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eye] ‘화산의 두 얼굴’ 재앙인가? 축복인가?
입력 2015.07.18 (08:45)
수정 2015.07.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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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환태평양 화산대,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는 인도네시아는 화산 폭발이 자주 일어납니다.
수마트라섬에서는 지금 한 달 가까이 화산 폭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화산 폭발은 주민들에게 엄청난 재앙입니다.
목숨을 잃기도 하고 삶의 터전을 떠나 이재민으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험한 화산지대를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화산이 가져다주는 혜택이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터전을 파괴하기도 하고, 삶의 터전이 되기도 하는 두 얼굴의 화산, 인도네시아 화산 지대를 고영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네시아 서부 수마트라 섬에 있는 해발 2500미터의 시나붕 화산.
지난 달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화산 폭발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밤에는 시뻘건 용암이 흘러내리고 낮에 분화구가 내뿜은 화산재는 상공 3 킬로미터 이상 치솟습니다.
산기슭을 타고 내린 화산재는 마치 산사태가 난 것처럼 인근 농토와 마을을 집어 삼켰습니다.
12개 마을 만여 명의 주민들이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분출이 잠시 잦아든 7월초에 피해 지역을 찾아 갔습니다.
산기슭을 따라 넓게 펼쳐져 있던 커피와 귤밭은 화산재에 덮혀 사라져 버렸습니다.
드문 드문 남아있는 커피 나무는 뜨거운 열기로 하얗게 말라 죽었습니다.
속까지 타버린 커피 열매는 손으로 만지기가 무섭게 부스러기로 변합니다.
<인터뷰> 사스트라(화산 피해 주민) : "(화산재 때문에) 농사를 다 망쳤습니다. 이제는 다시 종자를 심을 희망도 없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귤 밭도 화산재가 날아들어 모두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말라 죽은 나뭇 가지에서는 두껍게 쌓인 화산재가 뿌옇게 흩날립니다.
분화구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마을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학교 운동장과 복도는 모두 화산재로 덮인지 오래, 학생들의 발길도 끊어져 폐교처럼 변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생업인 커피와 귤 농장들도 수확을 포기해야 할 형편입니다.
이것은 감귤나무입니다. 원래는 초록색을 띄어야 하지만 화산재 때문에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화산재 피해가 없었다면 일 년에 3-4차례 수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올 해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하반기 농사는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시띠에이사뿌(피해농민) : "화산재로 모두 덮였습니다. 수확을 몇 차례 해야하는데 2번 밖에 못했습니다."
농작물은 말라죽고 삶의 터전까지 잃은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이 대피소에 있는 이재민만 1300여명, 대부분이 분화구 인근의 위험지역 주민들입니다.
다른 10여 곳의 대피소까지 합치면 만여명의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비링씨는 지난달 초 화산 폭발이 시작됐을 때 아들과 함께 집을 떠났습니다.
한 달이 넘었지만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인터뷰> 심비링(화산피해 이재민) : "여기 있으면 돈을 벌 수 없죠. 손주들 간식살 돈도 없고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화산이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것만은 아닙니다.
화산재 때문에 여름 농사를 망친 리따씨는 다시 채소 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 해 3모작이 가능해 다음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섭니다.
화산재는 칼륨과 인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공기 구멍이 많아 천연 비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화산재로 덮였던 땅은 토질이 비옥해져 작물 생육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릭완 낀띵(까로 면사무소부소장) : "농업 연구소에 따르면 화산재는 미네랄이 많이 섞여 있어 장기적으로 농업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분화구가 올려다 보이는 화산 지대의 드넓은 평원, 이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20도 안팎의 고산 지대입니다.
그래서 감자 배추 등 온대성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에디안또씨는 조상 대대로 이 지역에서 감자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화산지대인 고랭지에서 재배하는 감자는 알이 굵고 품질이 좋아 비싼 값에 팔립니다.
덕분에 감자와 귤 농사로 한 해 1억6천만 루피아 우리 돈 약 천4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옥수수 등 일반 작물 농사를 하는 주민들보다 4배 정도 많이 버는 셈입니다.
<인터뷰> 에디안또(농민) : "화산이 터지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화산 주변의 환경은 농사에 좋습니다."
화산 주변의 농토에서는 커피 농사도 잘 됩니다.
비옥한 토질과 좋은 기후 때문에 저지대에서 생산되는 품종보다 맛과 향이 좋습니다.
덕분에 이 지역의 거피는 다른 곳에서 생산되는 품종보다 30%정도 비싸게 팔립니다.
