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고장’ 스크린도어 안전한가?
입력 2015.07.05 (23:34)
수정 2015.07.06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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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녹취> 김태훈(서울도시철도노조) : "처음 도입했을 때 비용과 효율을 우선시하다보니까 안전이 뒷전으로 밀린 거죠"
<녹취> "지하철에 타려던 80대 노인이 승강장 안전문,이른바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어 숨졌습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기관사(음성변조) : "추락사고는 많이 줄었으나 다른 안전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요"
<오프닝>
출근 시간대 한 지하철역 승강장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밀고 밀리는 건 다반삽니다.
하지만 전동차가 들어오기 전 선로에 떨어질 염려는 없습니다.
바로 이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기 때문인데요, 스크린도어 설치 이후 선로 투신사고도 크게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 스크린도어가 잦은 고장에다 오작동으로 또 다른 사고를 부르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하루 평균 720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9호선까지 308개 모든 역의 승강장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휴생(서울도시철도공사 안전지원센터장 ) : "(스크린도어는)2005년도부터 설치를 시작해서 2009년도 12월 말에 완공했습니다. 본격 가동은 2010년부터 했고요."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해마다 50건이 넘던 서울 지하철의 투신과 추락 사고는 스크린도어가 100% 설치된 2010년 이후엔 모두 4건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임나경(회사원) : "출근할 때는 스크린도어가 없는 역에서 타고 환승할 때는 (스크린도어가) 있는 역에서 타거든요. 아무래도 이게 있으면 안전한 마음이 들기도 해서..."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서 투신과 추락사고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했던 또 다른 사고를 불러왔습니다.
도입 초기인 2009년, 마무리 공사를 위해 열려 있던 스크린도어와 차량 사이에 승객이 끼여 숨졌습니다.
2010년에도 50대 남성이 공사 중이던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여 크게 다쳤습니다.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초기에 일어난 사고들은 주로 승객 부주의로 인한 안전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사고의 원인이 좀 더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80대 여성이 스크린도어에 끼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여성은 닫히는 전동차 문에 등산용 지팡이를 집어넣었다가 열차가 출발하면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 규정대로라면 출발해선 안됐지만 승무원은 흔한 오작동이라고 판단하고 그냥 열차를 출발시킨 겁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관계자(사고 당시/음성변조) : "차장이 버저를 눌러서 가자고 하니까 기관사도 빨간불이 들어온 걸 확인했는데도 불구하고 차장이 의례적인 사고로 판단하고 가자고 한 모양이다…"
승객이 잘못한 측면도 있지만 승무원이 규정을 지켰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사고.
하지만 승무원들은 출발 지연 대한 압박감과 잦은 스크린도어 고장으로 규정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전동차가 지하철역에 멈추면 차장은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닫히는 현황을 확인합니다.
동시에 승강장 CCTV화면을 통해 승객이나 물건이 전동차 문이나 스크린도어에 끼인 경우는 없는지 확인하고...
비로소 문을 닫고 다음 역으로 출발합니다.
정차에서 출발까지 30초 남짓한 시간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해야합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기관사(음성변조) : "(한 승강장의)스크린도어문이 40개입니다. 역간 보통 30초 내외에 승객 취급을 해야되는데요, 한 개의 스크린도어가 고장남으로써 다시 원위치시키는 과정들이 몇 십초 지나버리면 열차는 당연히 지연될 수밖에 없는 거고요."
지난해 5월 일어난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 사고.
신호 오류를 파악하고도 제대로 조처를 취하지 않아 일어난 사고로 결론났지만 스크린도어 고장도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선행 열차의 기관사가 상왕십리역에서 스크린도어 고장으로 1분 30초 정도 출발이 지연됐지만 관제소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스크린도어 고장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 걸까?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의 경우 2013년 2천4백여 건, 2014년 2천8백여 건 올해는 4월까지 980여 건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루 평균 6.6건에서 7.8건, 8.2건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한 역에서 매달 평균 8.1건의 고장이 일어난 셈입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스크린도어) 센서는 외부 환경에 노출이 심하면 상당히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자외선이라든지 눈비 등 외부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까 장애신고가 많이 들어온 게 사실입니다. 그런 것을 다 포함해서 부품 노후화 부분도 있고요."
