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버스 연료 절감사업…예산 수십억 원 ‘펑펑’

입력 2015.07.07 (21:37) 수정 2015.07.0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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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기 오염을 줄이고 연료비를 아낀다며 정부와 자치단체들이 6년 전부터 버스연료 절감 사업을 벌여왔는데요.

그동안 수십 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지만 효과는 낮고 관리도 부실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에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버스 운전석 주변에 몇 가지 장치가 부착돼 있습니다.

정차하면 엔진을 꺼지게 하는 '공회전 제한 장치' 등 연료 절감용 장치들입니다.

그런데, 공회전 제한 장치는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녹취> 버스 운전 기사(음성변조) : "설치하고 한두 번 사용해 봤을 거 같은데요. 사용을 거의 안 하다시피 한 거죠."

이 장치가 버스의 다른 부품을 마모시키고, 승객들이 시동이 자주 꺼지는 걸 불안해 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서울 버스 2500여 대에 부착됐지만 3년 만에 사업이 중단됐습니다.

<녹취>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 "운행하면서 문제점 계속 제기됐기 때문에...그 사업은 접었습니다. 서울시는."

3년 간 국비와 서울시 예산 등 21억 원이 투입됐는데, 국비 1억 4천여 만 원을 지원한 환경부는 사업 중단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녹취>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시에서 방침을 그렇게 정한 건지는 저희들이 알 수는 없는 거고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저희들 입장에서는 보급이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2012년에는 급출발과 급정지 등 기사들의 운전 습관을 분석해 연료절감 방안을 연구하겠다며, '디지털 운행 기록계'를 보급했습니다.

보조금 7억여 원을 들여 서울 버스 1800여 대에 부착했지만 역시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운전 기사(음성변조) : "대부분 에러 나와서 작동을 해도 정상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활용을 안하고 있는 거죠."

이미 납품 업체 절반이 폐업해 AS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노근(국회 국토교통위원) : "사전에 정밀 검토 안 했는지 사실상 연료절감 효과는 거의 없고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졸속 행정과 관리 부실 탓에 28억 원이 넘게 투입된 연료절감용 장치들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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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터리 버스 연료 절감사업…예산 수십억 원 ‘펑펑’
    • 입력 2015-07-07 21:38:40
    • 수정2015-07-07 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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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기 오염을 줄이고 연료비를 아낀다며 정부와 자치단체들이 6년 전부터 버스연료 절감 사업을 벌여왔는데요.

그동안 수십 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지만 효과는 낮고 관리도 부실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에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버스 운전석 주변에 몇 가지 장치가 부착돼 있습니다.

정차하면 엔진을 꺼지게 하는 '공회전 제한 장치' 등 연료 절감용 장치들입니다.

그런데, 공회전 제한 장치는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녹취> 버스 운전 기사(음성변조) : "설치하고 한두 번 사용해 봤을 거 같은데요. 사용을 거의 안 하다시피 한 거죠."

이 장치가 버스의 다른 부품을 마모시키고, 승객들이 시동이 자주 꺼지는 걸 불안해 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서울 버스 2500여 대에 부착됐지만 3년 만에 사업이 중단됐습니다.

<녹취>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 "운행하면서 문제점 계속 제기됐기 때문에...그 사업은 접었습니다. 서울시는."

3년 간 국비와 서울시 예산 등 21억 원이 투입됐는데, 국비 1억 4천여 만 원을 지원한 환경부는 사업 중단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녹취>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시에서 방침을 그렇게 정한 건지는 저희들이 알 수는 없는 거고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저희들 입장에서는 보급이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2012년에는 급출발과 급정지 등 기사들의 운전 습관을 분석해 연료절감 방안을 연구하겠다며, '디지털 운행 기록계'를 보급했습니다.

보조금 7억여 원을 들여 서울 버스 1800여 대에 부착했지만 역시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운전 기사(음성변조) : "대부분 에러 나와서 작동을 해도 정상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활용을 안하고 있는 거죠."

이미 납품 업체 절반이 폐업해 AS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노근(국회 국토교통위원) : "사전에 정밀 검토 안 했는지 사실상 연료절감 효과는 거의 없고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졸속 행정과 관리 부실 탓에 28억 원이 넘게 투입된 연료절감용 장치들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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