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거부권 폭풍 맞은 정치권

입력 2015.06.26 (07:34) 수정 2015.06.2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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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승민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여당은 국회법 개정안을 폐기 처리하도록 가닥을 잡았지만 당⋅청 간에 벌어진 간극은 쉽게 메워질 것 같지 않습니다. 여기에 야당까지 모든 국회 일정의 중단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정치권은 그야말로 시계제로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막혀있던 여야가 가까스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국회법 개정안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곧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혔고 이에 국회의장이 나서서 시행령 수정 요구를 요청으로 문안을 조정했지만 이 또한 최종 거부된 것입니다. 거부된 법안에 대해서는 출석의원의 2/3 찬성으로 재의결할 수 있지만 여당은 아예 재의에 부치지 않기로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재의에 부칠 경우 통과될 경우엔 박 대통령에게, 부결될 경우엔 여당 지도부에 미칠 타격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은 재의 일정이 잡힐 때까지 모든 국회 일정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야당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청와대는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법 개정안이 권력분립을 침해할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결과를 놓고 보면 거꾸로 의회가 무력화되면서 헌법에 규정된 권력분립이 과연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 것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박 대통령은 민생법안 처리 지연과 연계법안 처리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도리어 정치권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민생법안 처리는 더욱 어려워진 양상입니다. 그리고 비박계로 구성된 여당 지도부의 내상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총선이 불과 열 달도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늘 사태가 총선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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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거부권 폭풍 맞은 정치권
    • 입력 2015-06-26 07:35:43
    • 수정2015-06-26 11: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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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승민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여당은 국회법 개정안을 폐기 처리하도록 가닥을 잡았지만 당⋅청 간에 벌어진 간극은 쉽게 메워질 것 같지 않습니다. 여기에 야당까지 모든 국회 일정의 중단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정치권은 그야말로 시계제로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막혀있던 여야가 가까스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국회법 개정안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곧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혔고 이에 국회의장이 나서서 시행령 수정 요구를 요청으로 문안을 조정했지만 이 또한 최종 거부된 것입니다. 거부된 법안에 대해서는 출석의원의 2/3 찬성으로 재의결할 수 있지만 여당은 아예 재의에 부치지 않기로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재의에 부칠 경우 통과될 경우엔 박 대통령에게, 부결될 경우엔 여당 지도부에 미칠 타격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은 재의 일정이 잡힐 때까지 모든 국회 일정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야당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청와대는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법 개정안이 권력분립을 침해할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결과를 놓고 보면 거꾸로 의회가 무력화되면서 헌법에 규정된 권력분립이 과연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 것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박 대통령은 민생법안 처리 지연과 연계법안 처리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도리어 정치권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민생법안 처리는 더욱 어려워진 양상입니다. 그리고 비박계로 구성된 여당 지도부의 내상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총선이 불과 열 달도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늘 사태가 총선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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