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 인권 사무소’ 개소…남북관계 어디로?

입력 2015.07.04 (07:50) 수정 2015.07.0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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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7월 첫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를 점검하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지난 주, 서울에 문을 연 북한 인권사무소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사실상 대화 단절을 선언하면서 그동안 추진돼온 각종 민간 교류사업도 큰 차질을 빚고 있는데요.

이번 주 <이슈 앤 한반도>에서는 북한 인권 사무소 개소의 의미와 파장, 향후 남북관계의 주요 변수들을 송지현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10만 명을 수용하는 평양 김일성 경기장이 주민들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6.25전쟁 65주년을 맞아 열린 평양시 군중대회입니다.

<녹취> "오늘 또다시 우리 민족을 핵전쟁, 생화학전의 참화 속에 몰아 넣으려고 발광하는 미제 침략자들을 치솟는 증오와 천백 배 복수의 의지를 안고 준렬히 단절 규탄합니다."

이어진 군중 시위에서는 미국은 물론 우리 정부를 위협하는 각종 구호들이 쏟아졌습니다.

이틀 뒤 서해 NLL 인근에서 진행된 우리 군의 해상 기동훈련.

<녹취> "적정(적 함정) 레이더 상 컨택(접촉)! NLL로 지속 접근 중!"

가상의 적 함정이 NLL을 침범하자 76밀리 함포가 일제히 불을 뿜습니다.

2차 연평해전 13주년을 맞아 실시된 이번 훈련에는, 특히 전사자들의 이름을 딴 6척의 유도탄 고속함이 모두 출동해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최근 더 경색된 남북관계와 군사적 긴장 상황을 반영하는 장면들입니다.

가뜩이나 경색돼있던 남북관계가 최근 더욱 악화된 데는 북한인권사무소의 서울 개소가 악재로 작용한 측면이 큽니다.

지난해 국제무대에서 진행된 유엔과 북한의 인권 대립이 남북한으로 옮겨온 분위기인데요.

북한은 특히, 인권사무소 개소를 중대한 정치적 도발로 간주해 연일 비난과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달 23일 서울에 문을 유엔의 북한 인권사무소.

유엔의 권고에 따라 설치된 북한 인권사무소는 앞으로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책임자를 기소하는 데 필요한 증거 자료를 수집하게 됩니다.

<녹취> 자이드(유엔 인권최고대표) : "우리는 향후 (북한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 소재의 근거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울 설치라는 상징성을 넘어 북한의 인권을 최일선에서 감시하는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는 겁니다.

인권사무소가 문을 열자 대북인권단체들은 먼저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에 대한 공식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악명높은 요덕 수용소의 수감자 181명의 명단을 공개하며 소재파악을 요청했습니다.

<녹취> 정광일(북한 정치범수용소 피해자 가족협회 대표) : "도주 기도로 총살당한 사람이 있습니다. 저를 석방시켜 준 서림천 구역에 근무하고 있던 보위원들이 전부 행방불명됐습니다."

<녹취> 권은경(‘북한 반인도 범죄 철폐 국제연대 사무국장) : "181명의 행방과 그리고 이 사람들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수용소가 어떤 형태에서 존재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답변해야 합니다."

수감자 명단을 직접 작성한 탈북자 장광일 씨는 북한이 증거 인멸을 위해 자신이 3년간 수감됐던 수용시설을 아예 없애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정광일(북한 정치범 수용소 피해자 가족협회 대표) : "작년 5월에 찍은 위성사진을 확인해보니까 제가 있던 서림천 구역을 완전히 없애버렸더라고요. 집이 있던 터를 아예 다 부셔버리고 나무까지 식수를 한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흔적 자체를 지워버린 거죠. 그러면 거기 수감됐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겠습니까? 다른 곳으로 다 이송됐겠죠. 국제사회에서 이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 가있는가 확인해보면 북한이 나중에 더는 피할 길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도 2000년대 들어 북한 주민 천 3백80여 명이 공개 처형됐다는 내용 등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을 총망라한 인권백서를 발표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권은경('북한 반인도 범죄 철폐 국제연대' 사무국장) : "정치범 수용소는 그야말로 모든 인권 유린이 총집산 되어있는 하나의 체계라고 보시면 되고, 그 외의 일상생활에서도 인권유린이 아주 범람해 있는거죠. 아주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권리에서부터 고차원적인 그런 종교, 또는 사상의 표현의 자유까지 모든 방면에서 사회 모든 범주에서 철저하게 인권 유린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북한인권사무소 개소에 이어 어제는 유럽의회 차원의 북한 인권 청문회가 열리는 등 지난해에 이어 대북 인권 압박이 갈수록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녹취> 지난달 25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 : "유엔 북인권사무소라는 화근을 남조선 땅에 끌어들인 것으로 하여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만회할 수도 수습할 수도 없는 파국에로 치닫게 되었다. 남조선 괴뢰 패당은 이제는 말로 할 때는 지나갔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북한의 반발은 예상보다 거셉니다.