1헥타를 기준으로 우리돈 천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 루디 따리간(커피 재배 농민) : "수확하는 커피 양이 많지는 않지만 소득은 그런대로 좋은 편입니다."
활화산 지대 산중턱 곳곳에서 피어 오르는 수증기.
땅속의 지열도 화산이 주는 또 다른 혜택 가운데 하납니다.
이 수증기를 모아 터빈을 돌리면 지열 발전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땅속의 열로 생산된 전기는 주변 지역 만2000여 가구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또 지하에서 솟아나는 뜨거운 온천수 덕분에 작은 산골 마을이 휴양지로 탈바꿈했습니다.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인근 대도시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 마하르 센뚜리(온천 관광객) : "지난 학기말 방학,교회 행사 그리고 이번까지 세번이나 왔습니다."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의 활화산은 모두 130여개.
화산은 활동이 왕성해지면 용암과 화산재를 내뿜으며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다 줍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휴지기에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농토를 비옥하게 하고 관광 자원으로 볼거리를 주는 등 경제적 이득을 줍니다.
수 백만 명의 주민들이 화산 지대를 떠나지 못하고 화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유, 바로 화산의 두 얼굴 입니다.
환태평양 화산대,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는 인도네시아는 화산 폭발이 자주 일어납니다.
수마트라섬에서는 지금 한 달 가까이 화산 폭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화산 폭발은 주민들에게 엄청난 재앙입니다.
목숨을 잃기도 하고 삶의 터전을 떠나 이재민으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험한 화산지대를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화산이 가져다주는 혜택이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터전을 파괴하기도 하고, 삶의 터전이 되기도 하는 두 얼굴의 화산, 인도네시아 화산 지대를 고영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네시아 서부 수마트라 섬에 있는 해발 2500미터의 시나붕 화산.
지난 달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화산 폭발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밤에는 시뻘건 용암이 흘러내리고 낮에 분화구가 내뿜은 화산재는 상공 3 킬로미터 이상 치솟습니다.
산기슭을 타고 내린 화산재는 마치 산사태가 난 것처럼 인근 농토와 마을을 집어 삼켰습니다.
12개 마을 만여 명의 주민들이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분출이 잠시 잦아든 7월초에 피해 지역을 찾아 갔습니다.
산기슭을 따라 넓게 펼쳐져 있던 커피와 귤밭은 화산재에 덮혀 사라져 버렸습니다.
드문 드문 남아있는 커피 나무는 뜨거운 열기로 하얗게 말라 죽었습니다.
속까지 타버린 커피 열매는 손으로 만지기가 무섭게 부스러기로 변합니다.
<인터뷰> 사스트라(화산 피해 주민) : "(화산재 때문에) 농사를 다 망쳤습니다. 이제는 다시 종자를 심을 희망도 없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귤 밭도 화산재가 날아들어 모두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말라 죽은 나뭇 가지에서는 두껍게 쌓인 화산재가 뿌옇게 흩날립니다.
분화구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마을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학교 운동장과 복도는 모두 화산재로 덮인지 오래, 학생들의 발길도 끊어져 폐교처럼 변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생업인 커피와 귤 농장들도 수확을 포기해야 할 형편입니다.
이것은 감귤나무입니다. 원래는 초록색을 띄어야 하지만 화산재 때문에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화산재 피해가 없었다면 일 년에 3-4차례 수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올 해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하반기 농사는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시띠에이사뿌(피해농민) : "화산재로 모두 덮였습니다. 수확을 몇 차례 해야하는데 2번 밖에 못했습니다."
농작물은 말라죽고 삶의 터전까지 잃은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이 대피소에 있는 이재민만 1300여명, 대부분이 분화구 인근의 위험지역 주민들입니다.
다른 10여 곳의 대피소까지 합치면 만여명의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비링씨는 지난달 초 화산 폭발이 시작됐을 때 아들과 함께 집을 떠났습니다.
한 달이 넘었지만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인터뷰> 심비링(화산피해 이재민) : "여기 있으면 돈을 벌 수 없죠. 손주들 간식살 돈도 없고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화산이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것만은 아닙니다.
화산재 때문에 여름 농사를 망친 리따씨는 다시 채소 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 해 3모작이 가능해 다음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섭니다.
화산재는 칼륨과 인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공기 구멍이 많아 천연 비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화산재로 덮였던 땅은 토질이 비옥해져 작물 생육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릭완 낀띵(까로 면사무소부소장) : "농업 연구소에 따르면 화산재는 미네랄이 많이 섞여 있어 장기적으로 농업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분화구가 올려다 보이는 화산 지대의 드넓은 평원, 이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20도 안팎의 고산 지대입니다.
