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등재 하자마자 ‘강제노역’ 놓고 갈등
입력 2015.07.06 (23:24)
수정 2015.07.0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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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앵커 : 앞서 일본 근대 산업 시설 세계 유산 등재와 관련해 조선인 강제 노역 사실을 반영하기로 했다는데 일본 정부가 딴소리하고 있습니다. 강제 노역을 인정한 건 아니라는 건데, 이 문제를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과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안녕하세요.
▷ 앵커 : 일단 등재 심사가 통과된 거죠? 이제 남은 절차가 뭔가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일단 등재가 결정된 것은 다시 뒤집을 수가 없고요. 약 3년 반에 걸친 절차를 겪게 되는데요. 먼저 2017년 12월까지는 세계유산위원회에 일본 정부가 경과보고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이 경과보고서에는 권고내용이 잘 이행됐는지를 담는 것이고요. 다음 해인 2018년 제40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게 되는데, 여기에서 일본 정부가 제출한 경과보고서를 검토하게 됩니다. 이러한 권고사항들이 잘 이루었는지 검증하는 최소한의 절차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 앵커 : 근데 일본 정부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꿨습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을 그래픽으로 준비했습니다. 'forced to work' 강제 노역을 했다고 우리는 해석을 했는데, 일본 정부는 일하게 됐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렇게 일본 정부가 해석해도 문제가 없습니까?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우리가 합의한 것은 영문이고요. 영문이 원문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영문 내용을 보면 ‘본인의 의지에 반해서’ 라는 말이 분명히 되어 있고요. 그다음에 ‘강제적인 노동이 이뤄졌다’고 했기 때문에 일본 정부나 일본 외무상이 다른 소리를 한다 하더라도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 앵커 : 그럼 일본 정부가 왜 이렇게 말을 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만약 강제 노동이란 것을 명명백백하게 인정했을 때는 그것이 국제사회의 규범으로 봤을 때 불법이기 때문에 배상이라든지 법적 책임으로 옮겨갈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본 거죠. 두 번째는 일본의 국내 정치 지형에서 보면 굉장히 우익적이고 보수적인 여론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여론을 고려한 정치적인 해석을 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바라봅니다.
▷ 앵커 : 사실 강제 노역 사실이 등재 결정문 본문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주석에 달리게 된 건데요. 일본 정부의 해석이라면 강제 노역 사실이 제대로 드러날 수 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아무래도 이번 합의 결과는 우리의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는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한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말씀하신 대로 본문이 아니라 주석에 실리게 됐다는 점. 그리고 소위 강제 노역의 주체로서 일본 정부가 명백하게 언급되지 않은 점은 한계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문맥을 봤을 때, 그리고 국제 사회의 규범으로 봤을 때 강제 노역이 이루어졌다는 해석 자체를 일본 정부가 뒤집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어떻게 보면 물타기, 희석하는 걸로 볼 수 있겠는데요. 사실 8.15 때 아베 총리의 담화 내용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많습니다. 이런 것을 본다면 우리가 큰 기대를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아베 총리 담화에 대해서는 자기의 결정을 거치지 않고 내보내겠다. 그리고 8월 15일이 아닌 좀 당겨서 이걸 내보내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봐서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역사 정책의 의미보다는 아베 총리 개인의 정치적 신념이나 역사 인식 사관을 반영한 형태의 담화가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게 될 경우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측을 하게 됩니다.
▷ 앵커 : 혹시 이런 식으로 앞으로 일본이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유산 가운데 우리와 마찰이 있을만한 것들이 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최근 사실상 문화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제주 해녀를 문화유산으로 우리가 등재 신청을 하고 있고요. 또 일본은 규슈지역에 16세기 이후의 초기 교회 유산을 신청해놓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일종의 원조 논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논쟁으로 상당히 불거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앵커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앵커 : 앞서 일본 근대 산업 시설 세계 유산 등재와 관련해 조선인 강제 노역 사실을 반영하기로 했다는데 일본 정부가 딴소리하고 있습니다. 강제 노역을 인정한 건 아니라는 건데, 이 문제를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과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안녕하세요.