불과 일주일 전 이른바 ‘공화국 성명’을 통해 대화 공세를 펴던 북한이 인권사무소 설치를 계기로 사실상의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나선 겁니다.

<녹취>김정혁(北 대학생) :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다 나오지 않습니다. 속담에 망둥이가 뛰면 꼴뚜기도 뛴다고 괴뢰들이야말로 민족의 넋과 피까지 깡그리 외세에 바친 매국 반역의 무리들입니다.”

억류 중인 우리 국민 김국기, 최춘길 씨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데 이어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불참 카드도 꺼내 들었습니다.

<인터뷰>한동호(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연구위원) : "북한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체제의 정통성과 같이 연결을 시켜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때 북한 최고 존엄을 건드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 차원의 문제라며 북한의 반발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임병철(통일부 대변인) : "일단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측을 비난하거나, 또 인권사무소를 개소했다고 막말할 것이 아니고 그것은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인권 개선을 위해서 유엔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최근 고조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한민구(국방부 장관) :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매우 엄중합니다. 북한은 전례 없는 공포 정치와 서해 NLL, DMZ 등에서의 군사 활동 강화 등 한반도는 물론 역내 안보에도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당국간 대화는 물론 광복 70주년을 맞아 기대를 모았던 민간 교류까지 모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채 우선 민간 부문 교류라도 활성화하자는 입장인데요.

북한은 민간 교류마저 사실상 거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화려하게 막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큰 기대를 모았던 북한의 참가는 끝내 무산됐습니다.

인권사무소 개소를 문제 삼아 북한이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광주 U 대회 뿐 아니라 민간 차원의 각종 교류 행사들도 논의 자체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특히, 6.15 공동행사가 무산된 데 이어 광복 70주년을 맞아 준비 중인 8.15 남북 공동행사 역시 북한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인권 문제 제기 자체가 그런 측면에서 자신들의 체제를 정복하고 결국 흡수통일하려는 시도라는 어떤 인식, 이런 데서 이제 강한 반발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보고..이게 북쪽의 입장이라고 보면 대외적으로 유연하게 나오면서 대화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들, 이게 당분간 지속되지 않겠는가 싶은 생각을 하고.."

<녹취> 김성재(前 문화부장관/지난달 30일) : "이희호 여사님께서 가급적 7월 안에 방문하고 싶어하는 것을 북측에 알렸고, 북측은 충분히 그 뜻을 알았고 상부에 보고하고 다시 연락해서 곧 만납시다, 그렇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큰 이희호 여사의 북한 방문은 향후 남북관계의 향방을 가를 큰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지금의 교착 상태를 타개할 단초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기댑니다.

여기에 날로 악화되고 있는 북한의 가뭄 피해 지원을 포함해,8.15 광복 70주년을 앞둔 정부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도 변수입니다.

<인터뷰> 한동호(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연구위원) :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압박을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이런 압박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 주도권을 주고,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인도주의적 정신을 중심으로 해서 취약계층에 대한 구호를 더 강조한다면 남북관계에 대한 열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최소한의 관리가 필요하지만 대범하게 북한에 접근할 수 있는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어떤 민간단체 이런 활동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열어주고 지원해주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미국과 쿠바의 수교로 냉전의 마지막 유물로 전락한 북한.

광복 70주년과 분단 70주년의 반환점을 돌고도 기 싸움만 이어가는 남과 북.