그런데 서울메트로측이 밝힌 스크린도어 고장엔 일시적인 오작동은 제외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고장은 정의가 부품을 교체해야 되거나 부품을 조정해야 되거나 그런 경우를 고장으로 정의를 내리고요. 그 중에는 일시적인 오작동 같은 경우는 고장으로 (집계 안 하는?) 그렇죠. 맞습니다."
네티즌들이 스크린도어 고장이라며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놓은 동영상들입니다.
<녹취> "삑~삑~ 스크린도어 안쪽으로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전동차 문은 열렸지만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아 차량이 그냥 출발하는가 하면...
전동차가 출발하자 갑자기 스크린도어가 열리기도 합니다.
전동차 문은 닫혔는데 스크린도어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기준으로 보면 점검 뒤에 부품에 문제가 없을 경우 일시적인 오작동일 뿐 고장으로 집계되진 않습니다.
<인터뷰> 한성규(서울지하철노조 사무국장) : "고장으로 잡히는 것 외에 우리 승무원들이 경험하는 오작동 장애 사례는 훨씬 많습니다. 그런 것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다 보니까 사람이 끼어서 스크린도어가 안 닫히는 경우도 오작동 사례가 자주 있다 보니까 오판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거죠."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아도 전동차가 출발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사고를 부를 수 있습니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5,6,7,8호선과 2호선은 승강장의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으면 전동차의 운행이 자동으로 중단됩니다.
하지만 1호선과 3호선, 4호선은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도 전동차 출입문만 닫히면 열차가 출발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한성규(서울지하철노조 사무국장) :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으면 (전동차가) 출발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면 (이수역) 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시스템 교체에 드는 비용입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서울메트로에서 국비로 요청을 하려고 그럽니다. 그러는데 예산이 너무 많이 소요됩니다. 한 70억 정도 드는데 그걸 이번 하반기 때 추경이나 내년 예산에 반영해서 설치를 하려고 그럽니다."
스크린도어의 고장과 오작동이 잦은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최저낙찰제의 폐해가 거론됩니다.
1호선에서 4호선까지 스크린도어 제작에 참여한 업체는 5곳.
취재진이 입수한 스크린도어 장애 현황을 보면 한 소규모 업체의 장애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이영수(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 "(스크린도어를) 몇 개 역 단위로 발주를 했고요, 업체 선정에 있어 최저낙찰제를 하다 보니까 업체의 기술력이라든지 안전성 검사가 제대로 안 되면서 무분별하게 건설이 됐고요, 서울시 입장에서도 빨리 건설해라고 독촉을 하면서 서울메트로 측에서도 제대로 검증을 못하면서 시공을 했던 것 같습니다."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는 스크린도어 유지 보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수(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좀 더 종합적으로 관리가 되야 하는데 아무래도 외주 직원들은 책임성이 약하고 기술력이 부족하다 보니까 자기가 맡은 부분만 하 다 보니까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거죠"
철도기술연구원의 서울메트로 안전점검 보고섭니다.
스크린도어의 중장기적인 유지보수와 보완 계획은 서울메트로의 해당 업무로 판단된다며 개선 검토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서울메트로는 유지 보수는 계속 외주에 맡기되, 서울메트로 전직자를 90명에서 38명으로 줄이고 자체 채용 35명에서 87명으로 늘려 전문 기술인력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이 3년인데 5월 30일 계약이 끝나고 다시 6월 1일자로 신규 계약합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44일간 천막 농성을 벌였습니다.
<녹취> "안전 인력 확보하고 시민 안전 지켜내자!!!"
노조는 신호 설비 업무와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분리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섭(서울도시철도노조 기술본부 사무국장) : "신호업무는 신호업무, 스크린도어 업무는 스크린도어 업무대로 따로 분리를 하면서 운영해야 전문화가 되고 사고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스크린도어가 일반 구조물이 아니라 안전 시설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스크린도어 전담 부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의 지하철과 국철의 스크린도어 설치율은 69%.