▷ 앵커 : 일단 등재 심사가 통과된 거죠? 이제 남은 절차가 뭔가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일단 등재가 결정된 것은 다시 뒤집을 수가 없고요. 약 3년 반에 걸친 절차를 겪게 되는데요. 먼저 2017년 12월까지는 세계유산위원회에 일본 정부가 경과보고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이 경과보고서에는 권고내용이 잘 이행됐는지를 담는 것이고요. 다음 해인 2018년 제40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게 되는데, 여기에서 일본 정부가 제출한 경과보고서를 검토하게 됩니다. 이러한 권고사항들이 잘 이루었는지 검증하는 최소한의 절차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 앵커 : 근데 일본 정부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꿨습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을 그래픽으로 준비했습니다. 'forced to work' 강제 노역을 했다고 우리는 해석을 했는데, 일본 정부는 일하게 됐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렇게 일본 정부가 해석해도 문제가 없습니까?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우리가 합의한 것은 영문이고요. 영문이 원문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영문 내용을 보면 ‘본인의 의지에 반해서’ 라는 말이 분명히 되어 있고요. 그다음에 ‘강제적인 노동이 이뤄졌다’고 했기 때문에 일본 정부나 일본 외무상이 다른 소리를 한다 하더라도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 앵커 : 그럼 일본 정부가 왜 이렇게 말을 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만약 강제 노동이란 것을 명명백백하게 인정했을 때는 그것이 국제사회의 규범으로 봤을 때 불법이기 때문에 배상이라든지 법적 책임으로 옮겨갈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본 거죠. 두 번째는 일본의 국내 정치 지형에서 보면 굉장히 우익적이고 보수적인 여론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여론을 고려한 정치적인 해석을 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바라봅니다.
▷ 앵커 : 사실 강제 노역 사실이 등재 결정문 본문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주석에 달리게 된 건데요. 일본 정부의 해석이라면 강제 노역 사실이 제대로 드러날 수 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아무래도 이번 합의 결과는 우리의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는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한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말씀하신 대로 본문이 아니라 주석에 실리게 됐다는 점. 그리고 소위 강제 노역의 주체로서 일본 정부가 명백하게 언급되지 않은 점은 한계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문맥을 봤을 때, 그리고 국제 사회의 규범으로 봤을 때 강제 노역이 이루어졌다는 해석 자체를 일본 정부가 뒤집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어떻게 보면 물타기, 희석하는 걸로 볼 수 있겠는데요. 사실 8.15 때 아베 총리의 담화 내용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많습니다. 이런 것을 본다면 우리가 큰 기대를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아베 총리 담화에 대해서는 자기의 결정을 거치지 않고 내보내겠다. 그리고 8월 15일이 아닌 좀 당겨서 이걸 내보내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봐서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역사 정책의 의미보다는 아베 총리 개인의 정치적 신념이나 역사 인식 사관을 반영한 형태의 담화가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게 될 경우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측을 하게 됩니다.
▷ 앵커 : 혹시 이런 식으로 앞으로 일본이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유산 가운데 우리와 마찰이 있을만한 것들이 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최근 사실상 문화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제주 해녀를 문화유산으로 우리가 등재 신청을 하고 있고요. 또 일본은 규슈지역에 16세기 이후의 초기 교회 유산을 신청해놓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일종의 원조 논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논쟁으로 상당히 불거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앵커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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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앵커 : 앞서 일본 근대 산업 시설 세계 유산 등재와 관련해 조선인 강제 노역 사실을 반영하기로 했다는데 일본 정부가 딴소리하고 있습니다. 강제 노역을 인정한 건 아니라는 건데, 이 문제를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과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안녕하세요.
▷ 앵커 : 일단 등재 심사가 통과된 거죠? 이제 남은 절차가 뭔가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일단 등재가 결정된 것은 다시 뒤집을 수가 없고요. 약 3년 반에 걸친 절차를 겪게 되는데요. 먼저 2017년 12월까지는 세계유산위원회에 일본 정부가 경과보고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이 경과보고서에는 권고내용이 잘 이행됐는지를 담는 것이고요. 다음 해인 2018년 제40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게 되는데, 여기에서 일본 정부가 제출한 경과보고서를 검토하게 됩니다. 이러한 권고사항들이 잘 이루었는지 검증하는 최소한의 절차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 앵커 : 근데 일본 정부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꿨습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을 그래픽으로 준비했습니다. 'forced to work' 강제 노역을 했다고 우리는 해석을 했는데, 일본 정부는 일하게 됐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렇게 일본 정부가 해석해도 문제가 없습니까?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우리가 합의한 것은 영문이고요. 영문이 원문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영문 내용을 보면 ‘본인의 의지에 반해서’ 라는 말이 분명히 되어 있고요. 그다음에 ‘강제적인 노동이 이뤄졌다’고 했기 때문에 일본 정부나 일본 외무상이 다른 소리를 한다 하더라도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 앵커 : 그럼 일본 정부가 왜 이렇게 말을 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만약 강제 노동이란 것을 명명백백하게 인정했을 때는 그것이 국제사회의 규범으로 봤을 때 불법이기 때문에 배상이라든지 법적 책임으로 옮겨갈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본 거죠. 두 번째는 일본의 국내 정치 지형에서 보면 굉장히 우익적이고 보수적인 여론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여론을 고려한 정치적인 해석을 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바라봅니다.
