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불륜사이트 해킹…“문 안닫으면 가입자 공개”

입력 2015.07.21 (18:07) 수정 2015.07.2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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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륜 조장 비판을 받아온 인터넷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이 해킹을 당했습니다.

회원 3천7백만 명 중 상당수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시원 기자와 알아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먼저 애슐리 매디슨에 대한 해킹, 어떻게 이뤄진 겁니까.

<답변>
네, 애슐리 매디슨은 말씀하신 대로 세계 최대의 불륜 주선 사이트인데요.

'임팩트 팀'이라는 해커 집단이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모 기업의 서버를 지난 일요일에 공격했습니다.

이 해커 집단은 애슐리 매디슨에 가입한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 금융기록은 물론 성적취향과 나체 사진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슐리 매디슨을 운영하는 회사 ALM도 전산망이 해킹을 당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운영중인 사이트는 안전하고, 취약 부분도 복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3천7백만 명의 회원 중 몇 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톰 켈러맨(보안 전문가) : "웹사이트를 해킹해 데이터를 가져가는 해커들로부터 무방비입니다. 사실상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보호하지 않고 있어요."

<질문>
그렇다면 불륜 사이트를 해킹한 이유는 뭘까요?

<답변>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불륜 사이트 운영에 대한 불만이 이유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불륜 사이트는 고객 비밀이 중요하죠.

그래서 애슐리 매디슨은 탈퇴 회원들이 19달러만 내면 고객 정보를 삭제한다고 알려왔습니다.

지난해 이 서비스로만 백 90억 원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해커 집단은 온라인 성명서에서 이 서비스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얼마든지 복원이 가능하고, 자기들은 탈퇴 회원 정보까지 확보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애슐리 매디슨의 자매 회사격인 사이트를 폐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해당 사이트는 여대생과 부유한 중년 남성을 연결해 주는 곳인데, 만약 폐쇄하지 않으면 회원들의 정보를 조금씩 공개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사이트에 대한 해킹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답변>
네, 불과 두 달 전에 비슷한 연애 주선 사이트인 '어덜트 프렌드 파인더'가 해킹을 당했습니다.

이 사이트도 회원이 6천4백만 명이나 되는데요.

무려 4백 만 명 가량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출된 정보는 단순히 이메일이나 생년월일 같은 기본 정보 뿐이 아닙니다.

해커들은 회원들의 성적 취향과 불륜을 원하는 지 여부 등 지극히 사적이고 민감한 정보들을 빼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정보들은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이라면 가장 민감하고 숨기고 싶은 것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사이 불륜사이트들이 해커들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녹취> 팸(뉴욕 시민) : "나는 인터넷에 어떤 정보를 올리고 그에 따르는 위험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것들을 하지 않죠."

<질문>
불륜도 하나의 산업이 된 모습인데요. 이 애슐리 매디슨이 어떤 회사인지도 정리해 보죠.

<답변>
네, '인생은 짧다, 바람을 피워라'라는 도발적인 모토를 내세우면서 캐나다에서 시작된 서비스입니다.

노골적으로 불륜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전체 회원은 3천7백만 명, 국내 회원은 19만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천3백억 원인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녹취> 노엘 비더만(애슐리 매디슨 CEO) : "만약 애슐리 매디슨이 없다면 불륜을 막을 수 있을까요? 물론 아니죠. 사람들은 만남 주선 사이트나 직장에서 불륜을 저지를 것이고 부수적인 피해가 발생할 겁니다."

이 사이트는 지난해 3월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방통위의 제재로 폐쇄됐다가 올해 2월 간통법이 폐지되면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애슐리 매디슨은 불륜을 산업화하면서,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는데요.

세계 50개 나라에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서 운영중이고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해 2억 달러를 공모하겠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해킹 사건으로 사생활 보호가 제대로 되겠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습니다.

<질문>
해킹 사건 이전에도 이런 불륜산업을 용인하는게 맞냐는 논란이 계속 제기돼 왔죠?

<답변>
네, 표현의 자유도 좋지만 불륜을 조장하는 건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거죠.

혼외관계에 대해 가장 관대한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 조차 불륜 사이트에 대해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애슐리 매디슨과 성격이 비슷한 '글리든'이란 사이트가 버스 등에 공개 광고를 하다가 종교단체로부터 제소를 당했습니다.

"남편과 아내는 신의를 갖고 도와야 한다"는 프랑스 민법을 어겼다는 겁니다.

반면 불륜 사이트들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문제될 게 없단 입장입니다.

<녹취> 노엘 비더만(애슐리 매디슨 CEO) : "당연히 불륜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행복한 사람들을 상대로 우리 회원들과 불륜을 저지르라고 설득할 수만 있다면 미국의 모든 기업들이 저에게 뛰어 올 겁니다."