올해 초 도시철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돼 국고 지원이 60%로 늘면서 스크린도어 설치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고장을 줄이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전 사고의 위험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김태훈(서울도시철도노조) : "처음 도입했을 때 비용과 효율을 우선시하다보니까 안전이 뒷전으로 밀린 거죠"
<녹취> "지하철에 타려던 80대 노인이 승강장 안전문,이른바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어 숨졌습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기관사(음성변조) : "추락사고는 많이 줄었으나 다른 안전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요"
<오프닝>
출근 시간대 한 지하철역 승강장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밀고 밀리는 건 다반삽니다.
하지만 전동차가 들어오기 전 선로에 떨어질 염려는 없습니다.
바로 이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기 때문인데요, 스크린도어 설치 이후 선로 투신사고도 크게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 스크린도어가 잦은 고장에다 오작동으로 또 다른 사고를 부르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하루 평균 720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9호선까지 308개 모든 역의 승강장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휴생(서울도시철도공사 안전지원센터장 ) : "(스크린도어는)2005년도부터 설치를 시작해서 2009년도 12월 말에 완공했습니다. 본격 가동은 2010년부터 했고요."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해마다 50건이 넘던 서울 지하철의 투신과 추락 사고는 스크린도어가 100% 설치된 2010년 이후엔 모두 4건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임나경(회사원) : "출근할 때는 스크린도어가 없는 역에서 타고 환승할 때는 (스크린도어가) 있는 역에서 타거든요. 아무래도 이게 있으면 안전한 마음이 들기도 해서..."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서 투신과 추락사고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했던 또 다른 사고를 불러왔습니다.
도입 초기인 2009년, 마무리 공사를 위해 열려 있던 스크린도어와 차량 사이에 승객이 끼여 숨졌습니다.
2010년에도 50대 남성이 공사 중이던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여 크게 다쳤습니다.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초기에 일어난 사고들은 주로 승객 부주의로 인한 안전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사고의 원인이 좀 더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80대 여성이 스크린도어에 끼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여성은 닫히는 전동차 문에 등산용 지팡이를 집어넣었다가 열차가 출발하면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 규정대로라면 출발해선 안됐지만 승무원은 흔한 오작동이라고 판단하고 그냥 열차를 출발시킨 겁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관계자(사고 당시/음성변조) : "차장이 버저를 눌러서 가자고 하니까 기관사도 빨간불이 들어온 걸 확인했는데도 불구하고 차장이 의례적인 사고로 판단하고 가자고 한 모양이다…"
승객이 잘못한 측면도 있지만 승무원이 규정을 지켰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사고.
하지만 승무원들은 출발 지연 대한 압박감과 잦은 스크린도어 고장으로 규정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전동차가 지하철역에 멈추면 차장은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닫히는 현황을 확인합니다.
동시에 승강장 CCTV화면을 통해 승객이나 물건이 전동차 문이나 스크린도어에 끼인 경우는 없는지 확인하고...
비로소 문을 닫고 다음 역으로 출발합니다.
정차에서 출발까지 30초 남짓한 시간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해야합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기관사(음성변조) : "(한 승강장의)스크린도어문이 40개입니다. 역간 보통 30초 내외에 승객 취급을 해야되는데요, 한 개의 스크린도어가 고장남으로써 다시 원위치시키는 과정들이 몇 십초 지나버리면 열차는 당연히 지연될 수밖에 없는 거고요."
지난해 5월 일어난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 사고.
신호 오류를 파악하고도 제대로 조처를 취하지 않아 일어난 사고로 결론났지만 스크린도어 고장도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선행 열차의 기관사가 상왕십리역에서 스크린도어 고장으로 1분 30초 정도 출발이 지연됐지만 관제소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스크린도어 고장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 걸까?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의 경우 2013년 2천4백여 건, 2014년 2천8백여 건 올해는 4월까지 980여 건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루 평균 6.6건에서 7.8건, 8.2건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한 역에서 매달 평균 8.1건의 고장이 일어난 셈입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스크린도어) 센서는 외부 환경에 노출이 심하면 상당히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자외선이라든지 눈비 등 외부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까 장애신고가 많이 들어온 게 사실입니다. 그런 것을 다 포함해서 부품 노후화 부분도 있고요."