새로운 남북관계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명분보다는 실리를 쫓는 보다 과감하고 주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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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04 08:29:46
    • 수정2015-07-05 15: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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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7월 첫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를 점검하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지난 주, 서울에 문을 연 북한 인권사무소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사실상 대화 단절을 선언하면서 그동안 추진돼온 각종 민간 교류사업도 큰 차질을 빚고 있는데요.

이번 주 <이슈 앤 한반도>에서는 북한 인권 사무소 개소의 의미와 파장, 향후 남북관계의 주요 변수들을 송지현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10만 명을 수용하는 평양 김일성 경기장이 주민들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6.25전쟁 65주년을 맞아 열린 평양시 군중대회입니다.

<녹취> "오늘 또다시 우리 민족을 핵전쟁, 생화학전의 참화 속에 몰아 넣으려고 발광하는 미제 침략자들을 치솟는 증오와 천백 배 복수의 의지를 안고 준렬히 단절 규탄합니다."

이어진 군중 시위에서는 미국은 물론 우리 정부를 위협하는 각종 구호들이 쏟아졌습니다.

이틀 뒤 서해 NLL 인근에서 진행된 우리 군의 해상 기동훈련.

<녹취> "적정(적 함정) 레이더 상 컨택(접촉)! NLL로 지속 접근 중!"

가상의 적 함정이 NLL을 침범하자 76밀리 함포가 일제히 불을 뿜습니다.

2차 연평해전 13주년을 맞아 실시된 이번 훈련에는, 특히 전사자들의 이름을 딴 6척의 유도탄 고속함이 모두 출동해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최근 더 경색된 남북관계와 군사적 긴장 상황을 반영하는 장면들입니다.

가뜩이나 경색돼있던 남북관계가 최근 더욱 악화된 데는 북한인권사무소의 서울 개소가 악재로 작용한 측면이 큽니다.

지난해 국제무대에서 진행된 유엔과 북한의 인권 대립이 남북한으로 옮겨온 분위기인데요.

북한은 특히, 인권사무소 개소를 중대한 정치적 도발로 간주해 연일 비난과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달 23일 서울에 문을 유엔의 북한 인권사무소.

유엔의 권고에 따라 설치된 북한 인권사무소는 앞으로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책임자를 기소하는 데 필요한 증거 자료를 수집하게 됩니다.

<녹취> 자이드(유엔 인권최고대표) : "우리는 향후 (북한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 소재의 근거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울 설치라는 상징성을 넘어 북한의 인권을 최일선에서 감시하는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는 겁니다.

인권사무소가 문을 열자 대북인권단체들은 먼저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에 대한 공식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악명높은 요덕 수용소의 수감자 181명의 명단을 공개하며 소재파악을 요청했습니다.

<녹취> 정광일(북한 정치범수용소 피해자 가족협회 대표) : "도주 기도로 총살당한 사람이 있습니다. 저를 석방시켜 준 서림천 구역에 근무하고 있던 보위원들이 전부 행방불명됐습니다."

<녹취> 권은경(‘북한 반인도 범죄 철폐 국제연대 사무국장) : "181명의 행방과 그리고 이 사람들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수용소가 어떤 형태에서 존재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답변해야 합니다."

수감자 명단을 직접 작성한 탈북자 장광일 씨는 북한이 증거 인멸을 위해 자신이 3년간 수감됐던 수용시설을 아예 없애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정광일(북한 정치범 수용소 피해자 가족협회 대표) : "작년 5월에 찍은 위성사진을 확인해보니까 제가 있던 서림천 구역을 완전히 없애버렸더라고요. 집이 있던 터를 아예 다 부셔버리고 나무까지 식수를 한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흔적 자체를 지워버린 거죠. 그러면 거기 수감됐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겠습니까? 다른 곳으로 다 이송됐겠죠. 국제사회에서 이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 가있는가 확인해보면 북한이 나중에 더는 피할 길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도 2000년대 들어 북한 주민 천 3백80여 명이 공개 처형됐다는 내용 등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을 총망라한 인권백서를 발표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권은경('북한 반인도 범죄 철폐 국제연대' 사무국장) : "정치범 수용소는 그야말로 모든 인권 유린이 총집산 되어있는 하나의 체계라고 보시면 되고, 그 외의 일상생활에서도 인권유린이 아주 범람해 있는거죠. 아주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권리에서부터 고차원적인 그런 종교, 또는 사상의 표현의 자유까지 모든 방면에서 사회 모든 범주에서 철저하게 인권 유린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북한인권사무소 개소에 이어 어제는 유럽의회 차원의 북한 인권 청문회가 열리는 등 지난해에 이어 대북 인권 압박이 갈수록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녹취> 지난달 25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 : "유엔 북인권사무소라는 화근을 남조선 땅에 끌어들인 것으로 하여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만회할 수도 수습할 수도 없는 파국에로 치닫게 되었다. 남조선 괴뢰 패당은 이제는 말로 할 때는 지나갔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북한의 반발은 예상보다 거셉니다.

