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침 하나 바꾸는 데 39년…너무 힘든 규제개혁

입력 2015.06.24 (21:39) 수정 2015.06.2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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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제 살리기를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정부가 수없이 강조해 왔지만, 현실은 갈길이 멀어 보입니다.

간단한 규정 하나 바꾸는데 39년이 걸린 실태를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서수남·하청일 CF : "자동펌프, 물 걱정을 마세요~. 자동펌프 유람을 떠나보세~."

한때 독특한 광고로 유명했던 가정용 펌프 회사입니다.

외형은 중견기업으로 커졌지만, 공장 사정은 황당한 수준입니다.

생산 라인은 천막 아래 있고 곳곳에 붕괴 지지대를 대놨습니다.

<녹취> 민석수(신한일전기 차장) : "60년대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화재가 나더라도 증축이 안 되는 걸로 돼있습니다."

외벽이 눈에 보이게 기울 정도인데도, 지금까진 증개축이 불가능 했습니다.

1968년 공장이 들어선 이후 주변에 주택과 아파트가 늘어나자, 1976년 공장 땅 절반을 주거지역으로 묶어버린 탓입니다.

실제 쓰임새는 공장인데 서류에는 주거지인 이상한 상황, 40년 가까이 계속돼 왔습니다.

<인터뷰> 박헌섭(부천시 도시계획과장) : "공장 증설하는 방안을 찾아보기도 했고, 도시기본계획만 바꿔서 시내 관내에서 (구조를) 바꿔보는 방안도 알아봤는데 다 쉽지 않았고…"

현실에 맞게 도시계획을 바꾸면 될 일이었지만, 관계 부처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소극적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규제개혁 끝장토론' 의제가 되고서야 적극적으로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바뀐 건 법도, 시행령도, 규칙도 아닌 훈령상 지침 한줄이였습니다.

주택으로 돼있던 공장 부지의 용도를 공장으로 바꾸는 데 39년이 걸렸습니다.

문제 해결에 매달려온 자치단체 스스로 관료주의의 병폐라고 표현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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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침 하나 바꾸는 데 39년…너무 힘든 규제개혁
    • 입력 2015-06-24 21:52:23
    • 수정2015-06-24 22:04:05
    뉴스9(경인)
<앵커 멘트>

경제 살리기를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정부가 수없이 강조해 왔지만, 현실은 갈길이 멀어 보입니다.

간단한 규정 하나 바꾸는데 39년이 걸린 실태를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서수남·하청일 CF : "자동펌프, 물 걱정을 마세요~. 자동펌프 유람을 떠나보세~."

한때 독특한 광고로 유명했던 가정용 펌프 회사입니다.

외형은 중견기업으로 커졌지만, 공장 사정은 황당한 수준입니다.

생산 라인은 천막 아래 있고 곳곳에 붕괴 지지대를 대놨습니다.

<녹취> 민석수(신한일전기 차장) : "60년대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화재가 나더라도 증축이 안 되는 걸로 돼있습니다."

외벽이 눈에 보이게 기울 정도인데도, 지금까진 증개축이 불가능 했습니다.

1968년 공장이 들어선 이후 주변에 주택과 아파트가 늘어나자, 1976년 공장 땅 절반을 주거지역으로 묶어버린 탓입니다.

실제 쓰임새는 공장인데 서류에는 주거지인 이상한 상황, 40년 가까이 계속돼 왔습니다.

<인터뷰> 박헌섭(부천시 도시계획과장) : "공장 증설하는 방안을 찾아보기도 했고, 도시기본계획만 바꿔서 시내 관내에서 (구조를) 바꿔보는 방안도 알아봤는데 다 쉽지 않았고…"

현실에 맞게 도시계획을 바꾸면 될 일이었지만, 관계 부처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소극적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규제개혁 끝장토론' 의제가 되고서야 적극적으로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바뀐 건 법도, 시행령도, 규칙도 아닌 훈령상 지침 한줄이였습니다.

주택으로 돼있던 공장 부지의 용도를 공장으로 바꾸는 데 39년이 걸렸습니다.

문제 해결에 매달려온 자치단체 스스로 관료주의의 병폐라고 표현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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