그런데 서울메트로측이 밝힌 스크린도어 고장엔 일시적인 오작동은 제외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고장은 정의가 부품을 교체해야 되거나 부품을 조정해야 되거나 그런 경우를 고장으로 정의를 내리고요. 그 중에는 일시적인 오작동 같은 경우는 고장으로 (집계 안 하는?) 그렇죠. 맞습니다."
네티즌들이 스크린도어 고장이라며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놓은 동영상들입니다.
<녹취> "삑~삑~ 스크린도어 안쪽으로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전동차 문은 열렸지만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아 차량이 그냥 출발하는가 하면...
전동차가 출발하자 갑자기 스크린도어가 열리기도 합니다.
전동차 문은 닫혔는데 스크린도어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기준으로 보면 점검 뒤에 부품에 문제가 없을 경우 일시적인 오작동일 뿐 고장으로 집계되진 않습니다.
<인터뷰> 한성규(서울지하철노조 사무국장) : "고장으로 잡히는 것 외에 우리 승무원들이 경험하는 오작동 장애 사례는 훨씬 많습니다. 그런 것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다 보니까 사람이 끼어서 스크린도어가 안 닫히는 경우도 오작동 사례가 자주 있다 보니까 오판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거죠."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아도 전동차가 출발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사고를 부를 수 있습니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5,6,7,8호선과 2호선은 승강장의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으면 전동차의 운행이 자동으로 중단됩니다.
하지만 1호선과 3호선, 4호선은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도 전동차 출입문만 닫히면 열차가 출발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한성규(서울지하철노조 사무국장) :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으면 (전동차가) 출발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면 (이수역) 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시스템 교체에 드는 비용입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서울메트로에서 국비로 요청을 하려고 그럽니다. 그러는데 예산이 너무 많이 소요됩니다. 한 70억 정도 드는데 그걸 이번 하반기 때 추경이나 내년 예산에 반영해서 설치를 하려고 그럽니다."
스크린도어의 고장과 오작동이 잦은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최저낙찰제의 폐해가 거론됩니다.
1호선에서 4호선까지 스크린도어 제작에 참여한 업체는 5곳.
취재진이 입수한 스크린도어 장애 현황을 보면 한 소규모 업체의 장애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이영수(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 "(스크린도어를) 몇 개 역 단위로 발주를 했고요, 업체 선정에 있어 최저낙찰제를 하다 보니까 업체의 기술력이라든지 안전성 검사가 제대로 안 되면서 무분별하게 건설이 됐고요, 서울시 입장에서도 빨리 건설해라고 독촉을 하면서 서울메트로 측에서도 제대로 검증을 못하면서 시공을 했던 것 같습니다."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는 스크린도어 유지 보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수(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좀 더 종합적으로 관리가 되야 하는데 아무래도 외주 직원들은 책임성이 약하고 기술력이 부족하다 보니까 자기가 맡은 부분만 하 다 보니까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거죠"
철도기술연구원의 서울메트로 안전점검 보고섭니다.
스크린도어의 중장기적인 유지보수와 보완 계획은 서울메트로의 해당 업무로 판단된다며 개선 검토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서울메트로는 유지 보수는 계속 외주에 맡기되, 서울메트로 전직자를 90명에서 38명으로 줄이고 자체 채용 35명에서 87명으로 늘려 전문 기술인력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이 3년인데 5월 30일 계약이 끝나고 다시 6월 1일자로 신규 계약합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44일간 천막 농성을 벌였습니다.
<녹취> "안전 인력 확보하고 시민 안전 지켜내자!!!"
노조는 신호 설비 업무와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분리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섭(서울도시철도노조 기술본부 사무국장) : "신호업무는 신호업무, 스크린도어 업무는 스크린도어 업무대로 따로 분리를 하면서 운영해야 전문화가 되고 사고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스크린도어가 일반 구조물이 아니라 안전 시설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스크린도어 전담 부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의 지하철과 국철의 스크린도어 설치율은 69%.
