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메르스’ 물러났나?

입력 2015.07.21 (07:35) 수정 2015.07.21 (08: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김영근 해설위원]

온 나라를 힘들게 했던 ‘메르스’가 사실상 마무리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보름째 발병자가 없어서 환자는 14명에 머물고 있습니다. 감염의 진원지였던 병원도 폐쇄가 풀렸습니다. 이대로라면 정부의 공식적인 메르스 종료 선언이 이달안에 나올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우리 사회에 역병 이상의 충격을 줬던 메르스는 정말 물러나는 걸까요 ?

우리는 메르스 확산을 가져왔던 여러 비판들을 귀에 못이 박을만큼 들어왔습니다. 정보공개를 늦추게했던 근시안적 비밀주의와 일류병원이어서 괜찮으리라던 맹목적 자존심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사태를 얼마나 악화시켰던지요? 무엇보다 초기에 방역체계를 전천후로 작동시키지 못하게 만든 사령탑의 부재는 뼈아픈 교훈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제도개선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관련부서인 질병관리본부를 확대하고 복지부에 차관자리를 늘리겠다는 내용 등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다시 비판이 많습니다. 이번 기회에 보건을 복지로부터 떼어내서 독립성을 높여야하는 데 오히려 반대로 가고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익히 알려진대로 복지부는 그동안 보건을 소홀히 해서 피해를 가득 키웠다는 의심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도 보건을 꽉 움켜쥐면서 자리와 권한을 늘리려한다니 실로 ‘탐욕스런 관료주의’의 극치가 아니겠냐는 탄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이든 국가든 부끄러움을 잊어버린다면 그런 부끄러운 일은 되풀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역사가 입증하듯이 제도가 잘 갖춰졌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제도 보다는 어쩌면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의 문제인 것입니다. 제대로 역할하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거기에 걸맞는 책임을 지도록 하는 원칙은 그래서 더욱 소중합니다. 통렬한 반성의 기억을 움켜쥐면서 기본을 닦고 중심을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메르스 같은것은 언제든 우리 주변을 서성거리지 않을까요 ?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메르스’ 물러났나?
    • 입력 2015-07-21 07:41:21
    • 수정2015-07-21 08:23:09
    뉴스광장
[김영근 해설위원] 온 나라를 힘들게 했던 ‘메르스’가 사실상 마무리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보름째 발병자가 없어서 환자는 14명에 머물고 있습니다. 감염의 진원지였던 병원도 폐쇄가 풀렸습니다. 이대로라면 정부의 공식적인 메르스 종료 선언이 이달안에 나올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우리 사회에 역병 이상의 충격을 줬던 메르스는 정말 물러나는 걸까요 ? 우리는 메르스 확산을 가져왔던 여러 비판들을 귀에 못이 박을만큼 들어왔습니다. 정보공개를 늦추게했던 근시안적 비밀주의와 일류병원이어서 괜찮으리라던 맹목적 자존심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사태를 얼마나 악화시켰던지요? 무엇보다 초기에 방역체계를 전천후로 작동시키지 못하게 만든 사령탑의 부재는 뼈아픈 교훈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제도개선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관련부서인 질병관리본부를 확대하고 복지부에 차관자리를 늘리겠다는 내용 등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다시 비판이 많습니다. 이번 기회에 보건을 복지로부터 떼어내서 독립성을 높여야하는 데 오히려 반대로 가고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익히 알려진대로 복지부는 그동안 보건을 소홀히 해서 피해를 가득 키웠다는 의심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도 보건을 꽉 움켜쥐면서 자리와 권한을 늘리려한다니 실로 ‘탐욕스런 관료주의’의 극치가 아니겠냐는 탄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이든 국가든 부끄러움을 잊어버린다면 그런 부끄러운 일은 되풀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역사가 입증하듯이 제도가 잘 갖춰졌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제도 보다는 어쩌면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의 문제인 것입니다. 제대로 역할하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거기에 걸맞는 책임을 지도록 하는 원칙은 그래서 더욱 소중합니다. 통렬한 반성의 기억을 움켜쥐면서 기본을 닦고 중심을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메르스 같은것은 언제든 우리 주변을 서성거리지 않을까요 ?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