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평화주의 이탈 어디까지

입력 2015.07.20 (07:35) 수정 2015.07.2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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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흠 객원해설위원]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중의원을 통과한 일본의 안보 법안은 참의원 처리 과정을 거쳐 9월에 성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번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결정과 함께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고 자위대는 세계 어디라도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론은 반대가 대세입니다. 일본 국민 세 사람 중 두 사람이 부정하고 수만 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시위는 주말까지 계속됐습니다. 헌법학자 열에 아홉이 위헌이라고 했고 여당 추천 학자도 국회에서 그렇게 증언했습니다. 보수층에서도 성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1960년 외조부 기시 총리가 미국 대통령 방일을 직전에 취소할 만큼 반대가 격렬한 가운데 국회 비준을 강행하고 물러났던 현행 미일안보조약을 국민이 이해하기까지 30년이 걸렸다며 밀어붙일 기세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비정상의 정상화라며 환영하고 전투 병력의 해외파병 여지를 배제한 것을 나름의 절제라고 평가합니다. 중국의 반응이 예상보다 온건했다며 일본이 안도한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70년 동안 일본을 잘못된 과거와 단절시켰던 평화주의라는 제방에 뚫은 구멍이 날로 커져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터입니다. 곧 발표될 방위백서도 일본의 안전에 대한 다양한 위협을 강조하며 안보 입법을 정당화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1945년 패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이 지나온 과정이 시작할 때는 작은 눈덩이를 굴리는 것이라고 했으나 결말은 모두를 파묻어버린 눈사태였음을 기억합니다. 그 피해자였던 우리는 과거가 미래를 비추는 거울임을 알고 주변 환경과 일본의 변화를 직시하며 한국을 위한 선택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확인된 일본 국민의 양식에서 희망을 찾고 우리가 바라는 한일관계를 위해 손잡을 우군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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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평화주의 이탈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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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흠 객원해설위원]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중의원을 통과한 일본의 안보 법안은 참의원 처리 과정을 거쳐 9월에 성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번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결정과 함께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고 자위대는 세계 어디라도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론은 반대가 대세입니다. 일본 국민 세 사람 중 두 사람이 부정하고 수만 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시위는 주말까지 계속됐습니다. 헌법학자 열에 아홉이 위헌이라고 했고 여당 추천 학자도 국회에서 그렇게 증언했습니다. 보수층에서도 성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1960년 외조부 기시 총리가 미국 대통령 방일을 직전에 취소할 만큼 반대가 격렬한 가운데 국회 비준을 강행하고 물러났던 현행 미일안보조약을 국민이 이해하기까지 30년이 걸렸다며 밀어붙일 기세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비정상의 정상화라며 환영하고 전투 병력의 해외파병 여지를 배제한 것을 나름의 절제라고 평가합니다. 중국의 반응이 예상보다 온건했다며 일본이 안도한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70년 동안 일본을 잘못된 과거와 단절시켰던 평화주의라는 제방에 뚫은 구멍이 날로 커져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터입니다. 곧 발표될 방위백서도 일본의 안전에 대한 다양한 위협을 강조하며 안보 입법을 정당화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1945년 패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이 지나온 과정이 시작할 때는 작은 눈덩이를 굴리는 것이라고 했으나 결말은 모두를 파묻어버린 눈사태였음을 기억합니다. 그 피해자였던 우리는 과거가 미래를 비추는 거울임을 알고 주변 환경과 일본의 변화를 직시하며 한국을 위한 선택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확인된 일본 국민의 양식에서 희망을 찾고 우리가 바라는 한일관계를 위해 손잡을 우군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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