하고 있습니다. 유엔도 식민주의를 범죄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어요. 이런데 일본은 조선 식민지배가 유효 합법이었다는 입장을 아직도 바꾸지 않고 있는 겁니다. 가능하다면 남북관계가 좋아져서 남북이 함께 일본의 식민지배가 불법 부당하다는 문제제기를 한다면 더 좋겠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들이 있습니다. 과거사에 매여서 한일관계 개선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이런 공감대가 우리 사회에도 상당부분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압니다. KBS 1라디오가 한일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해봤는데 국민들의 한 68.9%가 과거사문제와 별개로 한일정상회담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데, 이 대표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부영]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처리해야 될 문제는 과거사 때문에 얽매여서 정상회담을 안 한다든지 그럴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도 과거사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됩니다. [홍지명] 발전적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한일관계 개선, 양국 모두가 체감하는 과제인데 근본적이고 장기적 차원에서 양국이 어떤 노력을 해나가야 된다고 보십니까? [이부영] 저는 아까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한국과 일본의 평화민주주의세력 있잖아요? 이 한일 두 나라의 평화연대 세력은 동아시아 미래의 소중한 자산이자 가능성입니다. 우선 정부 간 대화가 원만하지 않다면 시민사회의 지식인들이 중심이 돼서 한일평화연대를 만들어서 궁극적으로는 동아시아평화공동체 예비운동이라도 벌여나가야 될 것입니다. 이견이 있으면 있는 대로 끌고 가고 또 현실적으로 풀 문제는 풀면서 이런 운동을 벌여나가서 일본의 올바른 입장을 가진 세력들이 아주 튼튼하게 자리를 잡도록 해야 될 것 같고요. 그래서 오는 8월 12일부터 14일 사이에 2015년 동아시아국제평화회의를 엽니다. 그래서 이런 가능성을 점검하게 될 것입니다. [홍지명] 마지막으로 하나만 질문을 드리면, 정계를 은퇴하셨습니다만 오래 몸담았던 새정치민주연합에 여전히 애착을 갖고 계실 텐데, 지금 어떤 생각으로 지켜보고 계십니까? [이부영] 저는 정계를 물러난다고 밝힌 입장에서 당 내 문제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게 온당치 않다고 생각해요. 그들은 그들이 주인이니까 끌고 가야 된다고 봅니다. 다만 오래된 얘기입니다만 ‘사즉생’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다시 말해서 내가 죽어서 이 정치집단을 살려낼 수 있다면, 그런 각오를 가졌다면 풀리지 않을 문제가 없을 거예요. 이 말 한 마디만 하고 싶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이부영]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의 이부영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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