결국은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불륜의 자유까지 사회적으로 보장할 만한 가치가 있냐는 지적은 생각해 볼 만 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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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불륜사이트 해킹…“문 안닫으면 가입자 공개”
    • 입력 2015-07-21 18:25:43
    • 수정2015-07-21 19:56:04
    글로벌24
<앵커 멘트>

불륜 조장 비판을 받아온 인터넷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이 해킹을 당했습니다.

회원 3천7백만 명 중 상당수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시원 기자와 알아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먼저 애슐리 매디슨에 대한 해킹, 어떻게 이뤄진 겁니까.

<답변>
네, 애슐리 매디슨은 말씀하신 대로 세계 최대의 불륜 주선 사이트인데요.

'임팩트 팀'이라는 해커 집단이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모 기업의 서버를 지난 일요일에 공격했습니다.

이 해커 집단은 애슐리 매디슨에 가입한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 금융기록은 물론 성적취향과 나체 사진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슐리 매디슨을 운영하는 회사 ALM도 전산망이 해킹을 당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운영중인 사이트는 안전하고, 취약 부분도 복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3천7백만 명의 회원 중 몇 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톰 켈러맨(보안 전문가) : "웹사이트를 해킹해 데이터를 가져가는 해커들로부터 무방비입니다. 사실상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보호하지 않고 있어요."

<질문>
그렇다면 불륜 사이트를 해킹한 이유는 뭘까요?

<답변>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불륜 사이트 운영에 대한 불만이 이유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불륜 사이트는 고객 비밀이 중요하죠.

그래서 애슐리 매디슨은 탈퇴 회원들이 19달러만 내면 고객 정보를 삭제한다고 알려왔습니다.

지난해 이 서비스로만 백 90억 원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해커 집단은 온라인 성명서에서 이 서비스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얼마든지 복원이 가능하고, 자기들은 탈퇴 회원 정보까지 확보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애슐리 매디슨의 자매 회사격인 사이트를 폐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해당 사이트는 여대생과 부유한 중년 남성을 연결해 주는 곳인데, 만약 폐쇄하지 않으면 회원들의 정보를 조금씩 공개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사이트에 대한 해킹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답변>
네, 불과 두 달 전에 비슷한 연애 주선 사이트인 '어덜트 프렌드 파인더'가 해킹을 당했습니다.

이 사이트도 회원이 6천4백만 명이나 되는데요.

무려 4백 만 명 가량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출된 정보는 단순히 이메일이나 생년월일 같은 기본 정보 뿐이 아닙니다.

해커들은 회원들의 성적 취향과 불륜을 원하는 지 여부 등 지극히 사적이고 민감한 정보들을 빼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정보들은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이라면 가장 민감하고 숨기고 싶은 것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사이 불륜사이트들이 해커들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녹취> 팸(뉴욕 시민) : "나는 인터넷에 어떤 정보를 올리고 그에 따르는 위험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것들을 하지 않죠."

<질문>
불륜도 하나의 산업이 된 모습인데요. 이 애슐리 매디슨이 어떤 회사인지도 정리해 보죠.

<답변>
네, '인생은 짧다, 바람을 피워라'라는 도발적인 모토를 내세우면서 캐나다에서 시작된 서비스입니다.

노골적으로 불륜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전체 회원은 3천7백만 명, 국내 회원은 19만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천3백억 원인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녹취> 노엘 비더만(애슐리 매디슨 CEO) : "만약 애슐리 매디슨이 없다면 불륜을 막을 수 있을까요? 물론 아니죠. 사람들은 만남 주선 사이트나 직장에서 불륜을 저지를 것이고 부수적인 피해가 발생할 겁니다."

이 사이트는 지난해 3월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방통위의 제재로 폐쇄됐다가 올해 2월 간통법이 폐지되면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애슐리 매디슨은 불륜을 산업화하면서,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는데요.

세계 50개 나라에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서 운영중이고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해 2억 달러를 공모하겠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해킹 사건으로 사생활 보호가 제대로 되겠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습니다.

<질문>
해킹 사건 이전에도 이런 불륜산업을 용인하는게 맞냐는 논란이 계속 제기돼 왔죠?

<답변>
네, 표현의 자유도 좋지만 불륜을 조장하는 건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거죠.

혼외관계에 대해 가장 관대한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 조차 불륜 사이트에 대해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애슐리 매디슨과 성격이 비슷한 '글리든'이란 사이트가 버스 등에 공개 광고를 하다가 종교단체로부터 제소를 당했습니다.

"남편과 아내는 신의를 갖고 도와야 한다"는 프랑스 민법을 어겼다는 겁니다.

반면 불륜 사이트들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문제될 게 없단 입장입니다.

<녹취> 노엘 비더만(애슐리 매디슨 CEO) : "당연히 불륜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행복한 사람들을 상대로 우리 회원들과 불륜을 저지르라고 설득할 수만 있다면 미국의 모든 기업들이 저에게 뛰어 올 겁니다."

결국은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불륜의 자유까지 사회적으로 보장할 만한 가치가 있냐는 지적은 생각해 볼 만 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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