그래서 감자 배추 등 온대성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에디안또씨는 조상 대대로 이 지역에서 감자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화산지대인 고랭지에서 재배하는 감자는 알이 굵고 품질이 좋아 비싼 값에 팔립니다.
덕분에 감자와 귤 농사로 한 해 1억6천만 루피아 우리 돈 약 천4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옥수수 등 일반 작물 농사를 하는 주민들보다 4배 정도 많이 버는 셈입니다.
<인터뷰> 에디안또(농민) : "화산이 터지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화산 주변의 환경은 농사에 좋습니다."
화산 주변의 농토에서는 커피 농사도 잘 됩니다.
비옥한 토질과 좋은 기후 때문에 저지대에서 생산되는 품종보다 맛과 향이 좋습니다.
덕분에 이 지역의 거피는 다른 곳에서 생산되는 품종보다 30%정도 비싸게 팔립니다.
1헥타를 기준으로 우리돈 천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 루디 따리간(커피 재배 농민) : "수확하는 커피 양이 많지는 않지만 소득은 그런대로 좋은 편입니다."
활화산 지대 산중턱 곳곳에서 피어 오르는 수증기.
땅속의 지열도 화산이 주는 또 다른 혜택 가운데 하납니다.
이 수증기를 모아 터빈을 돌리면 지열 발전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땅속의 열로 생산된 전기는 주변 지역 만2000여 가구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또 지하에서 솟아나는 뜨거운 온천수 덕분에 작은 산골 마을이 휴양지로 탈바꿈했습니다.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인근 대도시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 마하르 센뚜리(온천 관광객) : "지난 학기말 방학,교회 행사 그리고 이번까지 세번이나 왔습니다."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의 활화산은 모두 130여개.
화산은 활동이 왕성해지면 용암과 화산재를 내뿜으며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다 줍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휴지기에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농토를 비옥하게 하고 관광 자원으로 볼거리를 주는 등 경제적 이득을 줍니다.
수 백만 명의 주민들이 화산 지대를 떠나지 못하고 화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유, 바로 화산의 두 얼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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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5-07-18 09:56:26

<앵커 멘트>
환태평양 화산대,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는 인도네시아는 화산 폭발이 자주 일어납니다.
수마트라섬에서는 지금 한 달 가까이 화산 폭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화산 폭발은 주민들에게 엄청난 재앙입니다.
목숨을 잃기도 하고 삶의 터전을 떠나 이재민으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험한 화산지대를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화산이 가져다주는 혜택이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터전을 파괴하기도 하고, 삶의 터전이 되기도 하는 두 얼굴의 화산, 인도네시아 화산 지대를 고영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네시아 서부 수마트라 섬에 있는 해발 2500미터의 시나붕 화산.
지난 달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화산 폭발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밤에는 시뻘건 용암이 흘러내리고 낮에 분화구가 내뿜은 화산재는 상공 3 킬로미터 이상 치솟습니다.
산기슭을 타고 내린 화산재는 마치 산사태가 난 것처럼 인근 농토와 마을을 집어 삼켰습니다.
12개 마을 만여 명의 주민들이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분출이 잠시 잦아든 7월초에 피해 지역을 찾아 갔습니다.
산기슭을 따라 넓게 펼쳐져 있던 커피와 귤밭은 화산재에 덮혀 사라져 버렸습니다.
드문 드문 남아있는 커피 나무는 뜨거운 열기로 하얗게 말라 죽었습니다.
속까지 타버린 커피 열매는 손으로 만지기가 무섭게 부스러기로 변합니다.
<인터뷰> 사스트라(화산 피해 주민) : "(화산재 때문에) 농사를 다 망쳤습니다. 이제는 다시 종자를 심을 희망도 없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귤 밭도 화산재가 날아들어 모두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말라 죽은 나뭇 가지에서는 두껍게 쌓인 화산재가 뿌옇게 흩날립니다.
분화구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마을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학교 운동장과 복도는 모두 화산재로 덮인지 오래, 학생들의 발길도 끊어져 폐교처럼 변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생업인 커피와 귤 농장들도 수확을 포기해야 할 형편입니다.