올해 초 도시철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돼 국고 지원이 60%로 늘면서 스크린도어 설치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고장을 줄이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전 사고의 위험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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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툭하면 고장’ 스크린도어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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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7-05 23:45:30
- 수정2015-07-06 00:53:11

<프롤로그>
<녹취> 김태훈(서울도시철도노조) : "처음 도입했을 때 비용과 효율을 우선시하다보니까 안전이 뒷전으로 밀린 거죠"
<녹취> "지하철에 타려던 80대 노인이 승강장 안전문,이른바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어 숨졌습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기관사(음성변조) : "추락사고는 많이 줄었으나 다른 안전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요"
<오프닝>
출근 시간대 한 지하철역 승강장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밀고 밀리는 건 다반삽니다.
하지만 전동차가 들어오기 전 선로에 떨어질 염려는 없습니다.
바로 이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기 때문인데요, 스크린도어 설치 이후 선로 투신사고도 크게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 스크린도어가 잦은 고장에다 오작동으로 또 다른 사고를 부르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하루 평균 720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9호선까지 308개 모든 역의 승강장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휴생(서울도시철도공사 안전지원센터장 ) : "(스크린도어는)2005년도부터 설치를 시작해서 2009년도 12월 말에 완공했습니다. 본격 가동은 2010년부터 했고요."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해마다 50건이 넘던 서울 지하철의 투신과 추락 사고는 스크린도어가 100% 설치된 2010년 이후엔 모두 4건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임나경(회사원) : "출근할 때는 스크린도어가 없는 역에서 타고 환승할 때는 (스크린도어가) 있는 역에서 타거든요. 아무래도 이게 있으면 안전한 마음이 들기도 해서..."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서 투신과 추락사고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했던 또 다른 사고를 불러왔습니다.
도입 초기인 2009년, 마무리 공사를 위해 열려 있던 스크린도어와 차량 사이에 승객이 끼여 숨졌습니다.
2010년에도 50대 남성이 공사 중이던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여 크게 다쳤습니다.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초기에 일어난 사고들은 주로 승객 부주의로 인한 안전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사고의 원인이 좀 더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80대 여성이 스크린도어에 끼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여성은 닫히는 전동차 문에 등산용 지팡이를 집어넣었다가 열차가 출발하면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 규정대로라면 출발해선 안됐지만 승무원은 흔한 오작동이라고 판단하고 그냥 열차를 출발시킨 겁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관계자(사고 당시/음성변조) : "차장이 버저를 눌러서 가자고 하니까 기관사도 빨간불이 들어온 걸 확인했는데도 불구하고 차장이 의례적인 사고로 판단하고 가자고 한 모양이다…"
승객이 잘못한 측면도 있지만 승무원이 규정을 지켰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사고.
하지만 승무원들은 출발 지연 대한 압박감과 잦은 스크린도어 고장으로 규정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전동차가 지하철역에 멈추면 차장은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닫히는 현황을 확인합니다.
동시에 승강장 CCTV화면을 통해 승객이나 물건이 전동차 문이나 스크린도어에 끼인 경우는 없는지 확인하고...
비로소 문을 닫고 다음 역으로 출발합니다.
정차에서 출발까지 30초 남짓한 시간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해야합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기관사(음성변조) : "(한 승강장의)스크린도어문이 40개입니다. 역간 보통 30초 내외에 승객 취급을 해야되는데요, 한 개의 스크린도어가 고장남으로써 다시 원위치시키는 과정들이 몇 십초 지나버리면 열차는 당연히 지연될 수밖에 없는 거고요."
지난해 5월 일어난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 사고.
신호 오류를 파악하고도 제대로 조처를 취하지 않아 일어난 사고로 결론났지만 스크린도어 고장도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선행 열차의 기관사가 상왕십리역에서 스크린도어 고장으로 1분 30초 정도 출발이 지연됐지만 관제소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스크린도어 고장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 걸까?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의 경우 2013년 2천4백여 건, 2014년 2천8백여 건 올해는 4월까지 980여 건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루 평균 6.6건에서 7.8건, 8.2건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한 역에서 매달 평균 8.1건의 고장이 일어난 셈입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스크린도어) 센서는 외부 환경에 노출이 심하면 상당히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자외선이라든지 눈비 등 외부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까 장애신고가 많이 들어온 게 사실입니다. 그런 것을 다 포함해서 부품 노후화 부분도 있고요."