불과 일주일 전 이른바 ‘공화국 성명’을 통해 대화 공세를 펴던 북한이 인권사무소 설치를 계기로 사실상의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나선 겁니다.

<녹취>김정혁(北 대학생) :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다 나오지 않습니다. 속담에 망둥이가 뛰면 꼴뚜기도 뛴다고 괴뢰들이야말로 민족의 넋과 피까지 깡그리 외세에 바친 매국 반역의 무리들입니다.”

억류 중인 우리 국민 김국기, 최춘길 씨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데 이어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불참 카드도 꺼내 들었습니다.

<인터뷰>한동호(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연구위원) : "북한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체제의 정통성과 같이 연결을 시켜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때 북한 최고 존엄을 건드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 차원의 문제라며 북한의 반발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임병철(통일부 대변인) : "일단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측을 비난하거나, 또 인권사무소를 개소했다고 막말할 것이 아니고 그것은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인권 개선을 위해서 유엔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최근 고조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한민구(국방부 장관) :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매우 엄중합니다. 북한은 전례 없는 공포 정치와 서해 NLL, DMZ 등에서의 군사 활동 강화 등 한반도는 물론 역내 안보에도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당국간 대화는 물론 광복 70주년을 맞아 기대를 모았던 민간 교류까지 모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채 우선 민간 부문 교류라도 활성화하자는 입장인데요.

북한은 민간 교류마저 사실상 거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화려하게 막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큰 기대를 모았던 북한의 참가는 끝내 무산됐습니다.

인권사무소 개소를 문제 삼아 북한이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광주 U 대회 뿐 아니라 민간 차원의 각종 교류 행사들도 논의 자체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특히, 6.15 공동행사가 무산된 데 이어 광복 70주년을 맞아 준비 중인 8.15 남북 공동행사 역시 북한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인권 문제 제기 자체가 그런 측면에서 자신들의 체제를 정복하고 결국 흡수통일하려는 시도라는 어떤 인식, 이런 데서 이제 강한 반발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보고..이게 북쪽의 입장이라고 보면 대외적으로 유연하게 나오면서 대화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들, 이게 당분간 지속되지 않겠는가 싶은 생각을 하고.."

<녹취> 김성재(前 문화부장관/지난달 30일) : "이희호 여사님께서 가급적 7월 안에 방문하고 싶어하는 것을 북측에 알렸고, 북측은 충분히 그 뜻을 알았고 상부에 보고하고 다시 연락해서 곧 만납시다, 그렇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큰 이희호 여사의 북한 방문은 향후 남북관계의 향방을 가를 큰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지금의 교착 상태를 타개할 단초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기댑니다.

여기에 날로 악화되고 있는 북한의 가뭄 피해 지원을 포함해,8.15 광복 70주년을 앞둔 정부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도 변수입니다.

<인터뷰> 한동호(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연구위원) :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압박을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이런 압박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 주도권을 주고,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인도주의적 정신을 중심으로 해서 취약계층에 대한 구호를 더 강조한다면 남북관계에 대한 열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최소한의 관리가 필요하지만 대범하게 북한에 접근할 수 있는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어떤 민간단체 이런 활동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열어주고 지원해주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미국과 쿠바의 수교로 냉전의 마지막 유물로 전락한 북한.

광복 70주년과 분단 70주년의 반환점을 돌고도 기 싸움만 이어가는 남과 북.

새로운 남북관계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명분보다는 실리를 쫓는 보다 과감하고 주도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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