이것은 감귤나무입니다. 원래는 초록색을 띄어야 하지만 화산재 때문에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화산재 피해가 없었다면 일 년에 3-4차례 수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올 해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하반기 농사는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시띠에이사뿌(피해농민) : "화산재로 모두 덮였습니다. 수확을 몇 차례 해야하는데 2번 밖에 못했습니다."
농작물은 말라죽고 삶의 터전까지 잃은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이 대피소에 있는 이재민만 1300여명, 대부분이 분화구 인근의 위험지역 주민들입니다.
다른 10여 곳의 대피소까지 합치면 만여명의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비링씨는 지난달 초 화산 폭발이 시작됐을 때 아들과 함께 집을 떠났습니다.
한 달이 넘었지만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인터뷰> 심비링(화산피해 이재민) : "여기 있으면 돈을 벌 수 없죠. 손주들 간식살 돈도 없고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화산이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것만은 아닙니다.
화산재 때문에 여름 농사를 망친 리따씨는 다시 채소 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 해 3모작이 가능해 다음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섭니다.
화산재는 칼륨과 인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공기 구멍이 많아 천연 비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화산재로 덮였던 땅은 토질이 비옥해져 작물 생육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릭완 낀띵(까로 면사무소부소장) : "농업 연구소에 따르면 화산재는 미네랄이 많이 섞여 있어 장기적으로 농업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분화구가 올려다 보이는 화산 지대의 드넓은 평원, 이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20도 안팎의 고산 지대입니다.
그래서 감자 배추 등 온대성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에디안또씨는 조상 대대로 이 지역에서 감자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화산지대인 고랭지에서 재배하는 감자는 알이 굵고 품질이 좋아 비싼 값에 팔립니다.
덕분에 감자와 귤 농사로 한 해 1억6천만 루피아 우리 돈 약 천4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옥수수 등 일반 작물 농사를 하는 주민들보다 4배 정도 많이 버는 셈입니다.
<인터뷰> 에디안또(농민) : "화산이 터지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화산 주변의 환경은 농사에 좋습니다."
화산 주변의 농토에서는 커피 농사도 잘 됩니다.
비옥한 토질과 좋은 기후 때문에 저지대에서 생산되는 품종보다 맛과 향이 좋습니다.
덕분에 이 지역의 거피는 다른 곳에서 생산되는 품종보다 30%정도 비싸게 팔립니다.
1헥타를 기준으로 우리돈 천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 루디 따리간(커피 재배 농민) : "수확하는 커피 양이 많지는 않지만 소득은 그런대로 좋은 편입니다."
활화산 지대 산중턱 곳곳에서 피어 오르는 수증기.
땅속의 지열도 화산이 주는 또 다른 혜택 가운데 하납니다.
이 수증기를 모아 터빈을 돌리면 지열 발전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땅속의 열로 생산된 전기는 주변 지역 만2000여 가구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또 지하에서 솟아나는 뜨거운 온천수 덕분에 작은 산골 마을이 휴양지로 탈바꿈했습니다.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인근 대도시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 마하르 센뚜리(온천 관광객) : "지난 학기말 방학,교회 행사 그리고 이번까지 세번이나 왔습니다."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의 활화산은 모두 130여개.
화산은 활동이 왕성해지면 용암과 화산재를 내뿜으며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다 줍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휴지기에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농토를 비옥하게 하고 관광 자원으로 볼거리를 주는 등 경제적 이득을 줍니다.
수 백만 명의 주민들이 화산 지대를 떠나지 못하고 화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유, 바로 화산의 두 얼굴 입니다.
환태평양 화산대,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는 인도네시아는 화산 폭발이 자주 일어납니다.
수마트라섬에서는 지금 한 달 가까이 화산 폭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화산 폭발은 주민들에게 엄청난 재앙입니다.
목숨을 잃기도 하고 삶의 터전을 떠나 이재민으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험한 화산지대를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화산이 가져다주는 혜택이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터전을 파괴하기도 하고, 삶의 터전이 되기도 하는 두 얼굴의 화산, 인도네시아 화산 지대를 고영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네시아 서부 수마트라 섬에 있는 해발 2500미터의 시나붕 화산.
지난 달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화산 폭발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밤에는 시뻘건 용암이 흘러내리고 낮에 분화구가 내뿜은 화산재는 상공 3 킬로미터 이상 치솟습니다.
산기슭을 타고 내린 화산재는 마치 산사태가 난 것처럼 인근 농토와 마을을 집어 삼켰습니다.
12개 마을 만여 명의 주민들이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분출이 잠시 잦아든 7월초에 피해 지역을 찾아 갔습니다.