그런데 서울메트로측이 밝힌 스크린도어 고장엔 일시적인 오작동은 제외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고장은 정의가 부품을 교체해야 되거나 부품을 조정해야 되거나 그런 경우를 고장으로 정의를 내리고요. 그 중에는 일시적인 오작동 같은 경우는 고장으로 (집계 안 하는?) 그렇죠. 맞습니다."
네티즌들이 스크린도어 고장이라며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놓은 동영상들입니다.
<녹취> "삑~삑~ 스크린도어 안쪽으로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전동차 문은 열렸지만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아 차량이 그냥 출발하는가 하면...
전동차가 출발하자 갑자기 스크린도어가 열리기도 합니다.
전동차 문은 닫혔는데 스크린도어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기준으로 보면 점검 뒤에 부품에 문제가 없을 경우 일시적인 오작동일 뿐 고장으로 집계되진 않습니다.
<인터뷰> 한성규(서울지하철노조 사무국장) : "고장으로 잡히는 것 외에 우리 승무원들이 경험하는 오작동 장애 사례는 훨씬 많습니다. 그런 것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다 보니까 사람이 끼어서 스크린도어가 안 닫히는 경우도 오작동 사례가 자주 있다 보니까 오판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거죠."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아도 전동차가 출발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사고를 부를 수 있습니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5,6,7,8호선과 2호선은 승강장의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으면 전동차의 운행이 자동으로 중단됩니다.
하지만 1호선과 3호선, 4호선은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도 전동차 출입문만 닫히면 열차가 출발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한성규(서울지하철노조 사무국장) :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으면 (전동차가) 출발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면 (이수역) 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시스템 교체에 드는 비용입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서울메트로에서 국비로 요청을 하려고 그럽니다. 그러는데 예산이 너무 많이 소요됩니다. 한 70억 정도 드는데 그걸 이번 하반기 때 추경이나 내년 예산에 반영해서 설치를 하려고 그럽니다."
스크린도어의 고장과 오작동이 잦은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최저낙찰제의 폐해가 거론됩니다.
1호선에서 4호선까지 스크린도어 제작에 참여한 업체는 5곳.
취재진이 입수한 스크린도어 장애 현황을 보면 한 소규모 업체의 장애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이영수(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 "(스크린도어를) 몇 개 역 단위로 발주를 했고요, 업체 선정에 있어 최저낙찰제를 하다 보니까 업체의 기술력이라든지 안전성 검사가 제대로 안 되면서 무분별하게 건설이 됐고요, 서울시 입장에서도 빨리 건설해라고 독촉을 하면서 서울메트로 측에서도 제대로 검증을 못하면서 시공을 했던 것 같습니다."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는 스크린도어 유지 보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수(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좀 더 종합적으로 관리가 되야 하는데 아무래도 외주 직원들은 책임성이 약하고 기술력이 부족하다 보니까 자기가 맡은 부분만 하 다 보니까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거죠"
철도기술연구원의 서울메트로 안전점검 보고섭니다.
스크린도어의 중장기적인 유지보수와 보완 계획은 서울메트로의 해당 업무로 판단된다며 개선 검토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서울메트로는 유지 보수는 계속 외주에 맡기되, 서울메트로 전직자를 90명에서 38명으로 줄이고 자체 채용 35명에서 87명으로 늘려 전문 기술인력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이 3년인데 5월 30일 계약이 끝나고 다시 6월 1일자로 신규 계약합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44일간 천막 농성을 벌였습니다.
<녹취> "안전 인력 확보하고 시민 안전 지켜내자!!!"
노조는 신호 설비 업무와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분리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섭(서울도시철도노조 기술본부 사무국장) : "신호업무는 신호업무, 스크린도어 업무는 스크린도어 업무대로 따로 분리를 하면서 운영해야 전문화가 되고 사고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스크린도어가 일반 구조물이 아니라 안전 시설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스크린도어 전담 부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의 지하철과 국철의 스크린도어 설치율은 69%.