▷ 앵커 : 사실 강제 노역 사실이 등재 결정문 본문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주석에 달리게 된 건데요. 일본 정부의 해석이라면 강제 노역 사실이 제대로 드러날 수 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아무래도 이번 합의 결과는 우리의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는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한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말씀하신 대로 본문이 아니라 주석에 실리게 됐다는 점. 그리고 소위 강제 노역의 주체로서 일본 정부가 명백하게 언급되지 않은 점은 한계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문맥을 봤을 때, 그리고 국제 사회의 규범으로 봤을 때 강제 노역이 이루어졌다는 해석 자체를 일본 정부가 뒤집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어떻게 보면 물타기, 희석하는 걸로 볼 수 있겠는데요. 사실 8.15 때 아베 총리의 담화 내용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많습니다. 이런 것을 본다면 우리가 큰 기대를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아베 총리 담화에 대해서는 자기의 결정을 거치지 않고 내보내겠다. 그리고 8월 15일이 아닌 좀 당겨서 이걸 내보내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봐서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역사 정책의 의미보다는 아베 총리 개인의 정치적 신념이나 역사 인식 사관을 반영한 형태의 담화가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게 될 경우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측을 하게 됩니다.
▷ 앵커 : 혹시 이런 식으로 앞으로 일본이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유산 가운데 우리와 마찰이 있을만한 것들이 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최근 사실상 문화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제주 해녀를 문화유산으로 우리가 등재 신청을 하고 있고요. 또 일본은 규슈지역에 16세기 이후의 초기 교회 유산을 신청해놓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일종의 원조 논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논쟁으로 상당히 불거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앵커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앵커 : 앞서 일본 근대 산업 시설 세계 유산 등재와 관련해 조선인 강제 노역 사실을 반영하기로 했다는데 일본 정부가 딴소리하고 있습니다. 강제 노역을 인정한 건 아니라는 건데, 이 문제를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과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안녕하세요.
▷ 앵커 : 일단 등재 심사가 통과된 거죠? 이제 남은 절차가 뭔가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일단 등재가 결정된 것은 다시 뒤집을 수가 없고요. 약 3년 반에 걸친 절차를 겪게 되는데요. 먼저 2017년 12월까지는 세계유산위원회에 일본 정부가 경과보고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이 경과보고서에는 권고내용이 잘 이행됐는지를 담는 것이고요. 다음 해인 2018년 제40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게 되는데, 여기에서 일본 정부가 제출한 경과보고서를 검토하게 됩니다. 이러한 권고사항들이 잘 이루었는지 검증하는 최소한의 절차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 앵커 : 근데 일본 정부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꿨습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을 그래픽으로 준비했습니다. 'forced to work' 강제 노역을 했다고 우리는 해석을 했는데, 일본 정부는 일하게 됐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렇게 일본 정부가 해석해도 문제가 없습니까?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우리가 합의한 것은 영문이고요. 영문이 원문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영문 내용을 보면 ‘본인의 의지에 반해서’ 라는 말이 분명히 되어 있고요. 그다음에 ‘강제적인 노동이 이뤄졌다’고 했기 때문에 일본 정부나 일본 외무상이 다른 소리를 한다 하더라도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 앵커 : 그럼 일본 정부가 왜 이렇게 말을 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만약 강제 노동이란 것을 명명백백하게 인정했을 때는 그것이 국제사회의 규범으로 봤을 때 불법이기 때문에 배상이라든지 법적 책임으로 옮겨갈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본 거죠. 두 번째는 일본의 국내 정치 지형에서 보면 굉장히 우익적이고 보수적인 여론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여론을 고려한 정치적인 해석을 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바라봅니다.
▷ 앵커 : 사실 강제 노역 사실이 등재 결정문 본문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주석에 달리게 된 건데요. 일본 정부의 해석이라면 강제 노역 사실이 제대로 드러날 수 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아무래도 이번 합의 결과는 우리의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는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한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말씀하신 대로 본문이 아니라 주석에 실리게 됐다는 점. 그리고 소위 강제 노역의 주체로서 일본 정부가 명백하게 언급되지 않은 점은 한계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문맥을 봤을 때, 그리고 국제 사회의 규범으로 봤을 때 강제 노역이 이루어졌다는 해석 자체를 일본 정부가 뒤집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어떻게 보면 물타기, 희석하는 걸로 볼 수 있겠는데요. 사실 8.15 때 아베 총리의 담화 내용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많습니다. 이런 것을 본다면 우리가 큰 기대를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아베 총리 담화에 대해서는 자기의 결정을 거치지 않고 내보내겠다. 그리고 8월 15일이 아닌 좀 당겨서 이걸 내보내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봐서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역사 정책의 의미보다는 아베 총리 개인의 정치적 신념이나 역사 인식 사관을 반영한 형태의 담화가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게 될 경우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측을 하게 됩니다.
▷ 앵커 : 혹시 이런 식으로 앞으로 일본이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유산 가운데 우리와 마찰이 있을만한 것들이 있을까요?
▶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 최근 사실상 문화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제주 해녀를 문화유산으로 우리가 등재 신청을 하고 있고요. 또 일본은 규슈지역에 16세기 이후의 초기 교회 유산을 신청해놓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일종의 원조 논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논쟁으로 상당히 불거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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