산기슭을 따라 넓게 펼쳐져 있던 커피와 귤밭은 화산재에 덮혀 사라져 버렸습니다.
드문 드문 남아있는 커피 나무는 뜨거운 열기로 하얗게 말라 죽었습니다.
속까지 타버린 커피 열매는 손으로 만지기가 무섭게 부스러기로 변합니다.
<인터뷰> 사스트라(화산 피해 주민) : "(화산재 때문에) 농사를 다 망쳤습니다. 이제는 다시 종자를 심을 희망도 없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귤 밭도 화산재가 날아들어 모두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말라 죽은 나뭇 가지에서는 두껍게 쌓인 화산재가 뿌옇게 흩날립니다.
분화구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마을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학교 운동장과 복도는 모두 화산재로 덮인지 오래, 학생들의 발길도 끊어져 폐교처럼 변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생업인 커피와 귤 농장들도 수확을 포기해야 할 형편입니다.
이것은 감귤나무입니다. 원래는 초록색을 띄어야 하지만 화산재 때문에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화산재 피해가 없었다면 일 년에 3-4차례 수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올 해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하반기 농사는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시띠에이사뿌(피해농민) : "화산재로 모두 덮였습니다. 수확을 몇 차례 해야하는데 2번 밖에 못했습니다."
농작물은 말라죽고 삶의 터전까지 잃은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이 대피소에 있는 이재민만 1300여명, 대부분이 분화구 인근의 위험지역 주민들입니다.
다른 10여 곳의 대피소까지 합치면 만여명의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비링씨는 지난달 초 화산 폭발이 시작됐을 때 아들과 함께 집을 떠났습니다.
한 달이 넘었지만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인터뷰> 심비링(화산피해 이재민) : "여기 있으면 돈을 벌 수 없죠. 손주들 간식살 돈도 없고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화산이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것만은 아닙니다.
화산재 때문에 여름 농사를 망친 리따씨는 다시 채소 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 해 3모작이 가능해 다음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섭니다.
화산재는 칼륨과 인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공기 구멍이 많아 천연 비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화산재로 덮였던 땅은 토질이 비옥해져 작물 생육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릭완 낀띵(까로 면사무소부소장) : "농업 연구소에 따르면 화산재는 미네랄이 많이 섞여 있어 장기적으로 농업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분화구가 올려다 보이는 화산 지대의 드넓은 평원, 이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20도 안팎의 고산 지대입니다.
그래서 감자 배추 등 온대성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에디안또씨는 조상 대대로 이 지역에서 감자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화산지대인 고랭지에서 재배하는 감자는 알이 굵고 품질이 좋아 비싼 값에 팔립니다.
덕분에 감자와 귤 농사로 한 해 1억6천만 루피아 우리 돈 약 천4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옥수수 등 일반 작물 농사를 하는 주민들보다 4배 정도 많이 버는 셈입니다.
<인터뷰> 에디안또(농민) : "화산이 터지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화산 주변의 환경은 농사에 좋습니다."
화산 주변의 농토에서는 커피 농사도 잘 됩니다.
비옥한 토질과 좋은 기후 때문에 저지대에서 생산되는 품종보다 맛과 향이 좋습니다.
덕분에 이 지역의 거피는 다른 곳에서 생산되는 품종보다 30%정도 비싸게 팔립니다.
1헥타를 기준으로 우리돈 천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 루디 따리간(커피 재배 농민) : "수확하는 커피 양이 많지는 않지만 소득은 그런대로 좋은 편입니다."
활화산 지대 산중턱 곳곳에서 피어 오르는 수증기.
땅속의 지열도 화산이 주는 또 다른 혜택 가운데 하납니다.
이 수증기를 모아 터빈을 돌리면 지열 발전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땅속의 열로 생산된 전기는 주변 지역 만2000여 가구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또 지하에서 솟아나는 뜨거운 온천수 덕분에 작은 산골 마을이 휴양지로 탈바꿈했습니다.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인근 대도시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 마하르 센뚜리(온천 관광객) : "지난 학기말 방학,교회 행사 그리고 이번까지 세번이나 왔습니다."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의 활화산은 모두 130여개.
화산은 활동이 왕성해지면 용암과 화산재를 내뿜으며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다 줍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휴지기에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농토를 비옥하게 하고 관광 자원으로 볼거리를 주는 등 경제적 이득을 줍니다.
수 백만 명의 주민들이 화산 지대를 떠나지 못하고 화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유, 바로 화산의 두 얼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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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기자 kev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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