올해 초 도시철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돼 국고 지원이 60%로 늘면서 스크린도어 설치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고장을 줄이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전 사고의 위험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김태훈(서울도시철도노조) : "처음 도입했을 때 비용과 효율을 우선시하다보니까 안전이 뒷전으로 밀린 거죠"
<녹취> "지하철에 타려던 80대 노인이 승강장 안전문,이른바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어 숨졌습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기관사(음성변조) : "추락사고는 많이 줄었으나 다른 안전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요"
<오프닝>
출근 시간대 한 지하철역 승강장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밀고 밀리는 건 다반삽니다.
하지만 전동차가 들어오기 전 선로에 떨어질 염려는 없습니다.
바로 이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기 때문인데요, 스크린도어 설치 이후 선로 투신사고도 크게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 스크린도어가 잦은 고장에다 오작동으로 또 다른 사고를 부르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하루 평균 720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9호선까지 308개 모든 역의 승강장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휴생(서울도시철도공사 안전지원센터장 ) : "(스크린도어는)2005년도부터 설치를 시작해서 2009년도 12월 말에 완공했습니다. 본격 가동은 2010년부터 했고요."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해마다 50건이 넘던 서울 지하철의 투신과 추락 사고는 스크린도어가 100% 설치된 2010년 이후엔 모두 4건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임나경(회사원) : "출근할 때는 스크린도어가 없는 역에서 타고 환승할 때는 (스크린도어가) 있는 역에서 타거든요. 아무래도 이게 있으면 안전한 마음이 들기도 해서..."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서 투신과 추락사고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했던 또 다른 사고를 불러왔습니다.
도입 초기인 2009년, 마무리 공사를 위해 열려 있던 스크린도어와 차량 사이에 승객이 끼여 숨졌습니다.
2010년에도 50대 남성이 공사 중이던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여 크게 다쳤습니다.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초기에 일어난 사고들은 주로 승객 부주의로 인한 안전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사고의 원인이 좀 더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80대 여성이 스크린도어에 끼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여성은 닫히는 전동차 문에 등산용 지팡이를 집어넣었다가 열차가 출발하면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 규정대로라면 출발해선 안됐지만 승무원은 흔한 오작동이라고 판단하고 그냥 열차를 출발시킨 겁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관계자(사고 당시/음성변조) : "차장이 버저를 눌러서 가자고 하니까 기관사도 빨간불이 들어온 걸 확인했는데도 불구하고 차장이 의례적인 사고로 판단하고 가자고 한 모양이다…"
승객이 잘못한 측면도 있지만 승무원이 규정을 지켰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사고.
하지만 승무원들은 출발 지연 대한 압박감과 잦은 스크린도어 고장으로 규정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전동차가 지하철역에 멈추면 차장은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닫히는 현황을 확인합니다.
동시에 승강장 CCTV화면을 통해 승객이나 물건이 전동차 문이나 스크린도어에 끼인 경우는 없는지 확인하고...
비로소 문을 닫고 다음 역으로 출발합니다.
정차에서 출발까지 30초 남짓한 시간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해야합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기관사(음성변조) : "(한 승강장의)스크린도어문이 40개입니다. 역간 보통 30초 내외에 승객 취급을 해야되는데요, 한 개의 스크린도어가 고장남으로써 다시 원위치시키는 과정들이 몇 십초 지나버리면 열차는 당연히 지연될 수밖에 없는 거고요."
지난해 5월 일어난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 사고.
신호 오류를 파악하고도 제대로 조처를 취하지 않아 일어난 사고로 결론났지만 스크린도어 고장도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선행 열차의 기관사가 상왕십리역에서 스크린도어 고장으로 1분 30초 정도 출발이 지연됐지만 관제소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스크린도어 고장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 걸까?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의 경우 2013년 2천4백여 건, 2014년 2천8백여 건 올해는 4월까지 980여 건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루 평균 6.6건에서 7.8건, 8.2건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한 역에서 매달 평균 8.1건의 고장이 일어난 셈입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스크린도어) 센서는 외부 환경에 노출이 심하면 상당히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자외선이라든지 눈비 등 외부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까 장애신고가 많이 들어온 게 사실입니다. 그런 것을 다 포함해서 부품 노후화 부분도 있고요."
그런데 서울메트로측이 밝힌 스크린도어 고장엔 일시적인 오작동은 제외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고장은 정의가 부품을 교체해야 되거나 부품을 조정해야 되거나 그런 경우를 고장으로 정의를 내리고요. 그 중에는 일시적인 오작동 같은 경우는 고장으로 (집계 안 하는?) 그렇죠. 맞습니다."
네티즌들이 스크린도어 고장이라며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놓은 동영상들입니다.
<녹취> "삑~삑~ 스크린도어 안쪽으로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전동차 문은 열렸지만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아 차량이 그냥 출발하는가 하면...
전동차가 출발하자 갑자기 스크린도어가 열리기도 합니다.
전동차 문은 닫혔는데 스크린도어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기준으로 보면 점검 뒤에 부품에 문제가 없을 경우 일시적인 오작동일 뿐 고장으로 집계되진 않습니다.
<인터뷰> 한성규(서울지하철노조 사무국장) : "고장으로 잡히는 것 외에 우리 승무원들이 경험하는 오작동 장애 사례는 훨씬 많습니다. 그런 것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다 보니까 사람이 끼어서 스크린도어가 안 닫히는 경우도 오작동 사례가 자주 있다 보니까 오판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거죠."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아도 전동차가 출발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사고를 부를 수 있습니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5,6,7,8호선과 2호선은 승강장의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으면 전동차의 운행이 자동으로 중단됩니다.
하지만 1호선과 3호선, 4호선은 스크린도어가 열려 있어도 전동차 출입문만 닫히면 열차가 출발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한성규(서울지하철노조 사무국장) :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으면 (전동차가) 출발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면 (이수역) 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시스템 교체에 드는 비용입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서울메트로에서 국비로 요청을 하려고 그럽니다. 그러는데 예산이 너무 많이 소요됩니다. 한 70억 정도 드는데 그걸 이번 하반기 때 추경이나 내년 예산에 반영해서 설치를 하려고 그럽니다."
스크린도어의 고장과 오작동이 잦은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최저낙찰제의 폐해가 거론됩니다.
1호선에서 4호선까지 스크린도어 제작에 참여한 업체는 5곳.
취재진이 입수한 스크린도어 장애 현황을 보면 한 소규모 업체의 장애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이영수(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 "(스크린도어를) 몇 개 역 단위로 발주를 했고요, 업체 선정에 있어 최저낙찰제를 하다 보니까 업체의 기술력이라든지 안전성 검사가 제대로 안 되면서 무분별하게 건설이 됐고요, 서울시 입장에서도 빨리 건설해라고 독촉을 하면서 서울메트로 측에서도 제대로 검증을 못하면서 시공을 했던 것 같습니다."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는 스크린도어 유지 보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수(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좀 더 종합적으로 관리가 되야 하는데 아무래도 외주 직원들은 책임성이 약하고 기술력이 부족하다 보니까 자기가 맡은 부분만 하 다 보니까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거죠"
철도기술연구원의 서울메트로 안전점검 보고섭니다.
스크린도어의 중장기적인 유지보수와 보완 계획은 서울메트로의 해당 업무로 판단된다며 개선 검토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서울메트로는 유지 보수는 계속 외주에 맡기되, 서울메트로 전직자를 90명에서 38명으로 줄이고 자체 채용 35명에서 87명으로 늘려 전문 기술인력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렬(서울메트로 설비처장) :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이 3년인데 5월 30일 계약이 끝나고 다시 6월 1일자로 신규 계약합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44일간 천막 농성을 벌였습니다.
<녹취> "안전 인력 확보하고 시민 안전 지켜내자!!!"
노조는 신호 설비 업무와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분리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섭(서울도시철도노조 기술본부 사무국장) : "신호업무는 신호업무, 스크린도어 업무는 스크린도어 업무대로 따로 분리를 하면서 운영해야 전문화가 되고 사고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스크린도어가 일반 구조물이 아니라 안전 시설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스크린도어 전담 부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의 지하철과 국철의 스크린도어 설치율은 69%.
올해 초 도시철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돼 국고 지원이 60%로 늘면서 스크린도어 설치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고장을 줄이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전 사고의 위험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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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기자 e-gij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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